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아의 자서전을 보면 자우림 이전에 기타-보컬의 이선규, 베이스의 김진만, 그리고 객원 드러머 이 모씨로 구성되었던 CCR이란 밴드가 있었다. 이 CCR이 초코크림롤스(ChocoCream Rolls)로, 주로 산울림의 곡들을 연주하는 펑크밴드였는데, 후에 풀카운트라는 밴드를 통해 만났던 김윤아와 구태훈을 만나 지금의 자우림의 라인업이 갖춰지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자우림은 라이브 클럽 블루데빌에서 연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유앤미블루 연주를 보러 온 영화 '꽃을 든 남자' 스태프들이 자우림의 연주를 보고 영화 작업에 섭외하였고, 이 영화에 삽입된 'Hey Hey Hey'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으며 지금의 자우림이 된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
그렇게 CCR과 풀카운트는 자우림의 두 구성요소가 되어버린 것인데, 이는 초창기 자우림의 앨범들이 CCR의 이선규와 풀카운트의 김윤아의 2원적 작곡 구성에서도 쉽게 보인다. 그러다 3집 이후부터는 자우림에서 이선규의 역할보다 김윤아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는데, 초코크림롤스의 앨범 발표도 그와는 아주 무관한 것 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어찌되었든, 자우림의 절반의 전신이었던 초코크림롤스가 발표한 프로젝트성 음반은 자우림만큼이나 매력적인 앨범인 것 만은 인정하고 싶다. 디스토션 걸린 기타는 징징울리고, 보컬도 잘 다듬어졌다기 보다는 거칠게 소리지르듯 불러댄다. 단순한 멜로디는 누구든 쉽게 부를 수 있게 여러번 반복되고, 노랫말에는 아웃사이더의 마이너적 감성과 재치로 가득차 있다. 자우림 시절 발표했던 '이런데서 주무시면 얼어죽어요'를 생각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이선규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미 대중적으로 김윤아에게 집중적인 후광을 입던 자우림이었기에, 이선규와 김진만, 그리고 퍼니파우더의 이승복의 프로젝트 앨범에는 크게 반응이 없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김윤아의 솔로 앨범들은 대중적으로도 좋은 반응을 보였기에, 이후 자우림의 행보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닌가 싶다. 이는 결국 자우림에 대해 대중들은 '김윤아와 자우림'으로 생각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자우림 5집 인터뷰 당시 김윤아가 '"개인 음반을 내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며 "프로젝트 음반들은 영양학적으로 꼭 필요한 것"'(한겨레21 제541호) 이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코크림롤스나 김윤아 솔로 앨범은 결국 밴드 자우림의 음악적 자양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초코크림롤스가 절반의 자우림으로 구성된 이상 자우림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물론, 음악을 듣는데에는 자우림에 대한 생각없이 들을 수도 있겠지만.─ 때문에 초코크림롤스가 자우림만큼 대중적으로 성공하기에도 많은 무리가 따를 것도 이미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성 활동을 통해 자우림의 음악이 더욱 발전되고, 이러한 음악적 발전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초코크림롤스의 음악이 자우림의 자양분이 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만 한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