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난초에 미치면...
"난초에 미치면..." 내용보기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의 저자 수전 올리언이 한참 전에 쓴 책이다(《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에서는 저자 이름이 수전 올리언이라고 되어 있는데, 《난초 도둑》 때는 수잔 올린이다. 어느 게 더 맞는지는 모르겠다. 영어권에선 이름이야 불러달라는 대로 부른다니까).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이 로스앤젤레스로 이사간 저자가 도서관 사서가 흘리
"난초에 미치면..." 내용보기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의 저자 수전 올리언이 한참 전에 쓴 책이다(《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에서는 저자 이름이 수전 올리언이라고 되어 있는데, 《난초 도둑》 때는 수잔 올린이다. 어느 게 더 맞는지는 모르겠다. 영어권에선 이름이야 불러달라는 대로 부른다니까).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이 로스앤젤레스로 이사간 저자가 도서관 사서가 흘리듯 이야기한 불탄 책 냄새에서 꼬투리를 잡고 예전 신문을 뒤져 한 구석에 난 화재 소식을 바탕으로 써간 책이라면, 《난초 도둑》은 지방 신문 한 구석에 난 한 백인과 세 명의 세미놀 인디언이 플로리다의 한 습지에서 희귀종 난초를 불법으로 훔쳐내다 잡혔다는 작은 기사를 바탕으로 그 주인공을 만나고, 거기에서 이야기들을 확대해가면서 써간 책이다.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의 지방 신문에 실린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기사에서 단초를 잡아 엄청나게 큰 사회의 비밀을 밝혀내곤 한다.”라는 저자 소개 문구가 전혀 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어떻게 이 작은 사건 기사를 가지고, 그게 이야깃거리가 될 거라 생각했는지동물적인(아니 특급 기자의?) 감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 감각 때문에 우리는 이런 좋은 책을 갖게 되었다. 여기서 난초 도둑이란 존 라로슈라는 다소 엉뚱하고, 괴팍하며, 열정에 가득 차 있지만, 제멋대로인 난초 채집가이자 재배가이다. 그는 난초에 그야말로 미친 사람이며, 희귀한 난초를, (그가 법 조문을 해석한 바에 따르면) 합법적인 방법인 인디언이 채취하는 방식으로 채집하려 하다 체포되었다. 그는 나름 사명감을 내비친다. 사라져가는 난초를 자신이 잘 길러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디언들의 삶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튼 그는 그렇게 잡혔고,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는다.

 

수잔 올린은 존 라로슈를 매개로 여러 난초에 미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 어느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는 그 세계가 세계 전체인 것처럼 보인다. 그것에 살고, 그것에 죽는다. 얻지 못하면 못 배기고, 사라지면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아 보인다(그런 걸 다룬 또 다른 책이 《깃털 도둑》이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인 셈인데, 그게 자본주의적 욕망과 결합했을 때 추악한 모습도 띠게 된다. 그런 모습은 이 책에서 특히식물범죄란 장에서 볼 수 있고, 사실은 전체 책에서 항상 배경으로 놓여 있기도 하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는 네덜란드에 불었던 튤립 광풍이 가장 확실한 예이기도 하다.

 

난초 얘기에 수전 올린은 인디언의 얘기를 덧댄다. 인디언이라는 존재는 이 책에서 배경 같기도 하고, 매우 중요한 의미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읽으면서 든 생각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인디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는지, 혹은 인디언의 혈통을 지닌 사람이 과연 인디언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같은 것. 그러니까 내게는 너무나 멀리 떨어진 이야기라 체감을 하지 못하며, 또한 직접적인 설명이 아닌 이상 그 표현을 넘어서는 것은 힘든 것이다. 그러나 뭔가를 덧붙이면 그 표현 이상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결국 결론이 없는 얘기이기는 하지만, 또 어차피 결론이 날 얘기도 아니지만, 흥미로운 얘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흥미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정말 흥미롭게 만든 것은 수잔 올린이라는 작가의 능력이기도 하고.


YES마니아 : 로얄 n*****m 2020.01.06.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