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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기보다는 따뜻한 유머가 돋보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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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를 싫어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각자 선호하는 장르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문학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과 감동을 전해줍니다.   저 역시 소설 읽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장르 구분을 그리 하지 않는 편이라 다양한 소설들을 읽습니다. 물론 게으름 탓으로 많은 작품들을 읽지는 못했지만요.   제가 책읽기를 하면서 생긴 하나의 룰 비슷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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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를 싫어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각자 선호하는 장르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문학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과 감동을 전해줍니다.

 

저 역시 소설 읽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장르 구분을 그리 하지 않는 편이라 다양한 소설들을 읽습니다. 물론 게으름 탓으로 많은 작품들을 읽지는 못했지만요.

 

제가 책읽기를 하면서 생긴 하나의 룰 비슷한 것이, 무슨 굵직굵직한 상을 받은 작품과 그렇지 못한 작품을 차별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큰 상을 받은 작품들은 그 나름대로의 타당성과 예술성이 있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 중에서 숨겨져 있는 보석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큰 상을 받은 작품은 조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내가 수준이 낮은 탓이겠지요.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대단하죠. 게다가 노 대작가가 아닌 비교적 젊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길래 퓰리처상을 수상한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 부담감을 주었지만, 천천히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두 유대인 소년의 성장기, 성공기, 방황기를 함께 했습니다. 조 캐벌리어와 샘 클레이의 일대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습니다.

 

탈출로 시작한 그들의 모험은 미국의 역사와 맥락이 닿아있었습니다. 유대인의 길고 긴 탈출의 역사도 함께 했죠. 그리고 코믹스로 불리는 미국 만화의 역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사실 모두 제가 그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분야이죠.

 

하지만 흥미로웠습니다. 배트맨, 수퍼맨, 판타스틱 포 등 익히 알려진 캐릭터들. 그들에 열광하며 유년기를 보냈던 미국인들의 정서를 100% 이해할 순 없었지만, 저 역시 어린 시절 저만의 영웅들이 있었고, 우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나게 해주었죠.

 

출판사의 보도자료에는 “1천 쪽의 대작이 한 순간에 읽히는 놀라운 경험, 이어지는 묵직한 울림”이라고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작품을 읽고 난 저에게 적지 않은 분량이 순식간에 읽혀지거나,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온갖 미사여구나 수식어가 붙은 장문보다는 간결하고 깔끔한 단문 형식을 선호하는 저에게 4~5 줄 이상 이어지는 한 문장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체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1930년대~40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 대공황, 코믹스의 역사와 전설, 자유와 희망을 안고 뉴욕으로 밀려들어온 세계의 이민자들. 이 모든 것이 생생히 묘사된 책은 그 자체로 소중한 역사 공부이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미묘하고도 묘사하기 어려운 유대인 문제, 성적 소수자 문제를 비교적 가볍고도 우울하지 않게 표현한 부분은 특히 좋았습니다. 공산주의자만큼 배척되었던 동성애자. 그리고 수퍼맨과 배트맨으로 대표되는 코믹스 황금시대에 제동을 걸려 했던 윤리주의자들. 티브이 시대의 개막과 함께 사라진 코믹스 시대와 라디오 시대. 미국인과 똑같은 정서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저 나름대로의 향수를 갖게 한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느낀 것은 우정과 사랑이었습니다. 인간에겐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이자, 아름다운 삶의 조건이기도 하죠. 클레이와 캐벌리어의 우정, 그리고 로자와 캐벌리어의 사랑. 가족을 구하기 위한 캐벌리어의 헌신과 그것이 무너졌을 때 그가 보인 주체할 수 없는 분노. 모든 인간이 느끼는 희로애락을 저자는 두 유대인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굳이 묵직한 울림은 필요 없을지 모릅니다. 페이지 마다 튀어나오는 기발한 문장과 유머, 가족에 대한 헌신, 질기고도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 그것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리 가독성이 높은 작품이라고는 솔직히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인이 될 수 없는 우리로서는 그들이 느꼈을만한 향수를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류 공통의 언어인 만화와, 역시 모두가 가슴에 품고 사는 우정과 사랑, 가족이라는 주제는 분명 우리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느낍니다.

 

어렸을 적, 기를 쓰고 모았던 수많은 만화책들을 어느 날 아버님이 동네 아이들에게 한꺼번에 무료 대방출 하신 아픈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많은 만화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내 영웅들 역시. 책을 덮고 책장을 바라보니 지난 해 충동 구매했던 만화책 《샌드맨》1권이 보입니다.

 

고백하건대, 냅다 집어 들었습니다. 누가 그랬잖아요. 철들지 않은 남자는 늙지 않는다고. 그렇다고 어리다고 놀리진 마시길.

 

YES마니아 : 로얄 w*******7 2010.09.0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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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모험소설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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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만화틱한 판타지 소설인 줄 알고 폈다가 깜놀한 소설.   때는 바야흐로, 1930년대 후반. 독일이 히틀러와 나치의 광기에 휩싸이며 전운이 감돌던 시기. 독일은 야금야금 동유럽을 접수해 나가기 시작하고, 유대인들은 두려움에 떨게 된다. 프하라에 거주하고 있던 요제프 캐벌리어는 가족들의 헌신과, 탈출묘기와 각종 마술과 같은 재주들의 스승인 버나드 콘블럼의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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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만화틱한 판타지 소설인 줄 알고 폈다가 깜놀한 소설.

 

때는 바야흐로, 1930년대 후반. 독일이 히틀러와 나치의 광기에 휩싸이며 전운이 감돌던 시기.

독일은 야금야금 동유럽을 접수해 나가기 시작하고, 유대인들은 두려움에 떨게 된다. 프하라에 거주하고 있던 요제프 캐벌리어는 가족들의 헌신과, 탈출묘기와 각종 마술과 같은 재주들의 스승인 버나드 콘블럼의 도움으로 삼엄한 나치의 경계를 따돌리고 미국 뉴욕에 사는 이모 클레이먼 가家에 정착하게 된다.

 

연극과 각종 쇼를 하는 떠돌이 극단의 단원이기도 했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자신은 정신과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엠파이어 노벨티 주식회사의 말단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10대의 아들 새뮤얼 루이스 클레이먼, 그리고 그의 할머니와 함께 팍팍하게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던 클레이먼 여사는 전운을 피해 간신히 미국으로 넘어온 캐벌리어가의 장남을 따스하게 받아준다.

 

처음 둘이 한방에서 잠을 자야했을때, 새뮤얼과 요제프는 각각 열일곱, 열아홉쯤 되었을터다.

침대에 누워 각자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던 새뮤얼은, 단박에 요제프가 갖고있는 재능을 알아챈다. 새뮤얼은 그림 실력은 별로지만 뛰어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었고, 요제프는 어린 나이임에도 굴곡있는 삶과 프라하 미술학교에서 배운 뛰어난 그림실력이 있었다.

 

당시 미국사회는 코믹스, 즉, 새로운 형태의 만화가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었는데, 그 시장을 이끄는 선구자는 바로 '슈퍼맨' 이었다.

새뮤얼과 의기투합한 요제프는 '이스케이피스트(Escapist)' 라는 새로운 히어로를 탄생시키고, 엠파이어 노벨티 주식회사가 만화시장에 뛰어드는데 일조하게 된다. 탈출묘기와 각종 마술은 배운적이 있고, 독일점령하의 프라하와 동유럽을 탈출한 경력이 있는 요제프의 경험과 그림실력이 새뮤얼의 타고난 서사능력과 맞물려 둘의 만화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고, 조(요제프) 와 새미(새뮤얼)은 순식간에 인기 작가가 된다.

 

당시, 조의 관심사는 온통 '돈' 그 자체였다.

그는 돈을 최대한 많이 모아, 프라하에 있는 유대인인 가족들을 하루라도 빨리 미국으로 빼내와야했다.

유럽전체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고, 유대인은 격리수용되고 있었으며, 사랑하는 가족, 특히 어린 동생 토마스가 마음에걸렸다.

나치에 대한 그의 분노와, 독일에 대한 증오심은 점점 격렬하게 그의 작품 안에서 재생산 되었고, 새미는 그런 조를 이해하며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난다. 조는 버는 돈을 족족 신탁회사에 저금하며, 틈나는대로 이민국과 관련부서를 드나들며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듣는다.

 

그러던 중, 조는 일 관계로 참여한 파티에서 로자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의 아버지가 독일 치하에 있는 동유럽의 어린 유대인 아이들을 미국으로 몰래 빼내오는 구제사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새미는 자신의 동성애적 기질을 발견하게 되고, 이스케이피스트는 슈퍼맨이나 배트맨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며 엠파이어 노벨티를 엄청난 회사로 성장하게 만들어준다.

   

 

 

서두에 언급한 것 처럼 쉽고 가벼운 모험소설이라고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친 작품.

사실 최근 줄줄이 어둡고 무거운 작품들만 읽어서, 내심, 이 작품은 보다 쉽고 가볍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1930년대 후반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대께까지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조정래님의 한강이나 이문열님의 변경과 비슷한 작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한 가족들의 가족사만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는 점에서는 한강보다는 변경에 보다 가까운 듯 하다.

 

미국사회의 주류라고도 불리우는 유대인이지만, 이 당시에는 거의 전쟁난민에 다름 아니었다. 미국이라는 사회 자체가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기에, 미국이라는 국가의 역사는 비교적 뚜렷하고 정확하게 기록되어있는 편이다. 그 때문인지 미국 문학에서는 역사 전반을 다룬 대하 역사소설같은 작품은 별로 없고, 가족사가 대부분이다. 정확하고 뚜렷한 기록은 사실, 작가들의 상상력이 끼어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특유의 가족중심 공동체를 중심으로 역사를 풀어나감으로서, '역사' 를 이야기 하기보다 '사람' 을 이야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국내의 역사 소설들 역시 그러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주제의식 - 작가가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

 

게다가 우리는 일제 치하, 미군정, 6.25 , 유신정권, 독재정권 등을 겪으며 은폐되고, 날조되고, 곡해된 역사가 많기 때문에, 의식있는 많은 작가들은 보다 정확하고 소신있는 역사의식을 후대에 전달해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솔직히, 그때문인지, 1930~1950년대의 미국 만화시장을 배경으로 한 두 미국청년의 이야기는 심심할정도로 평탄해보인다.

물론 전란이 가득한 유럽에 놓고온 가족들에 대한 조의 절절한 마음이나, 자신의 어긋난 성적 취향을 고민하는(그닥 심각히 고민하지도 않는 것 같다;;) 새미의 이야기는, 단지 '아버지가 월북했다' 는 이유로 너무나 힘들게 한국 최고의 대학을 나왔지만, 사회의 최하류로 밀려나는 장남의 이야기(한강) 이나, 정부에 대항하는 운동권으로 시작했다가 삼청교육대, 정치깡패를 전전하는 형제의 이야기(변경) 만큼 드라마틱 하지는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미국만화의 생리나, 슈퍼히어로의 탄생배경에 흥미가 가긴 했다.

또한, 미국의 유대인으로서 조와 새미가 겪어가는 과정도 나름 흥미로웠지만, 그 또한 심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감정이 고조되는 2권 후반쯤에는 조의 감정과 일련의 사건들이 휘말리며 격랑을 예고하는 듯 했으나, 역시나 너무 쉽게 풀려나가고 만다. 초반의 강력했던 작가의식이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는 느낌이랄까.

 

유독 열린결말을 좋아하는 미국 문학이지만, 이야기로서의 완결성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역시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은 상당한 작품임은 확실하다.

위에 언급한대로 마무리로 살수록 약간 힘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기보다 등장인물들의 히스토리를 디테일하게 풀어내주는 방식은 그 인물 자체에 보다 정확한 인과관계와 설득력있는 생동감을 부여한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불친절한 방식이다. 게다가 결과를 먼저 말하는 미국문화의 특징도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 장면에서는 이런 감정을 가졌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 친구가 과거에 이런식으로 성장했었기 때문이고, 유년기에 어떤 일화는 이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 는 식이다.

현재와 회상을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상황 상황에 맞는 디테일한 설명들은 서사적 구조에 익숙한 한국 독자들에게는 쉽지 않겠지만, 집중하다 보면 놀라운 재미와 설득력을 안겨주기도 한다.

 

결국 사람에게 가장 큰 힘은 뭔가 '지켜야 할 것' 인 듯 하다.

그것이 때론 가족일수도, 때론 꿈일수도, 때론 일일수도 있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하다. 그리고, 충만하다.



f******g 2009.12.17.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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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소설에 객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출판사에서 홍보하는 문구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 삐까번쩍한 이 책에 대한 설명 몇 가지를 알려드리는 것으로 리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이 책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저는 일단 거기서 망설임이 사라졌는데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베스트 세 명 중에 두 명이 바로 퓰리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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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 소설에 객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출판사에서 홍보하는 문구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 삐까번쩍한 이 책에 대한 설명 몇 가지를 알려드리는 것으로 리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이 책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저는 일단 거기서 망설임이 사라졌는데요,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베스트 세 명 중에 두 명이 바로 퓰리처상 수상작가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냐고요? 코맥 할배와 필립 로스 할배입니다. 노인네들이죠. 그런데 안 노인네인 마이클 셰이본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지라 신선하기도 했거니와, 앞선 이유때문에 신뢰도 있었죠.

      게다가 말이죠. 이 작품이 이 작가의 최고 걸작이라고 쓰여있으니 솔직히 기대를 안 하기가 더 어려웠을 겁니다. 거기에 제목 또한 놀라운 모험이라고 하니, 이거 뭔가 상당히 어드벤처적인 기운이 쓰나미처럼 밀려왔었더랬죠.

 

      그러나 왠걸,

 

      계속계속 읽어나가는데, 그러니까 계속계속 가출하려고 드는 집중력을 간신히 붙잡아두면서 읽어보려고 애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읽기가 힘든 겁니다. 내용이 알라리 깔라리한 거였으니까요. 그래서 아마도 내 정신 사태가 빵꾸똥꾸인가보다 싶어서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죠. 그게 작년 12월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쇠진해진 독서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좀 재미있는 작품들을 골라가면서 읽었습니다. 확실히 공력 충전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리고 새해에 들어 별로 내키지는 않았습니다만 일단 손을 대면 끝장을 봐부러야 한다는 가훈에 따라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나 아우, 나 얘네들.   

 

      그러니까 이게 이런 겁니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아주 모르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그 얘기를 내가 왜 읽고 있어야 하는 건지를 모르겠는 겁니다. 말하자면 조 캐벌리어는 유대인이고 유대인을 핍박하는 나치 정권에서 탈출하여 -그러니까 시대적 배경이 그때인 거지요- 뉴욕에 도착합니다. 뉴욕에는 그의 사촌 샘 클레이가 뒹굴고 있었는데 얘를 만나서 그러니까 음음, 조가 만화에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안 새미가, 그러니까 음음, 어쩌다가 탈출 마술도 잘 한다는 것을 알고, 그러면서 조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조가 뚜껑이 한 번 날아갔다가 그 뚜껑으로 독일인들의 뺨따구를 한 번 날리고 싶어했는데 그게 그리 수월하지도 않고, 뭐, 음음. 아 놔 씨. 정말 돌아버리겠네.

      그러니까 얘들이 만화를 그려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가진 애들인데 애들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셔대니 그게 아닌가도 싶고...뭐, 하여튼 대체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해서 이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를 도저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500페이지에 달하니 미치지 않고 살아남은 제 자신이 기특할 뿐입니다.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거든요. 제가 아무리 부탁할 고양이는 없다고 해도 책 읽다가 죽는 건 좀 그렇잖아요.

 

      아마도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이 소설은 딱 미국인들만을 위한 소설인거죠. 대공황 시기의 뉴욕을 알고, 디시 코믹사에서 나온 각종 만화 캐릭터에 대한 향수가 있으며, 미국 사회에서 유대인이 갖는 위치적인 입장의 이해와, 기타등등 미국인이어야만 뭔가 호기심을 둘 수 있는 요소들로 이루어진 작품이랄까요? 스타워즈의 재개봉을 앞두고 회사도 빠지면서 밤새 극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미국인들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듯이 그 비슷한 맥락이라고 추측됩니다. 솔직히 저는 슈퍼맨 뿐 아니라 판타스틱 포라든가, 아이언맨이라든가 기타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만화 캐릭터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별로 관심도 없는 터라, 이 소설이 재미있을 수가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자국 문화와 정서에 호소할만한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토종 한국인이 저로서는 전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2권이 남았는데 솔직히 읽기가 좀 두렵네요.

 

http://blog.naver.com/vitojung



b******k 2010.01.11.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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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 1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 1" 내용보기
'유대인 경찰 연합'은 너무 재밌는 작품은 아니지만 정말 놀라운 통찰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작품에 비해 캐벌리어와 클레이는 거대한 음모는 배제하고 대신 살아있는 두 캐릭터를 내세웁니다. 역시 대체역사물이지만 유대인 경찰 연합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합니다. 주인공들은 2차세계대전 당시의 슈퍼 히어로 만화가들로, 이 정도 가정은 그렇게 크게 역사에 영향을 미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 1" 내용보기

 '유대인 경찰 연합'은 너무 재밌는 작품은 아니지만 정말 놀라운 통찰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작품에 비해 캐벌리어와 클레이는 거대한 음모는 배제하고 대신 살아있는 두 캐릭터를 내세웁니다. 역시 대체역사물이지만 유대인 경찰 연합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합니다. 주인공들은 2차세계대전 당시의 슈퍼 히어로 만화가들로, 이 정도 가정은 그렇게 크게 역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죠. 대신해서 가난한 유대인 이민자가 뉴욕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초반의 성공은 순수하게 영웅 성공 스토리를 따릅니다. 이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것은 세계대전 당시의 유대인 본토 탈출과, 동성애자에 대한 당시 분위기, 미국 내의 친독 세력들이 얽히고 섥히는 지점입니다. 1권에 박진감에 비해 2권의 뒷마무리는 뭔가 좀 서툰 봉합 같은 느낌이 있긴 합니다만, 전작처럼 평범한 유대인이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니만큼 새로운 시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작가의 장점은 유대교를 믿지 않는, 다른 수많은 종교를 가진 인종들에도 있는 무신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서 유대인의 보편적 성질을 드러내는 것인데 이런 면 때문에 오히려 불경스럽다는 평도 듣는다고 하는군요.

e****e 2015.0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