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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나.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내가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아주 놀란다. 나는 달리는 것을, 운동하는 것을 퍽 싫어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고작 2년, 나는 달리기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 있다. 물론 아직은 달리는 시간보다 걷는 시간이 더 많기는 하지만,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퍽 희망적이다. 블로그 이웃 집시님이 소개해 주신 책이다. 지난 일요일 대회에 나가기 전에 이 책을 구해 읽었다. 정독을 하지는 못했고 천천히 넘기면서 부분부분 읽었다. 당장 필요한 유용한 정보로 뭐가 있나, 달리는 데에 급히 써 먹을 만한 것으로 있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살폈다. 호흡 방법이 눈에 확 들어 왔다. 발을 내딛는 동작에 맞춰 세 번 들이쉬고 두 번 내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미리 연습을 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따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 2주 전에 뛰어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출발과 함께 호흡을 따라 했다. 쉽게 느껴졌다. 뭔지 집중도 되고 숨이 빨리 차오르는 것 같지도 않고 힘이 더 빠지는 것 같지도 않고. 역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었구나, 달리기도 이론이 있었어, 그동안 내가 너무 막무가내로 달리려고 했던 거야, 어쩌면 달리는 것도 강습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을 넓히다 보니 호흡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2km가 지났을 즈음인데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된 것이었고, 공교롭게도 오르막이 나타나면서 기가 팍 꺾이고 말았다. 그때부터는 그냥 되는 대로 걷다가 힘내서 다시 달리다가 달리는 중에 정신이 들면 호흡과 발동작을 맞추곤 하였다.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지만 알 것 같았다. 이 호흡에 맞춰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기록 단축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생각은 잘한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이대로 계속 달리기 대회에 참여만 해도 괜찮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처음부터 볼 필요가 있다. 달리는 자세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 따르는 게 좋을 것이다. 책은 마라톤 풀 코스에 도전하는 방법까지 제시해 놓고 있다. 내게 필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여자의 달리기라는 제한된 범위가 오히려 믿음을 준다. 다만 출간된 지 좀 오래된 번역서라 지금 처한 상황과 차이가 난다고 느끼는 사람은 잘 헤아려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내가 이런 책을 사서 보고 도움이 되었노라고 말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