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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과 함께 받아 본 책이 바로 <우리 문화재 나무 답사기>이다. 테마는 나무이지만 그냥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류가 아닌 우리의 고단한 역사와 함께 했던 나무들의 이야기였기에 그 설레임속에는 약간의 긴장감과 기대가 담겨있었다.
이번 여름여행때 읽은 책으로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의 캠핑장 잔디에서 느긋하게 앉아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무들의 얽힌 사연들이 가까운 현재의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시각적 효과도 있을 뿐 아니라 GPS좌표상의 위치까지 섬세하게 기록된 점이 북위 62도 어느쯤에서 책 읽는 이의 기분을 한층 생경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굴곡진 역사속에서 때로는 몸을 숙이고 고개를 조아리며 한많은 시절을 견뎌왔을 나무들의 수고로움과 처연함이 현재 행정적 무지의 관리로 인하여 위태한 지경에 놓여있다는 보고서는 뻥뜷린 문화행정의 답답한 현실처럼 다가왔다. 예전의 경험인데 조금 큰 나무의 구멍난 몸통에 시멘트 비슷한 것이 메워져 있는 걸 본 적이 있다. 그게 우레탄 수지 충적물을 메워놓은 거라고 한다. 모습이 너무도 안스럽게 보였는데 나무박사인 저자는 모든 자연물의 자연치유작용을 무시한 처사라 언급하고 있고 때로는 충분한 채움이 도리어 나무에게는 부족함만 못하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되고 햇볕에 바라면 역사가 된다. 우리네 삶속에는 전설과 신화가 엇비슷하게 역사를 가장하는 경우도 많다. 나무의 경우도 그러하다. 누가 어떤 경로에 인하여 지팡이를 땅에 꽂았는데 그게 거대한 은행나무가 되었다더라하는 지팡이 전설이 꽤 많았고 구전으로 내려오는 입담화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역사적 고증속에도 버젓이 혼란을 야기하여 문화재 정보 관리의 헛점을 여지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외국에서 몰래 들여온 나무 씨앗 이야기나 민간요법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담당한 사찰의 나무들은 지난한 삶속에서 버둥대던 민초들의 미력한 삶의 회생재 역할도 했으리라.
천연기념물이나 문화재로서의 나무들은 그 모습 또한 위용과 담담함과 기상이 넘치지만 현대인의 일상의 편리함을 위해서 당연히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었다. 도심속의 문화재급 나무들은 도로와 현대문명의 독기운을 그대로 호흡하며 지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고 인간들의 편이위주 쉼터기능에 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허다하다. 나무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관리와 보존이 시급하다는 저자의 문화재급 나무보고서는 일반인을 포함한 행정관리들의 필독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단지 이 책의 편집구성에 별 3개를 준 이유는 잦은 오타와 맞춤법 오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가격면에 비해 교정과 수정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세상에 빛을 본 듯하다. 내용과 구성면에서는 훌륭하지만 기타 형식상의 문제로 인하여 상당히 아까운 책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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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나 숲이 문화재가 될 수 있을까? 문화재란 인공적인 것, 그리고 생명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나무나 숲과 같은 자연도 문화재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알려준다. 그래서일까? 그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나무에 대한 해설은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왔던 것, 즉 식물도감에 나오는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나무에 대한 인문학이라고나 할까? 그곳에 얽힌 전설과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은 나무의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와 인간, 예술과 인간의 이야기가 되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와 숲이 약 250여 군데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14년 동안 그러한 나무와 숲을 답사한 자료 중에서, 73곳을 골라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기나긴 세월을 지키며, 사람들과 섞여 살아온 나무들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2-300년의 수령이라면 젊은 나무이고, 장년의 나무가 가지는 이야기는 7-800년 전의 전설이다. 바로 달빛에 물든 신화이었다. 저자는 먼저, 역사현장의 나무들을 소개한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점철된 우리 역사의 현장에서 조상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나무들이 바로 그것이다. 계유정난의 피 냄새가 아직도 짙게 베어 있을 것이라는 재동 헌법재판소 안의 백송, 단종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한 영월의 은행나무, 미신타파를 외치며 거칠 것이 없었던 새마을운동도 피해간 원주 성황림, 관리들의 수탈을 피해 전부 잘려나가고 단 한 그루만 남았다는 완주 보길도의 황칠나무 등 14곳의 나무와 숲들이 아픔을 간직한 채로 우리에게 얼굴을 내민다. 두 번째는 문화유적의 나무들이다. 이미 알려진 유적지에서 자라는 천연기념물 나무들로 저자는 18곳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설렁탕의 기원이 된 서울 선농단의 향나무, 성균관 문묘의 은행나무 그리고 홍릉수목원 앞 고종의 두 번째 왕비인 엄귀비의 무덤 영휘원에 있는 산사나무 등이 바로 그런 나무들이다. 문화재청에서 지정하는 천연기념물 나무는 나이가 많고 덩치가 큰 은행나무와 소나무, 느티나무 등 주로 당산목 위주였으나, 지금은 선조들의 생활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전통나무 중 수종을 대표할만한 나무들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고 한다. 산사나무 역시 전통나무의 일종으로 우리 주변에 흔했으나,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영휘원의 그것이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세 번째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사찰의 경내나 주변에서 자라는 천연기념물 나무들이다. 대부분의 전통사찰에는 전설이나 사연이 얽혀있다. 따라서 그곳에 있는 나무들에게도 당연히 그러한 이야기들이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아마 보은 법주사의 정이품송이 아닐까 싶다. 서울 인사동 조계사 대웅전 앞의 백송에서부터 진안 천황사의 전나무, 그리고 삼별초의 최후를 지켜보았던 진도 쌍계사의 상록수 숲까지, 사찰과 나무가 달빛에 물들어 신화가 되어버린 24곳의 나무들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선비와 장군의 나무를 소개한다. 역사를 움직인 수많은 사람들과 관련된 나무들 17곳에 깃든 전설과 사연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망국의 한을 담고 있는 양평 용문사의 마의태자 은행나무, 조선왕조 500년을 열기 위해 이성계가 심었다는 진안 은수사의 청실배나무, 도선비기를 지은 도선국사가 머물렀다는 광양 옥룡사의 동백나무 숲 등이 전설이 되어 우리의 마음속으로 파고 든다. 우리 인간들의 삶이 희로애락을 가지고 있듯이, 자연 또한 아픔과 상처와 영광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희로애락이 함께 얽혀 그것이 역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자연 속에 있는 나무들이나 숲에서 인문, 아니 역사를 배운다.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던 길에 서있는 고목나무 한 그루에서, 더운 여름날 따가운 햇빛을 피해 찾아 든 성황당의 나무그늘에서, 잊혀진 전설을 생각해 내고, 역사를 읽는다. 그리고 그들 고목들이 제대로 보존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마 지 않는다. 책에는 많은 사진들이 곁들여 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딱 꼬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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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어떻게 문화재가 되지? 라는 궁금증에 읽어봤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기회가 되어 책을 손에 넣었다. 우리나라의 많은 천연기념물 중 나무들만을 모아 주제별로 나눠 소개해 놓았는데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주변에 소홀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통 여행을 할 때 '안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가 갈 여행지에 대해 사전에 공부해서 미리 알고 가면 실제로 봤을 때 느끼는 감동은 배가 된다는 의미인데 나무도 마찬가지다. 국토의 70%가 산이고 유난히 등산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것이 나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무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그 나무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고 있을까?
고백하자면 나도 알고 있는 나무의 수가 손에 꼽을 정도다. 아파트 주변에 심어진 조경수들의 이름도 잘 모르고, 소나무를 빼놓고는 전나무,구상나무,비자나무 등 다른 침엽수는 잘 구분이 안간다. 꽃이 피어 있지 않을 때는 무슨 나무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책 속에 소개된 다양한 나무들 중에는 이름도 생소한 것들이 여럿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경우는 대부분 전란이 많았던 우리나라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았거나 학술적,역사적인 가치가 인정된 경우라 한다. 그렇지만 나무도 사람처럼 늙고 죽기 때문에 잘 관리하지 않으면 죽어 없어진다. 학창시절 사진 속의 늠름한 정이품송은 병치레로 가지가 잘려 옛모습은 더이상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또 개발에 밀려 충분한 생육공간마저 사라져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신림동 강감찬 굴참나무는 사진만으로도 짠하다.(서울 한복판에도 천연기념물이 여럿이라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문제도 생장환경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하는데, 해충의 피해로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소나무나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식물들을 보면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소름이 돋는다.
문화재는 그 자체가 역사라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짧게는 수십년에서 길게는 수백년의 나이테를 가진 나무야 말로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재가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우리 조상들은 당산나무다 소원나무다 해서 마을의 나무를 보호하고 정성을 들이지 않았을까?
책에 소개된 나무나 숲은 천연기념물들 중 일부에 해당하지만 우리가 보존하고 다음 세대까지 함께 가야할 소중한 문화유산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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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식물 천연기념물에 대한 이야기다. 식물 천연기념물은 크게 고목나무와 숲으로 나뉘며 전국에는 250여 곳의 천연기념물 나무와 숲이 있다. 저자 박상진은 이들중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모두 높은 77곳의 문화재 나무를 깔끔한 사진과 더불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14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셈이다. 책은 식물 천연기념물을 역사현장의 나무(15곳), 문화유적의 나무(21곳), 전통사찰의 나무(24곳), 선비와 장군의 나무(17곳) 네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소개한다. 또한 부록에서는 일반인이 식물 천연기념물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궁금증들을 하나하나 풀어준다. 가령 천연기념물의 역사, 종류, 현황, 선발과정, 지정과 해제, 크기와 나이 측정, 보존관리 등이다.
나무는「역사의 비밀을 간직한 하드디스크」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100년도 채우기 힘든 인간의 단막극은 300살이 아이 취급받는 고목나무의 유구한 생애에 견주면 그야말로 하루살이의 삶이다. 고목나무는 대개 전설과 신비와 얽혀있기 마련. 천연기념물 제76호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는 1910년 한일합방이나 1950년 한국전쟁 등 나라에 큰 변고가 있을 때마다 자기 몸의 일부를 희생하면서까지 이를 예고한 신목으로 유명하다. 어린아이가 이 나무에서 놀다 떨어져도 다치는 법이 없고, 아녀자가 정성을 들여 빌면 아들을 점지해 준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또한 어린 임금 단종이 은행 몇 알로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점쳤던 그런 단장애사가 배여 있는 역사 깊은 나무다.
종류별로 보면 은행나무, 백송, 느티나무, 매화나무, 비자나무, 음나무 등이 자주 눈에 띈다. 거대한 양물모양의 유주를 늘어뜨리고 있는 화순 김삿갓 은행나무, 추사 김정희 선생이 고조할아버지 김흥경 공의 묘소 앞에 직접 심은 백송, 태조 이성계가 심었다는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 강릉 오죽헌 뒤뜰의 율곡 매화나무, 고산 윤선도의 고택 해남 녹우단에 위치한 비자나무숲, 나라 잃은 임금의 슬픔을 간직한 삼척 공양왕 음나무 등, 77곳의 고목나무들은 각기 저마다의 곡절과 사연을 머금고 있다.
나무나라에도 위계질서가 있어 정상에는 천연기념물이 있고 바닥에는 마당나무가 있다. 누추한 우리집 앞마당에도 감나무, 대추나무, 호두나무, 모과나무, 무화과나무가 있다. 특히 커다란 호두나무는 행인들의 주목을 끌곤 했는데 비록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천연기념물 제398호)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동네에서는 나름 대장나무였다. 그러나 키가 크고 가치 펼침 길이가 긴 것도 화근이었다. 매년 여름 송충이들이 건너집과 옆집으로 건너가 민폐를 끼치고, 전봇대 전선과 고압선을 위협하는 관계로 3년 전 실로 엄청난 대수술을 받았다. 그로 인해 호두나무는 건강과 품위를 동시에 잃어버리고 그저 기둥으로 보일 뿐이다. 그 옛날 전성시대의 풍채는 간 곳이 없다. 나무나 사람이나 기운과 기상이 중요한 법이다. 애석하지만 집마당의 호두나무만이 아니라 교과서에서도 본 적이 있던 보은 법주사 정이품송의 초라함에서도 그런 감상을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