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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說得은 직역하면 말로 이익을 얻다라는 뜻이다. 상대편을 말로 내편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인데 그것이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설득을 정말 잘하는 사람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정말 훌륭한 설득전문가이거나 아니면 사기꾼이다. 하지만 범인들은 이 설득이란 것을 하기가 여간 복잡하고 힘든 것이 아니다. 사실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실제로 회사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그것을 관리자나 동료에게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그냥 묻히는 것들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문제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설득이다. 조직이라는 공동체는 어차피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득이 꼭 필요하다.
이번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설득의 기술은 그런 의미에서 경영의 일선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 중에 하나인 설득의 과정을 실제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는 실용서이다. 제목처럼 설득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은 그 설득의 대상이 고정되어 있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 내 하위그룹부터 리더에 이르기까지 설득해야 할 유형은 대단히 다양하고 복잡하다. 설득의 기술은 어쩌면 정답이 없을 수도 있고, 상황에 맞게 해야 하는 임기응변식 대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책의 저자들이 다년간, 다수의 연구에서 도출해낸 결론들이 유용한 도움이 될 수 있다. 4장의 의사결정 스타일을 분석하라의 유형별 설득 전략이라든지, 6장의 사람들은 왜 리더들을 따를까에서 제시된 리더들을 따를 때 추종자들의 심리상태들은 임상을 거치지 않고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결론들이기에 상당한 가치가 있다.
책에서 제시된 우리가 설득에 실패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경우와 상대방에 대해서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이다. 다시 말하면 역시 설득에도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과 이해를 통한 깊은 배려와 진심을 통해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중심적 생각은 상대방에 대한 생각에 대해 눈을 닫아 버린다. 사실은 마음을 닫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이 보이지 않고, 상황도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런 가운데서 설득은 반드시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의사결정의 순간은 아주 짧게 생각되지만 그 과정에는 파워플레이, 정치, 개인적 차이, 제도의 역사, 토론과 논쟁으로 가득차 있다. 이 사실을 아는 리더는 의사결정이 자신이 혼자 통제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리더보다 훨씬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p169) 그래서 설득의 과정은 주장형 과정에서 대화형 과정으로 넘어와야 한다. 독단적 결정은 언제나 숨겨진 의견들이 존재하고, 숨겨진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캐네디 대통령 시절 피그스만 침공과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보여준 상반된 의사결정 과정이 그 좋은 예가 된다.(7장의 실례 부분 참고)
또한 조직에서 변화가 실패하는 중요한 이유는 전통과 습관이라는 두 단어에 있다. 특정 상황에서 해온 특정 행동들은 구성원들에게 여전히 상위 행동강령으로 되어 있고, 변화의 바람이 미덥지 못할 경우 그 행동을 강화하려는 쪽으로 기운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개개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럴 경우 더디더라도 꾸준한 설득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중간중간 변화에 대한 보상이 조금씩 드러나야 함은 필수다. 결국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모두 인식할 때야 그 조직은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렇게 설득은 어려운 작업이지만 조직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어렵다고 침묵하고 있다면 변화없는 조직은 결국 고인 물이 되어 썩어지고 말 것이다. 이런 조직은 오늘 날과 같이 스피디하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설득이 필요한 것은 결국 살기 위해서이다. 거대한 조직에서 조직의 현재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직의 현재 상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아는 사람이 먼저 변화의 시작을 해야 하는데 이때가 바로 설득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설득은 필요하다. 사실상 조직의 움직임은 설득의 움직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설득할 수 없다면 어떤 때는 무용지물이 된다. 복잡한 설득의 과정을 거칠 때만이 금빛찬란한 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통해 얻어질 수밖에 없다는 단순하고도 착한 진리가 내포되어 있다. 잔재주는 짧은 시간 영화를 누릴 수 있으나 결국 덫에 걸리고 말 것이다. 그래서 설득의 진짜 기술을 익히는 것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