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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태진아의 〈옥경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미국 이민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태진아가 처음 선보인 재기곡이었죠. 그 노래가 한창 유행할 때 저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당시 박남정과 소방차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만, 전 이상하게 이 노래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학교 행사를 맞아 버스를 타고 놀러 갈 때면, 전 자의 반 타의 반 버스 앞에 나와 율동을 곁들여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답니다. 나이도 어린놈이 감히 트로트를 뭘 안다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제가 로큰롤을 좋아하고 헤비메틀에 열광한 ‘락앤롤 정키’였지만, 트로트 역시 즐겨 부르던 장르 중 하나였다는 말이죠. 수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전 나훈아, 조용필 등을 좋아했고, 옛 노래들. 그러니까 김정구 선생님이나 현인 선생님의 노래들도 좋아했습니다. 완전 애 늙은이였죠? 신형원 님의 ‘서울에서 평양까지’는 특히 좋아했던 노래입니다. 가사도 정말 예술이었고, 멜로디 역시 흥겨우면서도 왠지 비장함이 묻어있었습니다. 분단된 이 땅을 마음껏 돌아보고픈 마음이 절실히 담겨있는 노래입니다. 책은 흔히 우리가 ‘뽕짝’이라고 폄하하는 트로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제시대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트로트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트로트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특히 서민들에게 트로트는 무엇이었는지 친절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음악인류학을 공부하는 분입니다. 때문에 어설픈 가치 판단이나 독단적 규정이 낄 자리가 없습니다. 가장 큰 미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트로트를 일본 엔카의 아류쯤으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분명 트로트는 우리만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음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비록 엔카의 특징과 겹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해도 우리는 그저 엔카를 흉내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음악으로 다시 만들어낸 것이죠. 아울러 엔카의 유래 역시 따지고 보면 우리와 그리 관계는 없어 보입니다. 트로트는 우리의 음악이라고 자부해도 될 듯합니다.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같은 장수한 프로들을 보면 여지없이 트로트가 등장합니다. 아울러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다고 스스로 느끼게 된 이들은 트로트 한 두 곡쯤은 레퍼토리에 반드시 들어갑니다. 술에 적당히 취해 사람들과 쳐들어간 노래방에서 역시나 흥을 돋우는 것은 신나는 트로트 한 자락입니다. 사람들은 노래에 취하고 눈물에 취합니다. 우리네 서민들과 함께 해 온 트로트. 가난과 설움의 시절을 함께 해 온 트로트. 전 그런 트로트를 한 번도 폄하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저도 별수 없었나요. 트로트가 한 물 간 장르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건방지죠. 사실 트로트는 단 한 번도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었는데요. 책을 읽다 인상적인 문장들이 여럿 나왔습니다. “트로트는 흘러간 노래가 아니라 함께 흘러온 노래”라는 이야기. 그런 것 같습니다. 선술집이나 포장마차에서 슬그머니 취한 어느 나그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한 가락. 그 속에는 그이의 지나온 팍팍했던 삶이 묻어나옵니다. 저자는 수많은 현장 연구를 통해 글을 튼실하게 만들어나갔습니다. 많은 트로트 음악 종사자들을 만나고, 트로트에 여전히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많은 팬들을 만납니다. 그 중 한 무명 트로트 가수의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왜 트로트 가수는 ‘반짝이’ 옷을 입고 나와야만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반짝이 의상을 입지 않으면 안 되나요?” “이런 의상은 내가 좋고 싫은 것과는 상관없어. 트로트에 대한 일종의 예의라고 할 수 있지. 티셔츠나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서는 것은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가 아냐. 적어도 당신들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트로트 가수의 기본자세라 할 수 있지.” 책을 통해 많은 사실들도 알게 됐습니다. 하춘화와 주현미가 얼마나 일찍 데뷔를 했는지, 전설적인 가수 배호는 왜 그리 인기가 있었는지, 조용필의 존재감은 어떤 것인지, 남진과 나훈아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모두 흥미로운 것들이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남대문 시장 좌판에서, 시골 장터에 한 복판 엿장수의 흥겨운 무대에서, 우리는 트로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우리 이웃들에게 오랫동안 힘이 되어준 트로트. 걸그룹이 대세를 장악하고, 몸짱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지, 몸자랑을 하는지 모르는 이 시대에서도, 트로트는 반드시 살아남으리라 믿습니다. 아니 더더욱 그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못 믿겠다고요? “오빠 한 번 믿어봐~!!^^” 음악은 한 개인의 예술 작품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문화 현상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음악은 많지만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음악으로 남는 것은 한정적이며, 그 의미는 타인이 아닌 우리 스스로 만들어간다. 우리가 살아가며 음악에 부여하는 의미와 가치는 다음 아닌 힘없는 ‘우리가’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의 컨트리 뮤직, 일본의 엔카, 터키의 아라베스크, 이스라엘의 무지카 미즈라히 등 다양한 서민의 노래에는 의미심장한 철학적 의미와 아름다움이 있으며, 그것은 바로 노래와 그 노래를 사랑한 사람들의 치열한 투쟁이 뒤엉켜 형성된 것이다. 서민은 일상적인 노래를 통해 세상을 읽으려 하고 이해하려 하며, 계속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나간다. 그래서 서민의 음악은 사람들에게 느낌뿐만이 아니라 생각하게도 만든다. 가슴속에 파고드는 감동이라는 것은 느낌과 생각 그 어떤 것 하나라도 홀대하게 된다면 존재하기 힘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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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재발견이라는 타이틀이 눈이 띤다. 서민들의 애곡이라고 할 수 있는 트로트의 역사도 깊다. 오늘날 우리 한국민의 정서를 잘 대변해 주는 곡들이 트로트라고 한다. 이 책은 논문으로 쓰여졌던 책을 재구성했다. 재구성하면서 트로트의 정치적인 성향과 트로트의 미학을 보여줌으로 인해 새로운 음악인류학적 측면을 발견케 했다. 저자인 손민정은 음악인류학을 공부했다. 그는 본격적인 대중음악을 연구하다가 한국 대중가요 양식인 트로트의 정치를 논문으로 제출하면서 트로트의 정치적인 성향과 향방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 책은 정치적인 면보다는 철저히 인간을 연구하는 인류학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간의 감정과 인간의 정서를 잘 표현해 내는 트로트의 대중성을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했던 작품이 이 책이다. 본서는 트로트에 얽혀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생각의 어울림, 시대와의 역사적 상관관계의 가능성을 최대한 "사람들"의 목소레에 맞추어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우리 나라 대중음악사를 훑어보면서, 저자는 적지 않은 음악인들이 트로트를 대신할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감을 보게 되었다. 그들의 노력 역시 트로트의 현 시대를 빚어낸 정치와 권력의 구조에서 파생된 문화현상의 일부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트로트와 정치적인 상관관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트로트의 시작이 1920년대 우리나라의 가장 암울한 시기였다. 국민의 정서가 나라를 잃고 서러움에 잠겨 있는 시대적 배경을 안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이것을 보지 못했는지 아니면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그 내용을 포함시키게 되면 논쟁이 일게 되기에 삭제 했는지? 분명치 않는 점이 있다. 본 서평자도 근거가 될 자료가 없기에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지만 혹시 트로트가 일제의 잔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트로트가 일제의 잔재라고 하는 것 보다 그 안에 인간의 정서와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일제의 잔재라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풍유를 즐기는 민족이다. 그런데 1900년 초에서부터 애환이 가득한 애절한 곡들이 등장했다. 일본의 유명한 음악가를 동원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과거에 집착하며 서러움과 아픔을 노래하면서 부정적인 생각과 과거속에 집착케 만드는 정서적 식민지를 만들고자 했다는 뒷 애기가 있다. 트로트의 정치학을 읽으면서 이 면을 학자의 입장에서 더욱 연구하였다면 어떠하였을까? 이게 소문인지 아니면 근거가 있는 애기인지 알고 싶다. 암튼, 트로트의 정치학을 통해 대중음악의 흐름과 우리나라 민족에게 많이 사랑받게 된 배경 또한 알게 되었다. 감사한다. 잘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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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정치학』이라고 해서 정치를 말하기 위해 트로트를 가지고 비유를 하는가 했더니, 말 그대로 이 책은 ‘트로트’의 면면을 살펴보도록 하는 책이다. 트로트를 음악인류학적으로 접근해서 일본의 ‘엔카’를 계승한 왜색이 짙은 음악인지, 아니면 미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아 성숙한 우리만의 문화인지를 규명해보는데, 어차피 순수하게 만들어진 문화는 없는 법이니까 트로트가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친일이 아닌가 하는 우려는 불식시켜도 좋을 듯 하다. 그저 우리의 험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에 상한 심정을 위로하고 대변해주었던 트로트가 생성되기 시작했던 1920년대부터 2000년대 현대까지의 트로트 양식을 알아보는 것 뿐이니까. 그런데 참고로 말해두자면, 이 책은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서라기보다는 대학원 논문에 가까운 책이다. 원래 이 책은 저자인 손민정 씨가 1998년부터 미국에서 음악인류학을 공부했을 때 주변 교수님들에게서 자극을 받아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가요인 트로트에 대한 논문을 썼던 것을 단행본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이 그렇게까지 어렵거나 읽기에 힘들었다기보다는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에게 품격없게 인식되었던 트로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시간이여서 참 흥미로웠다. 또한 페이지마다 그 때 당시에 나왔던 레코드 표지를 사진으로 들어놓고 있으니 눈에 쏙쏙 들어올 만큼 잘 이해가 되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트로트의 형식도 트로트가 활성화되었던 1930년대가 아니라 미국음악이 많이 유입되어 트로트가 위축받았던 1950년대였던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때 등장했던 가수가 이미자 씨였는데 비음을 많이 섞지 않고 긴 음을 떨림 없이 쭉 뻗어주며 노래하는 이미자 씨의 창법은 미국음악의 스윙과 비슷한 창법이라서 그 당시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1950년대 활동햇던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는 어쩌다 한 번씩은 들어봤던 곡이지만, 처음에 존재했다는 1930년대의 잘 나가던 트로트 가수들의 창법은 들어보지 못했단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그렇게 시대적으로 변천해왔던 트로트들을 가수마다 들어보더라도 이렇다 할 공통된 특징을 잡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30년대 여자 가수들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계속 되는 것도 아니고, 이미자 씨의 쭉 뻗는 발성이 계속 되는 것도 아닌데다가 남자 가수들은 여성 가수들과는 다르게 같은 시기에서도 약간 오페라 투의 발성법을 해왔기 때문에 잡아낼 특징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트로트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트로트가 가지고 있는 감수성, 트로트 안에 들어가있는 가사의 내용과 분위기 등에 있는 것일 게다. 그래서 단순히 한 가수의 싱글 음반이 판매되기보다는 트로트 메들리로 된 카세트가 정규 음반보다 더 잘 팔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트로트 메들리는 계속 이어져 나오게 녹음되어 있어서 중간 중간에 신인 가수들의 노래를 끼워 놓으면 뛰어넘기를 누르지 않는 한 계속 들리게 되기 때문에 신인들이 음반 홍보용으로도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메들리 가수로 시작했던 주현미 씨도 자신의 다양한 창법과 모던한 사랑이야기로 트로트 주류에 들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고.
벌써 80년 가까이 트로트는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그런 그에게 저급한 문화, 고루한 문화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십대들의 음악에도 트로트풍의 음악이 가세하고 있는데 말이다. 장윤정 씨의 ‘어머나’는 20대에게 경쾌한 트로트를 선사했고,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리더 G-Dragon가 만들고 대성이가 부른 ‘날 봐 귀순’도 십대들에게 열광적인 환호성을 끌어냈다. 그렇기에 이런 트로트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인생의 한 자락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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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음악에 대해 잘 모른다. 우리 집에서 음악은 아내의 몫이다. 그런데도 <트로트 정치학>을 읽게 된 것은 대중음악이 대중문화와 갖는 의미성 때문이기도 했고, 우리의 흘러간 노래들이 그 당시의 대중들에게 어떻게 들려졌을까 하는 호기심과 읽고 음악치료를 공부할 아내에게 선물을 하기 위함이었다.
경험이 중요한 음악. 저자는 철저히 사람들의 목소리에 근거하며, 이 책에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을 담고자 했다고 한다. 트로트의 '결'을 찾고자 했다고 한다. 철저히 인간을 연구하는 인류학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질곡의 한국의 근 현대에서 서민의 음악 트로트가 어떻게 자리 잡아 왔는지를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경험을 중심으로 이해하며, 수용자의 미학과 철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트로트에 얽혀 있는 사람들의 관계, 생각의 엉킴, 시대와의 역사적 상관관계의 가능성을 최대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맞추어 해석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음악인류학을 공부한 분이다. 나는 문화인류학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지만 음악인류학이란 용어는 처음이다. 음악인류학자는 "하나의 문화현상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말한다. 음악인류학 박사논문을 단행본 형식으로 재편성한 것으로, 트로트를 문화로 이해하고 해석한 문화인류학 책이다. 트로트가 형성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트로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고, 어떻게 이런 현상이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궁금해 하며 과거로 돌아간다.
트로트는 이 땅에서 고달프게 살아가는 서민의 가난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살아왔다. 이처럼 트로트는 서민음악이고, 서민들의 철학이 녹아들어가 있다. 책속에는 구수한 음악들과 옛 음반의 표지들 그리고 색바랜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 시절 그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과 같다. 나도 그 시절로 들어가본다. 거기에는 이미자, 김연자, 하춘화가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있고 지금은 보이지 않는 수많은 동네의 어르신들이 계셨다.
어린시절 흑백TV를 통해 보던 가수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기도 하고, 처음보는 악보와 이름들도 많이 눈에 띈다. 우리 가요의 역사이리라. 이제는 흥겨운 장단에 맞춰 젓가락 두들기며 노래를 부르는 일은 거의 없다. 시대가 변했고, 음악이 변했고 사람들도 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 음악들이 들려오면 어깨춤이 절로 나고 흥에 겨워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피 속에 흐르는 구수한 정서 때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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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정치학>이라는 책 제목을 듣고 선거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선거때 선거유세차량에 방송장비 메달아 가장 많이 개사되는 노래가 트로트이기 때문이다.
지금 톱가수 대열에는 최근에 '어머나'로 유명해진 가수가 있었다. 얼마전에는 노홍철과의 장래를 약속한 사이라는 뉴스로 우리에게 친숙한 장윤정이다. 장윤정은 트로트 가수다. 트로트라는 장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장르라는 것이 작자의 생각이며, 왜 그런지에 대해 작자가 연구한 것을 토대로 이야기 하는 책이다.
책을 끝까지 읽고난 뒤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어떤 노래가 트로트를 가장 잘 설명하는 노래일까 하는 것. 내가 생각하기로는 송대관의 '네박자'다. 노래 가사처럼 그럴 때 부르는 노래가 트로트인 것이다. 노래 시간에서 3분의 인생드라마를, 노래 가사에서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모르고는 논할 수 없고, 꺽어 뒤집어 인생을 극복해 가는 끈기있는, 슬픈것 같으면서도 흥겨운 노래가 바로 트로트다.
트로트하면 항상 따라오는 것이 있다. 엔카다. 요나누키 음계인 미-파-라-시-도 오음계를 사용하는 일본의 유행가인 엔카. 사실 엔카가 1920년대 즉 일제시대때 일본에서 공부하고 온 엘리트들이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트로트가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정착되어버린 엔카와는 다른 트로트라는 장르가 생겼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트로트가 이 땅에서 변신을 거듭해가는 과정을 4기로 나누어서 정리했다. 해방전 시대, 해방이후 독재시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 구별한다.
최초의 트로트곡으로 발표된 '황성의 적(황성옛터)'는 아이러니하게도 고려의 옛 도읍지 개성에 연극단 공연을 위해 방문했다가 비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는 바람에 여관에서 만들어진 노래란다.
아직도 일본인들은 조용필, 계은숙, 김연자를 대표적인 한국 출신 엔카 가수로 꼽는다. 그들에게 엔카는 일본의 심장이고 정신이다. 우리뿐 아니라 동남아 다른 가수들도 엔카 가수로 꼽는다. 이를통해 아시아의 심장이고 정신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책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제1기 트로트가 형성되는 과정에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의아해 할 사람, 바로 홍난파다. 한국의 슈베르트. 초기에 항일운동에 가담했다가 옥살이까지 겪었던 사람. 하지만 사상전향서를 제출하면서 친일로 돌아서 버린 사람. 1930년대 후반에 그 역시 유행가 작사자로서의 활동했다고 하니 정말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그 시절 유행가 쪽에 작사, 작곡, 노래한 사람들은 여성가수의 일부를 제외하면 다들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더 의외일지도 모르겠다.
음악인류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저자가 트로트를 연구하게 된 것도 미국유학에서 박사논문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가 밝히는 트로트의 미학은 크게 세가지다. '미덕'과 '흥', 그리고 '끈기'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한'이라고 들어왔는데, 우리나라에 트로트 가수만큼 경로잔치나 봉사활동을 무보수로 많이 하는 가수도 드물다고 한다. 여기서 저자는 '미덕'의 의미를 말한다. '흥'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저자는 '한'은 가진자, 양반들의 개인적인 정서를 표현한 것이라고 하고, 우리같은 평민들의 정서는 단원 김홍도의 씨름 그림에서 보여주는 '흥'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들어와도 불씨가 계속 살아남은 데서 '끈기'를 규정한다.
우리나라에는 트로트 가수를 지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그들이 그토록 트로트에 목메다는 건 간단하다. 소녀시대처럼 예쁘지 않아도 되고, 설운도처럼 나이가 많아도 된다는 것. 춤 못춰도 되고, 남자는 반짝이는 옷을 입는 예의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유행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유행가가 우리나라에 뿌리내리는 과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책속에서 사진으로 소개하는 원본 악보나, 그 당시의 레코드판과 레코드집, 그리고 옛날 포스터 등을 통해 일제 식민지시대 초기의 한글 표현법이나 디자인 감상도 재미를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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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트로트와 정치와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뽕짝과 트로트 사이에는 어떤 갭이 존재할까? 우리나라의 트로트와 일본의 엔카의 비교, 그리고 끊이지 않는 트로트 폄하 논쟁.. 이제는 우리도 트로트를 제대로 알고 지킬 때가 왔다는 것을 여실히 말해주는 좋은 책이다.
트로트는 왜 뽕짝이라고 낮게만 표현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도 10대 시절엔 팝송이 좋은 줄 알았고, 나이가 들어서는 뉴에이지가 좋은 줄 알았다. 왠지 멋있달까? 하지만 요새 들어서는 트로트 가사 한 줄에 무릎을 치는 일이 많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솔한 가사는 가식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삶에 대한 사랑에 대한 솔직한 마음이 그 속에 숨어있다. 트로트에선 잘 사는 사람도 못 사는 사람도,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다. 단지 사람이 있을 뿐이다. 늘 사람이 있다. 사람의 이야기가 없는 트로트를 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지은이 손민정씨는 서울대 작곡이론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그리고 서양음악학으로 석사... 서양음악, 세계의 소수민족들의 음악을 알고 난 후에야 트로트에 빠졌던걸까? 여러나라의 음악을 공부하고 나니 우리가 가진 트로트가 얼마나 아름다운 음악인지 알았을 것이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모른다. 솔직히 나도 모른다. 아름다운지는 모르겠고, 속이 뻥 뚫리는 것에 대해서는 안다. 어려운 강좌로서 트로트는 알지 못하지만 신나는 인생에 대해서는 안다.
책엔 여러가지 앨범의 사진과 트로트의 역사에 길이 빛날만한 가수들의 사진들이 많이 장식되어 있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념비 적으로 가지고 있어도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책의 표지는 뭔가 농염한 모습이 풍기는 여인의 실루엣과 붉은 표지로 장식되어 있지만 책의 내용은 다분히 학문적이다. 트로트를 우습게 알지 말라는 그녀의 메시지가 풍겨오는 듯 하다. 트로트를 뽕짝이라고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막걸리, 김치 처럼 당당히 세계의 월드 뮤직으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고 싶은 그녀의 포부가 느껴진다. 일본의 엔카보다 못할 것이 무엇인가. 엔카도 결국 트로트가 건너가서 생긴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말이다. 우리도 자신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자랑할 줄 아는 국민성을 가져야 겠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리 좋은 것인들 홍보가 안 되고 자국민이 사랑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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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트로트의 정치학>은 저자가 2004년 미국 오스턴-텍사스 주립대학 음악인류학 박사논문 [한국 전통 대중노래 양식, 트로트의 정치]를 바탕으로 쓴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처음엔 조금 지루했다. 하지만 갈수록 트로트의 역사나 가수 그리고 트로트의 미학에 흠뻑 빠져 들게하는 매력이 있었다.
트로트에 대해서만 나온것이 아니라 트로트와 비슷하다는 미국의 컨트리 뮤직, 일본의 엔카, 터키의 아라베스크, 이스라엘의 무지카 미즈라히등 다양한 서민 노래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각 나라 서민 노래의 철학과 그리고 치열한 투쟁으로 지키려한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도 하다.
트로트라는 장르는 문화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즐겨 부르며, 힘들때나 즐거울때나 슬플 때나 모든 상황에 맞는 것 또한 트로트이기에 노래를 떠나서 문화라고 생각한다. 트로트는 다른 서민 노래에 비해 많은 논쟁거리가 되었으며, 아직도 진행형이다. '엔카의 아류'라는 중차대한 논쟁이 있으며, '뽕짝, 성인가요'라는 논쟁 또한 있기에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트로트를 '엔카의 아류'라고 사람들은 말을 하지만 '엔카'의 역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진지하게 알아보진 않는다고.. 엔카의 아류면 어떻고 뽕짝이면 어떤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누구나 흥얼거리는 음악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트로트는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요즘은 트로트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실히 예전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물론 음악의 한 장르로 높이 인정받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더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트로트의 변천에대해, 트로트의 역사에 대해 이 책을 통해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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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장소, 소풍, 노래방 등 어느 곳에서나 불리는 우리나라의 트로트음악은 흔히들 '뽕짝'이라는 말로도 불리는 우리 대중가요의 한 장르이다. 이 음악은 꺾는 목을 꺾는듯한 독특한 창법으로 왠지 모를듯한 싸구려의 냄새가 난다는 느낌, 나이들어 보인다, 수준이 낮은 음악라는 느낌으로 젊은세대에겐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트로트라는 용어는 리듬으로든, 장르로든 이미 한국화가 되어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서양음악이론을 바탕으로 음악인류학이라는 분야를 전공한 사람으로 우리의 트로트음악을 주제로 박사학위논문을 썼는데 이 책은 그 논문에 포함된 내용을 쉽게 책으로 펴낸것이다. 흔히 트로트라는 음악에 대해 논쟁이 많았던것은 사실이다. 일본에는 '엔카'라는 대중음악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트로트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이식된 엔카의 아류가 아닌가?라는 내용이 그 논쟁의 중심이다. 저자의 주장중 특이한점은 서민들은 일상적인 노래를 통해 세상을 읽으려하고 이해하려 하며 계속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 나간다는 점을 전제로 트로트를 단순한 노래 장르로만 보지 않고 트로트에는 고유의 미학과 습관, 언어,소리가 있는 트로트스타일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결국 ‘뽕짝논쟁’은 결론 없이 끝이 났다. 기성문화에 대항하는 젊은이들과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지식인들의 일방적인 비난에 밀려, 어느새 일제강점기가 남긴 부끄러움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논쟁에서는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 바로 이 음악을 만들고 사랑해온 ‘사람’과 그 사람들의 ‘몸부림’이다. 나는 그동안 목소리를 드러내지 못했던 사람들의 관점으로 트로트를 조망하고자 한다. 이들이 세상에 대응하여 만들었던 역동적인 교섭과 타협의 과정에 역점을 두려 한다. 나는 이것을 ‘트로트의 정치’라 하고, 이 책의 타이틀을 <트로트의 정치학>이라고 붙였다. (p.31)
책은 오늘날의 트로트가 있기까지의 ‘트로트의 부흥기’ ‘트로트의 수난기’를 연대기순으로 살펴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실제로 일제강점기시 일본에서는 일본 고유의 민속음악에 서구의 폭스트롯을 접목한 엔카('演歌')가 유행하고 있었다. 1910년 한일 합방을 계기로 1911년 한국에 진출한 일본 축음기 상회와 외국 음반회사의 서울 지사 등에 의해 유행창가가 음반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고 최초로 음반화된 작품은 1927년 발표되고 2년 뒤 음반화 된 “낙화유수”이며, 일본에서 성악 공부를 한 만큼 가수라기보다는 성악가에 가까웠던 윤심덕이 부른 “사의 찬미”를 보통 한국 대중가요사의 시작으로 본다. 그후 일제시대의 대중가요는 지금 뽕짝 혹은 트로트라고 부르는 엔카 음악이 그 전형을 이루고 있다. 이난영, 남인수, 60~70년대 전성기를 맞은 이미자, 남진, 나훈아 등의 세대를 이어가는 트로트 스타들의 활동 그리고 근래들어 장윤정과 같은 젊은 신세대 트로트가수가 등장했을때에는 그녀의 출연은 예쁘장한 외모도 외모지만 뛰어난 가창력까지 겸비한 젊은 여가수가 트로트를 한다는 것 자체로 연예가에 돌풍을 몰고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신세대 트로트가 기성 트로트를 계승해 진정한 트로트의 부활을 가져오고 있는지, 아니면 기성의 트로트와 단절하고 제3의 무엇을 만들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분분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에 걸쳐 일본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먹고 입는 것과 쓰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사용하는 말에서까지 그 흔적을 심심챦게 발견할 수 있다. 흔한 표현인 ‘일제’의 강력한 사정권 안에 우리가 들어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반일이 곧 애국이란 그릇된 가치관으로 이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현상을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다. 내가 듣기 좋은 노래보다 부르기 쉬운 노래가 좋은 음악이자 노래가 아닐까 생각이든다. 이러한 부르기 쉽고 노래, 여러 사람이 공유하기 쉬운 문화가 대중문화의 기본이라는 생각이든다. 일부 젊은층에서는 트로트를 단순한 네 박자 리듬에 통속적인 내용의 가사로 이루어진 구시대적이고 낡아빠진 노래로 나이많은 어르신들이나 즐기는 흘러간노래의 장르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한많고 곡절많은 인생을 극복해가는 우리민족의 정서가 담겨있는 음악, 한편으로는 슬프고도 흥겨운 음악인 트로트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트로트는 권력자들의 힘에 의해 도용되기도 했지만 우리의 트로트음악이 일본 엔카음악과 같은것이라며 홀대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편견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맹목적으로 보수 성향을 고집한 음악으로 규정지워지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정서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트로트라는 음악장르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를 했다는 부분에서 매우 의미있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