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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이 책에 실린 '김혜진' 작가의 단편 '질문의 시간'와 뒤의 후기를 읽고 쓴 글입니다. 이 작가 생각하는게 정말 나랑 비슷하다. 내가 프루스트 클럽에 홀릭했던건 우연이 아니었어!! 질문을 만드는 것은, 그래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184p 대학에 와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 중 하나가 좋은 답 쓰는것 못지 않게 좋은 질문을 하는것도 중요하다라는 말. 하지만, 말만 그렇지 실제로 생활 속에서 그렇게 하기 어렵다. 했더니, 사람들이 슬슬 나를 이상하게 보는 그 시선. 그 시선이 시선 이상의 무엇이 되어 나를 외롭게 할 것 같아서 질문질을 꾸욱 참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랬는데, 이 문장을 읽고 그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아, 나만 이런 생각한 게 아니었구나. 그래서, 자연스러웠나 보다. 나와 성별도 다르고 연령대도 다르며 생활도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김혜진 홀릭은. 어렸을 때는 최대한 별난 질문을 하고자 했다. 이상한 질문, 특이한 질문, 그 대답 하나로 상대의 가장 내밀하고 중요한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 그러다가 그런 질문들이 상대를 멀어지게만 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렇게 결론 내리고는 단순하고 평범한 질문들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평범한 대화, 평범한 관계. 그러자 당연히도, 조금 외로워졌다. 184p 만나는 사람 하나 하나가 특별하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 만나서 그리고 오랫만에 만났을 때 그들과 나는 습관적으로 서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안녕하니? 밥은 먹었어? 여친과는 어때? 요새 뭐하냐? 하지만,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고, 답변을 늦추면서 고민에 잠기면 곧 상대의 난처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깨달았다. 아, 우리들에게 이런 질문은 영어의 'How are you'같은 것이구나. 그는 내가 예상가능한 추임새를, 장단을 맞추듯 대꾸해주길 기대했구나. 그렇게 나는 대화의 룰을 이해했고, 그 룰을 비껴난 자에게 가해지는 외로움이라는 제재가 무서워져서 예상가능한 답변들만 해주기로 했다. 평범한 대화, 평범한 관계. 그러자 당연히도, 조금 외로워졌다. 우리는 말하기 위해 묻는다, 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질문에 나의 고민과 감정이 섞여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을 받고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지적이 맞다는 생각은 안 든다. 질문과 대답, 대화와 소통은 지급히 편협하고 나에게로 편향되어 있으며 왜곡되는 것이 당연하다. ... 질문을 한다. 마음을 다해 대답을 한다. ... 184p 나는 이기적이다. 애초에 인간은 모두 이기적이다. 이 경쟁사회에서 누가 나를 먹여살려준단 말인가. 설령 그렇다 해도, 나는 불투명한 형이상학적 전제 없이는, 나를 이타적으로 살게 해주는 그 어떤 명제를 찾지 못했다.(물론, 나는 기독교인이므로 종교적 동기는 별개) 그런 의미에서,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정말 매력적인 관찰이다. 질문도 이기적이다. 누군가를 위로하려는 동기도, 사실 그의 상태를 변화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이기적이다. 일반적인 질문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또, 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사전 작업으로 묻기도 한다. 이 사람에게 얼마나 나를 이야기해도 될까. 또는, 나와 얼마나 관련이 있을까. 그렇게 나누어지는 이기적인 대화들이, 개성을 점점 묶어서 공장으로 보내버리는 모노톤 세상에서 '나'와 '너'라는 존재들이 숨쉴 수 있게 하는 게 아닐까, 라고 누구도 듣지 않는 머리 속으로 내 뱉어본다.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그 어떤 확신도 없지만, 바르고 곧고 온전한 것을 쓸 자신도 없지만 써내려 간다. 문장과 문장 사이, 단어 뒤 그림자 속에 무언가 있다. 빛나고 따뜻한 무언가가. 그것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185p 나는, 멋진 글을 쓴 사람들의 현실이 썩 좋지 않을거라고 멋대로 생각하곤 했다. 정말 그렇게 현실이 더없이 만족스럽고 충만하다면, 그 현실을 즐기지 무엇하러 글쓰기라는 귀찮고 지난한 작업을 하겠는가, 라고 맘대로 되뇌였다. 그녀는 바라고 있다. 나는 바라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도 바라고 있다. 내가 쓰고 누군가가 읽고 다시 돌려보낼 글과 글들의 연속 그러한 일련의 대화들 속에 바라고 기대할만한 무언가가 있다(고). 빛나고 따뜻한 무언가가. 그것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