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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되었지만, 지금도 처음 신사복을 입고 입학미사를 드리던 생각이 납니다. 제가 다닌 대학은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신사복을 교복으로 입었습니다. 그해 여름 하계 의료봉사를 떠났습니다. 그때만해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때라서 병원문턱이 꽤나 높았습니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실정인지라 여름방학이면 농촌으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봉사팀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치기가 아니었던가 싶었지만 그때만큼은 순수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이 졸업하기 전에 소외된 분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를 만들어 지금까지도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로 커오고 있어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소개하는 <청년의사, 죽음의 딸에 희망을 심다>의 주인공 로스 로널드슨박사의 선택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최고조조님의 이벤트를 통해서 받게 된 책입니다. 로스 로널드슨박사는 미국 UCLA의대교수로 응급의학과 공중보건학을 전공하고 LA외상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세계의 위험지역에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활발하게 하신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학위논문을 준비하면서 테마로 정한 라사열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하여 내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는 시에라리온에 들어가 활동한 두달여의 일기체로 된 기록입니다.
라사열은 1969년 시에라리온 라사에서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고열과 심한 출혈로 앓기 시작했고 그 지역 선교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세 명의 미국인 수녀가 감염되었습니다. 그중 살아남은 한 명이 미국으로 후송되어 격리되었고, 정밀한 실험과 조사 끝에 새로운 형태의 출혈열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1976년 미국 질병통제센터에서 시에라리온 남부 라사 지역이 바이러스의 주 발생지임을 확인하고, 발생지의 이름을 따라 라사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라사열은 감기 증상에서 독감 증상으로 시작해서, 이후 몸 전체에서 체액이 흘러나와 호흡기 장애나 뇌출혈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원인이 되는 라사 바이러스는 설치류의 일종인 다유방쥐의 분비물을 통해 인간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한타바이러스처럼 지역에 따라서다양한 형태의 출혈증사을 나타내는 출혈열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치료제가 없어 대증적인 치료로 버티면서 행운을 기다리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항바이러스제제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 것입니다.
시에라리온 지역 주민들은 다유방쥐를 중요한 단백질원으로 잡아먹는데 바로 그 다유방쥐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확산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 지역에 유행하고 있는 말라리아와 에이즈는 때로 초기 진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란 중이기 때문에 의약품의 보급도 충분하지 못한 열악한 상황에서 라사열환자를 격리하고 있는 병동은 그야말로 죽음의 수용소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웬만한 의사들도 출입을 거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곳에 도착한 로스는 처음에는 지역을 순회하면서 역학조사와 표본채취를 하다가 라사병동을 책임지고 있는 콘테박사의 조수를 맡게 됩니다.
라사병동에 처음 들어가던 날 로스는 라사열로 사망한 환자의 시체와 조우를 하게 됩니다. “피로 흠뻑 젖은 시트가 미동도 없는 몸 위에 덮였다.… 소년은 그날 아침 사망했다. 내가 도착하기 직전이었다. 마치 구멍 뚫린 물풍선처럼, 링거바늘이 꽂혀 있던 자리를 비롯해 소년의 몸에 난 모든 구멍에서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체액이 급속도로 폐를 매웠고, 소년은 익사했다.”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끔찍한 장면을 먼저 본 셈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옥같은 곳에 당당히 들어서게 됩니다.
콘테박사의 지도로 라사열에 대하여 조금씩 깨우쳐 갈무렵 콘테박사가 인근지역으로 교육을 떠나는 4일동안 라사병동의 환자를 책임지게 되는 로스는 그야말로 망망대해에 떨어진 상황이 됩니다. 콘테박사가 라사병동을 비운 사이에 로스는, 라사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온몸이 퉁퉁 부은 채 병원에 당도한 두 살배기 꼬마 시아, 모히칸처럼 머리 양쪽을 밀고 수액 주삿바늘을 꽂은 채 라사열 치료를 받는 앰버, 등 라사열로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구명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사실 의학공부를 마치지 못한 의과학생으로서 경각지간에 몰려있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학적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실감이 납니다. 출판사가 리뷰에서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라사열의 근거지 시에라리온, 그 안에서 꿈과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한 청년 의사의 도전과 기쁨, 희망!”이라는 표현을 적절하지 못한 것입니다.
치료제도 변변치 않는 이곳에서 라사열에 걸리면 아무리 선진국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국경을 넘을 수 없다고 합니다. 라사열이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처이겠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라사열 환자로 둘러싸여 지낸 죽음의 땅에서 라사열에 걸리지 않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간 로스는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심근염으로 쓰러져 생명이 경각에 달하는 위기를 맞게 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가녀린 생명을 구한 덕이 쌓여서 일까요? 다행히 생명을 구하고 의학공부를 마치고서, 결국은 구호활동가로 활약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치명적인 전염병과 내전, 끔찍한 가난의 한가운데서, 지은이는 넘치는 인간애를 발견하며 진정한 의사로 거듭난다. 지은이의 영혼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 책은 의사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교훈과 지혜가 담겨 있다.”라고 적은 퓰리처상 수상자인 로리 가렛이 적은 추천사처럼 의학공부를 꿈꾸는 젊은 이가 꼭 읽어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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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도 보지도 못한 라사열이란 것의 무서움과 의인들의 숨가쁘게 돌아가는 다큐처럼 땀에 찌들고 걱정과 무서움이 존재하는 긴박한 순간들의 병실 모습이 아주 생생하게 잘 그려져있다. 라사열이 국한된 지역에서만 발병이 되게끔 유도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책임있는 선진국들이 회피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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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있습니다. ■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로스 도널드슨, 에이지21)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내전,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난,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치명적인 전염병. 아프리카의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나라, 시에라리온 현실입니다. 시에라리온 케네마 지역의 ‘라사 병동’에서 풍토병이자 심각한 전염병인 ‘라사열’과 싸우는 젊은 의사 로스 로널드슨이 쓴 책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낯 설고 위험한 지역에서 타인을 위해 살아가기로 결정한 젊은 의사가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갈 때만 발견하게 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희망! 자신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겸손한 청년 의사의 진솔한 고백 속에서 우리는 이타적인 사람이 희망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리뷰----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는 바로 이 나라, 시에라리온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고 키운 한 청년의사의 시간은 기록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의 별을 아는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커다란 다이아몬드, 성인 주먹 크기 만한, 986.6캐럿의 다이아몬드의 이름이 바로 시에라리온의 별이다. 우리나라보다 조금 작고, 6백만 정도의 국민이 있는 나라 시에라리온! 하지만 다이아몬드 다툼으로 발생한 내전은 이 나라를 가장 불행한 나라로 만들고 말았다. 평균수명이 30세가 채 안되는, 인구대비 난민과 신체 장애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아이들은 소년병으로 전쟁에 나가고, 내전으로 여인들은 성폭력에 시달리는, 이제 다이아몬드는 없고 무기와 마약만이 넘쳐나는, 그런 '별'이 아닌 별볼일 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이 나라에 또 하나의 불행이 있다. 이 곳 사람들은 말합니다. 심자에는 뼈가 없다고. 제 심장은 다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P. 10 , 회고에 앞서 - 그것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라사열과의 전쟁이다. 감기 증상에서 시작해 호흡기 장애나 뇌출혈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하는 이 라사 바이러스는 높은 전염성과 치사율때문에 국제사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내전으로 피폐되고 죽음에 이르게하는 괴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시에라리온은 흡사 지옥의 모습과 닮아있는듯 보인다. 그런 죽음의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의지의 청년의사가 있다. 로스 도널드슨, 치명적인 죽음의 바이러스에 매료되어 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죽음의 땅에 발을 들여놓은 그의 시간들을 일기처럼 써내려간 작품이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이다. 케네마라는 지역에 위치한 라사 병동! 전세계에서 라사열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유일한 곳인 라사 병동에서 라사 바이러스와 연결된 모든 이야기들이 일기 속에 쓰여진다. 새로운 사람들, 낯선 이국땅에서의 생경한 모습들, 리사 바이러스의 치료에 몰두한 콘테박사와의 만남과 그에게서 배운 수많은 가르침, 열악한 의료환경과 그 속에서 삶과 죽음의 다리를 건너는 수많은 환자와 그들을 위해 땀흘리는 의료진들, 바이러스 연구와 진료사이에서 의사로서 느껴지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죽음의 땅을 외면하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 대한 생각에 이르기까지... 로스 도널드슨의 라사병동에서의 시간들이 일기속에 빽빽히 그려진다. 영원한 사랑으로 불리어지는 다이아몬드! 그 영원한 사랑때문에 슬프기만한 나라 시에라리온의 모습은 처참하기만 하다. 한 청년의사에 눈에 비쳐진 죽음의 땅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게 된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져야할 마음자세가 어떠해야 할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죽음의 땅에서 슬플수밖에 없는 두세살의 어린 아이들과 산모들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익이 없는 땅은 죽어도, 썩어도 좋다는 가진 나라들의 이기심도 낯설지가 않다. 이해가 없이 이익에만 눈먼 오늘날의 가치관이 안타깝기만하다. 순간을 멈출 수 있다면 현실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순간, 예고도 없이 그 하나밖에 없는 보석이 똑 떨어져버렸다. 마지막 영겁의 순간, 그 물방울은 태양의 심장에 다시 한 번 반짝한 후 자신을 기다리는 바닷속으로 녹아들었다. - P. 379 - 시에라리온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지금 시에라리온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라는 어느 어린이 재단의 후원 포스터를 찾게되었다. 2000원이면 전쟁때문에 총을 들었던 아이들에게 펜을 되찾아 줄 수 있고, 세끼 식사를 먹일수 있으며, 마음 편히 잠잘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다시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돈 2000원과 그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일 것이다. 청년의사가 죽음의 땅에 심은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은 우리에게 그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된다. 이제 그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이 뒤따라야 할것이다. 청년의사의 쉽지 않았던 작은 도전속에서 우리를 새롭게 할 교훈과 지혜, 믿음과 사랑을 우리는 찾을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 처럼 빛나는 희망을 시에라리온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 희망이 행복에게: 홍미숙 행복에세이 (홍미숙, 문예춘추사)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은 희망에 기대어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 눈 뜨면 널려 있는 것이 삶의 희망이라는 사실! 이 사실을 잔잔하지만 짠하게 전하고 있는 이 책은 따뜻한 국물을 마시듯 차가워진 속 사람의 배를 따뜻하게 풀어줍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감사하고 소중하게 대하고 행복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사실은 일반론입니다. 그 말 그대로 살아보면 희망이 행복이 된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 희망가게: 희망이 당신을 기다리는 곳 (신소영, 위즈덤하우스) 절망과 역경을 희망으로 이겨낸 이 시대의 강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입니다. 인생 속에는 예기치 못한 불행의 순간이 다가옵니다. 힘에 겨워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인생의 곳곳에 산적해 있습니다. 절망의 순간을 희망으로 이겨낸 ‘희망가게’ 아줌마 사장님들의 훈훈한 성공담을 전하고 있습니다. 저소득 한 부모 여성가장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창업을 도와주는 아름다운 재단의 ‘희망가게’의 실제 사장님들의 펼치는 희망 퍼레이드!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생깁니다. 희망이 삶의 근간이 되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역동이 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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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아직 어린 아이는 그때 그때 좋아하는 것 관심가는 것에 마음을 주고 꿈꾼다. 앞으로 자라면서 또 어떤 꿈을 지닐지 모르겠지만 어떤 일을 하건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아이의 꿈에 따라 같이 마음이 부풀었다가 살짝 실망스러웠다가 하기도 한다. 내 마음을 두고도 사람의 마음이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마 부모들이 다 비슷한 마음 아닐까. 의사라는 직업... 그렇게 선망하고 대단해 보이는 직업이지만 아...
시에라리온. 들어보기도 했지만 아주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나라. 다유방쥐로 감염된다는 라사열. 무서운 전염성에도 굴하지 않고 의료봉사를 떠난 이들. 그 거룩한 손길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거기다 내전에 극빈에 의료품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는 곳. 쥐를 잡아 먹어야 하고 마약을 하는 아이들, 다이아몬드를 놓고 벌어지는 피비린내나는 싸움, 치사율 90%의 라사열이 창궐하는 곳. 그곳에서 봉사 이상의 사랑과 인술을 펼치는 이들. 청년의사의 생생한 이야기는 감동을 넘어서 전율이 흘렀다.
아침에 씻을 수 있는 물과 마음놓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는 곳, 매끼니 걱정 않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살 수 있는 이 평범함이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 깨닫게 된다. 내 시야가 좁아 나와 나를 둘러싼 좁은 곳밖에 보지 못했는데 세상에 이런 곳이, 이런 이들이 있구나 하며 나를 돌아보고 세상을 마주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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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라는 오지의 땅에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다 못해 배가 부풀어오르고 사지가 앙상한 기형적 모습의 사진을 볼 때면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이 나라는 왜 이런 지경까지 갈 수밖에 없었는지 의문이 들곤 했다. 에이즈 창궐과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게 만드는 가난, 부패한 정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아프리카를 저주받은 땅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그런 괴로움을 겪어야 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이 책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라사열의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진료한 청년의사 로스 도널드슨의 실제 이야기이다.
한비야 씨의 책이 인기를 끈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세계구호와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봉사란 한순간의 낭만적 감성으로 택하는 것이 아니며,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굳은 자신감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의사란 병균에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삶의 질이 심하게 낙후되었거나 전쟁과 테러의 위험으로 신변의 안전에 위협을 받게 되는 곳이 있다. 시에라리온도 역시 정부와 반군의 대립 속에 치명적 전염병인 라사열 및 각종 질병과 가난으로 위험이 존재하는 곳이다.
약품과 의료기자재의 부족, 인력 부족 등 급한 환자를 봐도 손쓰기 어려운 상황을 그만큼의 노력과 기민함으로 버텨내야 하는 그곳에서 로스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나갔다. 믿었던 콘테 박사가 로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갑작스런 출장을 떠난 이후, 당황스러움과 암담함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의연한 판단력을 소유한 의사로서 실력 발휘를 하기 시작했다. 일부의 환자가 하늘의 부름을 받더라도 한 명의 죽음에 연연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 의사의 숙명이다. 마음껏 슬퍼할 겨를도 없이 다른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최선의 길임을 로스는 알고 있었다. 환자 중 두 살박이 시아를 위해 로스가 기울인 관심과 노력은 친 가족 이상이었다. 시아가 잘못되기라도 할까봐 책을 읽으면서 조바심이 났는데, 다행히 시아는 고비를 넘기며 조금씩 나아갔고, 그것은 로스가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는 것과 비례하는 정도의 빠르기였던 것 같다.
빈곤과 내전으로 힘든 상황인 시에라리온이란 나라를 미국이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하는 까닭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중동의 어느 나라와는 전쟁도 불사하면서 시에라리온의 내전은 나몰라라 하는 부시의 이중적 태도를 은근히 비판하는 점도 나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또한, 로스가 귀국 후 라사열에 걸려 죽는 것은 아닌지 책의 초반부터 걱정을 했으나, 슬픈 엔딩이 아니어서 더욱 좋았다. 소설이 아닌 실화이기 때문에 슬픔은 슬픔이요, 카타르시스가 될 수 없으므로 로스같은 사람이 죽음을 맞을까봐 은근히 걱정을 했었나보다. 숭고한 봉사의 개념과 인간의 존엄성을 느끼게 해준 이 책을 지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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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전염병 라사열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다. 전에 영화로 보고 들었던 그병은 참혹하고 끔찍했었다. 그 병은 X파일에서 외계인에게 인간이 당해서 인체의 뚫린곳에서 모두 혈흔이 낭자한 느낌이였다. 나 역시 라사열 병동의 높은 담장처럼 그곳안으로 들어갈 용기는 없을것 같다. 그곳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전문의 과정을 미루고 라사열을 연구하기 위해 평화로웠던 삶을 접고 시에라리온으로 떠나온 로스 로널드슨라는 사람이 있다. 직접 보고 겪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끝없이 솟아오르는 두려움에 대해서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몸의 크기가 아니라 정신의 크기라는 것을, 세상 모든것이 그렇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본문중에서 73-74쪽]
한 발자국 자칫 잘못 놓으면 벼랑끝이였다. 그만큼 위험하고 두려운 병이 라사열이였다. 로스는 잘해내고 있었다. 콘테박사의 부재중에 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환자들에게 피라도 튄다면 자칫 잘못하면 죽음이다. 라사열을 치료하는 치료제도 있지만, 확실하게 그 병을 확인할 수있는 장비가 없고 후유증으로 빈혈이 심해서 죽을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이 많기에 그 병에 걸린사람들은 신의 가호를 빌 수밖에 없다. 인명은 재천이고 의학의 힘은 한계가 있고 로스는 어떻게든 그 병에 걸린 사람들을 이승에 묶어 두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였다. 호전되었다 갑자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다. 가냘픈 아이의 죽음앞에선 정말 신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콘테박사의 부재를 통해서 로스는 진정한 의사가 되었다.
그 당시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 내전으로 인해 엄청나게 피폐해져있었다. 다이아몬드가 아름답고 희귀품이라 사람들이 무지 좋아하지만, 그 다이아몬드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고통받고 있는가. 왕건이 다이아몬드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그 배후를 생각하니 좋을것 같지도 않다. 특히 귀중하고 값진 보석들이 피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한이 맺힌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다. 시에라리온에 사는 사람들은 라사열의 위험성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서 심각성에 대해선 잘 모르고있다. 라사열은 쥐에 의해서 사람에게 전염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먹을것이 없어서 쥐를 잡아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고양이를 보급해서 쥐를 잡아보려 했지만, 3개월만에 고양이가 다 없어졌다고 한다. 고양이가 주민들 뱃속에 들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평상시 같았으면 웃었을텐데 오죽 배가 고프면 그럴까 싶어서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의사였던 로스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의사가 아닌 환자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도 라사열은 아니였다. 환자를 지켜보고 검사했던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무방비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상태인걸까. 자신의 의사여서 그 병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손쓸수가 없다. 아픔을 알거나 이해하는 사람이 내 반대편에 앉아있는 의사였으면 좋겠다. 환자는 의사에게 아프다고 호소하고 의사는 매번 환자들앞에서 그 응석을 다 받아주어야 한다. 아픈환자를 대하는 일은 지치고 힘든일일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불타는 열정으로 라사열에 도전했던 그의 행동에 존경을 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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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발열, 권태감, 약간의 권태감 증상
이 책은 미국 출신의 의사지망생이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으로 의료봉사를 떠난 이야기를 일기형식으로 담고 있다.
TV에 출연했었던 한비야님이 들려준 아프리카의 이야기가 이 곳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의학도로서 아프리카로 봉사를 떠난 로스의 첫 모습과 마지막 돌아와서의 그의 모습은 정말로 눈에 띄게 달라졌음을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달라진 모습들(이를테면 잘 사는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인간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를 찾는다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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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유명한 영화가 바로 시에라리온을 무대로 한 영화였다. 작년에 큰 관심을 모았던 책 '집으로 가는 길' 은 우연히 시에라리온 반군이 되었다가 탈출에 성공한 한 소년의 삶에 관한 책이었다. 시에라리온이 이렇게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로 다이아몬드 때문이다. 체계와 질서가 잡히지 않고 권력이 국민에게 온전히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소중한 자원이 죽음을 부르는 저주로 변하는가보다.
일부의 사람들은 머나먼 검은 나라 시에라리온에서의 이야기를 흥미로운 오락거리로 여기고도 하고, 일부의 사람들은 그런 영화와 책들을 통해서 우리가 타고 있는 지구호의 다른 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을 떠나서 그런 일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어렴풋이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지도 모른다. 일반 언론매체를 통해서는 아예 그런 문제들이 전해지지조차도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집으로가는 길'이 그 나라에서 벌어진 내전의 참상과 그 원인 그리고 그 참상이 일어나는 과정을 그리는 임무에 충실한 것이었다면 이 책 '청년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는 그 참상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족한 중에도 그곳의 일들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자료들이 우리들에게 제공되는 셈이다.
물론 이 책은 라사열이라는 전세계적으로 희귀하고도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연구와 논문을 쓰기 위해, 또 인도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그 땅으로 기꺼이 데리고 간 한 청년의사의 내적인 성장기로도 무척 감명 깊은 책이다. 막연한 인도적인 사명감이 잔혹한 현실과 맞부딪히며 내는 파열음과 갈등, 그 과정을 통해서 내면적으로 성숙해가며 그 상황을 새롭고 보다 구체적으로 인식해가는 과정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독서가 된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겐 사자와 기린이 뛰어다니는 야생의 나라로 인식되든가, 혹은 빈곤과 가난 그리고 끊이지 않는 내전과 잔혹이 끊이지 않는 저주받은 나라로만 막연히 인식되어 온 그 아프리카라는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 책이었다.
차츰 우리들에게도 아프리카가 가까운 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자원외교적 접근이 신문지면을 장식하면서 원유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도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젊은 여행자들도 아프리카를 여행한 책들을 펼쳐내고, TV에서도 아프리카에 정착해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들은 아프리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부분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다.
거대한 땅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은 아직도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어느때부터인가 그들의 아픔은 더 이상 되풀이하기에는 지겹고, 사람들에게 인기없는 진부한 이야기거리가 되어버렸다.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앙상한 갈비와 툭 튀어나온 배의 아이와, 애처롭다고 표현하기에는 섬득한 눈매를 가진 생명이 빠져나가는 듯한 여인의 사진들은 그리 유쾌한 장면이 아니기에 더 이상 우리들의 신문지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히 우리들은 그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눈멀고 귀가 먹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 되었다.
창창한 장래를 가진 젊은 의사가 그 땅을 전전하며 경험하며 목격한 그 땅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내 마음속에 생겨나는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이미지가 보다 구체적으로, 보다 생생하게 생겨나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생겨난 그 모든 가치로움 중 가장 귀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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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느꼈다. 의학을 공부하고 수련의를 거치자마자 라사병의 근원지 시에라리온으로 떠난 의사, 질병의 발병원인도 분명치 않고 치료법도 알려지지 않은, 게다가 구호물품도 충분치 않은 곳에 엄청난 용기로 도전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도전인지, 질병에 대한 연구가 목표인지 무모한 도전은 시작되었다. 어찌보면 잘 모르는 질병을 파헤치겠다는 지식인의 욕구가 더 강하게 시작했을지 모른다. 일기 형식처럼 쓰여졌지만 그래서 더 마치 내가 시에라리온 현장에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선진국에서 발달된 의료문화를 배우고 접한 저자에게 내전으로 황폐해지고 기본적인 생활도 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보며 충격이 컷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부족한 의료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자신과 봉사자들을 보며 두려움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로서 돈을 벌기위한 목적이 아닌 사람들을 치료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항상 어깨너머 스승들의 치료하는 것을 배우며 공부만 한 학생이 많은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이 왔을 때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리고 그의 노력과 상관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봐야 하는 마음은 어땠을까? 미국이라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흔히 구할 수 있는 약품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아마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어느 사회에서도 불법은 자행되고 있으니, 어렵게 공수받은 약품들이 버젓이 암거래 되고 있고, 돈을 주고 시장에서 다시 사와야 하는 현실을 보며 자본주의가 가져온 폐혜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은 이미 환자를 우선시하는 의료사회에도 만연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가 처음 시에라리온에 왔을때의 느낌과 떠나면서 느낀 의사로서의 삶은 무척 달라져 있었다. 단순히 봉사정신이 훌륭하고 환자를 우선시하는 의사로서의 삶을 다룬 내용이 아닌 지구의 다른 곳에는 우리가 흘려 버리는 많은 것들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고, 전쟁이 주는 참혹함이 어느정도인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