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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사실 좀 과소평가된 면이 있다. 발달된 CG를 내세워 당시에는 판타지만 찍으면 다 대박을 칠 것 같은 안이한 생각으로, 너도나도 이런 류의 영화를 찍곤 했다. 그러나 결과는, 가장 나이브하고 불성실한 마케팅의 무슨 표본처럼, 바로 이 영화가 낙인찍히는 셈이 되고 말았다.
굳이 제레미 아이언스라는 슈퍼 캐스팅이 아니더라도, 나는 처음부터 이 영화를 주목해서 보았다. 내가 알기로 이탈리아 작가가 원작을 쓴 이 '인헤리턴스' 프랜차이즈는, 오랜 세월 동안 '하늘을 나는 라이더'라는 컨셉에 매혹되고, 개인의 성장과 문명의 성숙을 위한 통과 의례에 반드시 동원되는 사악한 아이돌인 '용'의 컨셉이 결합한, 원작부터 매력적인 요소로 가득한 '될성부른 나무'였다.
왜 실패했을까? 쓰러진 자에게 매질하는 결과론은 사실, 책에서 훔쳐 보고 길에서 주워 들은 상식이 제 머리에서 처음 나온 양 착각하고 예사로 거짓말을 떠들어대는 바보들도 흔히 입에 올릴 수 있다. 나는 다만, 예전부터 아이폰 컨셉을 꺼내어 '반드시 시장에 내어 놓아야 한다'고 외쳤던 잡스가, 요행히 죽기 전에 시절을 잘 만나 대박을 (마침내) 친 이치와 비슷하다고 본다.
영화도, 그리고 원작 소설도, 그 뿜어내고 빚어낸 마성과 매력이 해리 포터나 테메레르에 비해 못하지 않았다고 본다. 다만 동시대의 대세를 타기에 뭔가 아귀가 잘 맞지 않았거나, 정확한 급소를 때리지 못했을 뿐이다. 이는 예술 자체의 성취도라기보다, 상업적 노하우와 감각에 밝은 최정예(예컨대 픽사)의 수완을 아직 외부에서 못 따라가는 면이 있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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