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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1966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70년대 이후 2000년 넘어서까지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근무한 후, 현재는 오페라 이야기를 하며 블로그 운영 중이다. 업무 차 자주 가게 됐던 빈을 독일어 전공자의 기지를 발휘해 남들보다 꼼꼼히 애정을 가지고 여행하셨던 모양이다. 운영중인 다음 블로그에 빈에 대한 정보를 올린 것을 정리해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한다. 음악의 도시인 빈을 스무 번 넘게 방문한 것이 자극이었을 수도 있고 애초에 오페라를 좋아했을 수도 있지만, 확실히 좋은 출장의 여건을 누린 케이스이긴 한 것 같다. 그래도 직업으로서의 일을 하며 개인적인 관심을 충족시켜왔다는 점에서, 지금은 아마도 은퇴 후 후자를 누리고 사는 듯한 저자의 삶이 멋지게 느껴진다. 옛 세대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이 딱딱하긴 하다. 그만큼 멋진 문장을 만날 수는 없지만 빈 정보를 애타게 찾던 내겐 아주 유익했다. 정보 전달 위주의 글들이며 감정은 배제되어 있고 개인적인 취향을 표면적으로 드러내지도 않는다. 마치 교과서를 보는 듯한 글인데, 그만큼 치우치지 않아 신뢰가 가기도 한다. 대부분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로 알려진 이야기들을 건물과 연관지어 소개하는 방식이다. 소개하는 명소들은 빈의 구시가지이자 중심지인 1구에 위치한 곳들이다. 1구의 중앙인 슈테판 성당에서 시작해 길과 광장을 기본으로 산책 루트를 이어가는 흐름이다. 길을 따라 가는 방식이라 작은 사연이 있는 집들이 많이 언급된다. 벨베데레나 쇤브룬,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같은 외곽 명소는 따로 마지막에 추가되어 있다. 아쉬운 건, '빈에 대한 여행 정보는 다른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으니 넘어가겠다'라고 한 부분이다. 현재 믿을 만한 빈 정보 요약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도서를 한 권 사서 읽는 게 제일 마음 편한데 구미가 당기는 건 해외판 론니플래닛 빈편 뿐. 이제 블로그들을 검색하는 일만 남았다. 이 책을 기본으로 여행지를 정리하고 확장시켜볼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여행을 직접 가야하니 꼼꼼하게 읽느라 시간이 꽤 걸렸는데, 메모한 장소들만 해도 추린 게 30곳. 붙어 있는 곳들을 서너 곳 합친다고 해도 과연 일주일 동안 얼마나 볼 수 있을까 싶다. 더 추려내야겠지. 남들은 사흘이면 충분하다던 빈이 커피하우스 외엔 식당이나 잡화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해서 이러다간 일주일 내내 호텔 조식과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한다. 항공권과 호텔만 예약해두고 반년 뒤에나 가는구나 방치했던 빈이 벌써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예매해야지 다짐했던 뮤지크페라인 콘서트의 티켓 오픈도 다음 주쯤인 것 같은데, 역시 잊고 있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이제 계획을 세워야 할 때. 전쟁이 끝나고 슈테판 성당의 복구가 시작되자 시민들이 전쟁의 막바지에 간직했던 성당의 잔해들을 들고 나왔다. 이처럼 빈 시민들의 뜨거운 정성으로 전쟁이 끝나자마자 성당의 재건에 착수하여, 5년 후인 1950년 1차적인 복구를 마무리하고 1952년에는 복구된 성당을 봉헌할 수 있었다. (60쪽) 2구 레오폴트슈타트는 레오폴트 대공이 빈 동남부에 조성한 구역으로 주로 유대인들을 이주시켜 살도록 한 게토이다. 2구 네스트로이플라이츠 근처의 템펠가세는 유대인 회당이 있는 거리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아직도 안식일에는 경찰들이 회당에 예배하러 오는 유대인들을 보호해주고 있다. (142쪽) 오이겐 공자는 거의 매일 저녁 백작 부인을 찾아와 휘스트라는 카드게임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런 후 밤 10시쯤 백작 부인과 작별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마차에 오르면 곧장 잠에 떨어졌다. 늙은 마부도 졸음이 많았다. 잠에 푹 빠진 오이겐 공자와 마부를 태운 마차가 밤마다 저절로 벨베데레 궁전을 찾아가는 광경은 빈 사람들의 좋은 구경거리였다고 한다. (26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