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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약본이나 편집본은 그 나름의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뭐든지 '한 권으로 보'려 하면 일단 어느 정도의 실패는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전을 '원전'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대개 이런 축약본이 우리 나라에서 많이 떠돌고 있는데, 대개 시험 대비용이나 기초지식 토대용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 권의 분량 안에서 최대한의 내용을 수록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무척 뜻깊다. 지나치게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축약하면서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서술되었는데, 대개 저자들의 지식자랑으로 끝날 위험이 있는 해설서나 축약본의 한계를 살짝 넘어섰다고 여겨진다.
더구나, 첫 판이 1994년에 영어권에서 씌어진 책이라는 이점으로, 현대사상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사상가'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물론, 소쉬르나 방브니스트, 아도르도, 바슐라르, 바흐찐 등의 전통적 사상가들을 누락하지 않고서 말이다. 50이라는 숫자가 꽉찬 느낌을 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학 초년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보면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인상깊은구절] 바슐라르는 과학의 발전에 대해 비진화론적 설명을 제기한다. 이전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현재의 과학의 상태를 설명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뉴튼 물리학에서 발전해 나온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슐라르는 새로운 학설doctrine들은 옛 것으로부터 나오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것이 옛 것을 '포섭한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