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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추리 소설을 만났다. 한 마디로 말하면, <수상한 미술관>은 신선했다. 미술과 사진을 전공한 작가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소설엔 그림이 있었다. 그림 도난 사건의 범인을 잡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예상은 빗나갔다.
소설은 김이오라는 미술 평론가의 아내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부부 싸움후 화가 나가 집을 나간줄 알았던 아내, 아니었다. 김이오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상황은 심각해진다. 아내를 데리고 있으며, 자신이 내는 문제를 모두 맞춰야만 아내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미술 평론가 김이오, 그는 주저없이 낯선 남자의 말에 따른다. 이제 게임은 시작된다. 김이오의 평론으로 인해 한 평생 이룬 삶이 파탄에 빠지고 말았다는 낯선 남자, 그는 누구일까?
남자가 지정한 장소에 정확한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 어떤 문제를 낼지 모른다. 아내의 상태도 확인할 수 없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아니더라도 순간 숨을 죽이며, 머리 속엔 ‘브루스 윌리스’의 주연의 영화 ‘다이하드 3’ 가 오버랩된다. 그랬다. 소설은 영화처럼 김이오와 남자의 두뇌싸움으로 이어진다.
남자가 지정한 장소는 미술관이다. 미술관의 개장 시간을 시작으로 마지막 관람시간까지 서울의 여러 미술관을 돌며 김이오는 남자가 내는 문제의 답을 말한다.그 과정에 남자와 김이오는 한국 미술계의 표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다. 독자는 두 남자의 대화를 통해 ‘표절’, ‘모방’, ‘모작’, ‘패러디’에 대해 쉽게 이해하며, ‘우키요에’, ‘에두아르 마네’, ‘반 고흐’, ‘고야’, ‘피카소’,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준다. 전시장으로 찾아가서 직접 보는 관람이 아니라, 글을 통해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것이다.
남자는 마지막 장소에서 아내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곳은 관람 장소도 넓고 관람수도 제일 많은 미술관이었다. 김이오는 남자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는 중간 경찰에 협조를 구했고, 미술관 관계자에게도 아내의 납치 사실을 알렸다. 과연, 아내를 무사히 만날 수 있을까? 소설은 마지막까지 영화 ‘다이하드 3’ 를 버리지 않았다. 영화처럼 허를 찌르는 반전이 숨어 있었다. 이것이 추리소설의 묘미 아니겠는가.
이은의 추리소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술을 배경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더불어 미술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에 흥미롭고 다른 추리소설과 차별성을 갖는다. 무척 즐겁게 만난 책이라, 기회가 되면 미술품 위작 사건을 다룬 <미술관의 쥐>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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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어 왔던 추리소설은 대부분 영미소설이거나 일본소설이었다. 그래서 국내 추리소설은 이 은 작가의 작품이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만 몰랐을 뿐 이미 이 책의 저자는 국내 추리소설 분야에서 제법 유명했다. 게다가 미술학도라는 자신의 이력을 살려 미술 작품을 소설의 소재로 곧잘 가져왔다. 이 작품도 그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었다. 미술이나 국내 추리소설 모두 내겐 낯선 것들이라 궁금증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김이오'는 국내 최고의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미술평론가이자 대학 강사로 승승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그러나 평소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와 직설적인 평론으로 본의 아니게 적이 많았고, 끝내 모교의 강사 자리에서 밀려나 지방대학 강사 자리마저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니 자연히 가정에서도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하기 시작했고 어느날 부인과의 말다툼이 싸움으로 번져 아내는 집을 나가 버린다. 다음 날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내가 슬슬 걱정되기 시직한 이오. 그 때 정체불명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고, 전화를 건 사람은 대뜸 이오에게 아내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자신과 게임을 하자고 한다. 그는 이오의 평론때문에 망가진 자신의 삶과 가정에 대한 보복으로 이 인질극을 벌이게 되었으며, 문제만 잘 맞춘다면 아내는 무사히 풀어주겠다 약속한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이오를 몰아붙인다.
그 때부터 이오는 납치범과 게임을 펼쳐 나간다. 납치범이 정한 시간에 제시한 장소로 가서 문제를 맞히면 되지만, 어떤 문제가 출제될 지 모르는 상황은 긴장감이 흐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저자는 미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가르쳐 준다. 사실 고흐, 고야, 마네 등 유명작가의 이름과 대표작 몇 점을 제외하면 미술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그래서 그 그림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어디서 모티브를 얻은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고흐가 일본의 '우끼노에' 작품을 수집하면서 거의 똑같이 그렸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웠다. 이 점을 몰랐을 땐 모든 것이 고흐의 창작물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니 책 속에 등장했던 구절처렴 "진리는 들통나지 않은 거짓말"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범인이 냈던 문제들은 모두 표절과 패러디에 관한 것들이었다. 범인의 범행 동기는 이오가 평론에서 범인의 작품을 표절이라 단정지은 것때문이었다. 하지만 창작의 세계에서 표절과 패러디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표절과 패러디의 모호한 기준을 이오는 그나마 자신의 기준을 세워 설명하고 있지만, 나는 이오의 생각보다 범인의 생각에 더 공감이 갔다. 따지고 보면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을 실생활에서도 종종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해 작가 역시 이오와 범인의 입을 빌려 찬반 양론 사이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수상한 미술관>은 전반적으로 추리소설의 형식을 통해 미술 작품들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재밌게 들려주고 있어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그러나 책에서 등장하는 사건이 너무 단조로운 느낌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술관을 옮겨 다니며 문제를 내고, 맞추는 형식이 다섯번이나 반복되자 사건 자체의 긴장감은 힘을 잃고 말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게임은 뒷전이고, 그들이 소개해 주는 그림 이야기에만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도 명색이 추리소설인데 보다 입체적이면서 역동적인 사건을 기대했던 것에 비해 <수상한 미술관>의 납치극은 단조롭고 평이했다. 게다가 책의 마지막에 밝혀진 사건의 전모는 뒷통수 치는 반전이긴 했지만, 표절과 패러디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 했던 책의 전체적인 내용과는 너무 동떨어진 것이어서 의아할 정도였다.
스릴러 영화나 추리 소설을 볼 때마다 나는 범인과 신경전을 벌인다. 범인이 나를 구석으로 몰아갈수록 더 큰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수상한 미술관>의 범인은 범인치고는 너무 점잖아서 마치 교수님과 문제 풀이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점이 아쉽지만, 사건의 내막을 알고 나면 또 수긍이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아쉬움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은 내게 예술 작품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꽤 많이 들려줬고, 축소된 사진으로나마 멋진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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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묘미는 사건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는 흥미진진함에 있다. 밝혀질 듯 하다가 미궁에 빠지고, 미로를 헤매다 갑자기 출구를 발견하듯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의 전개에 독자는 전율하게 된다. 게다가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사건의 실마리를 상상하게 된다. 마치 명탐정 셜록 홈즈라도 된 양 이리저리 범인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결과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도출된다. 이러한 짜릿함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추리소설을 즐기게 된다.
추리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국내 작가의 추리소설로는 처음이다. 이은 작가의 <수상한 미술관>(노블마인, 2009년). 미술을 전공한 작가라 그런지 미술을 소재로 한 소설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미술을 소재로 하고 있다. 김이오는 최고의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미술평론가로 데뷔한 인물이다. 박사 학위를 딴 이후 강의를 하고 틈틈이 미술 전문 저널에 평론을 발표하며 실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교수가 되기 위한 길은 너무나 멀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아내를 납치했다는 의문의 전화를 받는다. 김이오의 잘못된 평론으로 인해 아내를 잃고, 교수직을 박탈당했다는 전화 속 남자는 자신이 표절과 패러디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주겠다며 김이오에게 게임을 제안한다. 자신이 정한 장소로 가서 문제를 모두 풀면 아내를 순순히 내주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를 경찰에 알리거나 문제를 풀지 못하면 아내는 목숨을 잃게 된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김이오는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게임을 시작한다.
이 소설의 특징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화가들의 생애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와 김이오의 대화를 통해 그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다. 게다가 표절과 패러디를 주제로 게임을 벌이는 것이기에 그림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던,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패러디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고흐가 우키요에 작가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작품을 패러디했다는 사실은 그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았다. 또한 표절과 패러디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패러디는 예술 발전의 중요한 모티브다. 자신의 창조적 열정을 가미한다면 작품은 얼마든지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표절은 절도행위와 같은 것이다. 요즘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많이 제기되는데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이오는 위기를 여러 번 맞지만 지인들의 도움을 통해 게임의 종착역에 조금씩 다가간다. 드디어 마지막 문제. 그러나 놀라운 반전이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수상한 미술관이라는 제목의 비밀이 드디어 풀리는 순간이다. 분명 반전이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읽었는데도 게임을 쫓느라 놓쳐버린 사건의 본질이 전혀 엉뚱한 곳에서 드러났다. 이 책은 추리소설만의 흥미진진함과 유명 화가의 미술작품들을 다른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소설을 읽는 색다른 즐거움을 원한다면 <수상한 미술관>이 그 요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by 꽃다지, 2009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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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이냐? 패러디냐? 를 놓고 벌이는 추리 소설 <수상한 미술관> 입니다. 사실 이책은 제목 그대로 수상한 책입니다. 추리소설 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긴 하지만 왠지 기본적으로 이런 상식은 가지고 미술을 감상해야 하지 않나요~?라는 작가의 친절한 안내가 들리는 듯 해서... 그렇습니다.본격 아트 스타일리시 픽션이라는 장르를 (ㅡㅅ ㅡa?)내건 만큼 이 책은 소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미술작품의 사진을 싣고 친절히 모방과 모작 ,패러디 작품들을 친절히 설명해 줌으로서 저 같이 미술에 약한 사람이라도 아하~ 하고 감탄하며 읽을 수 있는 친절함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기다 부인을 인질로 잡힌 남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글의 긴장감도 한껏 높여주고 말입니다. 뭔가 엉성한데...? 하며 읽다보면 마지막 반전에서 아하! 하게 될겁니다. 이 책의 놀라운점은 작가의 방대한 미술관련 지식 입니다. 유명한 화가들의 패러디 작품이라던지 ,아예 그림을 대고 모작을 한것까지...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이... 작가의 이력이 미술과사진 전공이라는걸 알면서도 감탄하게 만드네요.
자~! 작가의 수상한 관점이 담겨 있는 수상한 미술관으로 구경 오시지 않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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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미술관 이은 지음 노블마인
아내를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은 미술평론가 김이오는 전직 대학교수라는 그의 지시에 따라 문제를 풀기 위해 지정한 시간에 맞춰 미술관들을 찾아나서는데……. 표절 작가와 미술 평론가가 납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나 반 고흐, 피카소, 마네, 고야 등 서양 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들을 인용하며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그 과정을 통해 작가는 예술 작품의 독창성과 그 본질, 예술 작품의 의미와 작품을 해석하는 사람들의 태도, 더 나아가 예술품의 사회적 역할 문제까지 짚어 본다. 오전 10시 15분 모노크롬 스페이스
오전 11시 40분 서울 아트 인스티튜드 도서관 3층 열람실
오후 1시 인사동의 예진화랑
오후 2시 20분 민&정 갤러리 신디 셔먼 오후 4시 진인 미술관
2013.1.3. 이번에는 국내작가의 추리소설에 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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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작가님.
문학 출신의 소설가가 아니라 원래 전공이 미술이셨군요. 서양미술 역사의 큰 줄기를 근간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그림들이 패러디 위에서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소설의 서스펜스 외줄 위에 올려 놓고, 그 위에 마지막 반전의 묘미를 더해 책장의 한장 한장을 넘기는 소리가입안의 침을 마르게 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선비나 화가들의 그림들도 중국의 그림을 많이 모방했다는 것은 다른 역사 소설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유명한 화가의 서양 미술품들이 패러디 위에 예술의 꽃을 올렸다는 것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패러디의 역사는 소설에서처럼 그것이 비록 미술품에 국한된 것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의 다양한 종교도, 여러지역의 각 문화들도, 매일매일 쏟아지는 소설들도 서양화의 그림처럼 패러디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시던 시대에 이미 조로아스터교의 부활사상이 만연해 있었고 이를 근간으로 기독교가 세워지는사실이나, 이슬람의 찬란한 문명의 바탕 위에서 유럽의 문명이 일어 서고, 원숭이의 유전자를 패러디해서 사람의유전자가 진화해 가는 것 같습니다.
진리는 들통나지 않는 거짓말이라 했나요. 맞습니다. 세상에 진리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믿음만이 있을 뿐이지요. 최근 김홍도의 일부 그림이 가짜라는 판명이 났지요. 그림이 가짜로 판명나기 전까지 그 그림을 사람들은 진짜라고 믿고 있었고 엄청난 가격이 매겨졌지요. 하지만 막상 가짜라고 판명이 되면 하루아침에 그 그림은 한장의 종이 조작으로 전락합니다. 그 그림은 바뀐게 없는데 사람들의 마음이 바뀐 것이지요. 가짜 그림이 억울하겠지만요...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진리라고 참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그렇게 믿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들고 나오기 전에는 내 눈에 보이는 천동설이 하늘이 두쪽나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지만 과학이 발달해서 지동설이 밝혀지면서 참과 거짓은 자리를 바꾸어 앉습니다.
김회장님이 지적했듯이 김이오라는 지금의 나 역시 세상 사람들의 페러디로 구성되었다고 이야기한 주장한 부분에 나는 동감이 갑니다. 타인들이 정해놓은 부모 말 잘 듣는 착한 사람,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 대학 강단에 서 있는 존경받는 사람... 나는 세상의 타인들이 만들어 놓은 이상적인 사람의 틀을 페러디한 종합 세트이고 그 믿음을 스스로 프로그램화하여 존재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당신의 소설을 통해 세상의 또 다른 지혜를 배웁니다. 진실이나 참이란 바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현실 위에서 지금 내가 믿는 마음일 뿐이라는 겁니다. 내일이 되면 내 마음의 믿음이, 사람들의 믿음이 또 다른 배를 갈아 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아는만큼, 믿는만큼 만이 오늘의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은 변하지 않는 절대 불변의 사실이 아니라, 오늘 밤을 지나고 내일이 되면 내 마음이 옮겨가 있는 또 다른 곳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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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미술관 /예술과 표절의 차이는?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 이은. 추리소설로 이미 여러권의 책을 집필했고 작가로서는 특이하게도 홍익대에서 미술과 사진을 전공하고 미술학 박사학위를 가진 작가.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중에는 미술과 관련된 작품이 많은거 같았고, 이 책 역시 스토리가 미술과 관련된 책이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책의 내용중에 나오는 여러가지 미술작품과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로인해 전혀 모르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미술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는걸 느낄 수 있어서 참 색다른 경험이었다. 처음 책을 선택할 때도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마네, 피카소, 반고흐등 40여 점의 명화 컬러 도판 수록> 이라는 표지의 글귀였다.
주인공인 김이오는 직업이 미술 평론가로 평론 쪽으로는 이름이 알려진 사람인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이상한 게임에 빠지게 된다. 사소한 일로 시작된 다툼으로 화가 난 아내가 잠시 집을 나간 줄 알았으나 다음날 잠이 깨어나도 아내는 돌아와 있지 않았고 걱정이 심각해질 즈음에 의문의 남자로부터 아내를 데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그 남자가 아내를 납치한 이유는 미술 평론가인 김이오가 과거에 썼던 자신과 관련된 잘못된 평론으로 인해서 얼마 전 자신의 아내는 죽고 아이들과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인생을 모두 망치고 가정까지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의문의 남자는 게임을 해서 하루동안 문제를 내고 김이오가 자신이 시키는 대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문제를 제대로 풀게 되면 아내를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게임은 남자가 말하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한 후 그림과 관련된 문제를 내는 방식인데......
추리소설답게 그런 남자의 제안이나 과정들은 모두 하나의 속임수였고 진짜 게임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 단계까지 나 역시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정말 흥미롭고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책이었다. 실제로 책의 내용처럼 책에 소개되었던 과거 유명한 화가들의 많은 작품들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응용하거나 그대로 패러디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어 미술작품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는 계기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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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수상한 미술관'이라서 미술관을 주로 다룬 내용일 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미술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유명 작가의 미술작품과 패러디에 대한 내용이 주요 내용이어서 조금은 의외였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지식이라고는 고등학교때까지 학교 미술시간에 배웠던 것이 전부였던 내게 조금이라도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다면 이 책의 저자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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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은 많은 매니아를 두고 있으면서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추리 소설은 작품도 많지 않고 또한 사람을 잡아 끄는 힘이 고전 추리 소설에 비해 약해 눈길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마네, 피카소, 고흐 등의 작품을 둘러싼 추리를 담고 있는 이 책 <수상한 미술관>(노블마인.2009)은 달랐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사건은 어느 날 아침 9시 눈을 번쩍 드는 순간 시작 되었다. 알지 못하는 핸드폰 속 한 남자는 음성 변조기로 목소리를 숨긴 채 아내를 납치 했다고 했다. 그리고 아내를 풀어준다는 조건을 걸고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놓기 위해” 말도 안되는 게임을 제안한다. 그 게임은 정해진 시간까지 서울 시내의 미술관을 다니며 자신이 낸 문제를 맞히는 것이다.
이 책은 유명 작가의 작품과 그와 유사한(패러디 한) 작품 40여점의 컬러 사진들을 통해 패러디한 목적과 그 배경을 설명한다. 마지막 마네 작품까지 다섯 군데의 장소를 쉴 새 없이 달리며 주인공은 서양 미술사에 감춰진 표절과 패러디의 경계를 독자들에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주인공 입장에서는 괴롭고 가슴 떨리는 일이지만)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매우 섬세하고, 긴장감과 위기감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미술 문제를 푸는 장면은 더 깊은 긴장감을 주는 부분으로서 독자도 현장에 함께 있는 듯 빠져 들고 만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은 매우 빠르다. 사건의 시작과 종결은 아침 9시에 시작해 만 하루가 채 되지 않는다. 사건의 구성도 신선하지만 짧은 시간 때문에 긴장감이 계속 유지된다. 그래서 책 속으로 나를 잡아끄는 힘이 대단했다. 손에 잡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으니 그 힘을 족하고도 남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핵심은 결말이다. 결말의 범행 동기와 범인이 밝혀졌을 때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는 동안 다양한 상상과 책에서 발견한 정황들을 통해 범인을 추리해 보았지만 여지없이 실패하고 말았다. 허를 찌르는 범인을 담아낸 저자의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듯 작가(이은)의 상상력의 힘은 대단하다. 꼭 현장에 함께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힘이다. 작가는 등장인물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듯하다. 공간 묘사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대사와 주인공의 감정을 정교하게 들어내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거기에다 서양 미술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퍼즐을 끼우듯 연결이 자연스럽다.
인간은 ‘완전한 무’가 아닌 ‘결여의 무’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그 중심에는 인간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창의성의 작품들을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을 지울 수 없다. 창조라기 보다는 변형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책을 덮은 지금도 표절과 패러디의 경계는 모호하기만 하지만 수많은 유명화가가 그린 패러디의 그림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 상세한 감정 표현과 빠른 전개 안에 담은 미술과 관련된 흥미로운 글을 경험한 색다른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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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절의 사건이 숨가쁘게 전개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플롯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은 작가의 전작 중 성공한 추리소설이 있다고 하나, 이 작품은 호흡도 너무 짧고 범죄 자체가 진행중이면서 그 전개가 심화되며 결론에 자연스럽게 도달될 뿐 "추리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들어서 추리소설로의 분류는 터무니 없게 느껴집니다. 필자의 장르구분이 광의의 범주를 간과할 수 있다손치더라도 어쨌든 복잡하고 본격적인 추리소설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이른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한 합리적으로 조합하면 결과에 다다를 수도 있게 만드는게 추리소설이 독자에게 베푸는 하나의 관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동기에 대한 어떠한 힌트 없이, 1인칭 주인공마저 등장인물들 뿐만이 아닌 사실상 독자에게 의도를 감추고 있으니 애초에 싸움이 안됩니다. 추리소설 논쟁은 이쯤에서 일단락하겠습니다^^ 고흐, 마네 등의 거장의 작품들이, 왜색이 너무나 뚜렷해 한국민들에게 반감을 주는 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았고 구도나 주제마저도 모사한 작품이 많다는데 놀랐습니다. 소설에는 범인과 주인공의 대화에 등장하는 모든 작품들이 컬러도판이 수록되어 있어 또다른 재미를 줍니다. 독자들의 미술을 보는 시각의 지평을 어느정도 넓혀줄 수 있을 것입니다. 스릴러를 수준있는 스릴러로 끌어올리려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작가가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통해 얼마만큼 독자들로 하여금 반향을 일으키느냐라고 생각됩니다. 이은 작가의 필력은 역시 기대한대로 감정묘사면에서 일가를 이루실만 합니다^^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정신적 공황을 훌륭하게 묘사해 주셨습니다. 그 훌륭한 감정묘사가 반전을 거치면서 허탈감의 크기를 배가시켜 주신점 감~~사합니다^^; 좋은 선물세트를 받은 느낌입니다. 다시한번 이 책을 펼치게 될 것이고, 사건 자체에 집중했던 첫번째 읽기와 달리 두 등장인물의 문답과 논쟁에 집중해 비슷한 자료를 찾아볼 지도 모르겠네요. 외규장각도서를 돌려받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흥미로운 작품의 출판을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