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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설가는 자기만의 방을 필요로 한다. 집필을 위한 방, 사색을 위한 방, 자료를 보관해 두는 방. 소설에 필요한 자료들을 옆에 쌓아두고 글을 써나가기 위한 방이 필요하다. 자신의 집필실을 별도로 가지고 있는 소설가도 있을 것이고, 다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작가도 있다고 들었다. 만약 어느 한 호텔에 '소설가의 방'이 주어진다면 각자가 생각하는 고유한 것들을 담아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프린스 호텔이 그렇다. 호텔측에서 마련한 소설가를 위한 집필 공간을 마련했다. 소설가들은 한 달간 그 방에 묵으면서 소설을 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이 『호텔 프린스』다.
소설가의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었다. 여덟 가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덟 가지의 이야기. 우리는 소설 속에서 우리와 같은 혹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태풍이 오려는 때 굳이 딸의 집에 오겠다는 엄마를 불편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황현진의 「우산도 빌려주나요」와 유방암 때문에 가슴을 제거하게 된 아내에게 '가슴 따위 없으면 어때' 라고 말했다가 관계가 깨지게 되는 김경희의 「코 없는 남자 이야기」, 사라진 아내의 행방을 찾아 생전 처음 하와이까지 오게 된 서진의 「해피 아워」, 한 무리의 패키지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의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이은선의 「유리주의」, 캠핑과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곳을 찾아 페스티벌 취재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기자의 이야기 정지향의 「아일랜드 페스티벌」이 있다.
호텔의 한 구석에 자리한 화실에서 그림을 그린 화가는 모든 것이 느리다. 그곳에서 유화물감 냄새를 맡으며 과거를 반추하는 김혜나의 「민달팽이」, 호텔측으로부터 무료 숙박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에 서둘러 달려와 묵게 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공간에 있는 이야기 안보윤의 「순환 법칙」, 사경을 헤매고 있는 어머니를 병간호 하기 위해 가까운 호텔에 머물고 있는 한 부부를 말하는 전석순의 「때아닌 꽃」이 여덟 편이 가진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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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사람들이 가진 사연들은 어쩌면 이렇게 다 다른지. 하지만 그곳에서 마치 하나의 가지처럼 드러다는 게 있다. 공간이 가지는 힘이다. 그곳이 어떤 공간이든 그 장소에 스며들게 된다. 하룻밤을 묵든, 한달의 기간을 기거하든.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아내를 찾던 남자도, 군대에서 사고를 치고 자신에게 온다는 남자 친구와 태풍이 오기 전 딸을 만나러 오는 엄마와 묵게 되었던 호텔. 이벤트에 당첨되어 온 호텔의 한 룸에서 하룻밤을 잘 때마다 줄어드는 공간과 과거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목소리.
낯선 공간에서의 낯선 감정들. 호텔에 머문다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상상을 하기 쉽지만 우리 삶이 그럿듯 이곳에 묵는 사람들의 삶 또한 녹록하지 않다. 무언가를 찾아 호텔에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무엇인가를 피해 묵는 사람들이기도 했고.
우리는 과거를 밟고 서 있다. 과거의 단상들은 우리의 현재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도구다. 엄마와 아빠, 혹은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우리 삶처럼 소설속 인물들의 삶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호텔이라는 공간이 가진 힘. 현재의 나와는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곳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민낯과 마주하기도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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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없는 남자 이야기 ㅡ 김경희
아내의 상처나 남편의 상처에 대해 이 소설은 눈 쌓인 지방 특유의 톡하고 맵싸한 냄새만을 가로채 표현해놓은 지라 , 후각이 예민하지 않다면 도중에 길을 잃기가 쉽겠구나 ㅡ 한다 . 충실한 개 사모예드가 내게는 없으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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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물건이나 공간을 소재로 한 테마 소설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그럼에도 테마 소설집을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새로운 작가의 소설과의 만남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왠지 특별하고 화려한 삶이 숨어 있을 것 같은 호텔이라는 공간의 이야기 『호텔 프린스』엔 삶이 있었다. 누군가는 집처럼 호텔을 드나들지만 누군가는 일생에 단 한 번도 호텔에 가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호텔은 여행이나 휴가 혹은 일탈의 이미지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김미월의 단편 「프라자 호텔」,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 정미경의 『아프리카의 별』이 떠오른 이유도 그러하다. 아쉬운 점은 호텔리어의 삶은 그린 소설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방향이나 에피소드와의 조우가 당연한 게 아닌데도 그랬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호텔에 들어온 모녀를 다룬 황현진의 「우산도 빌려주나요」, 아내를 찾아 하와이에 온 남자의 이야기 「해피 아워」,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호텔에 투숙하며 병원을 오가는 부부의 복잡한 심리를 잘 보여주는 「때아닌 꽃」이 인상에 남는다. 황현진의 소설은 처음이었고 서진과 전석순의 단편도 처음이었다. 장편소설로 만났던 느낌과는 확연히 달랐고 단편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황현진의 소설에서 엄마와 딸은 서로의 방식대로 상대를 대한다. 그러니까 소통이 아닌 일방통행인 것이다. 소설은 갑자기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엄마와의 통화로 시작한다. 딸은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었고 엄마와 통화하느라 매장 밖으로 옷을 들고 나온 줄도 몰랐다. 직원은 절도라며 20배의 배상금을 주장한다. 있는 돈으로 일부를 결재하고 엄마를 만난 딸은 집이 아닌 호텔로 데리고 온다. 군대에 있는 애인의 방문이 예정되었기 때문이다. 연락이 안 되는 애인과 자꾸만 연락을 하는 매장 직원 때문에 불안한 딸과는 다르데 엄마는 이유도 모른 채 호텔에 온 게 마냥 좋다. 황현진의 소설에서 호텔은 지옥 같은 현실을 피할 수 있는 도피처로 여겨진다. 행복한 시간이라는 제목은 그 내용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암시한다. 성구는 아내 미라를 찾아 하와이에 도착한다. 사라진 아내를 찾아서 온 것이다.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 성구는 불안하다. 아내와의 대화가 점점 줄어들었다는 건 인정하지만 이렇게 떠나버릴 줄은 몰랐다. 우연히 발견한 훌라 교습 학원 영수증을 찾지 못했더라면 아내가 훌라를 배우고 학원 원장과 친구처럼 지낸 것도 몰랐을 것이다. 원장은 미라가 하와이로 떠났을 거라는 말을 듣고 성구는 이곳에 왔다. 하지만 어디서 미라를 찾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미라가 원했다고 믿는 하와이의 호텔에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이처럼 호텔은 떠나온 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무언가를 꿈꿀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김혜나의 「민달팽이」에 등장하는 호텔은 화가의 작업실이자 집이다. 청결하고 안락한 호텔방이 아니라 전산실, 기계실이 있는 어둡고 습한 지하. 사방에 유화물감이 가득한 그곳에서 스물둘의 ‘나’는 마흔이 넘은 화가와 사랑을 나눈다.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그런 상대는 아니다. 아빠의 외도 현장을 엄마와 함께 목격한 후 나에게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후로 이혼한 엄마는 지루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호텔이 등장하지만 호텔의 기능은 상실한 공간이다. 김혜나는 호텔을 부모의 이혼으로 기능을 잃은 ‘나’의 집과 마음을 대변하는 장치로 사용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모르는 사이 서로의 삶을 스치고 지나가는 공간,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 될 수 있는 공간, 이전의 나를 버리고 다른 나로 변화할 수 있는 공간, 작가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실이 되는 공간, 그런 호텔이 당신에겐 어떤 의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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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도 빌려주나요 ㅡ 황현진
"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자들에겐 춤을 추는 사람들이 미친 사람들로 보일 수 있다 "
인스타를 보다가 한 문구 앞에서 픽 ~ 웃었다 . 그리고 끄덕끄덕 했다 .
호텔 프린스의 단편을 읽다가 말고 , 나는 다시 인스타로 가서 내 댓글 피드를 뒤졌다 . 분명 바로 얼마전에 본 문장인데 , 누구의 게시물이었지 하면서 , 찾지 못하면 그 말의 참'을 증명해내지 못할 거란 이상한 초조감을 살짝 느끼면서 . 찾아 내지 못하면 이미 내뱉어 써진 그 문장이 사라지기라도 하는 듯 굴었고 기어이 찾아냈다 . 그리고 캡처 기능을 이용해 이번에야 말로 저장을 했다 . 어디로 도망 못가게 (응?) .
니체 ㅡ란 이름만 확인했지 , 그 문장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모르니까 무작정 많고 많은 책을 뒤질 수는 없었고 찾고 보니 이 책을 읽다 말고 왜 이 문장이 그토록 생각난건지 잊어버렸다 . 그치만 꼭 그 문장이 있어얄 것 같았다 . 왜 , 때문에 ....? ㅎㅎㅎ
아마 소리가 없는 CCTV 때문에 글 속 여자가 오해를 받는 단 생각이 들어서 였을까 ?
따지면 그게 더 웃기지만 , 이 글에선 태연하게 어떤 설명 대신 카드로 벌금 사백 얼마인지를 할부로 긁는 무신경(?) 한 여자가 나온다 .
마치 그 시간만 지나면 설명할 뭔가 ( 누군가 )가 생기기라도 하는 듯이 구는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여자 . 나사 하나 빠진 느낌이 꼭 이럴까 ?
또는 누군가( 윤고은 작가 연재글ㅡ 해적판을 타고 중에) 쓴 문장에서처럼 50만원을 벌금으로 내기 위해 100만원짜리 빚을 내는 , 무척 바보 같아 보이는 일이 멀쩡히 이해되는 (?) 세상이고 보니 , 아 , 세상은 이상해 . 그걸 이해하는 나도 이상해 , 막 그러고 있다 . ㅎㅎㅎ 왜 , 때문이지 ?
여자가 도둑으로 몰린 이상한 상황은 ㅡ꼭 돈이 없으면 , 돈이 없어서 , 결국은 가지도 못하지만 어찌어찌 간 병원에 가서 받은 진단이 다시 아플 때 오라는 말을 최종으로 들을 때와 같다고 나는 느낀다 .
여자는 작고 어쩌면 사소한 일을 피하려다 오히려 큰 일을 만나는 식이고 , 그 때문에 안절부절하고 , 그녀의 전화를 호텔에 와서야 엄마가 전활 대신(몰래~가 더 맞겠지만) 받아 맞받아치는 상황에서 끝이 난다 . 자기가 돈으로 해결을 볼 수있는 지점은 어찌해 돈으로 해결이 되겠지만 , 편들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말 같은 건 요즘에 아무나 해주고 , 그러지 않으니까 ㅡ 인걸까 ? ... 사정을 전해도 앞에서 돕던 사람마저 이상한 사람으로 보여 진다거나 위기나 수렁같은 , 그저 말에 휩쓸리는 게 요즘이다 보니 , 쉽게 누가 누굴 말로 구제하고 증명하는 세상이 못되고 있다 .
그래서 그녀는 세일하는 옷 몇 개로 도둑이 되고 , 그녀의 엄마는 그런 애가 아니라는 항변을 해야 하는 세상 ㅡ 문하나 차이로 보여지는 것이 , 보여진다는 것이 얼마나 단순하게 사람을 흐리게 하는지 , 호텔 프린스라는 책 속의 비가 여기까지 흘러와 빗물이 튀는 기분을 느꼈다지...그런데 호텔 , 우산도 빌려줍니까 ? 상냥하군요 ! 그렇다면 우산이 되어 줄 수도 있습니까 ? 하는 질문을 이 작가는 하는 걸까 ?! 왜 , 때문에 ...그러게 . 왜 ? 때문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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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프린스 이용해 보신적 있으세요? 아니 그냥 아무호텔방이나 이용해보신적 있으세요? 여행이나 그런 이유 말고 일상에서 어쩔 수 없이 혹은 어떤 특별한 이유로 호텔에 가보신적 있으신가 하구요. 예비소설가가 신춘문예를 준비하기 위해 호텔에 묵었던걸 계기로 호텔이 소설가의 방을 만들어 그 호텔에 머물면서 쓴 여덟 작가의 소설을 한데 모은 소설집이랍니다. 뭔가 특별한 느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네요! 호텔이라하면 여행객을 떠올리겠지만 각각의 소설가들은 좀 색다른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어요! 그러고보면 호텔을 단순한 관광이나 숙박이 아닌 거처로 삼고 생활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또는 누군가와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우도 있을테고 뜻밖의 첫사랑과 재회의 공간이 될수도 있을거잖아요! 어떤 이유에서건 호텔에서 숙박하게 되거나 호텔이 소재가 되는 이야기들을 젊은 작가들이 각각의 개성을 담아 풀어내고 있어 글을 읽은 재미가 이야기마다 새롭게 다가오네요! 애인이 휴가를 나오는 날 시골에서 엄마가 올라온다는 연락을 받은 여자가 의도치 않게 도둑으로 몰리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머물게 되는 호텔! 유방암 수술을 한 아내가 냄새에 민감해지자 점점 소심해지는 남자는 아내와 달리 어느순간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고 아내와 달리 자신에게 좋은 냄새가 난다는 아내의 지인에게 점점 빠져들어 한번씩 그녀를 만나러 가는 호텔, 어느날 사라진 아내를 찾으러 간 남자가 머물게 된 호텔, 온갖 인간군상을 한 관광객들이 머물게 되는 괴물이 등장하는 호수가 있는 호텔! 섬 축제에서 예사랑과 조우해서 하룻밤 묵게되는 호텔등 이야기는 대부분 주인공이나 사람들의 심리를 꽤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 한편한편 긴박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가게 되요! 호텔에 머물거나 호텔을 소재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아주 특별하고 놀라운 추억은 없지만 언젠가 친구들과 하룻밤 파자마 파티를 했던 호텔 스위트룸에서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와인을 따라 마시며 친구와 간만의 일탈을 즐겼던 내 이야기까지 보태어져 이 소설은 아홉개의 이야기로 완성이 되는거 같은 느낌이에요! 여러분의 호텔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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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기괴한 나라로 가는 구덩이에 빠진 기분이다. 8명의 작가가 들여주는 각각의 이야기는 장소만 호텔이였을 뿐, 전부 다 이상하고 기괴했다. 실제 모델이였던 호텔의 테마가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물론 처음에는 그 호텔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작가의 방이 있다는 호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지만, 책을 좋아하기에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방은 왠지 근사할 것만 같았다. 그냥 방과 다를 것만 같았다. 그래서 실제 모델이 되었던 호텔의 숙박비용과 위치를 인터넷으로 확인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덟 명의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야기하는 호텔과 관련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이 단편소설들은 읽을수록 기분이 이상했다. 마지막 작가에 다다라서는 기괴하단 생각까지 들었다. 이 여덟 명의 작가들은 모두 한 호텔에 머물러서 이 이야기들을 썼을까? 장소가 정말 동일하다면 대체 실 장소는 어떻기에 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썼을까?? 입안이 썼다. 제목과 책의 겉표지와 호텔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소설 실험이라는 홍보 문구에 나도 모르게 기대했었는데.. 내가 어떤 기대를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내용은 아니였던 것 같다. 소설 실험은 맞는 것 같기도 한데.. 그닥 아름답지는 않았다. 책을 작가별로 나누어 찢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통점을 없애고 보면 다른 것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에. 하지만 신성한(?) 책을 감히 찢는다는 것을 하지 못하는 나는 뭔가 씁쓸하고 뭔가 쫌 많이 이상하고 그리고 또 뭔가 기괴한 이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가 싶어 괜히 가라앉고 있다. 헐~ 밖도 깜깜해지려 한다. 기분이 영 별로네.ㅡㅡ;;;
p.34 우리 딸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녀는 온몸이 굳은 듯 욕실 문턱에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 수건이 흘러내리지 않게 팔짱을 단단히 끼고 엄마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착해빠진 년은 아니지만, 도둑년도 아닙니다. 엄마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도 똑똑해서 그런 짓을 안 합니다. -황현진, <우산도 빌려주나요>
p.49 -궁금해요. 품위 있는 삶이란 어떤 거죠? -글쎄…… 알아도 모르는 척,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여유? -그건 위선 아닌가? 아, 권태를 견디게 하는 게 위선이군요. -김경희, <코 없는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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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프린스
책이 된 호텔, ‘소설가의 방’에 체크인하다 ‘호텔’을 소재로 한 테마소설집 『호텔 프린스』. 안보윤, 서진, 전석순, 김경희, 김혜나, 이은선, 황현진, 정지향 등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여덟 명의 젊은 소설가들이 각 작품 안에서 호텔이라는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냈다. 작가들의 내밀한 시선을 통해 ‘호텔’은 단지 머물다 가는 공간이 아닌, 인간과 인간, 이야기와 이야기들이 면면히 교감하는 문학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안보윤 2005년 장편소설《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2009년 장편소설《오즈의 닥터》로 제1회 자음과모음문학상을 수상했다. 김혜나 장편소설 《제리》 로 2010년 제34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2012년 두 번째 장편소설 《정크》를 출간하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작가로 평가받았다. 서진 전자공학과 박사과정을 중퇴하고 문화잡지 《보일라 VoiLa》의 편집장과 웹진 「한페이지 단편소설」의 운영자로 활동하다 2007년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김경희 2002년 KBS 라디오 드라마로 데뷔하여, 십수 년째 방송작가 일을 하며 KBS <수요기획> , EBS <세계의 아이들> 등 사람과 자연, 문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다수 선보였다. 2010년 단편소설 '코피루왁을 마시는 시간'으로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전석순 2008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회전의자」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년 장편소설 『철수 사용 설명서』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황현진 장편소설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로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중편소설 『달의 의지』가 있다. 정지향 명지대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이다.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로 제3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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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프린스는 명동에 실제로 있는 호텔 이름입니다. 이 호텔에는 '소설가의 방'이라는 룸이 따로 있습니다. 여기 머무는 소설가에게 숙식을 제공하는거죠. 예술가에게 일정 기간 거주공간이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가의 방'은 호텔 프린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입니다. 작업실을 제공해 예술가를 후원하는 것 뿐 아니라 낭독회, 북콘서트 등을 열고, 작가를 초청해 문답시간을 가지기도 합니다. 호텔은 여행 중 머무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문화와 결합해 지역사회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장소가 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호텔 프린스의 '소설가의 방'에 묵은 작가 8명의 단편소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책장을 넘겼습니다.
과연 똑같은 방에서 머물던 작가들은 어떤 이야기를 썼을까요. 그래도 몇몇 소설들은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빗나갔습니다. 8가지 단편 모두 다른 느낌입니다. 제가 떠올리는 호텔은 신혼여행지, 여름휴가를 보내는 관광지, 휴양지 등의 넘치는 활기가 있습니다. 표지그림을 보니 몽환적인 느낌이 나서 제가 생각하는 호텔의 이미지와 어우러지는 뭔가 밝은 이야기들을 기대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밝은'느낌과는 거리가 있지만, 나름대로의 특색이 강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우산도 빌려주나요'에서는 서로 상처를 주지만 사랑하는 모녀의 이야기가 짠하고, '코 없는 남자 이야기'에서는 후각과 촉각이 두드러지는 섬세함에 놀라게 됩니다. '해피 아워'에서는 하와이의 호텔이 나오기에 휴양지에서의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아내와의 기억을 돌아보며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모습이 안쓰럽네요. 마지막 열린 결말을 보며 해피엔딩이기를 바랍니다. '유리주의'에서는 중국의 호텔을 찾은 단체관광객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호텔 옆 호수에 실제로 살고 있는 괴물이 괴물인지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괴물인지 분간이 안되네요. 사람도 괴물도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사람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민망하기도 하고 실제 일어나는 일을 보는 것같은 사실감도 있습니다. '민달팽이'는 명동의 호텔에서 써서 그런지 호텔의 배경이 명동입니다. 알고 읽으니 이런 깨알재미도 있네요. 숨막히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민달팽이같은 남자를 도피처로 택한 여자, 그 여자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맞아주는 느릿느릿한 민달팽이같은 남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건지 누가 누구의 도움을 받는건지 알 수 없네요. 결론적으로는 자기에게 필요한 사람을 선택하고 그 목적이 들어맞기에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각 소설마다 특색이 있고 느낌이 있습니다. 8명 모두 젊은 작가들이라 그런지 느낌이 강렬하네요. 그냥 단편집이라면 관심이 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한 호텔에서 여러 소설가들에게 방을 제공해서 나온 소설들을 모은 단편집이라니 궁금해하며 읽었네요. 이런 테마소설을 읽는 것은 생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지역주민들이 예술을 손쉽게 접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더욱 더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의 거장 예술가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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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들의 "호텔"에 관한 주재로 엮은, 단편집입니다. 사실 단편집을 많이 접해보진 않았는데 호텔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의 단편집이라 너무 기대됐어요, 호텔이라는 주재면 사실 여행에 관한게 제일많은 주재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소재들이 더 다양했어요. 특히 제일 공감갔던것은 제일 첫번째 단편.
엄마와의 추억(?)이랄까, 싸움이랄까. 그것들이 깃든 엄마와의 호텔에서의 하룻밤에 관한 에피소드들이었어요. 저도 엄마랑 친구같이 지내는편이고 여행도 다녀봤는데 여행만가면 그렇게 싸웠거든요.. 오랜만에 보고 해도 싸우고 , 호텔에서 늘 티격태격. 엄마랑 둘만 보내는 여행지에서의 밤은 정말 독특하고 새로웠거든요. 첫번째 단편집을 읽으니 그게 생각나더라구요 -
가장 현실적인 단편이었던것 같아요.
그외 단편들중에는 몽환적인 단편들도 있습니다. 불륜에 관한 단편도 있었지만,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냄새에 민감한 와이프에게 쫓겨나다시피 해서 가게된 호텔에서 만난 여성. 그여성은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주었으며 , 다정히 대해주었죠. 결국 그녀에게 빠지지만 어느날 홀연히 호텔에서 그녀는 사라집니다.
단편들이라 뒷이야기가 길게 나오진않지만, 아마도 다시 와이프에게 돌아가겠지요 .. ?
뒤로갈수록 단편들은 더더욱 몽환적인 소재가 나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호텔 방에 대한 여덟가지 시선에 관한 소설인데 ... 한가지 주제로 이런 다양한 상상력이 나온다는것이 신기했어요.
현실적인 단편에서부터 몽환적인 소설다운 단편들까지 ... 너무너무 다채로운 이야기가 많았던 훌륭한 단편집이었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