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나홀로 여행에 무척 익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래 전,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다녀왔던 내 경험을 떠올려 보면 내게 홀로 떠나는 여행이란 그저 조용한 것을 즐기며, 말없는 풍경을 느끼고, 그리고 남은 시간안에서 조금은 외롭고, 고독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시즌이 아니었음에도 여행객들은 모두 함께 온 일행들과 함께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며 여행이란 이런 것이다란 표현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는듯 했고, 비장한 각오로 떠난 내 인생 최초의 나홀로 여행은 일정의 절반이란 시간을 호텔에 틀어박혀 책을 보는 데 쏟았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여행이 내게 가져다 준 특별한 의미는 삶을 통틀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여행과는 참 많이 다른 것이었다. 혼자라는 이유때문이었는지 눈에 보이는 풍경마다, 낯선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분명 그전에 봐왔던 것이었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했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게 해주었다. 아직 내겐 나홀로 여행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더욱 익숙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해본다. 여행이란 느끼려고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란 사실을 나 역시 홀로 여행을 직접 경험하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대단한 용기와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 뿌듯함이란... 책을 읽는 내내 오래 전의 기억과 여행의 감동이 묘하게 겹치며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홀로 여행에 대한 설레임이 다시 서서히 고개를 쳐드는 기분을 떨칠수가 없었다. 이러다 조만간 훌쩍 어디론가 떠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 문득 돌아가야 할 집이 낯선 여행지처럼, 여행지에서의 삶을 시작하려고 떠나온 어떤 곳이란 생각이 삶을 더욱 뜨거운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인생은 곧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이라 말 할수 있을테니까.
여행은 난독의 대상인 세상과 철저히 대면하는 생존방식이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익숙한 것들이 아닌 것으로부터 더 많은 고독과 상념을 느끼고 싶어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시 여행을 하게 된다면 맑은 하늘과 햇볕이 뜨거운 날보다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그런 날에 떠나고 싶다. 오랫만에 마주한 제주도의 평온한 오름들, 드넓은 초원과 하늘과 바다는 어서 내게 오라는 손짓을 보내주었고, 저자의 멋스러운 여행을 읽어오며 나의 감정들은 어느새 낯선 길에서 느꼈던 저자의 감정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이것이 잠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영원히 떠나는 여행이라면 난 또 다른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나에게 더욱 아름다운 행복을 선물해 줄 것이다. |
|
여행서에 흠뻑~ 빠져서 정신없이 읽고 있는 요즘에 |
|
많은 책들이 쏟아진다 고갈시켜려 한다 이것이 가슴이 담긴 글이 아닐까? |
|
누가 여행을 하였는가, 그의 직업이 무엇인가에 따라 여행기의 성격은 많이 달라진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볼 수 있는 것을 본다고 한 말처럼 여행의 세계 또한 자신의 세계에 따라 열리기도 닫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읽어 본 경험에 따르면, 글 쓰는 직업이 아닌 사람의 직업과 관련된 여행기가 대체로 재미있었고, 본격 여행가들의 여행기는 나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서 재미있는 만큼 약오르기도 했고, 글쓰는 작가들의 여행기는 재미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그런 편이었다. 그리고 시인들의 여행기, 만족보다는 불만인 경우가 더 많은 편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실제로 그랬는지 확인해 보지는 않았음), 이 책은 좋았다. 작가가 시인이어서, 시인의 시선을 보여주고 있어서, 시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어서, 나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스스로 고독을 누릴 줄 아는 시인이다. 마음의 상처도 힘든 과정도(나는 그게 무슨 내용인지는 전혀 모르지만) 품어 안고 견디는 사람이다. 시집에서보다 산문집에서보다 이 책에서 더 절실하게 읽힌다.(시인으로서는 실망스러울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로서는 아직 시 이해의 깊이가 떨어지는 느낌이라.)
잘 생기지 않던 바람인데, 이 시인처럼 떠돌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홀로, 버스를 타고, 멈추어 서서 바라보는 여행. 한꺼번에 우~ 몰려다니며 떠드는 것 말고, 가는 듯 멈춘 듯 시간 속에 정지되어 있는 것처럼, 뭔가를 얻으려는 게 아니라 뭔가에 잠시 머물러 있는 여행.
최근에 내가 그리도 좋아하던 '수다'가 좀 힘겹게 느껴지고 있다. 그 이유가 내 안에 있어서 내놓고 말도 못하고 자리를 피하는 쪽이다 보니, 이러다가는 내가 변했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 또한 어쩔 수 없겠다 싶은 생각이다. 그래서 이 책의 글이 더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
|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인지라 기억을 되짚어 보니 뭔가 김이 샌다. 삼십해의 시간을 넘어오며 매년 한 해가 시작되면 이런 저런 계획들을 세우며 결심하는 것 중 하나가 '여행'이지만 올해도 별 소득없이 그냥 넘기는 듯 싶다. 여행이 그렇게 거창한 것도 아닌데 나와는 꽤 인연이 없는 것 같다. 물론 게으름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아쉬움을 보상하려는 마음일지는 몰라도 눈에 띈 산문집 하나를 집어들었다. 여행이 주는 낯선 설렘과 아름답지만 소박한 풍경, 사색을 담은 책. 작가의 마음이 전해진다. 이 책은 화려하지 않으나 여행을 통한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작가의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 풍경은 처음에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인 듯 불편하지만 그것이 주는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다보면 오히려 내가 돌아갈 그곳 - 현실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고백처럼 내가 돌아가야 할 집이 있는 곳이 낯선 여행지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이 그것이다.
올 해 여름, 무작정 경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훌쩍'이라는 표현대로 그냥 몸과 마음이 쉬고 싶어 택한 여행이였고, 카메라와 한명의 친구가 동승했던 여행이었다. 천년고도의 도시 - 경주. 어릴 적 수학여행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그곳이 삶에 지친 나에게 무슨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약간은 염려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이였지만 나는 그곳에서 기대치 않았던 많은 것을 얻은 듯 싶다. 내가 살고 있는 소음 가득한 도시 서울과는 너무나도 다른,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유구한 역사와 고풍스러운 모습을 간직한 도시 경주의 솔숲을 거닐며 쉼을 얻을 수 있었고, 일상을 벗어나 머릿속을 비워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고 돌아온 것 같다. 이틀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울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경험속에 나 또한 작가처럼 서울의 빽빽한 모습이 도저히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주는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고향같은 곳이고, 서울은 너무나 낯선 곳처럼 느껴졌던 그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어릴 적의 그곳의 나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통해 세월의 흔적들을 더듬을 수 있었던 것이 참 의미 있었던 것 같다. 언제 찾아주어도 변함없이 나를 반겨주었던 그곳, 그 사람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만큼 많은 사연을 안고 찾아간 나와 나의 환경들. 달라지지 않는 사실 하나는...... 시간을 뛰어넘은 여행을 통해 쉼을 얻었다는 것이다. 여행이 아니였다면 이런 보석같은 감정들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도 그 소소하지만 보석같은 짧은 여행이 주는 사색적인 감정들이 아닐까 싶다.
여행도 습관이다. 새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또 다시 머릿속엔 새해부터 짠~ 하고 시작할 거창한 계획들을 준비한다. 나는 그 계획들 사이에 또 습관적으로 '여행하기'를 적어넣을 것이고... 하지만 거창한 의미의 여행이 아니라 작가 조은처럼 함께 하면 할수록 더 좋은 친구들과 나의 오래된 필름카메라를 하나 매고 발길이 닿는 그곳을 누비고 다닐 그런 여행을 준비한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나의 낯선 인생길도 거창하지 않고 적당한 불편함도 매력적인 여행처럼 그렇게 걸음걸음 누벼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겐 말간 눈의 또또는 없지만... "빨리 갔다 올게!"
|
|
어느길로 갈까?
낯선길로 돌아오다 / 조은 글 그림 / 랜덤하우스 / 2009 / 12000원
여행. 우리는 일상의 생활 중, 혹은 살아가는 동안에 한번이라도 여행을 하게 된다. 간단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가지는 수학여행에서 부터 배낭여행, 자유여행...등 허나 대부분의 여행이라는 것을 단순하게 생각할 뿐 깊이 생각해 보려 하지 않는다. '여행? 뭐 노는거 아니야? ' 겉으로 보면 맞지만 본질을 들여다 보지 않은 대답. 조은이 지은 에세이 '낯선 길로 돌아오다'는 이런 의미없는것을 넘어서는 무엇인가를 우리에 게 들려주려고 한다.
우리는 여행을 시작한 뒤 무엇을 고민하게 될까? 돈? 숙박? 차? 땡!!!! 이다. 질문을 다시한번 읽어보고, '시작한뒤 = 출발하고 나서' 로 이해하고 다시 풀어본다면 무엇일까? 정답은 길이다. 어느길로 갈까? 조은의 여행기도 이렇게 갈림길에 대한 고뇌로 시작한다. 이것은 인간의 모두의 공통적 고민이 아닐까?
'낯선길로 돌아오다'는 책 표지에 보면 여행산문집 이라고 적혀 있다. 그 글귀만 보고 여행에 대해 알려주는 일명 '여행정보서' 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여행관련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그냥 산문집이다. 조은이 친구와 여행하며 느낀점을 말할때 지역과 장소는 덤으로 나올뿐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설명하기 위해 하는 여행이 아니다. 허나, 느낌을 말하며 장소가 딸려오는데 오히려 여행정보서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책 띠에 보면 조은의 여행에 대한 마음가짐이 적혀있는것을 볼 수 있다. "내게 여행은 난독의 대상인 세상과 철저히 대면하는 새온방식이다." 앞뒤 짤라먹고 적은 것이라 처음에는 이 글귀가 마음에 크게 와닫지 않았다. 허나 읽고난 뒤 다시 이 글귀를 읽었을때 시인답게 여행에 대한 표현을 시적 느낌을 살려 정말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의 험난함을 '가시밭길' 같은 상투적인 표현이 아닌 '난독'이라니... 어려운듯 허나 묘한 느낌이 더욱 재미있다.
문득 책을 읽고 난뒤,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여행을 갔었지? 라는 물음이 떠오른다. 일상에 치여, 일에 치여 여행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다. 아니 바쁘다는 변명에 매어두고 잊었다고 스스로 자위했는지 모른다. 변명....변명..... 조은의 '낯선길로 돌아오다'는 여행에 대한 아련함과 애틋함을 느끼게 해준다. 허나 아련함과 애틋함만 느껴서는 안된다. 이런 마음을 느꼇다면 내가 할 것은 ?? 지금 당장 짐을 싸고 나가자. 그리고 이렇게 말하자. 어느길로 갈까? |
![]() 마음에 약간은 뭉클한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다. 솔직히 많은 여행책들을 접해왔고 읽어봤지만 이 책을 읽는 도중 드는 생각은 '아! 어쩌면 하고 많고 많은 여행 책중에 우리나라에 관련된 여행 서적은 관심도 안가져보고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을까?' 라는 거였다. 거의 외국이나 쇼핑에 관련된 것만 읽어봤지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유명한 곳에 관련된 여행 책들은 거의 읽어보지조차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여행서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여행장소에 관련된 많은 정보와 관련된 것들이 다양하게 나와있지는 않기때문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쩜 약간 실망스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책 소개에 나와있는 글귀처럼 난독의 대상인 세상과 철저히 대면하는 여행... 그래서 저자는 그런 난독의 대상인 세상을 자신만의 눈으로 마음으로 생각으로 곳곳을 둘러본 느낌과 생각을 표현해 놓은 책이다.
![]()
책 표지에있는 혼자 외로이 서있는 여자의 모습의 느낌이 사진속에도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 많은 사진들이 있다고 하기에는 조금 아쉽지만 우리가 잘 알고있음에도 선뜻 잘 가지 못하는 곳들의 사진이 많이 있었다. 봉정사. 해인사.부석사. 거제도. 물론 모든 사람을 기준점으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내 나이대의 기준점에서 친구들과 여행계획을 잡는다면 솔직히 아 여기구나 라고 생각지 않는 장소라 그런지 사진 하나하나와 저자의 생각과 느낌들이 꼭 어렸을 적 할머니가 시골이나 옛 시대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사진등을 보면서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조금 더 새로운 내용을 더해서 읽는 느낌이었다.
![]()
문득 내가 돌아가야 할 집이 있는 곳이 낯선 여행지처럼 느껴졌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았다. 내가 돌아가야 할 집이 있는 그 곳 역시 내가 원래 돌아가야 할 곳에서 잠시 떠나온 여행의 장소가 아닌가 하는... 좀 더 많은 구체적이고 세세한 정보보다는 작가의 말 한마디와 생각들이 그 여행지에 대한 인상을 약간은 우울한 장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만약 이미 잘 알고 있고 다녀와 본 곳이라 하더라도 다른 이의 눈으로는 생각으로는 어떤 장소일지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꽤 괜찮은 책인 것 같다. |
![]() 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에는 활자도 큼지막하고 사진도 많아서 작가의 이야기에 쉽게 동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본업이 시인인 작가의 이야기는 책 제목만큼이나 나에게는 '낯선 여행길'이 되었다. 작년만하더라도 여행서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던 나였다. 하지만 지인이 건네준 여행서 한 권 덕분에 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관련 여행서는 한번도 접하지 않아서 관심 반 호기심 반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여행과는 인연이 없는 나이기에 조은 시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며 한 줄 한 줄 눈에 담았다. <낯선 길로 돌아오다>에서 등장하는 여행지들 중 내가 가 본 곳은 단 한 곳, '국사당' 뿐이었다. 내가 경험한 적이 있는 '국사당'편은 매우 친근한 느낌이 들었으며 같은 공간을 경험하더라도 반드시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다른 여행지에는 내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기에 더욱 열심히 조은 시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던 것 같다.
<낯선 길로 돌아오다>는 여행지에 대해서 속속들이 묘사하지 않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은 친절하지 않다. 나같은 여행초심자에게는 그리 친절한 여행정보서가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각각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한없이 부족한 나로서는 작가의 이야기(생각)을 한번에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최소 2번은 곱씹어야 저자의 여행길에 어렵사리 동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점은 내게 낯설었을 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뒤를 따랐다. 감성적이면서 어린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투영시킨 듯한 작가의 문체는 나에게 글을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단순 여행지 정보가 아닌 타인의 솔직한 의견과 경험이 녹아있는 이야기는 충분히 '낯선 여행길'을 떠나는 데 주저함을 없애준다.
작품 초반에 작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싫어하는 고독한 시인이려나 하고 생각했지만 누구보다도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는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으로는 따뜻한 손난로가 100개쯤 들어 있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동질감에 괜히 흐뭇해하며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다.
<낯선 길로 돌아오다>를 단순 여행서가 아니다. 책표지에 "여행산문집"이라고 쓰여있듯이 이 책은 후자쪽 "산문"에 더 가깝다. 하지만 등장하는 여행지나 작가가 직접 찍은 듯한 사진은 "여행"쪽에도 힘을 실어준다. 우리나라의 여행지와 조은 시인의 이야기는 잘 버무려진 쓴 맛도 나고 단 맛도 나는 산나물처럼 맛이 잘 배어 있다.
나는 오늘도 서점에 들러서 신나게 책구경을 했다. <낯선 길로 돌아오다>를 열심히 읽고 있던 터라 당연히 여행서분야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제일 먼저 반갑게 내 눈에 들어 온 작품은 다름아닌 <낯선 길로 돌아오다>였다. 그리고 다른 여행서들도 둘러봤는데 거의 90%이상이 외국에 관한 것들이어서 아쉬웠다. 도쿄와 스페인 사이에서 당당하게 서 있던 <낯선 길로 돌아오다>가 많은 독자들과 만나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