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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플루엔자란 무엇인가 ‘어플루엔자(Affluenza)’는 1997년 방영된 PBS 다큐멘터리 “Affluenza”에서 ‘풍요의 시대에 만연한 소비중독 바이러스’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되었고, 2001년 다큐멘터리 PD인 존 더 그라프와 환경과학자 데이비드 왠, 경제학자 토마스 네일러가 공동 집필한 <어플루엔자 (Affluenza)>의 발간을 통해 정착되었다. 이 단어는 부유함을 의미하는Affluence와 유행성 감기, 즉 독감을 의미하는 Influenza의 합성어로 부자병(富者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소비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소비지상주의의 환상을 좇는 인간을 불행으로 이끄는 것이 특징인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욕망하는 현대인의 탐욕이 만들어낸 질병을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걸리면 삶에 대한 무력감, 과도한 스트레스, 채워지지 않는 욕구, 쇼핑중독, 우울증 등과 같은 사회적 병리현상이 나타난다.
2. 왜 어플루엔자에 걸리는가 저자는 우리의 참다운 삶에 해로운 돈, 소유, 외모나 사회적 지위, 명성 등의 가치를 지나치게 선호하는 사람들, 즉 시장형 성격의 소유자들은 정서적으로 더 큰 위험에 놓인다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성공, 잘 팔릴 가능성, 다른 사람의 인정에 의존해 평가하는 등 자신을 상품1)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활동적이고 생기 넘치는 내적 상태인 ‘존재’가 ‘소유’에 물들어가면 우리의 지각은 세계와의 교감을 통해 다른 ‘존재’에 대해 경탄을 터뜨리는 대신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을 감각을 통해 확인만 하게 되기 때문에 쉽게 모든 일에 지루해진다. 그 결과 매일매일 우리가 바쁘게 삶아간다고 말하지만 마치 좀비처럼 하루하루를 권태에 찌들려서 살아가게 된다. 그뿐 아니라 소유는 감정 따위는 무시한 채 이성으로만 자신을 설명하고, 자신으로부터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스스로를 떼어놓는다. 만일 당신이 다른 사람을 당신의 목적에 봉사하도록 조작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면 친밀감이 생길 수 없다. 친구나 연인을 고를 때 사랑보다는 외모, 부, 카리스마 또는 그들의 시장 가치에 흔들린다. 이에 따라 당신은 외로움을 느끼고 정서적인 접촉을 갈구하고 쉽게 우울증에 시달린다. 당신이 더 나은 연인이나 친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또는 당신의 가치가 떨어질 지 모른다는 공포는 더욱 고통스러운 불안감을 안겨준다. 부족하다는 느낌으로 인한 소유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보상해주는 대신이 자기애(自己愛)적인 인격장애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2)
이러한 어플루엔자 감염에 따른 공허함은 자본주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공허감과 외로움을 채우려고, 진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향한 욕구를 대체하려고, 경제성자과 이익에 꼭 필요한 소비에 의지한다. 불안하고 우울할수록 소비를 해야 하고, 소비를 할수록 더 불안해진다. 소비는 우리에게 내적인 공허가 외적인 수단으로 고쳐질 수 있다는 거짓 약속을 한다. 이렇게 해서 어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지닌 사람들은 약물중독(알코올, 마약)에 빠지고 더 심각하게는 합법적인 중독, 예컨대 쇼핑 중독, 일 중독, 섹스중독을 비롯한 강박적인 대량 소비의 중독자가 되어간다. 우리는 물건을 사면서 우리의 불행을 치유한다.3) 물론 살기 위해 밥을 먹는 경우에는 필요에 의해 돈과 같은 물질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정서적인 고통이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의 존립을 위해 만들어진 욕구에 의해 물질을 추구하는 경우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같은 병폐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3. 어플루엔자에 걸리지 않으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어플루엔자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어플루엔자 백신의 하나로 종교를 얘기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얘기하는 것은 건전한 신앙으로서의 종교를 의미하는 것이지 현재 혹은 미래(내세를 포함하여)에 대한 투자의 대상으로서 종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증이나 불행감에 덜 시달린다. 이것은 종교의 종류, 신자의 국적, 성, 나이, 계층, 인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나) 종교를 가진 사람 중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기도가 일이나 사랑의 성공을 보장해주기를 바라는 등 이기적인 목적만을 추구하고 믿음을 투자로만 본다. 타인에게 악의가 있다고 보고 나쁘게 생각한다면, 그리고 종교적인 믿음을 적에 맞서거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마법처럼 사용한다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은 높아진다.4) 종교를 가짐으로써 사람들은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소외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또 다른 것으로는 돈, 지위 등이 목적에 이르는 수단이지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왜 돈을 벌려고 하는가, 즉 돈을 벌기 위한 내적 동기가 무엇이냐 이다. 만약 당신이 남에게 부유함을 과시하기 위해 벤츠 S클라스나 포르쉐 911와 같은 차를 산다면 그것은 당신이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걸렸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탱크로리를 구입하였다면 똑 같은 억대의 자동차를 구입한 것이지만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무관한 것이다. 당신이 객관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을 타인, 특히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행위를 통해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신이 목적과 수단을 뒤바꿔놓는 것에서 시작된다. 현실에서 도피하기 보다는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최고의 것을 희망하되 최악의 것을 예상하며 최선을 다하면 더 이상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안절부절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TV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삶을 모방하는 형태로 어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퍼져가고 있는데, 이것을 막으려면 형식에 관계없이 광고가 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것을 소비하는 현명한 소비자세가 필요하다. 즉, 우리 자신의 진정한 필요가 아닌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거짓된 욕구로 인한 소비가 아닌 스스로의 욕구에 의한 자율적인 소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성적만이 중요하다는 가정에 도전하고 시스템에 맞서도록 도와주어라. 아이가 아무리 공부를 안 하더라도 ‘어른이 되면 실패자나 가난뱅이가 될 것’이라고 위협하지는 말라. 또 ‘숙제를 빼먹거나 시험에 떨어지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라는 호통으로 동기를 부여하지도 마라. 이렇게 말한다면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된다. 그보다는 아이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 그리고 그들이 이런 활동과 연관된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토론하라. ~ 만일 아이들이 무엇을 흥미로워하는지 찾지 못했다면 흥미를 느끼는 직업을 찾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해주어라. 아이들에게 흥미만 있다면 그 일이 멋진지 수입이 많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 아이들의 성적이 아니라 아이들이 무엇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는지에 관심을 가져라.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읽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주제를 철저히 고민하고 삶에 대한 지적, 철학적 자세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어라.5) 4. 덧붙임 이 책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존 더 그라프/데이비드 왠/토마스 네일러가 공동 집필한 <어플루엔자(Affluenza)>에서도 취재를 통해 현대인들이 어떻게 소비에 중독되고 또 어떻게 탐욕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점이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자신의 다른 책이 상당히 잘 팔렸기에 출판사에 이 책에 대한 제안서를 보내면서 제법 많은 선인세를 기대했지만, 이전의 책의 절반도 되지 않는 선인세를 제안 받게 된 배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미 1997년부터 동일한 아이디어로 TV 다큐멘터리로 여러 차례 방영되고 책으로도 출판된 주제에 대한 사골을 우려먹는 것으로 생각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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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들을 제치고 미국의 가치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빼어난(?) 나라로 한국만한 나라가 없다. “욕구와 욕망을 만들어 내고 오래된 것과 낡은 것에 불만을 갖게 하는”그래서 소비와 시장의 힘이 인간의 각종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다는 신앙인 ‘이기적 자본주의(Selfish Capitalism)'에 경도되어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원하고, 자신의 가치를 성공, 잘 팔릴 가능성, 타인의 인정에 의존하는 자신을 상품으로 인식하는 인간들로 가득 차 버린 기이하고 추한 사회의 형상을 하고 있다.
소비를 향한 무한한 열망, 상품의 빈번한 교체, 자신과 사회에 대한 무비판, 통찰력의 총체적인 부재, 소유가 자신을 더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 거라는 생각, 자신을 선전하고 광고하며, 소유물과 타인의 평가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상품으로 자신을 인식하는 물질주의와 권위주의에 쪄들어 내적조화가 무언지도 모르는 시장형 인간들을 양산하는 무지한 사회, 바로 한국사회의 모습이다. ‘올리버 제임스’의 이 저술은 바로 이러한 소비지상주의가 지니고있는 '몰개인화(Depersonalization)'에 어떠한 자각도 없는 인간들이 걸려든 질병, ‘어플루엔자(affluenza)'에 대한 폐해와 이를 극복하고 해소키 위한 백신에 대한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삶의 목표는 돈, 소유, 명성, 외모에 있고, 이의 동기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과시하려는 그릇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들의 허위와 무지, 불행한 욕망을 영국을 비롯한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들과 싱가포르, 중국, 덴마크, 러시아 등지의 상위계층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한 부자병의 실체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결같이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들은 대조효과(Contrast)에 빠져들어 자신보다 뛰어난 대상과 비교하며, 돈과 소유욕, 그리고 외모와 명성이라는 가치에 집착하고 자신들보다 더 가졌거나 더 나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현상을 나타낸다. 친구나 연인을 고를 때는 사랑보다 외모와 부, 그들의 시장가치에, 그리고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원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에 빠져있으며, 자극이 삶을 지배하는 상태에 놓여있어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 자기애적인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등으로 정서적인 고통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유한 소수를 위해 부도덕하고 불평등하게 펼쳐지는 미국식 이기적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마케팅사회에 흡수되어 물질적 안락을 위해서는 어떤 인간적 희생도 무릅쓰는 불행한 시장형 인간들이 양산되고, 도달 할 수 없고 결코 채워 질 수 없는 욕망과 성공이라는 환상을 쫓는 이들의 어리석음과 고통이 다양한 양상으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서점진열대를 채우고 있는 미국식 긍정의 심리학이 장밋빛 허상을 만들어내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생태학적 재앙이라 할 수 있는 헛소리에 경도된 성공지향의 인간들을 이용하여 가짜 행복을 촉진하고 인지행동 치료로 인위적 자존감을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산업의 부상에 일조케 하고 있다. 바이러스 목표(돈, 소유, 외모, 명성)와 바이러스 동기(과시와 認定)에 붙들려 있는 한 삶은 고통과 불만과 불행의 영속일 뿐일 것이다. 미국적 가치는 이기적 자본주의를 대전제로 하고 있다. 내적인 공허를 외적인 수단인 소비로 고쳐질 수 있다고 거짓 약속을 하고, 성공을 쫓는 시스템 속에 가둬놓곤 성공이란 것으로 늘 동기를 부여하게 한다. 그래서 필요가 없음에도 인식하지 못하고 욕망하는 조작된 욕구에 대체된 취약한 정서는 타인이 가진 것을 자신도 가져야 한다는 공허한 과시적 소비로 끊임없이 내몰린다. 온통‘과시’라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겠다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가치로 인해 여성인구 전체가 성형수술을 받는 기괴한 나라가 되어 거짓된 자아의 잠재적 문제점에만 치중하여 자기혐오를 보상하는 자기기만과 무자각의 불행한 무뇌한들로 가득 차게 한다. 이렇게 해서 소수의 상위계층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권력을 독식한다. “영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에게 최대한의 부가 아닌 최대한의 행복을 주는 것이다.”라는 선언과는 달리 모든 인간들을 불행과 정신적 고통으로 내모는 성장, 성공, 부(富)와 같은 바이러스 목표에 매달리는 한국사회의 낙후되고 추악하며 이기적인 반(反)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근원적 수정과 가치 전환은 시급한 과제이다. 그래서 이 저작의 말미에 덴마크와 같이 어플루엔자가 침입하지 못한 사회주의체제까지는 아니지만 이타적 자본주의를 위한 현대사회의 새로운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다분히 영국내의 특수성으로 인해 우리사회에는 지나치게 급진적이거나 조화롭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서적인 애착, 공동체, 효율성, 자치 등을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하여, “당신의 욕망이 아닌 필요를 충족시켜라. 소유하지 말고 존재하라. 경쟁뿐 아니라 협동도 하라.”는 슬로건은 정서적 고통에 시달리는 한국의 시장형 인간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이제는 외부로부터 지속적인 지지를 얻고자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의식하는 부서지기 쉬운 자존감에서 빠져나와 아름다움과 자기표현을 지지하는 진정한 내적 동기로 자신을 채워야 한다. 물질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는 오늘의 우리들, 시장형 인간들의 삶에는 무엇이 남아있나? 불안과 우울, 소외로 다시금 강박적인 소비에 몰리고 채울 길 없는 욕망을 위해 고통스러워 할 것인가? 환상의 세계를 꿈꾸며 삶을 낭비하는 것을 경고하는 엘리엇의 시(詩)로 마감하는 소비지상주의로 비뚤어진 현대인에 대한 신랄한 이 보고서는 오늘의 한국인, 우리들 모두에게 귀중한 거울이 되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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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 대해 말하기 전에 우선 한마디 하자면, 이책은 재미있다. 저자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고 임상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저자는 이책을 쓰기 위해 런던에서 시작하여 코펜하겐, 모스크바, 싱가포르, 상하이, 시드니, (뉴질랜드의) 오크랜드, 뉴욕을 돌면서 240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책이다. 이책의 내용은 저자의 주장과 분석을 말하기 전에 항상 저자가 인터뷰한 사람들에 대한 임상심리학자로서의 성격분석이 제시된다. 이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240명과의 인터뷰 테이프를 모두 기록할 정도로 양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면접자의 말을 요약하고 그 요약에 기초해 성격을 그리는 것으로 이책의 내용은 진행된다. 그리고 저자가 파악한 캐릭터에 기초해 왜 그런 캐릭터가 만들어졌는지 그가 사는 도시의 문화를 근거로 분석하고 그 분석에 기초해 저자의 논지가 전개된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그 구체성때문에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사실 이책의 제목이기도 한 어플루엔자(왜 출판사에서 원서의 제목을 그대로 썼는지 잘 모르겠다.) 즉 부자병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저자의 논지는 말만 새로운 신조어일 뿐이지 그 개념의 내용은 그리 낯선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다. 사실 저자는 책에서 그가 만든 신조어의 뿌리가 되는 사회학 개념들을 여러번 언급한다. 저자가 어플루엔자(이하에선 부자병이라 하겠다)란 신조어 이전에 그 개념의 뿌리로 언급하는 것은 뒤르켐의 아노미라든가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상대적 박탈감 정도이다. 그리고 맑스의 소외 개념도 연관성이 있는 개념이다. 저자가 부자병이라는 말로 설명하려는 현상은 이렇게 도식화할 수 있다. 당신은 승진 또는 봉급인상을 바란다. 당신은 자신이 그것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신은 얻지 못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반응은 두가지 중 하나이다. 당신의 기대가 배신당한데 대해 분노하거나 좌절하는 것.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이유가 외적인 부당함이 아니라 당신이 기준을 만족할 만한 자격이 모자랐다면 당신은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좌절하게 되고 우울함에 시달리게 된다. 저자는 왜 부자나라들일수록 그리고 돈을 많이 버는 고소득층의 엘리트일 수록 더 우울한 가라는 이상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부자병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만연된 우울증 증세는 유전자라든가 성격이라든가 하는 개인적 특성에 따른 현상이라기 보다는 아노미나 상대적 박탈감과 같은 사회적 메커니즘으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사회적 메커니즘을 시장 자본주의로 지목한다. 'All that is solid melts into air' 맑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19세기 자본주의 사회를 묘사하는 구절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치관은 개인주의이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등장하면서 이전 사회를 결합시켜주었던 가치관이 무너졌다. 자본주의 사회를 묶어주는 공통의 가치는 오직 돈 즉 시장에서 교환가능한 무엇일 뿐이다. 저자는 경제영역 뿐 아니라 사회영역까지 그런 시장교환의 논리가 확산되면서 등장하는 것이 부자병이라 설명하고 그런 병에 걸리기 쉬운 성격을 시장형 성격이라 말한다. 즉 자신을 시장에 내놓은 물건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며 자신을 파는 대가로 돈과 지위라는 공통적인 가치를 손에 넣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돈과 지위를 쫓는 것이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 동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즉 성공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성공을 위해 성공하겠다는 동기라면 그 사람은 내적으로 불행해지고 우울증은 그 불행의 증상이라는 것이다. 돈과 지위의 목적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자신의 내적 기준에 따른 대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보통 속물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속물을 저자는 시장형 성격이라 부른다. 속물, 즉 내적 가치가 아니라 외적 가치에 맞춰 사는 사람들은 여유가 없고 인격적으로 매력이 없으며 불행하다. 이책은 자본주의의 역사라는 것이 그런 속물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그 정점으로 저자는 뉴욕, 즉 소비자본주의의 정점인 미국식 자본주의는 그런 속물을 초ㅚ대한 늘리는 시스템이라 지적한다. 이상이 이책의 논지가 되겠다. 저자의 논지는 그리 낯선 것도 아니고 새로울 것도 없다. 더군다나 저자가 대안으로 이책의 마지막 장에서 제안하는 것은 사실 실현성이 의문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자의 세계관은 19세기 낭만주의를 연상시킨다. 초기 자본주의의 반동으로서 과거 사회를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19세기의 낭만주의. 그리고 그 정치적 표현이 사회주의, 아나키즘 등이었으며 그러한 정치적 정서를 정치적 낭만(고전으로 분류되는 칼 슈미트의 저서명)이라 부른다. 즉 그들의 대안이 현실적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정치적 견해가 어떻든 이책만큼 풍부하게 현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 드물다는 점 그리고 재미있다는 점에서 이책은 추천할만 하다. 평점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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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의 겉표지는 인터넷상에 보이는것처럼 깨끗한 하얀 표지라는 의미보다는, 막상 직접 받아보면 달력 뒤의 하얀 면으로 싼 것 아닌가 하는...좀 성의없어 보인다.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어플루엔자란 부자병, 즉,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것을 바라는 탐욕이 만들어낸 질병이라고 정의하며, 소비 지상주의가 인간을 불행하게 이끈다고 한다.
처음 저자는 이 책을 위해 10개월에 걸쳐 여러 나라를 돌아보며 각국에 있는 240여명을 인터뷰했고, 그들이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걸릴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돈, 명성, 외모, 학벌등 자신을 다른사람들과 비교하며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끊임없이 욕망을 갖기 때문이라고. 산업사회의 커다란 딜레마라는 야심 때문에.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는 거창한 제목과는 다르게 그 바이러스를 부자병에 한정하지 않고, 인간의 욕망이나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바라는 지향점까지 억제하는것이 최고의 백신이라고 말한다.
인용하자면 "어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출산 직후 살이 찌거나 임신선이 생긴 외모를 싫어하게 된다." 라는 구절처럼 억지스럽게 끼워맞추며.
이책을 읽고나면 출판사 리뷰가 분류해놓은 거시적인 사회 분석서라기 보다는, 모든 욕망을 억제하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라는 종교 서적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물질적인 풍요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것이라는 서론의 취지에서 벗어나,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인간으로서 지켜야하는 기본 도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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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두개를 가지고 싶고 두개를 가지고 있으면 네 개를 네 개를 가진 후에는 열 개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사람의 마음이라면 열 개를 가졌을 때의 기쁨은 하나를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더 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으로 열심히 살아보지만 큰 벽에 부딪히고 깨어지면서 스스로 작아지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처음에는 생존을 위한 하나에 집착을 하지만 생존의 문제가 해결 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두개 혹은 열 개를 위해서 무던히 애를 쓰고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플루엔자]는 사회적으로 부를 충분히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부자가 되고 싶어서 자신의 생활이 어떻게 변하는지, 자신의 의식구조와 사회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부자병이라는 신조어 ‘어플루엔자’를 만들어 냅니다. 현대인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병인 우울증에 관한 원인을 찾기 위한 병원체라고 할까요? 어플루엔자는 사회전반을 통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병에 감염되어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생활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존감을 줄여가고 이러한 생활의 누적은 결국 우울증 혹은 사회적 일탈로 쾌감을 맛 보기위한 섹스, 마약 등의 문제를 야기한 다고 보고 있다. 많은 사례를 통해서 부자가 된 사람, 부자가 되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하고 사람의 심리를 통한 행복감등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어 흥미롭다. 일상적으로 부자의 행복감이 더 높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높지 않으며 부자 일수록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은 영혼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좌절감 그리고 치장과 형식에 얽매이는 삶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존재감이나 자존감이 없어지게 되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리는 생활이 된다는 것이다. 많은 국가의 많은 인터뷰 사례를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를 생각해 본다. 가장 바보 같고 가장 어리석은 일이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이 보기에 좋아 할 것 같아서 하는 일임을 생각하고는 많이 부끄러워진다. 스스로 재화가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 본다. 그 것을 만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다가 일 속에 파묻혀 살고 있고 이로 인하여 삶의 중심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녀의 교육도 외모 지상주의도 나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상업적이고 형식적인 삶을 살아가고 그 것이 바른 가치관이라 믿고 있었던 순간들이 아찔하다. 많은 재화를 가진다고 많은 행복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성적이 일등이라고 세상을 살아가는 행복지수가 일등인 것이 아니다. 매력적이라고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테레사 수녀님의 미소가 아름답다고 하지 매력적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저자의 경고가 나의 삶을 온전히 바꿔주지는 않겠지만 조금 벌더라도 행복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서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할 것 같다. 더 벌어야 행복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잘 못된 생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수확이 될 것 같다. 조금 벌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드는 일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면 행복지수가 더 높아질 것이기에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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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지금으로부터 150여년 전 칼 마르크스는 위와 같은 유명한 말로 한 세기를 풍미한 <자본론>을 열었다. 그 당시 떠돌던 유령은 어디 갔는지 모습이 보이질 않고, 대신 그 빈자리를 차지한 다른 유령이 하나 있으니 바로 ‘어플루엔자(Affluenza)'이다. 일명 부자병이란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욕망하는 현대인의 탐욕이 만들어낸 질병이라고 책의 표지는 이 용어를 설명하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축에 속한다는 방글라데시의 사람들이 천의 미소를 선보이는 데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가난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행복하다 평가하고 있음을 말이다. 해외에서 굳은 표정의 동양인을 발견했을 시 한국인이라고 여기면 정확하다 했던 냉정한 평가가 생각난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얻은 게 많은 우리다. 그 과정에서 물론 다수가 희생을 경험하긴 했지만, 빈부의 절대적인 수준을 놓고 보았을 때 과거보다 지금이 낫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불안하단 말인가. 아무래도 객관적인 무언가이기 보다 다분히 주관적이라 할 수 있는 심리가 개개인의 행복과 불안을 관장하는 주요한 요인인 모양이다. 문제는 부유함과 행복함이 비례하지 않는, 아니, 오히려 수중에 돈이 늘어갈수록 불안을 호소하고 급기야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부를 구축한 이들의 많은 수가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일중독자이다. 하루 8시간 근무가 법에 규정되었다 할지라도 그들은 항상 그 이상을 일하면서 제 능력을 드러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사회적 지위가 낮고 고용 안정성이 약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심지어 있는 사람들이 더 독하다고,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좀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면서까지 제 부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는 그들을 보고 있자면 시시때때로 불안하지 않을까란 걱정마저도 생겨난다. 물론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자가 방문한 많은 나라에서 관찰된 현상에 따르면 보편적인 현상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혼란에 휩싸인 듯해 보이는 러시아 사람들의 현실은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어마어마한 부를 자랑하는 보리스라는 인물이 보여준 돈을 최우선을 여기는 듯한 사고를 우리에게 선보였다. 그에게서 엿볼 수 있었던 가장 끔찍했던 것은 다름 아닌 여성관. 마치 냉장고를 열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음식을 찾듯 그에게 여성은 일종의 ‘일용품’과도 같아 보였다. 저자는 보리스에 대해 말했다. 그가 외로울 수 있다는 가능성, 심지어 아주 불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았다고.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정서가 완벽하게 메말라버려서 부유함을 바삐 즐기기는 하나 정작 행복은 하지 않은 듯해 보였다고. 안타깝지만 이는 극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에게서만 엿볼 수 있는 증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하나의 대상처럼 여기고 있다. 오늘날 만연해 있는 성형 열풍을 생각해 보자. 깡마른 몸매에 대한 예찬 너머에는 자신이 갈망하는 몸매를 갖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고 서슴지 않는 인간의 집요함이 깃들어 있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 자체가 죄는 아니겠지만 왜 그들이 아름다워져야만 된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다면 대다수는 입을 다물 듯하다. 본인의 욕망이라기보다 세상에 의해 강요된, 주입된 욕망이기 때문이다. 공부는 또 어떠한가? 교육을 신분상승의 원동력으로 여겼던 부모 세대가 있었기에 지금의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했다고는 하나 4시간을 자면 붙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유통되는 상황을 마냥 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가능하다는 식의 변명으로 10대 시절을 암흑기로 몰아가는 것은 분명 유죄이다. 열심히 공부해 기성세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하여도 문제는 지속된다. 이어지는 대학 생활은 취업을 위한 또 다른 경쟁의 시작과도 같을 테니 말이다. 이 외에 소위 ‘지름신의 강림’으로 불리곤 하는 과소비, 명품에 대한 열정 따위 등도 어플루엔자에 감염되었을 시 우리가 보일 수 있는 전형적인 증세이다. 대개의 병원균은 이에 대응하는 백신이 존재한다. 이 책에도 꽤 많은 양의 백신이 수록되어 있는데, 감사하게도 이 백신들은 과량 복용한다 하여 생명에 지장은 없어 보인다. 아니, 오히려 괜찮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 과다 복용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만큼 우리에게 깃든 부자병의 뿌리는 깊다. 내가 벌어들인 돈 내가 사용하는 게 무슨 문제냐 싶을 수도 있다. 절약하지 못해 파산하는 것도 결국에는 자신의 책임인데 말이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생활 패턴이 자신에게 행복을 결코 선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한 번 정도 고려해봄직하다. 어느 누구도 불행해지기 위해 노력하진 않는다. 순간의 쾌락을 허락하는 자신의 모습이 알고 보니 불행의 씨앗인 줄 알아차리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결국 우리 모두는 행복을 갈망하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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