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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천 길 지옥불을 불러들였네. 사랑이 그토록 슬픈 전설이라면 뉘라서 한목숨 바꿀 자 있으랴.
경남 합천 옛 가야의 널무덤에서 위 시가 적힌 토적(吐笛 : 흙으로 빚은, 오카리나와 비슷한 악기)이 발견되었다. 오랫동안 출처가 밝혀지지 않다가, 최근에 유씨 문중의 한 노인이 <취토적(吹吐笛)>이라는 고서가 발견되면서, 작가가 가야 출신 왕족 아사의 딸 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작가는 이를 모티브로 삼아 '아사의 나라'라는 책을 썼음을 프롤로그에서 설명하고 있다.
'아사의 나라'에서 '아사'는 일본어로 아침(あ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신라에 강제 편입된 대가야의 연맹국 '다라국'의 왕족이다. 어느 날 신라의화랑 설오유가 대야주라는 곳에 지방관으로 임명되고. 첫 눈에 빠지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 지역을 지키고 있던 설오유가 군사를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게 되고. 백제는 신라의 허점을 노려. 군사가 없는 대야주를 공격하게 되고. 왕족인 아사는 백제의 볼모로 끌려간다. 그 곳에서 아사는 설오유의 아이를 가졌음을 알게 되지만, 의자왕의 첩이 되는 운명에 처한다. 아사는 설오유의 아이 '사비'를 낳게 되고. 의자왕의 총애를 받게되고, 이로인해 왕비 은고의 핍박을 받기 시작한다. 아사는 시녀 설파와 사비를 데리고 백제 탈출을 도모하지만, 백제 국경에서 잡히게 된다. 결국 아사는 왕비 은고의 밀명으로 처형 당하고. 설파와 사비는 다시 사비성으로 붙잡히지만, 탈출에 성공한다. 어느 덧 기간이 흘러 눈이 먼 예언가로 살아가게 된다. 결국 실권을 잡은 왕비 은고에 의해 백제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 위기에 처하고. 사비는 해결법을 찾은 왕비 은고에게 어머니의 유산인 단도를 쥐어 주며. 자결을 권한다. 결국 백제의 수도까지 점령되고. 사비는 아버지인 설오유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화랑인 설오유는 이런 기쁨을 뒤로 한채.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결국 전사를 하게 되고. 사비가 대야주에서 아사의 유골로 만든 토적을 연주하면서 시를 읊는 것으로 소설은 끝나게 된다.
위에서 줄거리만 썼을 땐. 역사 소설과 같은 이미지를 받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설오유와 아사의 사랑 이야기가 전체적인 주가 된다. 아사와 설오유는 결국 행복한 재회를 갖지 못하고 둘 다 죽게 되나. 그들의 딸인 사비가 그들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대야주의 황강에서 토적을 불면서 그들의 넋을 기린다. 이 책에는 이들 외에 얼마전 종영한 선덕여왕의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선덕여왕, 김춘추, 김유신, 비담, 계백 등이 나오고. 책을 읽어가면서 연예인들의 얼굴이 떠올라서 내용이 더욱 흥미진진 했던 것 같다. 특히 의자왕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른 이미지를 같고 있어서 조금 놀라기는 했다. 그는 여색을 밝히고, 술과 향락에 빠져 있는 임금이 아닌,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된 안타까운 왕 일 뿐이었다. 제 1편은 아사의 이야기, 제 2편은 사비의 이야기 인데. 사비의 이야기를 보면서. 똑같음 생김새 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말투 까지도 똑같은 사비를 통해 문득문득 아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소설 속의 주인공에게도 반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정말 오랜만에 본 역사 소설인 만큼. 다른 책보다 몰입도도 뛰어났고. 흥미진진한 전쟁 장면 등으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은 것 같다. 그러면서 나도 아사와 설오유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 언제쯤 그런 인연을 만들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을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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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마지막 공주인 아사와 신라 설소유 장군의 슬프지만 숭고한 사랑이 잘 보여진 멋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고 하는데... 그토록 간절히 사랑을 원했건만 생전에 이루어 지지 못함이 독자들로 하여금 가슴 시리고 마음 아프게 만들었지만 이 소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어렴풋 알 수 있을 듯 하다.
얼마 전 대망의 막을 내린 모 방송국의 역사 드라마인 <선덕여왕>도 소설 <아사의 나라>를 이해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준 것이 사실 이지만 얼마 전에 관심을 갖고 읽었던 이기담님의 역사 소설인 <선덕여왕>의 내용이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 역사 드라마 및 역사 소설에 관심이 부쩍 높아서 될 수 있는 한 하나라도 더 많은 내용들을 섭렵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나의 현재의 모습 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아사의 나라>를 펼쳐 든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몰입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 되어지기도 한다.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보통 소설 속의 이야기들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번에도 역시나 하는 감탄사를 쏟아 내지 않을 수는 없었다. 다음부터는 처음의 생각들을 과감히(?) 전환하여 다른 각도에서 추측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대부분 독자들의 심리가 아마도 나와 별반 다르진 않으리라는 생각을 애써 해 본다. 아무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되어야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임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소설 이기 때문에 사실적이지 않은 논픽션이 어느 정도 가미되어진 점이 없지는 않지만 무협 이나 SF 소설처럼 환상적이며 허구적인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 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신격화를 조장 했던 내용들을 편견을 갖고 바라보고 싶지는 않다. 시대의 상황과 백성들의 통치를 위한 왕권의 강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해진 사실들....아마도 그로 인하여 역사가 더욱 재미있어 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신라 장군인 설소유와 몰락한 가야의 마지막 공주였던 아사의 사랑이 행복한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사랑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신세대 들을 바라 보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육체적인 사랑(?) 에만 급급하여 상대방의 진실을 보지 못하고 겉모습 만으로 평가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너무 쉽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가는 것은 사랑이란 미명아래 행해지는 허울은 아닐까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일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부터 선행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사랑이란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 하는 것이라 결론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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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가야왕족으로 태어난 아사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와 아사가 남기고 간 딸
사비의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아사와 사비는 내가 닮고 싶은여인들이다. 고귀하고
침착하고 현명하고 강한 의지와 인내력이 그녀들의 매력인거 같다.
책을 읽기전 책의 앞과 뒤표지를 살피었다. 적힌 문구를 보고 설오유와 진술래가
아사를 두고 벌이는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남자의 개인적인 질투
와 경쟁이 아닌 나라의 운명때문에 그들의 사랑과 인생이 이러저리 상처입는
걸 보고 나라가 평탄치 아니하면 한사람의 인생도 평탄치 못함을 새삼 깨닫게됐
다.
사실 설오유라는 인물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
이래서 역사소설을 좋아한다. 전혀 몰랐던 과거의 인물들과 사건을
알게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들었던 점이 하나 있긴하다. 김유신과 김춘추가 나오는
데 얼마전에 끝난 선덕여왕이랑 겹쳐서 책을 읽는데 큰 방해를 받고말았다. 드라마
를 아예 보지 않았거나 보기전에 읽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ㅜ
앗차~ 읽으면서 언어들이 시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살펴보니 월간문
학에서 시로 신인상 받으신 분이란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기회가 되면 꼭 읽고싶다~
2010. 1. 4.
서른에 첫 맞이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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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로맨스 소설은 언제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라, 중독성이 강하다. 애잔하면서도 잊혀지지 않는 사랑이야기를 현실에선 쉽게 보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경남 합천의 옛 가야 널무덤에서 도굴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적(오카리나와 비슷한 악기)에 새겨진 8언 시가 해석되지 못한 채, 남겨져 있었다. 취토적이라는 고서가 공개되면서 이젠 그 토적의 의미가 아사의 이야기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아침이라는 뜻의 아사, 학문과 지혜가 뛰어났던 책사이자 참모였던 그녀. 그녀는 우리에게 잊혀진 가야, 다라국의 마지막 왕녀가 되었다. 이야기는 아사가 신라의 설오유 장군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쉬운 사랑이 기억속에 선명하게 남는 것처럼, 그녀와 설오유 장군은 만남은 짧았지만 어떤 사랑보다 아름다웠고 강렬히 기억에 남았다. 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기에, 그들의 운명이 빨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길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히 섞은 아사의 나라는 흔하디 흔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았다. 고등학교때까지 배웠던 역사는 단편적으로 나눠서 배웠기에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 드라마 사극으로 보여지는 이야기는 잘려진 그 시대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사의 나라는 그 단편들을 짜맞춰 주었다. 난,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태까지 내가 봐왔던 역사 드라마를 모두 엮을 수 있었다. 아사의 나라는 아사와 설오유 장군과의 사랑만을 담은 것이 아니다. 시대적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보여주면서 아사가 겪는 상황을 이해시켰고, 그녀의 훌륭했던 판단들을 보여주었다. 설오유가 전쟁으로 출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사는 백제의 볼모로 잡혀가게 되고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가 볼모에서 백제 의자왕의 후궁이 되고, 그녀가 거처하는 몽루각에서의 생활에서 그녀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 설오유 사이의 딸, 사비를 백제의 공주로 키워야하는 설움과 거짓이 발각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빠른 긴장감과 뒤따르는 안타까움이 가슴을 저미었다. 그녀의 신념과 염원을 이어받은 딸, 사비. 누구보다 뛰어난 예언가, 사비는 아사의 꿈을 이뤄주었고, 그녀를 기억했다.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들었어요. 운명은 믿고 싶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미 제 길을 따라 살고 있지 않아요? 마치 물이 골을 따라 흐르는 것처럼..."-p.43 토적의 음률은 영원히 설오유와 아사를 기억할 것이다. 담백한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격한 감정표현보다는 모든 것을 침착하게 받아들이는 격식있는 기품을 지닌 아사와 사비.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이젠 영원히 기억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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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끝에 스친인연의 숨구멍으로 그대 천길 지옥불을 불러들였네 사랑이 그토록 슬픈 전설이라면 뉘라서 한목숨 바꿀 자 있으랴 이글귀가 따악 들어맞는 구절이다 적군의 장수이지만 사랑하게되는 연인 비운의 왕녀인 아사 그들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몰락한 나라의 아사는 지금은 신라에 복속되어 근근히 연명해간다..... 그러다 신라장군의 설오유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게된다 사람의 됨됨이와 인격적으로 나무랄데없는 신라장군 설오유를 만나자 연인인듯 착각에빠진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사랑을 느끼게된 두연인 그 사랑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진술래 그렇지만 두 연인의 사랑은 누구도 막지못한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하여 길고긴 이별이시작될줄은 꿈에도 모른다 설오유와 헤어진 아사는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의 후궁으로 까지 발탁된다. 후궁이지만 몸과마음은 어디까지나 사랑하는 연인의 몫이기에 하루하루 그리움이 더해만간다. 적군의 적 왕인 의자왕의 사람됨됨이를 알고는 그동안 자신이 너무 그릇된 견해를 반성하는 계기가되지만 은고왕비의 술책에 말려든다. 사랑하는 사람의 자식을 적의적왕인 백제 의자왕에 맡긴다는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 백제를 탈출하지만, 은고왕비의 계략에 잡혀 처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하지만,설파와 사비는 살아남는 천운을 얻는다 여기까지 이책은 끊임없이 역사와 반전을 보여준다 숨을쉴 틈도 없이 말이다. 사랑이야기와 역사의 교차, 역사의 사실과 줄거리등등이 눈앞에 펼쳐지는듯하다 흥미로울뿐만 아니라 지겨운 구석이 한군데도 없다 또다른 아사의 하나인 사비 사비를 통해 또다른 아사을 통해 역사는 흐른다 나당연합과 백제의 멸망, 고구려의 몰락등등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사비를 통한 역사는 또한번 폭주기관차처럼 세월을 뛰어 넘는다 사비를 만나 아사를 보게되는 설오유장군 그러나 역사는 이만남을 끝으로 전장에서 설오유장군은 생을 마감하고 마침내 사비에게 전사통보서가 날아든다 사비는 조용히 향을 피워 혼을 달랜다 이생에서 못다한 사랑을 사비가 안타깝게 이어준다...그사랑의 끄트머리를 멀이다. 어쩌면 사랑의 이야기로 흘러갈수있지만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한 내용이라 너무 순식간에 읽혀졌다. 다시한번 역사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된셈이다 역사는 항상 승자만의 기록이란걸 다시한번 증명한셈이다 숨어 발굴한 또다른 역사의 뒷편에 흐르는 아련한 사랑을 알수있어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슬픈 사랑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맺는다. 한권의 책이라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2,3권정도 되었다면 더 만족할수있으려나 하는 마음도 든다. 아쉽지만 슬피우는 토적의 소리는 더이상 듣지못한다 그소리가 지금 생생히 들리는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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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의 나라는 역사 소설이고, 아사는 사람의 이름이며, 여자다. 조상 중에 굶어 죽은 사람이 있어서 너는 그러지 말라하여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아사란 일본어로 아침을 뜻한다고 한다. 맞아. 아사꼬라고, 피천득의 <인연>이었던가? 거기에 쓰였던 한문이 기억 나. 우와. 그러고보니 꽤나 운치 있는 이름이었어.
아사는 가야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야의 다라국 공주였다. 삼국 시대 당시 가야만이 유일하게 지방 소국의 왕권을 유지하여 소국의 집합체 형태를 고수했던 나라였다고 하는 걸, 아주 가물가물하게 떠올려본다. 그러니 그런 것 같기도 한 것이다. 그게 아니어도 내가 고딩때처럼 줘 맞아야 한다거나, 무릎 꿇고 손을 들어야 할 상황은 전혀 아니므로 이렇게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 아님 관두시라고요. 이때, 침을 한 번 뱉고 다리를 떨면서 얘기하는 게 표준 자세 일 번 되겠다.
시대적 배경은 일단, 가야의 수난시대이다. 하루는 신라한테 뺨맞고 이튿날은 백제한테 뺨맞는 날의 연속인지라 가야인들의 고달픔은 학창시절 삥뜯겨 본 학우라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딱 그격인 그 시절에 다라국의 공주인 아사와 신라의 장군 설오유의 만남이 이 이야기의 발판이 되어준다. 그러니까 아사와 설오유가 처음 본 그 순간, 어머 님하. 이렇게 되어 자우지장지자지자우지장지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 그거 한 방에 맛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어머, 님하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곧이어 이십 분 더 추가되는 시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노래가 다음곡인데 남은 시간이 1분이었을 때, 추가된 시간을 확인하는 기쁨. 알 사람은 다 알겠지.
아주 대단히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라고 소리 높여 훼를 칠 정도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고는 말할 수 있다. 일단 문장이 좋다. 묘사가 뛰어다나거나, 문학적 냄새가 풀풀 풍긴다거나 하는 방향이 아니라 읽기에 대단히 편안한 문장들이다. 호흡도 좋고 부드러운 문장들. 단지 가독성이 좋은 문장이라고만 표현하기엔 조금 아쉬움이 남는 공력을 가진 문장이고, 엄지를 추켜세우기엔 조금 부족한 듯한 느낌 정도? 어쨌든 소설의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원동력으로써나, 독자가 읽어나가기에 좋은 힘이 되어주는 요소로써 분명한 역할을 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또한 이 소설의 최대 장점은 아사와 설오유를 고리를 하여 신라와 백제, 고구려와 당나라의 정치적, 역사적 사실들을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잘 머무려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연인의 이야기에 미친듯이 돋보기를 들이대기만 한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매개로 그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는 얘기이다. 그러니 이 부분에서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것 같다. 나는 전자에 속하므로 재미있게 읽었고 또, 아주 운좋게 드라마 선덕여왕의 흥행과 맛물려 덕을 좀 부분도 없지 않다. 당시 신라가 선덕여왕에서 김춘추에 이르기까지의 인물들이므로 약간의 부스터가 되어준 것은 사실이니까. 그리고 황산벌 전투와 백제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솔직히 어디까지가 고증된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역사 팩션들보다는 조금 더 정사에 가까운 사실에 준하여 쓴 소설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아님 마는 거고. 맞다고 우기면 누가 뭐랄 사람도 없고 우연히 고수가 나타나 논리적으로 따지며 내기를 하자면 안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참 매끄럽게 이야기가 이어졌으나 단지 좀 아쉬웠던 건, 이야기의 임팩트한 라인이 안 나와줬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긴장감 곡선 말이지. 가야가 멸망하고, 백제가 멸망하는 커다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물론, 연인의 이야기가 중심이었으므로 강렬한 무언가를 끌어내기가 어려웠겠지만 그래도 황산벌이라든가, 의자왕의 마지막 등, 마치 소리소문없이 지나가듯 이야기가 진행된 점이 좀 그랬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보자면 사건과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져서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으므로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부담없이 대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면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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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학창시절 공부를 무지 싫어했다. 그래서 모든 수업을 건성으로 들었고 시험이 다가올 때만 벼락치기로 공부해서인지 국사에 대해서는 도무지 아는 것이 없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드라마 사극을 보면서 조금씩 우리 역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지금은 오히려 학창시절에 국사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나 자신을 많이 원망했었다. 그때라도 조금만 더 관심이 있었더라면 지금 역사소설들이 나올 때마다 힘들지 않고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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