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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를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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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연재작과 전작 단행본에는 아무래도 호흡에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격주 혹은 한달을 간격으로 다가오는 마감과, 석달에서 넉달 간격으로 끝나는 마감과는 나오는 스토리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더 좋으냐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작가의 성향에 따른 일일 것이다. 어쨌든 매회 독자의 반응에 따라 편집부의 압박이 닥쳐오는 잡지 마감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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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연재작과 전작 단행본에는 아무래도 호흡에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격주 혹은 한달을 간격으로 다가오는 마감과, 석달에서 넉달 간격으로 끝나는 마감과는 나오는 스토리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더 좋으냐는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작가의 성향에 따른 일일 것이다. 어쨌든 매회 독자의 반응에 따라 편집부의 압박이 닥쳐오는 잡지 마감에 비해 전작 단행본의 경우는 좀더 느긋한 페이스와 여유있는 호흡을 둘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MISTY'는 이 점에서 전작 단행본이 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사건에 의존되어 진행되는 스토리가 아닌 바에야 감성에의 호소가 당연할 텐데 자칫 심심하고 무덤덤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이, 감성에의 호소이다. 호소가 읽는 독자에게 제대로만 먹히면야 다행인데 감성코드가 안맞으면 그걸로 끝인 거다. 코드도 그렇고 작가의 표현력도 문제인데... 이런 류의 호소는 페이지가 넉넉해야 여유롭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독자에게 호소해야될 때를, 촉박히 두어페이지에 우겨넣으면 독자는 그 감성마저 사건처럼 읽게 되고, 자연히 밍숭맹숭하게 느끼기 쉽다. 변미연은 그런 점에서 페이지를 잘 활용한다. 신인 답지 않은 능력이다. 그래선지 1권에서 독자를 가슴 설레게한 스토리는, 2권에 이르러선 가슴 뭉클이다. 1권이 남자 주인공을 내세워 나레이션 읊게 하였다면 2권은 여성 주인공을 나레이터로 내세웠다. 더구나 조건을 따져서 결혼 상대를 물색하는 '맞선'을 무대로. 하이틴 로맨스류의 소설적 환상은 현실이라는 찬물을 뒤짚어쓰고 깨어진다. 읽고있는 독자마저 찬물을 쓰게 하는 그 깨어남은, 달콤한 연애의 환상을 즐기는 순정만화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물론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아서 독자는 나레이터인 도영과 함께 씁쓸함을 공감해야 한다. "아- 이 고립된 느낌" 인체 표현에서의 미숙함이야 1권과 비교해서 좋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독자에게 어떻게 하면 호소할 수 있는지의 감각만은 충분해서 이야기 전달에 전혀 무리가 없다. 이것도 꽤나 탁월한 능력인데... 그림의 섬세함과 화려함이 스토리의 빈약함을 덮어서 가리는 경우가 아닌 바에야 대체로 그림과 스토리는 함께 한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속도가 함께라는 말이다. 하지만 간혹 연출의 탁월함이 스토리와 맞물려 그림을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예는 안되겠지만 [더스크 스토리], [칼바니아 이야기]의 작가 TONO를 들 수가 있겠다. 국내 작가라면 강경옥 정도? 하지만 2000년대에 강경옥을 논하는 것은 90년대의 동어반복이 될 가능성이 크겠다. 어쨌든 이 능력은 만화가로서- 소설가적인 능력이나 화가적인 능력이 아닌- 보통 만화를 소설과 그림의 합체인 양 단순화 시켜 설명한다는 걸 보자면- 흔치 않은 능력임엔 틀림없다. 변미연이란 신인 작가의 행보에 매나아급 독자들이나 평론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아주 단순한 에피소드라도 취급하는 작가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기에, 변미연이 다루는 에피소드들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4권이 나온 시점에서 새삼 2권의 리뷰를 쓰는 것은 전권을 통틀어 개인적으로 가장 작가의 능력이 높이 표현되었다고 느껴지는 것이 이 2권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2권을 읽어보면 왜 이 리뷰의 제목이 '헤세를 다시 읽다'인지 알 게 될 것이다. 왜 연출이 어쩌고 해가며 작가를 칭찬하기 바쁜지도 공감한다면 당신은 이제 변미연의 팬♡
c******6 2004.03.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