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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내가 이미 가진 것을 지금 내가 가진 것만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글을 쓴다면, 이 책과 같은 책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생각도 했다. 건축가들은 좋겠다. 이 책을 쓴 사람과 같은 선배들이 있어서. 우리는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건축가의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는 말은 참 매력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어려서 여러 채의 집을 지었다. 어디 집뿐이랴. 궁전도 지어 보았고, 놀이동산도 지었으며 심지어 도시도 만들어 보았다. 비록 도화지 위에 연필로 그렸던 건물들이었지만, 그 어렸을 때 누군가가 나를 살짝 찌르기만 했더라도 나는 어쩌면 지금쯤 건축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나는 건축가로서의 꿈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을까. 적어도 초등학교 때 인형놀이를 하는 동안만큼은 그 꿈을 갖고 있었을 텐데. 혹 영어와 수학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버렸을까, 아니면 건축가가 보통 부지런하지 않고서야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버렸을까. 흥미로웠다. 건축가와는 아주 먼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작가의 말대로라면 나는 여전히 건축가의 한 사람이다.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건축가. 집과 공간과 이미지와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고 더 나은 것을 향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아마추어 건축가. 작가가 쓴 편지 형식의 글을 읽으면서 가끔 행복했다. 나에게 보내오는 편지 같았다. 이러하거나 저러하거나 책에 대한 내 감동은 이 정도 수준일 수밖에 없고, 이제 내게는 이 책이 주는 여운만이 오래 남을 것 같다. 편지로 쓰는 일. 내용이야 당연히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내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앞으로 살아가게 될 후배들에게 혹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쓰는 편지. 이 책은 지금의 자신을 생각하게 하고,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법을 탐구하게 하며, 자신의 삶의 자취를 남겨 보라고 충동한다. 그래서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