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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Reader’s Leader 2기] 우주, 시공간과 물질
"[Science Reader’s Leader 2기] 우주, 시공간과 물질" 내용보기
"우주, 시공간과 물질"은 독특하게도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김향배 교수의 역작입니다.얼마전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44개 출판사 대표 모임)"이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 부문에서 2017년 올해의 책 대상으로 선정할 정도로 그 내용의 충실성을 인정받았습니다.김향배 교수는 입자물리학 현상론, 우주론, 암흑물질, 우주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논문
"[Science Reader’s Leader 2기] 우주, 시공간과 물질" 내용보기

"우주, 시공간과 물질"은 독특하게도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김향배 교수의 역작입니다.
얼마전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44개 출판사 대표 모임)"이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 부문에서 2017년 올해의 책 대상으로 선정할 정도로 그 내용의 충실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김향배 교수는 입자물리학 현상론, 우주론, 암흑물질, 우주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논문 발표와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데, 물리학 분야와 인문 철학이 결국은 다르지 않다는걸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하늘의 이해"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우주의 크기", "시공간과 상대성", "원자와 양자 역학", "소립자와 표준모형", "팽창하는 우주"를 거쳐 "우주의 시작과 끝"이라는 이야기까지 쉬임없이 달려가고 있으며, 결국은 가장 마지막의 4페이지 분량의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에서 이야기의 모든 내용을을 철학적으로 한데 압축하고 있습니다.

 

본문 인용-"우주는 왜 존재하며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 인류의 호기심이 과연 자신의 존재의 기원을 밝힐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은 자연이 이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 했다.
과연 인류는 우주를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보다 그 안에 우리(인류)가 존재한다는 것이 더 경이로울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본문 내용들은 가장 마지막의 우주와 인류에 대한 철학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자연을 향한 인간의 지적 호기심에 대한 인류 역사와 과학적인 관찰, 실험, 수학적인 증명과 이론 등을 동원한 교과서와도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와 물질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의 언어인 수학을 동원한 많은 표현과 공식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어 자칫하면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는 맛을 보여주기 때문에 깊은 고민 없이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좀더 수학적인 접근으로 읽어나간다면 언제 완독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ㅠㅠ)
      
아주 고대부터 인간은 하늘을 보며 태양과 달과 별의 운동을 관찰하여 태음력과 태양력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하여 실생활에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천문학이 가장 먼저 발달했고, 하늘의 법칙을(과학적인) 설명하려다 보니 수학이 발전을 하게 됩니다-뉴턴의 운동법칙과 중력법칙. 연주시차와 행성운동을 통해 지구의 크기와 태양계의 크기를 알아낸 인류는 셰페이드 변광성을 표준 촛불로 하여 우리 은하의 크기를 알아내고, 고성능의 망원경을 통한 외부은하의 관찰과 비교로 "우리의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시공간과 상대성을 설명하기 위해 물체의 운동과 관성계로 넘어가는데, 이때부터 과학의 언어인 수학의 중요성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벡터, 행렬, 맥스웰방정식, 민코프스키 공간, 아인슈타인의 특수/일반 상대성이론 등등)-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소개한 이야기 박스가 나오는데, 아인슈타인 그 자신도 대학졸업후 어려웠던 시절이 있어 가정교사 구직광고를 냈던 포스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도 나와있어 인문 교양서를 보는듯한 분위기도 납니다.

 

이제 원자와 양자 역학에서는 이제까지의 거시세계에서 벗어나 미시세계인 원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보니 여러가지의 정밀한 실험과 더욱 복잡한 수학이 등장(미적분, 슈뢰딩거 방정식, 삼각함수, 확률 등)하게 됩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파장, 에너지, 전자기력 등의 여러가지 다른 특성과 다른 힘들이 자유롭게 변환하여, 자연의 법칙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아름다운 공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들이 과학의 신비로움을 더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다음의 소립자와 표준모형에서는 대칭성을 통해 원자의 단위를 쪼개고 들어간 쿼크(영국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세상에서 가장 난해하다는 소설로 알려진-에서 쿼크라는 이름을 따 왔다고 하네요)의 발견으로 이어지는데, 과연 쿼크가 물질의 가장 최소 단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더욱 정밀한 실험과 관측이 가능하다면 쿼크보다 더 작은 입자 또는 파동이 있지 않을까요? 현재로써는 쿼크와 랩톤의 표준모형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다시 우주로 넘어와서 "팽창하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여기에서 등장하는 용어가 바리온(물질을 구분할때 원자와 그 구성성분을 모두 묶어서), 우주배경복사, 빅뱅우주론, 밀도요동,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입니다. 내용은 빅뱅우주론의 설명과 이를 보여주기 위한 수식이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주의 시작과 끝에서는 이제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빅뱅우주와 급팽창이론을 설명하며, 다중우주에 대해서 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고대 인도인들이 생각한 우주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고대 인도인들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을 코끼리가 떠받치고 있어서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그 코끼리는 거북이 등에 올라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거북이는 또아리를 튼 뱀이 떠 받치고 있어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뱀은 스스로 더 있기 위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스스로 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뱀도 무언가에 올라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순환하다 보면 끝이 나지를 않으니 뱀에서 끝낸것으로 보여잡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와 원자의 이해와도 같은 종류인 것 같습니다.

 

우주가 138억년 전 어느 한 특이점에서 빅뱅을 일으켜 현재의 우리 은하를 포함한 우주를 만들고 가속 팽창하고 있다면, 138억년 이전의 140억년, 150억년이라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 그리고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특이점도 분명 공간을 차지했을텐데 그렇다면 그 외의 나머지 공간은 무엇이며 어떤 상태였는지? 다중우주는 실제로 가능한 것인지? 등등 끊임없는 철학적 질문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나와 우리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는, 유한한 생명을 갖고 있는 우리들과 동식물들은 뭔가 대단한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과학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이로 인해 우주와 시공간과 물질의 신비가 앞으로도 많이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d******n 2017.11.29.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우주, 시공간과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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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종래의 무지와 몽매를 넘어 이성과 계몽의 시대로 발돋움하는 데에는, 그 시선을 우주로 향해 돌린 놀라운 회심과 각성이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광막한 우주를 바라보기 전까지, 인간은 자신이 속한 좁은 지구 위의 물리계에 대해서조차 그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니, 물리계는 고사하고, 사람은 자그마한 "자기 자신의 바른 실체"에 대해서조차 온전히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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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종래의 무지와 몽매를 넘어 이성과 계몽의 시대로 발돋움하는 데에는, 그 시선을 우주로 향해 돌린 놀라운 회심과 각성이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광막한 우주를 바라보기 전까지, 인간은 자신이 속한 좁은 지구 위의 물리계에 대해서조차 그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니, 물리계는 고사하고, 사람은 자그마한 "자기 자신의 바른 실체"에 대해서조차 온전히 알 수 없었습니다. 우주의 바른  모습을 파악한 후에야 비로소 (수천 년 전 소크라테스의 가르침마따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응시하게 되었다는 건, 천문학과 물리학에 대한 정확한 소양, 인륜과 도덕에 대한 바람직한 천착, 이 둘이 결코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심도 있게 시사 받는 듯만 합니다.

"교양의 완성은 (자연)과학"이라고도 하죠. 불과 지지난 세기에만 해도 칸트(이 책에도 여러 번 인용됩니다)나 마흐 등 일류 철학자들은 철학자이기만 한 게 아니라 당대 최고 수준의 자연과학 연구를 선도한 두뇌들을 겸했습니다. 인문과 자연과학은 본디 둘이 아니라 하나였고, 이제 통섭의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하나가 될 운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인들도, 뉴턴 식 해석의 고전 물리, 천문, 나아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내면화가 이제는 거의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물고기는 자신이 속한 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수면 위에는 자신을 노리는 성정이 난폭한 맹금류들, 평화로이 공중을 유영하는 여타의 생명체들, 여유로운 구름, 작렬하는 태양, 혹 환하게 빛날 때라면 보름달 등이 그 눈(말 그대로 "어안"이죠)에도 비치겠습니다만, 수면 안에서 바라보는 형상들이기에 바깥 세상이 얼마나 아찔한 다층 구조를 지녔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층(높이)는 고사하고, 물고기의 소박한 눈에는 그 모든 게 수면 위에 반짝이처럼 고정된 2차원 형상으로만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왜곡, 단순화가 어디 어류의 지적 회로 안에서만 벌어지겠습니까? 어리석은 잡초, 거름 같은 벽지의 무지렁이가 갇혀 있는 초라한 우물 안 세계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유사 이래 수천 년 동안, 인간 역시 "천구"라는 단조로운 프레임으로, 감히 계측과 연산의 시도조차 못 할 광대한 우주를 힘들여, (그나마) 부정확하게 간추려 왔습니다. 별들이 천구라는 표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그 각각이 먼 거리, 상상도 못 할 먼 거리를 두고 광채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 지구의 주위를 태양이 도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진리에까지 비로소 착상이 미친 후에야, 인간은 그때까지 설명 안 되던 모든 수수께끼와 모순에까지 과감히 이성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해명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인간은 미신, 기만, 환각, 광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노예가 아닌 스스로의 주인으로 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주 물리학(과 그 인접 과학)은 그저 물리계에 대한 기술적 정보, 지식의 집합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존재의 해방자 구실을 해 준 프로메테우스였던 셈이죠.

별에는 등급이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편의에 따라 정한 것입니다만, 오래 전부터 "겉보기"에 따라 정해 둔 서열(물론 숫자로 표시됩니다)이 있고, 그 별이 품은 에너지에 따라 실제로 발하는 "밝기"가 따로 있습니다(후자는 "절대 등급"이라고 부르죠). 별이 실제로 얼마나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느냐와는 무관하게, 인간은 자신의 터전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만 하면 제 주관에 따라 그 별을 희미하다며 낮은 등급을 매기고, 그 반대로 제 눈에 밝으면 덩달아 등급도 높였으니 우습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죠. 허나 인간은 또한 위대하기도 한 게, 제 눈에 비치는 현상이 그 실체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기특하게 어느 순간부터 떠올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천문학적 수치"라는 말을 흔히 씁니다. "별과 우리 지구가 떨어진 거리"를 염두에 두고부터, 그 아찔한 수치를 (계산을 해 내기는커녕) 그저 응시하는 단계부터도 머리가 아찔해졌기에, 네이피어라는 천재적인 이가 logarithm이란 유용한 개념체계를 고안해 냈습니다. 모든 수를 10의 거듭제곱으로 표현한 후, 밑에 있는 10은 잠시 잊고 그 거듭제곱 수치만 따 와 대신 활용하기 시작한 거죠. 예를 들어 10,000처럼 길게 쓸 게 아니라 이에 로그를 취해 4(즉, 10,000이 가진 0의 개수)로 간단히 표기하자는 겁니다. 23,145 같은 숫자도, 소수점 아래를 주욱 늘어놓으면 4와 5 사이의 자기 고유의 값으로 대신 쓸 수 있고, 다른 숫자와 겹치지도 않으니(함수 중에서 이런 걸 일대일대응이라 부르죠) 아주 유용한 방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은 천체의 겉보기 등급과 절대 등급의 관계식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이성 그 위대한 진보를 확인하는 뜻깊은 공식이라 저도 다시  손수 워드로 써 보았습니다. (참고로, 위의 식에서 로그의 밑이 10인데 0으로 잘못 인쇄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다 맞는데 거기 하나만 틀렸더군요. 로그는 밑에 0이 올 수 없죠. 분모가 0이 못 되는 것처럼)

천체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어딘가(물론 태양이지만)를 중심으로 부단히 도는 중이라면, 다른 별을 관찰할 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의 위치가 바뀌므로, 이른바 연주 시차라는 게 생깁니다. 그런데 케플러가 "신처럼 믿고 의지했던" 티코 브라헤는, 가뜩이나 태양 중심 모델이 마뜩지 않았던 차에, 연주 시차마저 제대로 측정되지 않으니 이런 발상의 전환에 대해 내내 내키지 않아하는 태도를 견지했죠(이뿐 아니라 그는 행성의 원궤도 공전설도 데이터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기각했는데, 케플러가 타원궤도로 수정하여 바른 이론을 완성했습니다).

무지렁이들만 모여 사는 폐쇄적인 공동체였다면, 권위자 티코 브라헤(사실 관측과 자료를 다루는 능력에 있어 불세출의 인물이었으니요)의 벼락 같은 호통에 다들 다른 생각이나 이견을 접고 말았을 겁니다. 분위기 파악 못 하고 딴 목소리를 내면 이단자, 공감 무능력자로밖에 몰리기밖에 더했겠습니까? 연주 시차가 제대로 측정 못 되었던 이유는 다른 게 없었고, 별이 너무도 멀리 떨어져있다는 사정뿐이었습니다. 여건이 열악하니 현상이 바르게 계측되지 않았고, 인지가 부실하니 지혜에의 바른 인식도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었죠. 이 책에는 이 외에도, 광행차, 연속 스펙트럼 등을 정확히 캐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집요하고 성실한 노력이 있었는지 잘 서술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주론을 바르게 이해하고 접근하다 보면, 현재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등이 도달한 첨단 지점까지도 천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주물리학에는 그만큼, 물리학과 그 인접 분야의 최신 성과가 모조리 동원되다시피한 최고 두뇌와 지성의 향연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아니, 양자역학은 극미(極微)의 세계이고, 우주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지는 덩치 큰 수치와 차원이 지배하는 공간(약간 어폐가 있습니다만 일단 편의상 이 말을 쓰기로 하죠) 아닌가? 이런 상식적인 의문에 대해 저자는 "... 초기 우주는 고에너지, 고온의 물질들로 가득 차 있었고... (p225)", 팽창 이전의 구조는 우리가 지금 양자역학을 통해 해석하고 예측하는 극히 좁은 공간에서의 사정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는 가정으로부터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베풉니다.

p267 이하에서부터는 그 유명한 파동/입자의 딜레마를 다루며, 도대체 왜 "측정 행위" 자체가 물질(혹은 운동)의 상태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 고유의 친절하고 정확한 설명이 시도됩니다. 이어 힐베르트 공간과 이의 상태를 표현하는 방정식(적분식)이 제시되는데, 특이한 건 이 벡터식에서는 "크기"가 무의미하고, "방향"이 같으면 다 같은 "상태"로 취급된다는 거죠. "상태'라는 말은 이 맥락에서 특유한 의미를 갖습니다. 보통 우리 상식으로는 방향은 무시되어도 크기(절댓값)가 같으면 동류로 취급되는데(그 이전에, 벡터에서 방향과 크기는 개체를 분별하는 핵심 요소들입니다), 여기서는 정반대이니 흥미를 돋웁니다.

우리가 학부 때 선형 대수학의 용도가 그리 넓은 줄 모르고 심드렁하게 배웠습니다만, 벌써 이런 과정에서도 기저(베이시스)를 잡아 모든 상태를 선형 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보십시오. 결국 진리는 아무리 저 아득한 경지에 놓였다 해도, 기초 도구와 프레임으로 (아주 번거롭겠지만) 환원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처럼 수학적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되, 교양인의 직관과 선이해의 틀을 충분히 존중하며 "상식"에 부합하는 친절한 안내를 시도한다는 점이 매우 빼어나고 유익합니다.

pp. 308~309에는 궤도 에너지의 반지름과 양자화를 나타내는 공식, 또 쿨롱 포텐셜과 해밀토니언 방정식을 써서 그 유명한 슈뢰딩거 명제를 수학적으로 풀어 보이는 대목이 나와 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기초만 배우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레벨이고, 물리학은 (저자가 누누이 강조하는 대로) 말로만 풀어 쓰면 반드시 놓치는 대목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물론 파인만 같은 천재(어학과 수학 모든 도구를 능란히 쓴)는 이는 물리학을 수학 없이 그저 말로만 해명하려는 시도를 했고, 듣는(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반의 반의 반만 따라가는 수준이었다면 이 시도는 대성공이었을 터였지만, 수학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 게 인간의 언어라는 사실만 확인되고 말았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차피 피해 다닐 수 없는 수학이라는 (정말 유익한) 도구를 텍스트 안에 최대한 정합성, 적실성 있게 편입하여, 현대 우주 물리학 그 성과를 왜곡 없이 가장 근사하게(아무래도 대중서에는 한계가 있고, 정확한 건 교과서로 배워야 하니까요) 우리 일반 독자들에게 안내해 준다는 점이겠습니다.

p555에 보면 초기 우주가 복사 지배 시대라는 점을 착안(혹은 가정)하여, 이를 프리드만 방정식에 대입한 후, 시간- 온도 관계를 구하는 과정이 나와 있습니다. 이 역시 인간의 범상한 물리계 체험(그나마 머무는 시간이 길지도 못한)이 그 기반 한계를 이루는 상상력으로는, 엄청난 고압 고온이 배태한 에너지를 짐작도 못 하는 것이고, 인간이 짐작 못하는 경지를 이처럼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서 그 어림이나마 더듬는다는 자체가 이성의 위대함을 간접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각박한 한계의 벽을 매번 넘음으로써(비록 앞에 더 높은 허들이 즐비하게 남았다고는 하나), 미약하고 하찮은 존재가 점점 더 궁극에 수렴해 가는 도상에서 의의를 찾는 것입니다. 바른 인식과 지성의 도야는, 자연 과학의 정수를 공부할(혹은, 그저 엿보기만 할) 때에 비로소 그 실낱 같은 계기를 잡아챌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교양의 완성은 바로 과학"입니다.



#사이언스올 #과학 #우수과학도서 #리더스리더

v*****7 2017.11.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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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시공간과 물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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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독특하게도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김향배 교수의 역작입니다. 얼마전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44개 출판사 대표 모임)"이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 부문에서 2017년 올해의 책 대상으로 선정할 정도로 그 내용의 충실성을 인정받았습니다.김향배 교수는 입자물리학 현상론, 우주론, 암흑물질, 우주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논문 발표와 연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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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독특하게도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아주 흥미로운 김향배 교수의 역작입니다. 얼마전에 "책을 만드는 사람들(44개 출판사 대표 모임)"이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 부문에서 2017년 올해의 책 대상으로 선정할 정도로 그 내용의 충실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김향배 교수는 입자물리학 현상론, 우주론, 암흑물질, 우주선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논문 발표와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데, 물리학 분야와 인문 철학이 결국은 다르지 않다는걸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양의 완성은 (자연)과학"이라고도 하죠. 불과 지지난 세기에만 해도 칸트(이 책에도 여러 번 인용됩니다)나 마흐 등 일류 철학자들은 철학자이기만 한 게 아니라 당대 최고 수준의 자연과학 연구를 선도한 두뇌들을 겸했습니다. 인문과 자연과학은 본디 둘이 아니라 하나였고, 이제 통섭의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하나가 될 운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인들도, 뉴턴 식 해석의 고전 물리, 천문, 나아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내면화가 이제는 거의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물고기는 자신이 속한 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수면 위에는 자신을 노리는 성정이 난폭한 맹금류들, 평화로이 공중을 유영하는 여타의 생명체들, 여유로운 구름, 작렬하는 태양, 혹 환하게 빛날 때라면 보름달 등이 그 눈(말 그대로 "어안"이죠)에도 비치겠습니다만, 수면 안에서 바라보는 형상들이기에 바깥 세상이 얼마나 아찔한 다층 구조를 지녔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층(높이)는 고사하고, 물고기의 소박한 눈에는 그 모든 게 수면 위에 반짝이처럼 고정된 2차원 형상으로만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왜곡, 단순화가 어디 어류의 지적 회로 안에서만 벌어지겠습니까? 어리석은 잡초, 거름 같은 벽지의 무지렁이가 갇혀 있는 초라한 우물 안 세계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유사 이래 수천 년 동안, 인간 역시 "천구"라는 단조로운 프레임으로, 감히 계측과 연산의 시도조차 못 할 광대한 우주를 힘들여, (그나마) 부정확하게 간추려 왔습니다. 별들이 천구라는 표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그 각각이 먼 거리, 상상도 못 할 먼 거리를 두고 광채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 지구의 주위를 태양이 도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진리에까지 비로소 착상이 미친 후에야, 인간은 그때까지 설명 안 되던 모든 수수께끼와 모순에까지 과감히 이성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해명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인간은 미신, 기만, 환각, 광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노예가 아닌 스스로의 주인으로 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주 물리학(과 그 인접 과학)은 그저 물리계에 대한 기술적 정보, 지식의 집합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존재의 해방자 구실을 해 준 프로메테우스였던 셈이죠.

별에는 등급이 있습니다. 물론 인간이 편의에 따라 정한 것입니다만, 오래 전부터 "겉보기"에 따라 정해 둔 서열(물론 숫자로 표시됩니다)이 있고, 그 별이 품은 에너지에 따라 실제로 발하는 "밝기"가 따로 있습니다(후자는 "절대 등급"이라고 부르죠). 별이 실제로 얼마나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느냐와는 무관하게, 인간은 자신의 터전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만 하면 제 주관에 따라 그 별을 희미하다며 낮은 등급을 매기고, 그 반대로 제 눈에 밝으면 덩달아 등급도 높였으니 우습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죠. 허나 인간은 또한 위대하기도 한 게, 제 눈에 비치는 현상이 그 실체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기특하게 어느 순간부터 떠올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천문학적 수치"라는 말을 흔히 씁니다. "별과 우리 지구가 떨어진 거리"를 염두에 두고부터, 그 아찔한 수치를 (계산을 해 내기는커녕) 그저 응시하는 단계부터도 머리가 아찔해졌기에, 네이피어라는 천재적인 이가 logarithm이란 유용한 개념체계를 고안해 냈습니다. 모든 수를 10의 거듭제곱으로 표현한 후, 밑에 있는 10은 잠시 잊고 그 거듭제곱 수치만 따 와 대신 활용하기 시작한 거죠. 예를 들어 10,000처럼 길게 쓸 게 아니라 이에 로그를 취해 4(즉, 10,000이 가진 0의 개수)로 간단히 표기하자는 겁니다. 23,145 같은 숫자도, 소수점 아래를 주욱 늘어놓으면 4와 5 사이의 자기 고유의 값으로 대신 쓸 수 있고, 다른 숫자와 겹치지도 않으니(함수 중에서 이런 걸 일대일대응이라 부르죠) 아주 유용한 방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은 천체의 겉보기 등급과 절대 등급의 관계식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이성 그 위대한 진보를 확인하는 뜻깊은 공식이라 저도 다시  손수 워드로 써 보았습니다. (참고로, 위의 식에서 로그의 밑이 10인데 0으로 잘못 인쇄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다 맞는데 거기 하나만 틀렸더군요. 로그는 밑에 0이 올 수 없죠. 분모가 0이 못 되는 것처럼)

천체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어딘가(물론 태양이지만)를 중심으로 부단히 도는 중이라면, 다른 별을 관찰할 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의 위치가 바뀌므로, 이른바 연주 시차라는 게 생깁니다. 그런데 케플러가 "신처럼 믿고 의지했던" 티코 브라헤는, 가뜩이나 태양 중심 모델이 마뜩지 않았던 차에, 연주 시차마저 제대로 측정되지 않으니 이런 발상의 전환에 대해 내내 내키지 않아하는 태도를 견지했죠(이뿐 아니라 그는 행성의 원궤도 공전설도 데이터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기각했는데, 케플러가 타원궤도로 수정하여 바른 이론을 완성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주론을 바르게 이해하고 접근하다 보면, 현재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등이 도달한 첨단 지점까지도 천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주물리학에는 그만큼, 물리학과 그 인접 분야의 최신 성과가 모조리 동원되다시피한 최고 두뇌와 지성의 향연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아니, 양자역학은 극미(極微)의 세계이고, 우주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지는 덩치 큰 수치와 차원이 지배하는 공간(약간 어폐가 있습니다만 일단 편의상 이 말을 쓰기로 하죠) 아닌가? 이런 상식적인 의문에 대해 저자는 "... 초기 우주는 고에너지, 고온의 물질들로 가득 차 있었고... (p225)", 팽창 이전의 구조는 우리가 지금 양자역학을 통해 해석하고 예측하는 극히 좁은 공간에서의 사정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는 가정으로부터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베풉니다.

p267 이하에서부터는 그 유명한 파동/입자의 딜레마를 다루며, 도대체 왜 "측정 행위" 자체가 물질(혹은 운동)의 상태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 고유의 친절하고 정확한 설명이 시도됩니다. 이어 힐베르트 공간과 이의 상태를 표현하는 방정식(적분식)이 제시되는데, 특이한 건 이 벡터식에서는 "크기"가 무의미하고, "방향"이 같으면 다 같은 "상태"로 취급된다는 거죠. "상태'라는 말은 이 맥락에서 특유한 의미를 갖습니다. 보통 우리 상식으로는 방향은 무시되어도 크기(절댓값)가 같으면 동류로 취급되는데(그 이전에, 벡터에서 방향과 크기는 개체를 분별하는 핵심 요소들입니다), 여기서는 정반대이니 흥미를 돋웁니다.

우리가 학부 때 선형 대수학의 용도가 그리 넓은 줄 모르고 심드렁하게 배웠습니다만, 벌써 이런 과정에서도 기저(베이시스)를 잡아 모든 상태를 선형 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보십시오. 결국 진리는 아무리 저 아득한 경지에 놓였다 해도, 기초 도구와 프레임으로 (아주 번거롭겠지만) 환원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처럼 수학적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되, 교양인의 직관과 선이해의 틀을 충분히 존중하며 "상식"에 부합하는 친절한 안내를 시도한다는 점이 매우 빼어나고 유익합니다.

pp. 308~309에는 궤도 에너지의 반지름과 양자화를 나타내는 공식, 또 쿨롱 포텐셜과 해밀토니언 방정식을 써서 그 유명한 슈뢰딩거 명제를 수학적으로 풀어 보이는 대목이 나와 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기초만 배우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레벨이고, 물리학은 (저자가 누누이 강조하는 대로) 말로만 풀어 쓰면 반드시 놓치는 대목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물론 파인만 같은 천재(어학과 수학 모든 도구를 능란히 쓴)는 이는 물리학을 수학 없이 그저 말로만 해명하려는 시도를 했고, 듣는(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반의 반의 반만 따라가는 수준이었다면 이 시도는 대성공이었을 터였지만, 수학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 게 인간의 언어라는 사실만 확인되고 말았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차피 피해 다닐 수 없는 수학이라는 (정말 유익한) 도구를 텍스트 안에 최대한 정합성, 적실성 있게 편입하여, 현대 우주 물리학 그 성과를 왜곡 없이 가장 근사하게(아무래도 대중서에는 한계가 있고, 정확한 건 교과서로 배워야 하니까요) 우리 일반 독자들에게 안내해 준다는 점이겠습니다.

p555에 보면 초기 우주가 복사 지배 시대라는 점을 착안(혹은 가정)하여, 이를 프리드만 방정식에 대입한 후, 시간- 온도 관계를 구하는 과정이 나와 있습니다. 이 역시 인간의 범상한 물리계 체험(그나마 머무는 시간이 길지도 못한)이 그 기반 한계를 이루는 상상력으로는, 엄청난 고압 고온이 배태한 에너지를 짐작도 못 하는 것이고, 인간이 짐작 못하는 경지를 이처럼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서 그 어림이나마 더듬는다는 자체가 이성의 위대함을 간접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각박한 한계의 벽을 매번 넘음으로써(비록 앞에 더 높은 허들이 즐비하게 남았다고는 하나), 미약하고 하찮은 존재가 점점 더 궁극에 수렴해 가는 도상에서 의의를 찾는 것입니다. 바른 인식과 지성의 도야는, 자연 과학의 정수를 공부할(혹은, 그저 엿보기만 할) 때에 비로소 그 실낱 같은 계기를 잡아챌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교양의 완성은 바로 과학"입니다.

 

p*********0 2017.12.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