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erisch erfolgreich – Vitus B. Droescher
독일의 동물행동학 연구자이자 심리학자인 비투스 B. 드뢰셔가 제시하는 생존의 성공전략은 조화와 협력이다.
책의 부제처럼 붙어있는 설명 –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폭력이론을 뒤집는 동물사회의 이타적 성공전략’ – 이 이 책의 주제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드뢰셔는 이를 위해 특히 여성 학자들의 연구성과들을 많이 인용했다.
아무래도 (원초적으로 폭력적인) 남성 연구자들보다는 (원초적으로 평화적인) 여성 연구자들이 동물들의 행동에서 보다 친밀하고 협력적이고 타협적인 면들을 잘 관찰해내고 있다는 전제에서 그랬을 것이다.
과연 여성 연구자들의 본능적인 통찰과 인내를 동원한 관찰의 결과도 그러한 듯하다.
여기에 인용된 동물들은 매우 다양하다.
사자, 침팬지, 앵무새, 호랑이, 고양이, 바다표범, 방울뱀, 카나리아, 돌고래 등…
이들에 대한 관찰과 연구의 결과가 1부 동물세계에 비친 인간, 2부 섹스와 사랑의 모순, 3부 모든 동물은 훌륭한 어머니, 4부 협동은 생존의 조건, 5부 재앙을 막기 위한 전략의 순으로 전개된다.
동물행동학 연구의 권위자답게 동물의 자세와 행동에 대한 그의 해석은 데즈먼드 모리스의 역작 ‘맨워칭’을 연상시킨다.
드뢰셔는 지금까지 인간들이 대결과 갈등의 요소가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근본원리임을 입증하기 위해 동물세계의 단순해 보이는 생존방식을 근거로 제시하는 것을 경계하며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즉 동물의 세계가 약육강식의 원칙으로만 움직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보다는 한층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원칙, 즉 타협과 설득과 자율적인 조절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휴머니즘의 동물학이라고 붙였을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식이 동물을 의인화해서 보고, 그들의 행동을 마치 인간의 그것인 양 감정을 이입해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
그것은 과학을 하는 태도도 아닐 뿐 더러 동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객관적인 시각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이 책을 동물에 관한 과학적인 탐구서도, 인간에 대한 교양서도 아닌 것으로 만들고 만다.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고 사회전체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관점은 동의하지만 저자는 동물의 행동을 그 자체로써 파악하지 않고 인간에 대한 비유로써 자꾸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나열한 목차만 훑어보더라도 이것은 동물에 대한 순수한 관찰이 아니라 인간에게 주는 교훈이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책 제목부터 잘못 되었다.
‘휴머니즘의 동물학’이 아니라 ‘동물을 통해서 고찰한 인간의 휴머니즘’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동물학이 아니라 인간 사회학을 얘기하고 있다.
또 한 가지, 현지에서 발행된 이 책의 초판 연도를 보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1994년이다.
생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독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난 10년간 드러난 생물학의 성과와 논의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인용한 많은 사례들중 상당부분이 이미 잘 알려진 것이거나 혹은 최근에는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들도 끼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