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 사람과 동물간의 유대는 어린시절의 경험만으로도 느꼈던 것이었다.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부모님께 심하게 꾸중을 듣고 마당으로 나와 똘이(잡종 개)를 안고 슬픔을 이야기할 때, 똘이는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 얼굴엔 마치 나의 슬픔을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띈 채. 이 책은 사람과 동물 사이의 교감, 그러니까 나의 경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교감·우정·믿음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동물을 향한 한 수의사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도입부의 짧은 글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은 감동적인 영화 한편을 보는 것 이상이었다. 멀쩡한 개의 외모를 못참고 성형수술을 시키는 사람들, 개가 다치거나 병들었다고 내다버리는 사람들, 몸에 좋은 동물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어떻게든 잡아먹는 사람들, 희귀동물이라 돈 된다고 잡아서 멸종을 시키고야 마는 사람들에겐 꼭 읽혀야 할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말 못하는 짐승 한 마리'보다 우리의 삶이 세상에, 아니 이 지구에 더 가치있는 삶일까 하는 씁쓸한 의문이 뇌리를 맴돌게 했던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