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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본사양은 여자, 남자는 주문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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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성에 관한 담론인가 했다. 남자가 모자란다니.. 읽기 시작하는데 어~ 이상하다. 그래서 저자를 보고, 약력을 보니 내게도 낯이 익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저자다. 예전에 그 책을 읽고 있으니 작은놈이 옆에서 거든다. ‘아빠 뭐 그렇게 심각하게 읽어? 생물하고 무생물하고 그 사이엔 and가 있을 뿐인데..’ 썰렁하다. 언젠가 [무릎과 무릎 사이]란 영화가 유행했을 때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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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성에 관한 담론인가 했다. 남자가 모자란다니.. 읽기 시작하는데 어~ 이상하다. 그래서 저자를 보고, 약력을 보니 내게도 낯이 익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저자다. 예전에 그 책을 읽고 있으니 작은놈이 옆에서 거든다. 아빠 뭐 그렇게 심각하게 읽어? 생물하고 무생물하고 그 사이엔 and가 있을 뿐인데.. 썰렁하다. 언젠가 [무릎과 무릎 사이]란 영화가 유행했을 때 했던 개그를 얼마 만에 들어보는 건지..

 

과학은 사유다. 그리고 증거다. 저자는 생명의 기본사양은 여자이고, 남자는 어쩌다 필요에 의한 주문생산품이란 것을 그 동안의 학계에서 발견한 Y염색체의 추적을 통해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지구가 탄생한 것은 46억년 전, 그로부터 최초의 생명이 발생하기 까지 10억년이 흘렀다. 그리고 생명체 출현 이후 또 다른 10억년, 그 동안 생물의 성은 단일했으며 모두가 암컷이었다. 그는 처녀생식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미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곤충학자 케네디미틀러가 관찰한 진딧물의 생식을 통하여 모자란 수컷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진딧물은 암컷 혼자서 새끼를 낳는다. 전부 딸이다. 그 딸들은 또 혼자서 전부 딸들만 낳는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진딧물 몸 안의 특수 호르몬의 균형이 변하기 시작한다. 암컷임을 나타내는 XX염색체가 X염색체 하나를 버리고 XO염색체가 된다. 그 결과 수컷이 태어난다. 염색체 하나가 모자란 암컷으로써 수컷이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들 수컷의 임무는 부지런히 교미하는 것 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정란을 바위 속 깊숙이 감추어 놓고 봄이 되기만을 기다린다고 한다. 수컷의 유전자형은 n+O는 사멸하고, n+X 하나만 남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봄이 되어 산란하는 수정란은 모조리 또 암컷이다. 이 암컷들이 또다시 딸들을 낳기 시작한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내려갈 때까지.. 지구의 환경이 변하기 시작하고, 종이 살아남기 위해서 다양성과 변화가 요구 된다. 암컷들은 이때서야 유전자의 상이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수컷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던 시몬드 보부아의 말은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남자는 남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1677년 네덜란드의 아마추어 과학자 레이우엔훅은 취미생활로 300배율의 현미경을 만들고, 인류최초로 신의 눈을 이용하여 정액 속에서 정자를 발견한다. 그는 우글거리는 정자들의 절반은 푸른색 이었고, 절반은 붉은색 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고 1905년 미국 필라델피아 브린마워 대학의 네티 마리아 스티븐스는 갈색 쌀거저리의 관찰을 통하여 정자에 성을 결정하는 염색체가 있음을 밝혀냈다고 한다. 이른바 Y염색체의 발견이다. 정자나 Y염색체나 모든 사람의 눈에 뜨인 건 아니다. 레이우엔훅이나 네티의 눈에만 뜨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이 사실을 밝혀낸 다음에는 그들에게만 보였던 것이 누구에게나 다 보이게 된다. 과학이란 그런 것이다. 1986년 미국 보스턴 MIT대학의 데이비드 페이지 Y염색체의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XX male (여성형 남성) XY female (남성형 여성)의 양성구유에 대해 연구하다가 Y염색체에서 남성을 남성답게 만드는 유전자가 있음을 밝혀낸다. 징크핑거Y (ZFY)라 불리는 이 유전자의 일부가 손상되어 XX로 가거나, XY에 존재하지 않게 되어 양성구유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페이지는 성급했다. 영국 왕립암연구소의 피터 N 굿펠로 XX male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관찰 중 추적자 DNA사용법을 써서 ZFY를 찾았으나, 그녀에게는 이 유전자가 없었다. 1990굿펠로 Y염색체상의 성 결정 유전자로 ZFY가 아닌 SRY (Sex Region Y)임을 네이처지에 발표한다. 그리고 자연히 행하게 된 우발적인 실험을 떠나서, 실험용 쥐를 통하여 SRY XX male을 결정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모든 태아는 염색체의 형태와는 상관없이 수정 후 7주째 까지는 같은 길을 간다고 한다. 생명의 기본사양 그것은 바로 여자였다. 7주가 지나면 남자들은 SRY에 의한 주문생산에 들어간다. 여자의 경우 뮐러관은 질, 자궁, 난관으로 변하고, 그 옆에 있는 울프관은 요로, 즉 오줌길이 된다. 생식길과 오줌길이 몸에 있는 원래대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SRY 지령에 의해 남자로의 주문생산이 시작되면 뮐러관은 억제되고 봉해지며, 울프관이 성장하여 사정관, 정낭, 부고환등으로 변한다. 어쩔 수 없이 정자와 오줌이 같은 길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컷의 신체 시스템에는 이렇게 주문생산에 따른 급조의 부적합과 오류가 남아있기 때문에 암컷에 비해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생물학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명이 더 짧고,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Y염색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염색체를 반으로 쪼개 다른 장소로 옮기고, 다시 반반으로 섞어 합체했다가 또 다시 둘로 나눠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 바로 그것뿐이라고 한다.

 

저자는 책에서 생명의 탄생과 성의 발달,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차이 및 관계를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구체적인 실험결과와 발견된 사실을 가지고서.. 그러나 그가 거대한 백과사전으로 비유한 염색체에 어떤 비밀이 담겨 있는지는 이미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통하여 밝혀졌다고 한다. 다만 염색체 속의 유전자 하나하나의 역할과 기능은 아직도 베일 속에 쌓여서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지만 말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도 이렇게 쓰여져 있다면 생물학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학교 다닐 때 왜 그렇게 생물이 싫던지, 생화학이 왜 그렇게 어렵던지..



k*****1 2010.03.25.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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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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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나 사회과학의 언어적 유희와는 달리 체계적 논리와 명료성에 바탕을 둔 순수 자연과학, 예컨데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학. 천문학은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습득한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사고와 가치 체계 및 사회 제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야기시켰고, 이에 따라 자연의 질서와 원인을 실증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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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나 사회과학의 언어적 유희와는 달리 체계적 논리와 명료성에 바탕을 둔 순수 자연과학, 예컨데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학. 천문학은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습득한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사고와 가치 체계 및 사회 제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야기시켰고, 이에 따라 자연의 질서와 원인을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방법론은 사회과학 및 인문과학에 도입되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과학을 아우르는 통합화의 과정, 즉 거대과학으로의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각 분야의 전문용어를 일상용어로 변환하여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대다수의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일이다.  자연과학의 전문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도전'에 가깝다. 

저자는 모험과 같은 이 도전에 있어 '무엇이 남성을 남성답게 만드는가?'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1677년 취미로 시작한 아마추어 과학자 레이우엔훅은 자신이 발명한 현미경을 통하여 정자의 모습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렇게 시작된 남성화 결정 인자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는 1905년 네티 마리아 스티븐스의 Y연색체 발견, 그리고 뒤이어 데이비드 페이지에 의한 징크 핑거(zinc finger)Y의 발견은 남성화의 결정적 유전인자로 굳어지는 듯했으나 굿펠로 연구팀에 의한 SRY 유전자의 발견으로 남성을 남성답게 만드는 스위치, 즉 남성화를 결정하는 온 오프 스위치는 결국 SRY 유전자임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1990년대 초의 일이니 남성화의 결정적 유전인자를 찾는 데 200여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생명의 기본 사양이 여성이라면 어떻게 남성화가 진행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수정 후 6주까지 형성된 생명의 기본 사양에는 입구가 있는 가느다란 두 개의 관이 존재한다.  뮐러관과 울프관.  정상적이라면 뮐러관은 성장하여 질, 자궁, 난관을 형성하겠지만, SRY유전자에 의한 명령으로 뮐러관 억제 인자가 생성되고, 결국 뮐러관이 서둘러 봉해진다.  이로 인해 정자의 배출구는 요로를 형성하는 울프관과 연결된다.  즉, 여성은 소변 배설을 위한 관과 생식을 위한 관이 명확히 나뉘어 있는데 남성은 하나이기 때문에 여성이 분화의 정도에서 더 발달되어 있다.

진딧물의 경우 처녀생식에 의한 암컷만을 생산하다가 겨울이 다가오면 주문에 의한 수컷을 생산한다. 수컷은 유전자의 운반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는 변화에 대한 적응과 다양성의 측면이 있다.  즉, 처녀생식은 어미의 유전자를 딸에게 그대로 복제하여 효율적인 반면, 급격한 변화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운반자로서의 남성은 필요에 의해 급조된 탓에, 여성에 비해 대부분의 질병에 취약하고 수명도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잉여의 발생(운반자 이외의 다른 역할로서)으로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성적 쾌감에 중독된 남성은 여성을 섬길 수 밖에 없다.  쾌감은 우리의 오감에 더하여 가속도에 대한 감각,즉 가속각에 의하여 발생한다고 저자는 가정하고 있다.  물고기가 물을 매체로 살아가지만 물을 의식하지 못하듯, 시간을 매체로 살아가는 인간은 시간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오직 시간의 추월에 의해 발생하는 최상의 쾌감, 가속각과 연결된 사정감이 모자란 남성에게 주어진 보상이며, 생명의 연쇄인 것이다. 

분자생물학이라는 생소한 영역을 저자는 모험을 하듯 우리의 일상용어로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어렵다. 

우리가 달에 첫발을 내딛듯 저자는 그렇게 어려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s*****l 2009.12.14. 신고 공감 4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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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 모자란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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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책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은 남녀 분석서로 알고 읽으시면 적잖이 실망하실겁니다. 책소개란을 보면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분자생물학을 통해 밝힌다고 했으니 이 책이 심리학 서적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생물학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관계만을' 분석한 책도 아니거든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대부분 알고 싶어할 '모자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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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책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은 남녀 분석서로 알고 읽으시면 적잖이 실망하실겁니다. 책소개란을 보면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분자생물학을 통해 밝힌다고 했으니 이 책이 심리학 서적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생물학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관계만을' 분석한 책도 아니거든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대부분 알고 싶어할 '모자란 남자들'에 대한 내용은 책이 절반 정도 지나갔을때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럼 그 전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일본에서 미국으로 대한항공을 타고 가던 시절을 회상하는 프롤로그 부분에서 한국인에 대한 발언을 하며 은근히 저의 심기를 건드린 다음에, 수정 후 세포분열과정에서 Y 염색체를 가진 수정체가 남성으로 분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ZFY에 대해 잠깐 언급을 합니다.

 

* ZFY - Zinc Finger Y / Y 염색체상의 특정 염기배열, 이 염기배열이 있어야 남자가 남자다운 모습을 띄게 되며 (남성화 결정 유전자), 성염색체가 XX인 여성이라도 우연히 이 염기배열이 X 염색체에 묻게 되면 외형이 남성의 모습을 띠게 된다라고 발견당시에는 굳게 믿었음. Zinc는 아연. 책을 읽어보면 이 유전자에 아연이온이 포함되어 있는것 같음.

 

그리고나서 1장에서는 레이우엔훅(Leeuwenhoek)의 업적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이 책을 보면 레이우엔훅이 현미경의 발명자이겠거니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미경을 발달시키고 적혈구와 정자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죠. 위키백과를 보니 '미생물학의 아버지'라고도 하는군요. (저도 학교다닐때 배웠을텐데 참 생소한 이름입니다.)

 

그 이후 5장까지 성염색체 연구의 발전사와 염색체의 구조, 게놈프로젝트, XX male(남성형 여성)과 XY female(여성형 남성)의 연구를 통한 '남성화 결정 유전자' ZFY의 발견에 대한 내용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저는 그나마 학교다닐때 생물학을 전공해서 내용이 그냥 그냥 이해는 갑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좀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아님 말구요 ^^ 어쨌든 이 책을 읽지 않은 분들은 ZFY니 (나중에 나오는)  SRY니 하는 용어가 무척 생소하실 겁니다. ZFY는 위에 잠깐 설명했듯이 발견당시에는 남성형을 결정하는 염기배열이라고 인정받을뻔 했습니다. 하지만 곧 SRY (Sex Region Y)가 발견되며 남성화 결정 유전자의 지위를 물려주게 되죠. 여기까지가 책의 절반보다 한두 페이지 더 나간 118페이지 까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왜 남자가 여자보다 생물학적으로 열등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언급도 없습니다. 책의 반이 넘어갈때 까지요.
사실 책의 제목이 '모자란 남자들'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제가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인 차이에 대해, 왜 남자가 열등한지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꽤 재미있게 읽었을겁니다. SRY가 등장하며 ZFY를 KO 시켜버리는 부분은 특히나 흥미진진하죠.

 

그런데 이 쯤에서 왜 서문에나 해당할 법한 내용이 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현미경을 통해 최초로 관찰한 정자, X-Y 염색체의 발견, ZFY의 발견 등 ...
제 개인적으로는 이 모든 '서문'은 바로 SRY 유전자를 등장시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자를 남자답게 보이도록 수정체를 변형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유전자 ... 생물학적으로 열등한 남자를 만든 장본인(?)... SRY만 없었다면 인간은 모두 여성으로 태어나 우등한 생물학적 잇점을 누릴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작가는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우등한 이유를 남자보다 병에 덜 걸리고 상대수명이 길다는 것에서만 찾고 있는 듯 합니다. 남자는 그저 여성의 우등한 유전자를 다른 여성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로 전락시키면서요. 인간의 다른 모든 속성을 배제한 체 생물학적으로만 보자면 암이나 다른 질병에 강하고 오래 사는 여성이 더 우등한 존재는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남자를 X 염색체나 옮겨주는 하찮은 존재로 볼 이유까지야 뭐 있을까 싶군요. (다른 이유도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게 없네요.)

 

9장에서는 인류의 기원에 대해 얘기를 꺼냅니다. 모든 현생 인류의 X 염색체는 아프리카의 한 여인에게부터 Y 염색체 또한 아프리카의 한 남성에게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최초의 여성에 대해서는 몇 년전 TV 다큐멘터리로도 방영이 됐었죠. 이 최초의 여성과 남성 두 사람이 서로 아는사람인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작가는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도 오직 남자의 역할은 전달자 역할이었음을 강조합니다.

 

이후 10장, 11장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한 후 에필로그가 나오는데 약간의 충격적인(!) 반전이 있으므로 에필로그 부분은 생략 ^^

 

정리하려고 제가 쓴 리뷰를 다시 훑어보니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 자체가 산만하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떻게 정리를 못하겠군요. 어차피 저도 모자란 남자중에 한 명 이니까요.
그런데 모자란 남자들이란 제목도 그렇습니다. 책 소개를 보면 분자생물학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밝힌다고 했는데 정작 본론은 6~9장 ... 나머지는 긴 서문(프롤로그~5장)과 그 보다는 조금 짧은 맺음말(10,11장 및 에필로그) ... 책 제목을 상당히 잘 못 정했다는 느낌입니다. 모자란 남자들은 부제로나 사용했으면 어땠을까요?

 

책은 분명히 재미있습니다. 아주 쏙 빠져들게 재밌다기 보다는 ... 뭐랄까 ... 일본책 특유의 그 뭐냐 ...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저자 실제로 만나보면 상당히 말이 많을 듯 싶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에 대해서 '영국 지식인들은 건조한 말투 속에 하고 싶은 말을 담는 것을 지적인 스타일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폄하하면서 자기는 책을 재미있게 쓰겠다고 하는데 ... 재밌기는 하나 곁가지가 너무 많은 느낌이거든요.

 

이 책 ... 과학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에세이적이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학적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열등한 남자들은 있어도 모자란 남자들은 찾기 힘들구요. 2% 정도 부족한 책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시고 후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나머지 98%를 나름 잘 메워주고 있거든요. 특히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헛점을 노리는 여성분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j******m 2009.12.0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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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천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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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져 왔던 것에 인간이 어떻게 도전해왔던가. 아주 성실한 열정들이 커다란 전환점들을 마련하면서 그 영역은 신비를 벗는다.   안톤 판 레이우엔훅. 1600년대 사람인 그는 네덜란드의 델프트의 비단가게 상인에서 시의 하급관리가 된 사람이었다. 오직 세상을 더 높은 배율로 보고 싶어하던 이 남자의 순수한 열정이 수많은 세균의 존재를 그리고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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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신비,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져 왔던 것에 인간이 어떻게 도전해왔던가. 아주 성실한 열정들이 커다란 전환점들을 마련하면서 그 영역은 신비를 벗는다.
  안톤 판 레이우엔훅. 1600년대 사람인 그는 네덜란드의 델프트의 비단가게 상인에서 시의 하급관리가 된 사람이었다. 오직 세상을 더 높은 배율로 보고 싶어하던 이 남자의 순수한 열정이 수많은 세균의 존재를 그리고 정자의 존재를 증명했다.
  네티 마리아 스티븐스. 브린마워 여대의 가난한 강사였던 그녀는 가장 손쉽게 키울수 있는 쌀거적거리를 연구주제로 삼는다. 좀더 정확히 보기 위해 세포를 절편화하려는 노력, 샘플고정, 마이크로톰조작, 염색 등의 모든 기술이 이 시대까지도 그녀의 기술을 그대로 사용한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녀의 열정이 Y염색체의 존재를 밝혀낸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서두에 생물교과서의 성염색체를 설명한 페이지를 예로 들면서 이렇게 말한다.:

교과서는 왜 재미가 없을까. 이유는 왜, 그때, 그런 지식이 필요했는가 하는 절실함에 대한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가 어떻게 그런 발견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완전히 표백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p.30)

  그래서 저자는 학자들의 성실한 열정이 우리가 지금 상식수준으로 알고 있는 염색체라는 것을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추적한다. 정자의 발견과 Y염색체의 발견, 그리고 그 성염색체들을 변이시키는 유전자의 존재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결과로 드러나는 남성이라는 종의 연약함을 밝힌다.:

  남성은 생명의 기본 사양인 여성을 변환시켜 만들어진 존재이다. 그러므로 곳곳에서 급조로 인한 서툰 마무리가 발견되는 것이라고. (...) 아담이 이브를 만든 게 아니다. 이브가 아담을 만든 것이다. (p.137)

  방대한 양의 유전자의 정보를 46권의 백과사전 한질로 비유하여 풀어낸 설명이 인상적이다. 교과서적 설명을 하지 않겠다는 책 초반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저자는 이외에도 다양한 비유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성결정의 과정 등을 설명하는 데 비유가 아주 적절하며 재미있어서 이해가 쉽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 보이는 세상이지만 역으로 보면 '여자를 섬기는' 사회라고 말하면서 하버드 생물학박사부부의 예를 든다. 좀 엉뚱한 대목이기도 하지만 모자란 남자들을 위한 보상으로 설명하고 있는 가속각이란 감각의 설명과 연관성이 있다.

 

  저자의 주장을 한마디로 응축한 에필로그 부분을 보자.:

  생물의 기본 사양으로서의 여성을 억지로 바꿔 주문 생산한 것이 남성이며, 거기에는 주문 생산에 따른 부정합과 오류가 있다. 즉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모자란 여자’랄 할 수 있다. 그래서 남자는 수명이 짧고 쉽게 질병에 걸리며, 정신적으로 약하다. (p.225-226)

YES마니아 : 로얄 l*****a 2009.12.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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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를 지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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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나는 내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로 태어난 것에 49% 정도 만족했던 것 같다. 2% 정도는 남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것에 2%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진화된 동물이라는 작가의 의견에 내 마음이 홀라당 넘어가 버린 탓이다.   나는 이런 책을 읽으면 참 잘 믿는다.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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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나는 내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로 태어난 것에 49% 정도 만족했던 것 같다. 2% 정도는 남자로 태어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것에 2%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진화된 동물이라는 작가의 의견에 내 마음이 홀라당 넘어가 버린 탓이다.

 

나는 이런 책을 읽으면 참 잘 믿는다. 호기심 잔뜩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를 과학적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풀어 놓은 글.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 내가 알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을 다 해 주니 고스란히 믿을 수밖에. 생물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어지간한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것도 좀 궁금하기는 하지만, 나는 못 알아듣는 것은 못 알아듣더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남자는 여자에 비해 모자라는 존재라는 거지.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인 인간으로 어떻게 진화될 수 있었겠는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못 믿는 말이었다. 하다 못해 원숭이에서 인간으로의 진화조차 의심을 해 왔지만 적어도 기독교의 창조론에는 동의를 하지 못했던 탓에 '그래,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며 진화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 책을 읽으니 정말 진화했으리라 싶어진 것이다. 즉 지렁이의 몸이나 인간의 몸이나 원통형에서 출발했다는 놀라운 말씀에 나는 그만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 책 속의 이런 내용은 맞는 말이고 이런 내용은 틀린 말이니 가려 가면서 읽어야 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형편이 못되어서 스스로 딱할 뿐이다. 나는 다 맞을 거야 하면서 읽었으니까.(물론, 당연히 유전자나 염색체, 세포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늘어놓을 때는 재대로 이해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 인간의 몸이라는 게 생각해 보면 엄청 오묘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우리 몸 하나가 바로 우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과정, 다시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는 과정,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나를 죽여 자식을 낳는 과정. 좀 무섭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우리는 무엇일까.    

 

과학은, 알려고 하면 알수록 우주 너머로 거대해지든지, 원자 이하로 미세해지든지 둘 중의 한 길로 가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 세상 생명의 길 위 어디 쯤에 무슨 일을 하려고 서 있는 존재인 것일까?  

YES마니아 : 로얄 j***6 2009.12.09.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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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남자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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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들의 성비를 보면 여자 교직원분들이 남성 교직원분들보다 월등히 많다고 한다. 그래서 교원 시험에 남자들에게 일정 비율을 할당해서 우대를 해야 한다는 논란의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 것 같다. 남자가 모자라는 지는 솔직히 몰라서 비율적으로 보았을때 여성들이 더 똑똑하고 공부잘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왜 그럴까..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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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들의 성비를 보면 여자 교직원분들이 남성 교직원분들보다 월등히 많다고 한다. 그래서 교원 시험에 남자들에게 일정 비율을 할당해서 우대를 해야 한다는 논란의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 것 같다. 남자가 모자라는 지는 솔직히 몰라서 비율적으로 보았을때 여성들이 더 똑똑하고 공부잘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왜 그럴까..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을 왠지 해소해 줄것 같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잘 만들어진 영화예고편의 스팩타클 액션 장면에 속아서 영화를 봤다가 예교편에 나온 장면 외에는 별 다른 내용이 없는 경우 심히 속았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포스에는 남자들의 무능력함과 모자랄 수 밖에 없는 존재인지를 잘근잘근 조금은 가볍고 창의적으로 씹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전혀 그런 쪽과는 다른 전개를 띄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이 별로라거나 함량 미달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예상했던 전개와는 달랐다는 느낌을 말한 것이다.

왜 남자들이 모자란지를 얼른 읽어보고 싶었지만 중반까지 염색체, 게놈프로젝트, 유전자 등 과학, 생물학적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일본저자들이 자주 펴내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읽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분석을 다룬 책처럼 읽혀지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인간생물학 교양서 혹은 교양에세이 정도로 정의내리면 적당한 책일 것 같다. 과학적 전문지식을 상당부분 내포하고 있어 지적 책읽기에는 안성맞춤이지만 뭔가 유쾌,통쾌, 키득키득의 웃음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 흡입력있게 읽혀지는 과학교양서로서의 가치는 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단순히 심리학적, 혹은 살아오면서의 환경적 요인으로 찾는 책들이 대부분이라면 이 책은 그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a*****k 2009.12.1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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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의 비밀_모자란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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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책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다면 아예 발생 초기로 돌아가 유전적으로 설명해낸 책이 이 책이 아닌가 싶다. 마치 한편의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탐정 소설과도 같이 후쿠오카 박사는 아담의 갈비뼈를 떼서 이브를 만든 것이 아니고 이브들만 살던 세상에서 어느날 아담이 불현듯 창조되었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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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책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다면 아예 발생 초기로 돌아가 유전적으로 설명해낸 책이 이 책이 아닌가 싶다. 


마치 한편의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탐정 소설과도 같이 후쿠오카 박사는 아담의 갈비뼈를 떼서 이브를 만든 것이 아니고 이브들만 살던 세상에서 어느날 아담이 불현듯 창조되었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설결정 유전자, 단성 생식과 양성 생식등이 논거로 제시되고 유전자를 파헤치려는 과학자들의 집념과 노력 또한 제시 된다. 


이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스트레스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탓에 수명도 여자보다 짧고 발병율도 높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생각이 많이 바뀐다. 남자란 것은 결국.. 여자의 유전자를 다른 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운반자에 불과하다니.. 이 얼마나 참신한 생각인가. 


모자란 남자들이라는 제목도 나쁘지는 않지만 이 책은 제목만 좀 바꾸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팔리기도 많이 팔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자면 "신의 실수 : 이브, 아담을 만들다.."라던가.. 


이 책을 끝으로 지금까지 번역된 후쿠오카 박사의 책은 얼추 다 본 것 같다. 아리까리한 내용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의미로 다시 한번 봐야지. 



d***n 2014.02.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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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여주는 남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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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신이치 저자의 생명에 관한 놀라움의 책 <생물과 무생물사이> 다음으로 두번째로 접하는 책으로 이번에는 남.여 성별에 관련된 과학 책이다.   이 책은 얼마나 놀라운 사실들을 소개하고 있는지! 구약 성서에 여자는 아담의 갈빗대 하나로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 태어났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이 책의 결론) " 아담이 이브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브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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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신이치 저자의 생명에 관한 놀라움의 책 <생물과 무생물사이> 다음으로 두번째로 접하는 책으로 이번에는 남.여 성별에 관련된 과학 책이다.

 

이 책은 얼마나 놀라운 사실들을 소개하고 있는지!

구약 성서에 여자는 아담의 갈빗대 하나로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 태어났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보면(이 책의 결론) " 아담이 이브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브가 아담을 만든 것이다." 라는 결론이 나온다. 왜? 어떤 과학적 근거로서 말인가..

 

본래 모든 생물들은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성이 생성되게 된 계기는 단 하나의 이유에 불과했었다. 수컷이 없이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을때 생물들은 단지 엄마의 유전자만 똑같이 복제된 존재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수컷이 있음으로 해서 수컷은 엄마의 유전자를 다른 여자에게 전해줌으로써 더 나은. 그리고 다양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었다.

 

단지 처음에는 전해주는 '운반자' 라는 역할로 만들어진 수컷. 남자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아이가 만들어지는 변환의 단계를 보면, 남성은 여성의 기본적인 몸을 변환시켜 만들어진다고 한다. 얼마나 놀라웠던 과학적 사실인지. 읽으면서 꽤나 놀라웠다. 책의 제목은 그래서 '모자란 남자들'이라고 명명했다. 강한 남자. 라고 일컬어온 남자들. 그러나 사실은 과학적으로는 모자라고 약한 존재라고. 후쿠오카 신이치는 말한다..

 

그 과학적 증거들. 관련 자료들을 첨부해 소개하고 있고, 정자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 그리고 본래의 여성의 몸에서 남성의 몸으로 변이를 일으키는 세포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 수컷의 체세포와 암컷의 체세포의 차이점을 하나하나 차근차근하게 소개시켜주면서도,글의 구석구석에서 재미를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그의 두번째 책에 이르러서야 나는 느꼈다. 소설을 읽으면서, ' 아! 이 작가.. 글 잘쓴다.' 라는 감탄 말고. 이런 과학류의 책에서 이런 감탄을 자아낸적은 처음인것 같다. 그리고 놀라운 과학적 사실들을 알게 되서 좋았다..

 

 

건강한 남성이 방출하는 정액에는 대략 수억 개의 정자가 들어 있다. 그 절반은 붉은 정자이며 나머지 반은 푸른 정자다. 방출된 정자들은 서로 앞다퉈 다 같이 깊은 곳을 향해 거슬러 올라간다. 한편 정자를 기다리는 난자는 무색이다. 한달에 한 번 운반되는 난자는 항상 투명하다. 이 난자와 붉은 정자가 결합하면 여자아이가 태어나고 푸른 정자와 결합하면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p.32)

 

남성은 생명의 기본 사양인 여성을 변환시켜 만들어진 존재다. 그러므로 곳곳에서 급조로 인한 서툰 마무리가 발견되는 것이라고. 실제로 여성의 몸은 모든 것이 갖춰져 있고 남성의 몸은 그것을 취합, 선택 또는 변조한 것에 불과하다. 기본 사양으로 구비되어 있던 뮐러관과 울프관, 남성은 뮐러관을 일부러 죽이고 울프관을 속성으로 성장시켜 생식기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다양한 잔재주를 부렸다. 이리하여 소변을 위한 길이 정액의 통로를 차양하게 되었다. (p.137)

 

 

t****6 2010.03.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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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분화의 미스터리, 믿은 안 믿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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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페미니즘 책일 것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지만 생물학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일본의 분자생물학자로, 이 책에서 그는 예리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성(性)'의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구체적으로는 남성화 결정 유전자(남성을 남성이게 하는 유전자)나 성염색체를 발견하기까지의 과학자들의 고군분투,Y염색체의 여정, 성별(남성)의 존재 의의 같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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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페미니즘 책일 것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지만 생물학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일본의 분자생물학자로, 

이 책에서 그는 예리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성(性)'의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구체적으로는 남성화 결정 유전자(남성을 남성이게 하는 유전자)나 성염색체를 발견하기까지의 과학자들의 고군분투,

Y염색체의 여정, 성별(남성)의 존재 의의 같은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저자의 전작이자 대표작인 <동적평형>과 <생물과 무생물 사이>를 푹 빠져 읽었기에

이 책에도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다 읽고 나니 어떤 면에서 위 두 권보다 더 깊은 통찰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성', '성별'에 관한 내 각별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리라.


시작은 흡사 추리 소설의 도입부 같다.

1989년 여름, 미국 콜로라도주 록키산맥의 한 고급 휴양지. 

이 곳에 모여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어쩐지 어울리지 않게도-과학자들이다. 

연단에는 모두가 주목하는 신예 연구자 데이빗 페이지가 올라 야심찬 얼굴로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있었다. 

내용인즉슨, 

'남성을 남성이게 하는 유전자를 밝혀냈다'는 것이었다. 유전자의 이름은 ZFY(Zinc Finger Y).

손가락(finger)처럼 생기고 그 손가락 모양 사이에 아연(Zinc) 이온을 낀 채 Y염색체 문자열 위에 존재하여 ZFY라 불리는 이 유전자가 

자기 아래, 또 그 아래에 위치한 DNA를 폭포에서 물떨어지듯 차례로 자극하면서 남성의 여러 성징이 나타나게 된다는 가설이었다.

가설에 따르면 ZFY 유전자가 없으면 남성은 만들어지지 않으며, 생명의 기본형인 여성으로 발달이 진행된다. 

페이지는 성염색체 돌연변이가 일어난 XX male(XX 염색체를 갖고 있지만 외형은 남성인 사람)에게서 ZFY 유전자를 발견하고는

이 유전자야말로 남성을 남성이게 하는 유전자, 곧 남성화 결정 유전자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유전자형이 XX로 여성이어도 그 사이에 ZFY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끼어들어감으로써 남성의 외형을 만들어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이 최종적으로 손을 들어준 쪽은 얄궂게도 페이지가 아닌 그의 경쟁자 굿펠로우박사의 연구팀이었다.  

Y염색체의 문자열에서 ZFY 유전자보다 조금 더 뒤쪽에 있는 SRY 유전자가 진짜배기 남성화 결정 유전자였던 것.

페이지의 경우, 우연히 자신이 연구한 사례에 ZFY 유전자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만 믿고 직관적으로 판단한 것이 패착이었다. 


이 부분은 내용 전개가 추리소설처럼 다이나믹해 재미있는데, 사실 메시지 자체는 퍽 단순하다.

ZFY가 됐든 SRY가 됐든 '남성화 결정 유전자'라는 것이 존재하며 이것이 없으면 여성이 된다는 것. 

반면 여성에게는 '무언가가 없으면 다른 성이 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여성은 그냥 여성이다. 아마도 태초부터, 지금까지.

즉 생명의 기본형은 여성이며, 남성은 거기에 옵션을 추가해 변형시킨 주문 제작 상품, 좀 박하게 말하면 잉여로운 존재라는 것.

책 띠지에도 적혀 있다시피, '(아담에서 이브를 만든 게 아니라) 이브가 아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전에 요네하라 마리의 책 <차이와 사이>에서도 읽은 적이 있지만, 그는 과학자가 아니었고 그 책도 과학책은 아니었기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닌, 다분히 요네하라의 추측이 섞인 유니크한 주장 정도로만 여기고 넘어갔다. 

또 그 주장에서 일정 정도 영향을 받아 이후 '부가적인 존재로서의 남성'을 의식하게 되긴 했어도,

그렇다고 여성이 인류의, 혹은 생명체의 기본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기본형이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여성과 남성이 함께 존재하는 양성구유, 혹은 무성의 모습이어야 공평하고(!) 이치에 맞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에 묘사된 '여성이 기본형'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그런 당위나 사견을 말 그대로 '일축'하고 있었다.  

수정 후 7주 이후의 태아가 각자 부여받은 염색체에 따라 성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관한 묘사가 그것이다. 


인간의 기본형이 지금의 여성과 남성의 정확한 중간 지점에 있었다면 

태아는 발생 초기에 두 가지 성기를 모두 갖고 있거나 성기 자체가 없는, 양성, 중성, 혹은 무성 상태이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책에 따르면 수정 7주 후) 중성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여아는 여성, 남아는 남성의 성기를 '각각'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시작부터' 많이 다르다. 

처음부터 여아와 남아 모두 여성의 성기만 갖고 있다. 

이 상태에서 여아는 그냥 왔던 길을 계속 가고, 남아만 '남성'의 성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 남아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여성 성기를 '메워야' 한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된다. 

남성의 회음부 중앙에는 남성기에서 귀두 밑까지 이어지는 약간 튀어나온 선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바로 태아 시절 여성 상태로 벌어져 있던 성기가 수정 7주 이후 봉합되면서 생기는 선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한창 읽고 있을 무렵, 주변에 남자만 보였다 하면 자꾸만 그들에게도 여성 성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떠오르며

그대로 잘 자랐으면 어떤 여성이 되었을까 하는 상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본 눈'도 사고 싶고 '안 본 눈'도 사고 싶은, 즐거운 건지 불쾌한 건지 모를 이상야릇한 경험들;;;)

물론 이런 내용은 저자가 최초로 발견한 것도 아니며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인 모양이지만

나는 이 책으로 처음 깨달았기에 무척 흥미로웠고 놀라웠다. 

인류의 진화 과정이 새로운 인간이 태어날 때마다 엄마 뱃속에서 매번 축약본으로 재방송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그것이 상징하는 바, 즉 여성이 '일개 성'이 아닌 그냥 생명체 자체, 즉 성(性)이 아니라 생(生)이라는 점은 놀라웠다.


이 땅에서 한 사람의 여성으로 살아오며 내가 느끼고 체험한 바, 여성은 사회적으로 거의 늘 곁가지적인 존재였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동성 부모의 성을 물려받지 못했고, 그녀도, 그녀의 엄마도 그랬다. 

그러나 나와 달리 사촌오빠는 동성 부모인 아빠의 성을 물려받을 수 있었고, 그 아빠도, 그 아빠의 아빠도 그랬다.

내 나라가 내게 매긴 일련번호는 '2'로 시작했고, 내 외할머니도 할머니도 엄마도 이모도 고모도 언니도 동성 친구들도 모두 그러했다.

그러나 내 아빠와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와 사촌오빠와 이종남동생과 남자친구는 '1'로 시작되는 번호를 갖고 있다.

여성과 남성을 함께 칭할 일이 있을 때는 보통 남성이 먼저 왔다(에미애비, 암수, 연놈처럼 비하와 멸시의 의미가 있을 때는 예외다).

영어로 인간을 뜻하는 명사는 man, 혹은 male 이었고, 여성은 거기에 wo-나 fe-를 붙여 칭해야 했다. 

한국어와 일본어에서 3인칭 여성을 뜻하는 '그녀', '彼女'는 남성 3인칭 대명사인 '그'에 굳이 '여성'임을 알리는 딱지를 덧붙여 만든 말이다. 

온갖 증명 서류를 떼거나 인증 작업을 해야 할 때는 기본적으로 늘 '남성'으로 체크되어 있는 성별을 반드시 여성으로 바꿔야 했다. 

한국의 신문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신상 정보는 여성일 경우에만 '여(女)'라는 성별이 '부가' 표기된다. 

비교적 가시적이고 커다란 부분에서 일상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한쪽 성별의 사람들만이 자신의 성별을 이렇게까지 집요하고도 일관되게 ’제시’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중립적인 '성별 인증'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 정체성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기실 나라는 존재를 기본적으로 상정하고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런 상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종종 '남의 집에 방 한칸 얻어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때가 있다. 

부가적인 존재란 왕왕 주변적인 존재가 된다. 

그런데,

생물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여성이 기본형이고 남성은 거기서 뻗어나온 곁가지라고...?

그러고나자 비로소 눈에 띈다. 수유를 할 일이 없는 남성에게 왜 젖꼭지가 남아있는지.

회음부까지 갈 필요도 없었군. 등잔 밑이 어두웠다. 


그런데 자꾸만 곁가지라느니 모자라다느니....

독자의 성별이나 성향, 가치관에 따라 듣기에 다소 거북할 수 있는 표현이다. 

실제로 누군가가 다분히 불편한 심기로 썼음이 절절이 느껴지는 장문의 서평이 이 바로 위에도 있다. 

글의 요지인즉슨, 

남성이 수학도 더 잘하고 힘도 세며, 생식기관과 배설기관이 분리되지 않은 것도 열등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진화의 증거'라고 볼 수 있는 것인데

그런 남성을 '모자라다'고 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모자란'이라는 말에 불편해진 그 심정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도 예전에 다니던 출판사에서 출간하려던 책의 제목이 『ダメな女(구제불능 여자)』여서 혀를 찼던 기억이 난다. ㅎ 

(책은 다른 출판사에서 <쓸모없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자람'이란 지능이나 근력 같은 현실적 능력치가 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보다는 '자가복제' 가능성, 생식시의 자기 완결성, 유전적인 안정성, 혹은 유전에 대한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닐지. 


여기서 '그렇다면 여성, 암컷은 혼자서 생식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대답은 예이기도 하고 아니오이기도 하다. 

수컷이라는 성을 만들어내면서 암컷도 그에 따라 상보적으로 진화해 왔을 테니 '현재의' 암컷 역시 태초와 같은 완전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생명이 등장한 초창기에 성은 아마도 단일성이었거나 암컷의-현재의 암컷에 대단히 가까운-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여성, 암컷의 몸을 보면 자손을 잉태하고 낳기 위한 거의 모든 기관을 갖추고 있다. 

딱 하나, 다른 개체의 유전자를 받아들이기 위한 기관만이 '현재의 암컷'이 생식할 때 필요하되 결여된 기관인데, 

이는 그 기능을 외주화하면서 사라진 것이므로 생명체에게 본질적으로 필수적인 기관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태곳적 그대로 암컷의 형태로 혼자 끊임없이 자손을 낳아 키우면 될 것을 인류를 포함한 많은 종은 

뭐하러 성별 분업을 통한 번식이라는 번거롭기 짝이 없는 방식을 택한 걸까?


이에 대한 설명이 후반부에서 이어진다. 예로 등장하는 것은 진딧물이다. 

암컷으로만 이루어진 진딧물 아마조네스에서는 평상시 처녀 생식만으로 충분히 후손이 만들어지지만,

볕이 줄고 찬바람이 불며 가을이 찾아올 무렵이면 암컷의 몸에서 X염색체가 하나 모자란 존재가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다. 수컷이다. 

수컷의 역할은 겨울이 오기 전에 최대한 많은 암컷과 교미해 수정란을 만들게 하는 것.

암컷의 난자가 갖고 있는 X염색체와 수컷의 정자가 갖고 있는 X염색체(진딧물의 정자에는 Y염색체는 없다고 한다)가 만나

새로운 XX형 암컷 수정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때 수컷이 가지고 있던 X염색체 역시 당연히 암컷에게서 온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인간 여자가 남자와 결혼을 하는데, 언뜻 남성과 결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전자 차원에서 보면 여자는 남자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와 결혼하는 것이랄까.

그렇다면 그 사이에서 남자는 어머니 유전자를 날라다 주는 매개체, 배달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된다.

이 '시어머니와의 결혼' 비유는 책에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저자도 본문에서 '심부름꾼', '전령', '배달부'라는 표현은 꽤 여러 번 쓰고 있다. 


요네하라는 앞서 언급한 책에서 수컷의 존재 이유를 '진화의 전위 부대, 선발대 임무를 맡기 위해'로 적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후쿠오카의 주장은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결국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후 등 자연 환경의 변화로 생명 활동이 위협받을 때, 집단 안에 같은 유전자만 존재할 경우 그 집단은 절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대비해 여러 암컷의 유전자를 서로 섞어 다양성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그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수컷이라는 것이다. 

오호라.


전부터 인간 남성이나 자연계의 수컷을 보면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그 생물종의 '성장'이다. 

진화, 전진, 발전, 성취,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나는 학자가 아니니까. 

반면 암컷은 '존재'다.

존재의 기반이자 존재 그 자체.

'존재' 후에, 거기서 뭔가 플러스알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수컷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한 가지에 잘 집중하는(혹은 중독되는) 많은 남자들의 특성은 그런 특정 목적을 위해 부여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수컷 만들기 프로세스'가 그렇게 완벽하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수컷, 혹은 인간 남성은 한 가지 방면에 특출난 경우도 많지만 동시에 취약한 것도 많다. 

개인을 놓고 봐도, 집단을 놓고 봐도 남성은 여성에 비해 특징이나 능력의 기복이 크고 중간영역이 두텁지 않다.

대개의 분야에서는 정규분포 곡선을 그려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중간층이 얕고 양극단이 발달한 형태가 될 것 같다,

개체 내, 혹은 집단 내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할까, 불균질화 돼 있다고 할까.

(물론 '안정성이 높다', '균질하다'는 것은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뉘앙스와 달리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건 그것대로 '정체'를 초래할 테니)


여기서 저자의 설명도 '남성의 취약함'으로 넘어간다. 

남성은 태아 때부터 모체의 뱃속 환경에 더 쉽게 영향 받고 

태어나서는 흡연 음주 등의 환경요인을 고려하고도 암 발병률이 훨씬 높으며

그 귀결인지 모르겠으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평균수명이 여성보다 훨씬 짧은데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남성의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면역계의 작용을 억제해 암 발병률을 높인다고 한다.

이 하나의 근거만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는 무리겠지만 대단히 시사적이라는 생각은 든다. 


이토록 취약한 남성.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에 충실했고, 오늘날도 그렇다.  

바로 자손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적고 사실은 모계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읽어야 한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이다. 

현재 아시아 남성 인구의 8%에 해당하는 1600만 명의 남자들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Y염색체.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이 염색체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한 명의 역사적 인물을 추적해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하거니와,

이 Y염색체가 달성한 위업과 그 의의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우리의 호주제 폐지론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던 사실이 떠올라 사뭇 시사적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대 최재천 교수는 '유전학적 호주는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후쿠오카도 이 책에서 일본의 황위 계승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아마도 기본적으로 같은 입장일 것이다)



이렇게 '암컷의 유전자를 배달해서 섞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인 수컷, 남성이 

언뜻 세상을, 혹은 여성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다소 도발적인 자문에 대한 저자의 답은 더 도발적이다. 

'여성, 암컷이 너무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컷이 만들어진 본래의 목적을 넘어,

암컷의 명령에 따라 여러 가지 가외의 노력 봉사까지 하게 하면서 거기서 만들어진 잉여 생산물, 권력 따위를

점차 독차지하기 시작하면서 남성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음...그런가?

사회생물학이나 인류학, 진화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존재'(현실)와 '당위'가 아슬아슬하게 교차할 때가 있다.

'현실이 이러저러하다'는 얘기는 자칫 잘못하면 

'이러저러하지만 그건 생물학적으로 어쩔 수 없다', 혹은 '앞으로도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져

현상황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학설 자체의 내용이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어떤 사람'은 항상 그런 '틈새'를 만들어낸다. 

이 주장도 그렇게 들릴 가능성은 있다. 

역사적으로 여성에게 헌신적인 남성보다는 

남성이 지배하는 가부장적 질서 하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착취 당한 여성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인지 나도 이런 바이어스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주장을 접할 때는 종종 '지금 현재의' 나나 내가 속한 집단에서 시야를 한참 떨어뜨려 볼 필요가 있다. 

도킨스가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이기적인 본성'을 지닌 단위를 개체가 아닌 유전자 레벨로 바꿔 설명했듯. 

그렇게 보면 남성이라는 성은 그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성취와 기여를 많이 한 것도 사실이니

후쿠오카의 이 썰이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단, 그렇다고 해도 그가 여기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든 사례는 너무 특수한 경우라 딱히 수긍이 가진 않았다.

다루기는 참 자세하게 다루었던데, 어느 정도 대표성이 있다고 봐야 할지? 

(부인 주도로 저질러진 한 부부 과학자의 대국민 사기극이 소개돼 있는데 그냥 신문 가십 기사 같은 느낌...)

그런 의미에서 제10장 '하버드의 별' 편은 빼고 다른 사례를 넣는 게 더 나았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옥의 티라고나 할까. 


여기까지 여러 가지 데이터와 연구 결과, 과학사를 소개하며 

(남)성의 탄생과 그 의의를 피력해 온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소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가속각'이라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개념의 등장이다. 

이를 위 서평에서는 '준과학'이라고-이런 말이 존재하는지는 차치하고-지적하지만

내 생각에는 준과학이든 유사과학이든 굳이 분류할 필요 없이

이 부분은 그냥 비과학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런데 앞의 어느 장보다 집중해서 읽게 만든다. 

가속각. 

유원지에서 롤러코스터나 바이킹을 타고 내려갈 때, 혹은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하강하기 시작할 때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찌릿'하고 오금이 저리는 그 느낌.

나는 특히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바깥이 보이는 엘리베이터에서 아랫도리가 더 후덜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한편 상체에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가 내려갈 때면 왜 아랫도리에 오금이 저릴까'하고 궁금했지만 딱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후쿠오카가 그 감각을 이렇게 절묘하게 남성의 존재 의의와 결부시킬 줄이야. 

이를 설명하려면 몇 가지 관련어를 나열해야 한다. 

일상. 일탈. 속도. 가속도. 감각. 살아있다는 느낌.

일정한 속도로만 진행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살아있음', '존재의 이유'를 느끼게 해주는 흔치 않은 순간, 

이것을 사정할 때 남자들이 느끼는 극치감과 연결시킨 건 그 나름의 통찰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남성이 아닌 나도 엘리베이터에서 오금 저리는 느낌을 받으니 

단순한 직관을 너무 확대해석한 거라 해야 하나?

하여, 과학적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나름 신선한 발상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성의 분화, (남)성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단순히 사실이나 데이터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저자 나름의 주장이나 의견도 조심스레 비쳐가며

이토록 쉽고 생생하게 설명하는 책을 나는 달리 더 보지 못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작년에 읽은 책 중 No.1으로 꼽을 때도 망설임이 없었고.


이 정도면 내 이야기는 얼추 다 나왔다. 

남은 건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것뿐.

평소 '직관'으로, 무의식적으로만 알고 있던 점을 의식이라는 수면 위로 끄집어올려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지는 오롯이 읽는 이의 역량에 달려 있다. 

다만 아쉽게도 이 책,

보다시피 절판이라 새로 구입하기는 힘들 듯..ㅡ.ㅠ

(출판사 직원은 아니지만 양서가 출간 10년도 안 돼 절판됐으니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도 헌책방 갔다가 이 책이 과학책 코너에 꽂혀 있는 걸 본 적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눈을 크게 떠 보는 것도 좋겠다.




l******0 2019.10.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