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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다 나레이션을 바꿔가면서, 독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빌 밸린저의 특정 모작품처럼 이 작품 또한 맨처음부터 완전히 독자를 속이기 위한, 심리전이 시작된다.
대체로 사람들은 어떤 전개가 있을 경우에 공통점을 찾거나 순서를 맞추게 되는데, 이런 구심점을 하는 장치를 작가가 꽜다. 작품에서의 '도착'이 의미하는 모든 정의 (책장 열면 왼쪽 안에 사전적 정의가 나열되어 있음)가 다 사용되었다.
알콜중독에 빠졌다가 나온 오사와 요시오는 번역작가이다. 우연히도 그가 번역하는 작품들이 그의 상황을 말해주는 가운데, 그는 관음증 환자이기도 하다. 큰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어머니와 사는 집 옆엔 연립주택이 있으며 이중 201호가 들여다보이는 가운데, 그는 그 집에 사는 여인을 일종의 사각지대인 다락방에서 훔쳐보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도착'증상의 주인공은, 어느덧 201호의 여인이 자신을 도발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놓아버렸던 술을 다시 입에 대기 시작한다.
이미 입주한 사람이 죽어가서 한동안 비어있던 집에 들어돈 201호의 마유미는 요시오에게 엿보이는 모습과 또한 소네 신키치에게 몰래 읽히는 일기로서 자신의 존재를 보여준다. 지방에서 올라와 이제 사회에 적응하려는 찰라에 플레이 보이로 유명한 유부남에게 유혹당한 그녀는 유부남의 아내를 만나고 또한 임신까지 하게 되면서 사면초가에 직면하게 되고...
요시오에게 앙심을 품고있는 사네 신키치는 그에게 해꼬지를 하려고 하다가 마유미의 집안을 들락거리면서 그가 저지르는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이렇게 각자 서로에게 돌진하는 가운데, 바로 D-day. 모든 것이 소리만 크고 실제론 터진 것도 없는 공포탄마냥 모든 사건들이 풀어해쳐진다. 하지만, 진실은 독자에게 보여진 것들의 이면에 존재한다. 맨뒤의 몇장을 밀봉했지만, 그닥 쇼킹하지않은 것은 등장인물 모두 도착의 주인공이기 때문.
속았지만 유쾌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작가의 페어플레이 덕분. 이게 무슨 페어플레이냐...고 하겠지만, 적어도 빌 밸린저를 읽은 사람들은 자신의 뒤통수를 치며 '또 당할 수가...'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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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 1989
오사와 요시오(주인공) : 번역가 오사와 요시 : 요시오의 큰어머니 시미즈 마유미 : '메종 선라이즈' 201호. 혼자 사는 젊은 여성 시미즈 미사코 : 마유미의 어머니 소네 신키치 : 절도상습범 다카노 히로시 : 마유미 불륜 상대도쓰카 겐이치 : 마유미 옆방 학생. 202호 시미다 소이치로 : 미사코 재혼 상대 후지이 시게오 : 추리소설 잡지 부편집장 구로 : 요시 애완고양이 다미야 : '메종 선라이즈' 관리인 요네자와 유카 : 다키노가와 1쵸메 실종여성 가노 미도리 : 마유미 연수 동기1 다케우치 : 마유미 연수 동기2 야마카와 : 마유미 여행사 2년 선배 요시다 레이코 : 마유미 연수동기. 본사 근무 가가와 : 마유미 대학 교수 야마모코 타로 : '메종 선라이즈' 203호 요시무라 다카오 : 번역가 미즈자와 유코 : 오지혼쵸 1쵸메 상해여성 미토 시즈요 : 가미주조 5쵸케 상해여성 쓰카모토 겐고 : 조호쿠대 의학 교수 야마구치 가오리 : 가미야 3쵸메 상해여성
'도착 시리즈' 3탄 중 2탄인 도착의 사각. 오사와 요시오와 시미즈 마유미의 일기 형식의 서술을 교차방식으로 구성한작품. 크게 오사와 요시오의 중심 사건과 귀가길 여성 상해사건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미 많이 본 서술트릭이라 약간의 실망감은 있었지만, 마지막 반전이 재밌었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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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소설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작풍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어떤 나라의 작가가 쓰느냐에 따라 암묵적으로 구분되어지기도 한다. 내가 주로 보는 일본, 미국, 프랑스 소설로 예를 들자면 일본은 음침하고 끈적하며 미국은 투박하고 프랑스는 돌아이다. 그래서 같은 장르 같은 키워드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작가의 국적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난 일본의 추리소설, 나아가 대부분의 일본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일본 소설이라고 모조리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소설가가 가지고 있는 작풍에도 으레 그렇듯 장단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장점은 인간의 이상 심리를 잘 파고든다는 것이고 단점은 이상 심리에 너무 파고들어 읽기 버겁다는 것이다. 거의 맞닿아 있는 이 두 가지 요소는 복어의 독과 같은 것인데 정말이지 정도에 따라서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추리소설에서 인간의 이상 심리는 제법 잘 어울리는 소재다. 이상 심리를 가진 자가 곧 범죄를 저지른다는 도식은 편협한 발상이긴 하지만 써먹기 쉬운 부분이 있어 곧잘 등장하는 것 같다.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사각>에서는 관음증을 시작으로 여러 이상 심리가 다뤄진다. 그리고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이 그렇듯 너무 자폐적인 구석이 짙어 중간부터 억지로 읽고 말았다. 그놈의 서술 트릭 때문에.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을 읽으면 정말이지 누가 뭐라 해도 일본의 소설가란 생각이 든다.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증세를 보면 일본인이 아니면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없을 것만 같다. 차라리 서술 트릭보다 이런 이상 심리 묘사야말로 작가의 장기라고 치켜세우고 싶을 정돈데 몇 번이고 말하지만 도가 지나쳐 인물의 증상 자체에 지대한 관심이 없다면 지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처럼 서술 트릭을 이용한 반전이 궁금하다면 참고 견뎌낼 만하다. 작가의 작품 중 <원죄자>라는 작품이 있다. 무려 118회 나오키상 - 수상작은 없었다고 한다. - 의 최종 후보작이었다. 수상을 못한 이유는 추리소설다운 반전에 집착하는 양상이 작품성을 해쳤기 때문이라고. 나도 괜찮게 읽고 있다가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고개를 끄덕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돌이켜 보니 이 비판은 오리하라 이치의 다른 작품에도 대체로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 오리하라 이치만큼 서술 트릭에 천착하는 작가도 없다. 그래서 기대하고 읽어보면 막상 내용은 서술 트릭 같은 건 없이도 충분히 흥미롭다. <도착의 사각>은 관음증을 가진 번역가인 주인공이 어느 날 맞은 편 집의 창문을 엿보다 여자가 목 졸려 죽은 모습을 보고 정신병이 생기며 시작되는 내용이다. 이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작가는 욕심을 부려 기어코 서술 트릭 반전을 행사한다. 트릭은 트릭대로 놀랍긴 하지만 결국 이런 반전을 위해 풀어냈을 뿐인 이야기라고 하니 읽은 입장에선 맥이 풀려버린다. 이 책의 경우엔 결말 부분이 봉인되어 있어 일일이 뜯어서 읽어야 했는데 봉인된 내용이 너무 막장이라 시큰둥했다. 서술 트릭을 시험하기 위해 시작된 작품이었겠지만 노선 자체가 허무한 경향이 있어 범인 - 흑막이라 불러야 옳을까. - 의 동기가 퇴색된 것 같다. 추리소설 중엔 소재가 정말 좋지만 추리소설의 장르적 틀에 갇혀 잠재력이 미처 개화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이 그에 해당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 작품에 실망한 것에 비해 엄청 띄워주고 있는 게 아닌가 반문이 들 정도다. '도착' 시리즈의 첫 번째 <도착의 론도>를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 시리즈 2편을 읽었다. 시리즈 3편인 <도착의 귀결>을 언제 읽을지, 아니, 읽긴 할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확신할 수 있는 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읽게 될 것 같다는 것이다. 글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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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 03 . 29 [ & 48 ]
도착의 론도에 이어 도착스리즈. 도착의 론도에서 느꼈던 충격과 공포를 다시 느낄 수 있을지 두근거리는 마음이 반이였고 이번에는 속지 않으리라는 마음이 반이였다. 책 뒤편의 "그냥 속았습니다, 아주 유쾌하게....." 라는 말은 뒤로 한채 책을 펼쳤다.
도착[명사] 1.뒤바뀌어 거꾸로 됨. 2.<심리>본능이나 감정 또는 덕성의 이상으로 사회나 도덕에 어그러진 행동을 나타냄.
사각[명사] 1.총포의 사계안에서 탄환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 2. 눈길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
번역가 요시오는 집에서 반대편 201호를 엿보게 된다. 그런데 침대위에 누워있는 싸늘한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 충격으로 술에 의존하게 된다. 그는 3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을 하고 돌아오게된다. 봄이되고 201호에 새로운 여자가 이사를 온다. 그는 새로 이사온 201호를 엿보기를 시작한다.
도착의 사각이라는 제목으로 밖에서는 요시오의 다락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이다. 이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간다. 201호실의 여자를 바라보며 벌어지는 사건들.
도착의 론도와 달리 봉인되있는 396p이후의 페이지. 작가와 독자가 펼치는 대결. 이번에는 도착의 론도에서 처럼 당하지 않으리라는 결심은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야기가 진행될때는 지루함도 약간 동반하면서 무슨 트릭이 숨어져있나 고민하면서 읽었는데 끝자락을 읽을무렵 '속았다'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않는다. 단지 서술트릭을 사용하면서 반전과 비밀을 숨긴다. 어찌 그 트릭을 찾으리오.
요시오의 시점과 201호실의 여자의 일기를 읽으면서 뭔가 트릭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자체가 하나의 트릭이였다니. 마지막 봉인을 칼로 뜯고 읽었을 때 두근거림. 결국 또 속았지만 재밌었고 서술트릭에 쏙 빠졌다. 스타카토로 표시 된 구절들에서 오도독 소름이~ 도착의 론도가 훨씬 좋았지만 도착의 사각 역시 서술트릭을 느끼기에는 부족함 없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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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시리즈 3부작' 두번째 작품인 '도착의 사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은 이 작품으로 처음 접했는데요.. 예전에 읽을때는 순서대로 읽은게 아니라..몰랐었는데 이번에 연속으로 읽다보니...전작인 '도착의 론도'와 연관성이 있더라구요.. 참고로 아주 오랜만에 읽지만.. 내용은 전혀 기억안나서 처음 읽는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뭐가 서술트릭인지도 기억도 안나고 ㅋㅋㅋㅋ 소설의 시작은 201호실을 훔쳐보던 사람이.. 거실에 죽어있는 여인의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마유미'라는 여인이 엄마에게 쓴 편지의 내용이 나오는데요.. 대형 여행사에 취업하여 홀로 도쿄로 온 그녀가 엄마에게 방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메종 선라이즈 201호' 그리고..3개월후.. 주인공 '요시오'는 3개월동안 병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알콜중독이라지만, 그가 술을 마시는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요.. 201호에 살던 여인의 시체를 발견한후...그 모습이 잔상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스타킹을 여자에 목에 두르는 모습, 그리고 그얼굴이 자기로 보이는 망상까지 결국 술로 달래다가, 알콜중독으로 병원에 갔지만.. 201호를 평소에 훔쳐보다가 생긴일인지라 그 누구에게도 말은 못하고 홀로 끙끙대는중입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악몽...201호 거실에 한 여자가 누워있습니다.. 공포에 질리지만, 곧 그여자가 살아있다는것을 알게되는데요.. 그녀는 201호에 새로 들어온 입주민인것이지요.. '201호'에 살던 '마유미'의 일기.. 그리고 새로 입주한 '201'호의 여자를 스토킹하는 '요시오' 그런 '요시오'를 목격한 '소네'라는 남자.. 그리고 연이어 일어나는 묻지마 범죄... 어느 이웃분이 '서술트릭'이라고 쓰는것도 '스포일러'가 아니냐고 예전에 말씀하신적이 계신데요 사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씀이기도 한거 같아요.. 그냥 읽었을때 비해..'서술트릭'이라고 생각하며 보기 때문에...눈치를 채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어제 '도착의 론도'로 한번 당한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아주 조심하고 읽었는데 말입니다..ㅋㅋㅋ '서술트릭'의 주요방법중 하나가 바로 '여러사람의 시점'이고.. 그 '여러사람의 시점'에서 바로 ...함정이 있는 법인데.. 그래서 아주 조심하고 읽었는데...이번 역시 작가의 함정에 빠져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변태'까지는 아니라도 어느정도 '관음증'은 가지고 있는거 같아요 밤에 일하다가 다른 건물의 불켜진 창문을 보면.. 문득 저기선 누가 무슨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그렇다고 쌍안경가지고 훔쳐보진 않습니다..ㅋㅋㅋ) 누구나 다른 사람의 삶들을 궁금해하고.. 어떻게보면 영화나 드라마 소설도 남의 삶을 훔쳐보는것이고 말이지요.. 훔쳐보다가 큰일을 당하고도 그것을 멈추지 못하는 '요시오' 그것을 멈추지 못하는데요..점점 망상과 이상심리에 빠지는 모습을 보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추리를 하고... 어느정도 예상 스토리가 있었는데..ㅠㅠ 결말이 그렇게 될지는 몰랐는데요... 왜 제목이 '도착의 사각'인지도 알겠고 말입니다.. (저는 문득 작가들이 좋아하는 독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원하는데로 .....함정에 빠져주는ㅠㅠ) 역시 믿고 읽는 '오리하라 이치' 정말 재미있었는데요.. 이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도착의 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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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프리랜서 번역가 오자와(왜 오사와라고 햇지?)와 맞은 편에 사는 여행사직원 마유미와 불륜남,다카노, 동네 양아치 소네와 마유미엄마를 둘러싼 이야기다. 유부남 다카노의 애를 가지게 된 처녀 마유미와 처는 다카노에게 살해되고, 이 와중에 소네는 오사와가 살인범이라고 도착하고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원죄자, 도망자의 오리하라 이치이다. 2작품을 보고난 후, 반전과 트릭이 잇을 것이기 때문에 범인을 추리하는 것 은 쉽지 않았다. 갈등구조와 트릭은 도망자, 원죄자와 비교하면 단순하다? 물론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훌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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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절대 그 끝을 장담할 수 없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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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은 到着(목적지에 다다름)이 아니라 倒錯(본능 감정 및 덕성의 이상으로 사회도덕에 어그러진 행동을 보이는 일)이란 의미였고, 사각은 四角(네모)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死角(눈길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일이나 범위)를 뜻했다.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到錯) 시리즈 두 번째 소설인 도착의 사각은 내가 처음으로 접한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이다. 이게 시리즈물인줄 모르고, 일단 제목과 책 표지에 이끌려 구입했는데, 첫번째 시리즈물인 도착의 론도를 먼저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내 손에 들어온 것이 이 책이므로 천천히 책을 살펴 보기 시작했다. 책 뒷표지의 큰 글씨가 먼저 들어왔다. "그냥 속았습니다. 아주 유쾌하게...." 이 글씨를 보고 나서 든 처음 생각은 '이 책은 분명히 허를 찌르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였고, 두번째로 든 생각은 '난 절대 속지 않을 거야. 꼭 그 비밀을 내가 먼저 알아 내고야 말겠어.' 란 것이었다. 결과는? 작가가 설정한 상황 중 두 어가지는 짐작대로 였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무참한 나의 패배였다. 그러나 분하지는 않았다. 작가의 트릭은 적당한 눈속임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었으므로. 이 소설의 등장 인물은 여럿이지만, 중심 인물은 세명으로 압축된다. 알콜의존증 환자이자 번역가미며 관찰하는 남자 오사와 요시오, 관찰 당하는 여자 시미즈 마유미, 요시오와 마유미를 관찰하는 남자 소네 신키치. 요시오와 마유미의 경우 일기라는 형식을 도입해 화자는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다. 신키치를 포함한 나머지 인물들은 3인칭 서술, 즉 작가 시점에서 서술된다. 따라서 이 소설은 액자형 소설이라고도 볼 수가 있다. 그것은 마지막 장을 읽으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여기서는 이정도로) 반년전 요시오는 자기의 맞은편 맨션에 사는 한 여자가 죽은 것을 본 후 알콜의존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병원 신세를 진다. 퇴원후, 그는 다시 번역일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또다시 그 곳에 새로운 여자가 입주한다. 그의 병적인 엿보기 취미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후 요시오의 삶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닫는다. 요시오가 살고 있는 집 맞은편 맨션에 새로 들어온 여자 마유미, 그녀는 어느 날부터 꺼림칙한 시선을 느낀다. 눈을 들어 보니 맞은편 집에 사는 남자다. 그녀는 그를 애써 무시하고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꺼림칙한 일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신키치는 요시오와 함께 병원 생활을 같이 했다. 천성적으로 술을 좋아하고 절도를 일삼던 그는 요시오가 마유미를 엿보는 것을 알게 된 후 그에게 적당한 복수를 하기 위해 마유미와 요시오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언뜻 봐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등장 인물들이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반감이 교차되고 부딪히면서 주변의 상황이 꼬여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어둠이 세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한 자도 빼놓지 않으려 정독했다. 책 속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작가의 트릭에 절대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혼자서 추리를 하고, 상황를 판단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를 감싸는 위화감. 그러나 그게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석연치 않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거지? 그러다가 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과 맞딱드렸다. 그리고 적잖이 당황했다. 책 후반부 8장이 봉인되어 있었던 것이다. 추리 소설을 뒷쪽부터 읽는 사람은 없다. 물론 나는 결론이 궁금하고 트릭이 궁금해도 참으면서 찬찬히 읽어 가는 편이라, 막상 봉인된 부분을 만났을때 움찔했다. 도대체 얼마나 큰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일부러 봉인을 했을까. 칼을 들어 천천히 한장씩 개봉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비밀이자, 이 책에 사용된 트릭의 결정적 비밀을 알게 되고, 난 아연실색했다. 물론 내가 추리한 것 중에 일치하는 것도 두어가지 있었지만, 그건 별게 아니었다. 이 봉인된 부분이야 말로 작가가 400페이지 정도의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배치해두었던 복선과 모든 수수께끼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이 이 부분을 위한 것이었던가. 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동시에 머릿속에 번쩍하고 불이 켜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책.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머리를 굴려도 작가가 궁극적으로 지켜내려 했던 트릭에는 접근 불가! 항간에 이런 말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 책에서는 트릭을 풀지 못하겠으면 그냥 작가의 트릭에 속아라! 정도로 바꾸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시야는 생각외로 꽤 좁다. 그래서 사각지대가 많이 발생한다. 당신은 작가가 치밀하게 계산해 놓은 트릭의 사각 지대를 벗어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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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ː 뒤바뀌어 거꾸로 됨. 사각 ː 총포의 사계 안에서 탄환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 (바위 뒤 사각에 숨다.) 눈길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 (경찰 단속의 사각 지대.)
이전에 보았던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론도'를 엄청 재미나게 보았었다. 그래서 관심작가로 찜해두고선 도착 시리즈의 두번째인 이 책 '도착의 사각'이 출판 되었을때 잽싸게 인터넷에 주문했던 책이다. (하지만 구입하고서 정작 읽은건 몇달뒤라는;;;)
전작 '도착의 론도'를 보았을때 뒷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의 결말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보통 추리,스릴러 같은 책이나 영화, 이야기등을 보고 들을때면 상황을 추리하거나 범인을 짐작하고 완전히 맞추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는 맞아 들어간다. 헌데 '서술트릭의 대가'라고 불리는 오리하라 이치의 책 '도착의 론도', 그 책을 보았을때에 나는 어떤 짐작도 할 수가 없었다. 보통의 추리 소설을 읽을때면 대부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건을 짚어보고 범인을 짐작해보거나 하지 않는가. 하지만 오리하라 이치, 그의 소설은 마지막 부분을 읽기 전까지는 그저 추리 소설이 아닌 그냥 하나의 이야기를 쭉 흘려 읽는 기분으로 읽어진다. 그리고 결말을 읽고 나면 그저 왠지 허탈한 웃음과 함께 머리가 멍해진다. 왠지 한방 먹은 느낌이랄까? 어쩌면 그냥 느긋하게 유쾌하게 읽고서 한방 먹어주는게 맘 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주인공 '요시오'는 번역가 이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죽임을 당하고 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려서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거둬 키웠다. 그가 성인이 되었을때 큰아버지도 세상을 떠나고 그는 괴팍하고 농담을 모르는 분이라고 느끼는 자신의 마음에 썩 들지 않는 큰어머니와 2층에 다락방이 있는 집에서 단 둘이 살게 된다.
그는 2층에서 늘 번역 작업을 한다. 그의 방에서 그리고 다락방에서 맞은편 연립주택이 정면으로 보이고 201호실 - 그곳은 더욱이나 바로 보이는 위치이다. 번역작업을 하던 도중 졸았던 그는 비명소리가 들린 듯 하고 주변 소리에 새벽 늦게 잠에서 깬다. 졸음을 쫓기 위해서 방의 창문을 활짝 열었을때 그는 맞은편 연립주택의 201호실의 창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늘 그렇듯 엿보고 싶은 욕구에 훨씬 더 잘 보이는 다락방으로 올라가 쌍안경을 집어들고서 그곳을 다시 바라본다. 그곳에는 여자가 평상복을 입고 옷은 말려 올라간채로 누워있었다. 하지만 창백하고 생기가 없어보였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몰려와 그는 좀더 움직여 자세히 살펴본다. 여자의 목에는 팬티스타킹이 감겨 있었고 여자는 그를 바라보며 죽어 있었다.
그로 인해 알코올 중독이 되어버린 그는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여 집에 돌아왔다. 엿보기라는 범죄적인 취미를 가진 그지만 반년 전 그때의 기억때문에 창 밖을 보기가 겁이 났다. 시간이 꽤 지났고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로 꾸몄지만 201호실은 여전히 입주자가 없어서 늘 창문은 닫혀있었다. 그러다 하루는 일을 하다말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심결에 창문을 열고 201호실을 보았는데 창문이 열려있고 그곳엔 새하얀 피부의 여자가 누워 있었다. 반년 전 그때처럼.....
'요시오' 번역가, '마유미' 201호실에 혼자 사는 젊은 여성, '미사코' 마유미의 엄마, '소네' 절도상습범, '다카노' 마유미의 불륜 상대, '도쓰카' 마유미의 옆방에 사는 학생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이전 보았던 도착 시리즈 처럼 책은 술술 막힘 없이 읽혀 내려간다. 이전과 다르게 이번 '도착의 사각'은 마지막 결말 부분이 봉인 되어 있다. 어쩌면 결말을 읽어 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궁금증을 유발 할 것이고 그렇기에 모두들 책을 사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오리하라 이치, 나는 갈 수록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다음 도착 시리즈의 마지막인 '도착의 귀결'이 번역되어 나오면 반드시 그의 트릭을 풀어보리라.
2010.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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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추리의 번역가인 '오사와 요시오'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 후 3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나이가 많은 큰어머니와 단 둘이서 사는 그는 30대 중반이 넘도록 여자 한번 사귀어 보지 못한 음침한 남자. 그는 그 모든 이유가 강압적이고 신경질 적인 큰어머니 그늘 아래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자란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돌아가신 큰아버지의 서재 (지금은 그가 작업실로 사용하는)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가 창밖을 보다가 그만,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자신의 집 맞은편 '메종 선라이즈'의 2층 201호. 왠 여자가 매트리스 위에 누워있다. 요시오는 심장이 멈출 것 같음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의 머릿속에선 그저 '어째서?' 라는 의문만이 떠돌 뿐이다.
그가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201호. 그에겐 아주 나쁜 버릇이 있었다. 남의 집을 엿보기. 그날도 그는 길고 지루한 작업에서 잠깐의 여흥을 위해 다락으로 올라간다. 밖에선 그 집에 다락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그만큼 그에겐 그곳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그만의 '성역'인 셈이다. 다락으로 올라간 그는 망원경으로 맞은편의 집, 201호를 훔쳐본다. 매트리스 위에 누워있는 하얗고 예쁜 여자의 다리가 보인다. 그는 그때 왠지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다.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지만 그는 망원경을 천천히 위쪽으로 옮긴다. 아뿔사, 그녀는 이미 죽어있다. 새하얀 목에 감겨있는 스타킹. 혀를 내물고 죽어있는 창백한 여자의 얼굴. 순간, 그는 그 죽어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 원망스레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의 시체. 그는 들고 있던 망원경을 내던지고 다락에서 내려온다. 그 후로 여자의 시체는 부모에게 발견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요시오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사실대로 이야기하려면 그의 엿보기 취미 까지 모두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 요시오는 진실을 숨긴다. 하지만 그 후로 그는 악몽에 시달리고 눈을 감으면 죽은 여자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 술의 힘에 의지하게 된다. 원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그는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그 201호에 또다시 그 끔찍한 악몽이 되살아 나는 것이다...!! 그런 요시오의 생각과는 다르게 201호의 여자는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요시오는 안도와 함께 이상한 기분에 휩싸인다.
201호에 이사온 여자의 이름은 '시미즈 마유미'. 그녀는 시골 출신으로 여행사에 취직하면서 도쿄로 상경한 여자였다. 그녀는 '메종 선라이즈'의 빈 방이 터무니 없이 가격이 싼 이유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녀의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생기고, 또 그와 그녀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묻지마 사건'들이 줄을 잇는다. 부상을 당한 여성, 살해당한 여성, 실종된 여성......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는 소설임에도 서술만으로도 이런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 작가였다. 엿보기 취미가 있는 음침한 남자, 도쿄에 상경해 혼자사는 여자, 그리고 그 여자의 불륜 상대, 또한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절도 상습범. 이야기는 당연히 한 사람으로 주목되어진다. 결말에 가까워질 수록 '그'의 행동은 더욱 더 수상해 지고, 더욱 더 심증을 굳히게만 만든다. 그러나 뒤 이어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에는 그저 충격을 감출 수 없다. '유쾌하게 속아버렸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작가의 서술 트릭에 놀아난 셈이다. 한 번의 충격으로 성에 차지 않는지 작가는 독자를 한번 더 놀래킨다. 정말, 놀래키는데는 뭔가가 있는 작가인 듯 싶다.
'나는 결코 속지 않으리.' 그렇게 다짐해도 소용 없다. 차라리 깨끗하게 포기하고 책장을 넘기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속도 덜 쓰리다.
아무튼, 참으로 오랫만에 유쾌하게 날 속인 작가. 그의 다른 '도착 시리즈'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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