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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나를 떠나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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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닐곱 살 때의 기억이다. 너무 먼 곳이라 자주 가지 못했던 외갓집이었다. 어쩌면 처음 외갓집에 갔던 날인지도 모른다. 외할머니 외삼촌들과 엄마 아빠가 너무 분주했던 그날과 함께 공원에서 낙엽을 줍고 계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유일한 모습이다. 외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계셨다. 갑자기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아 헤매다 결국 공원에 계신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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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닐곱 살 때의 기억이다. 너무 먼 곳이라 자주 가지 못했던 외갓집이었다. 어쩌면 처음 외갓집에 갔던 날인지도 모른다. 외할머니 외삼촌들과 엄마 아빠가 너무 분주했던 그날과 함께 공원에서 낙엽을 줍고 계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유일한 모습이다. 외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계셨다. 갑자기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아 헤매다 결국 공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공원의 낙엽들을 한가득 안고 계시는 모습이 30년도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희미하게 기억된다.


지금껏 나는 치매 환자라고 하면 상식을 벗어난 행동으로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무게의 슬픔과 슬퍼할 겨를도 없이 몰아치는 부양의 고단함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세월을 거슬러 도로 어린아이가 되는 병에 걸린 덩치 큰 어른이라 보살핌의 손길이 늘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정작 병에 걸린 본인보다는 주변사람들의 고통으로 접근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한순간 멍한 느낌이었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 책들과 그 방향을 조금 달리한다. 기억이 조금씩 흐려져 가는 알츠하이머 환자 엘리스의 의식을 그대로 쫒아가며 기술하고 있다. 시시콜콜한 버릇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는 남편이 차도를 걷다 차에 치일 뻔한 자신을 구한 친절한 행인으로 변해가고, 사랑하는 딸들은 아기 엄마나 여배우로 변해가는 그 희미해지는 기억의 자취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막연히 가졌던 측은한 마음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엘리스를 통해서 오히려 절절하게 전해져왔다.


알츠하이머가 휘두르는 권한은 가히 절대적이다. 알츠하이머가 훑고 지나간 자리는 빈 공허뿐이다. 7,80대 평범한 노인이건 엘리스처럼 쉰 살의 하버드 대학 정교수이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미리 대책을 세워둘 수도, 빼앗아 가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당해낼 수 없는 것이다. 결국에는 빼앗긴 것이 무엇인지 빼앗겼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병이다. 병에 걸린 환자임에도 주변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바랄 수 없다. 병에 걸렸음에도 생존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수도 없다. 죽음의 순간에도 그 눈 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담아갈 수조차 없다. 고귀한 개인의 완벽한 상실...참 고약한 병이라 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 교수인 남편과 법대와 의대를 졸업한 딸과 아들을 뒀고 자신 또한 하버드대 교수인 쉰 살의 엘리스에게 유일한 고민은 대학진학을 거부하고 배우의 길을 택한 막내딸 리디아뿐이다. 갱년기 현상쯤으로 여기던 기억장애가 바로 조발성 알츠하이머가 원인이었다는 진단을 받으며 엘리스 자신의 혼란스러움은 물론이고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남편과 자식들에게 미칠 유전적 영향에 대해서 또한 걱정해야 한다. 단 하나 위안을 삼자면 불편했던 막내딸과의 사이에 진정한 공감과 이해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늘 성실하고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온 엘리스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정말 최대한 잘 살아가고 있다. 지난날들은 죄다 사라져버렸고 앞으로 다가올 날들은 지금보다 더 끔찍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엘리스다.       


창 가득 햇살을 들이고 거실에 누워 나른하게 하루해를 보낸다. 얼굴 가득 쏟아지는 햇빛을 피해 돌아누운 등으로 쏟아지던 햇살은 어느새 초저녁 어스름에 자리를 내주고 희미하게 퇴장해버리고 만다. 먼지 한 톨마저 그 속살이 다 드러나 보이는 햇빛 속에 있다가 불을 켜지 않으면 익숙한 동선에서도 부딪기 마련인 암흑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일 것이다. 아마 암흑 속에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난날의 미숙함이나 실수는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 속에 새겨져 아픈 후회로 나를 힘들게 해 차라리 잊어버렸으면 싶을 때가 있다.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과 내 인생의 보루처럼 소중한 기억들이 선택의 여지도 없이 죄다 조금씩 사라져 버린다는 것, 사라져 버렸다는 것조차 기억에 없다는 것, 그것은 끔찍하게 슬픈 일이다. 살아있는 동안 훗날을 기약하며 살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바로 오늘 맘껏 사랑하자. 다른 길은 다음 날 걸어보리라 미뤄두지 말자. 현재의 안위와 망설임으로 잃어버려도 안타깝지 않을 초라한 미래는 만들지 말자. 오늘부터 내가 살아가는 날들은 누군가는 치열하게 살아내고 싶어 하던 그런 날들임을 기억하자. 수많은 다짐들이 처음인 것처럼 퐁퐁 솟아난다. 고마워요. 엘리스...!



 

 

o******5 2010.02.15. 신고 공감 8 댓글 16
리뷰 총점 종이책
기억들을 가슴 아프게 여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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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에 걸리며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생명과 관계있는 질병이 발견되었다고 생각하자. 그 쓰린 마음이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마 큰 고통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숱한 생각들이 명멸해 지나가리라. 지나 간 시간들이 알알이 추억으로 살아올 것이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체념의 준비를 해나가는 마음이 되리라. 그런 가운데서도 이런 저런 마음들이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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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에 걸리며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생명과 관계있는 질병이 발견되었다고 생각하자. 그 쓰린 마음이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마 큰 고통에 휩싸이게 될 것이고, 숱한 생각들이 명멸해 지나가리라. 지나 간 시간들이 알알이 추억으로 살아올 것이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체념의 준비를 해나가는 마음이 되리라. 그런 가운데서도 이런 저런 마음들이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지니며 다가오리라. 당면하지도 않은 내가 이런 가슴 저린 마음일진데 이 책의 주인공인 당사자는 어떠하겠는지 짐작은 할 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생명보다도 더한 기억상실증(잃어버림의 병)이 어느 날 문득 찾아온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 병의 인지 과정과 가족들에게 알려나가는 상황, 그리고 적응해 나가는 내용을 월기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 참람함과 아득함을 세세히 묘사해 나가면서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알지 못할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 아릿한 심리 표현으로 그려져 나간다. 개인적으로 보면 가슴 답답함이, 독자들에겐 서서히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며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견뎌 나가며


글의 표현도 어느 곳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잘 짜여져 있고, 잘 묘사되어 있다. 방송극본의 대사들처럼 긴장감이 드는 섬세한 표현으로 부분 부분이 인용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온몸의 세포 속 분자들이 피부를 뚫고 나와 허공 속으로 흩어지는 듯했다. 엘리스는 분자가 되어 날아가 진료실 저쪽 구석에서 자신을 지켜보았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죠?>

처음으로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 부분에서 앨리스의 심리적 상황과 말을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다. 마음의 쓰러짐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내용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 인정되지 않는 듯한 상황이 자신을 분자화 하여 구석으로 내몰리도록 만들고 있는 듯하다. 책의 부분 부분에 병의 내용을 진단하는 곳이라든지, 식구들의 심리 묘사하는 자라라든지 압축되고 정제화된 표현은 읽는 이의 마음을 충분히 빼앗고도 남는다. 표현 자체로만 보아나가도 글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책은 2003년 9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월의 기록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700여 일의 시간동안 알츠하이머병이 어떻게 진행되어 나가고, 그것과 관련해서 한 사람이 어떻게 투병해 나가는가 하는 모습과 가족들이 어떻게 돌보아 나가는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앨리스는 처음엔 자신이 조발성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힘이 들어 한다. 그리고 그것이 유전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부모의 흔적을 쫓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아버지가 그 병을 앓았을 가능성을 생각해 낸다. 술로 인한 기억의 퇴화로만 인식했던 것이 자신의 경우로 인해 재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후 그는 자신의 자식에게 이 병이 전염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속적으로 아파하게 된다.


주인공 앨리스는 하버드 대학 신경학 박사로 능력 있는 사회 활동을 해온 사람이다. 이 글의 주인공으로 이러한 인물을 배치한 것도 의미가 크다. 똑똑한 사회적 저명인사가 알츠하이머로 어떻게 변해 나가는가 하는 것을 그려냄으로 다른 인물들보단 이 병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상실증의 상태와 보통의 상태에서 판이하게 다른 현상이 나타남을 통해서 병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뚜렷하게 제시해 나갈 수가 있는 배치를 한 것이다. 그것은 이런 구절을 통해 잘 나타난다.

<금까지 앨리스의 대화 상대들은 그녀에게 커다란 존경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병이 그녀의 훌륭한 정신을 점점 갉아 먹게 되면 사람들은 그녀에게 커다란 존경심 대신 어떤 태도를 보일까? 연민? 겸손? 당혹감?

앨리스가 병의 진단을 받고 강단에 섰을 때의 이야기다. 서로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는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그의 질병 때문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그려내고 있는 이와 같은 상황의 독백은 병의 무서움을 잘 반증한다. 이로 인해 그는 다시는 강단에 설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삶과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 온갖 일들을 다 한다. 달리기를 하면서 육체적인 부족함을 보충해 나가고 블랙베리(전자수첩)을 사용해 기억을 보완해 나간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기억은 소멸되어 가고 자기 환멸은 더해간다. 그리고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에 자신의 행동 강령을 기록해 놓기도 한다. 자살에 관한 내용이다. 주변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 온전한 정신으로 있을 때 그와 같은 계획을 세우게 한다. 어떤 내용에 답할 수 없을 때는 이렇게 행동하라는 기록이다. 눈물나는 아픔의 기록이다.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상하여 자신의 미래를 정리해 나가는 일은 극한의 슬픔을 내포한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목요일: /7시, 아침 약 먹기/ 사이코노믹 검토 완료/ 11시, 댄 만나기, 내 연구실/ 12시, 런치 세미나,700호/ 3시, 유전 상담사 만나기(존이 알고 있음)/ 8시, 저녁 약 먹기>

자신의 기억을 돕고 하루의 일을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준비한 메모다. 늘 이렇게 준비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상, 암담함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그녀는 하루의 일상을 남편 존의 도움이 없으면 잘 행해나갈 수 없는 지경까지 다다른다. 한 번은 존이 일이 있어 어디에 갔을 때 혼자 달리기를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부엌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달라져 있었다. 그래서 마구 물건을 옮겨 놓고 위치를 바꾸고 했는데, 결국은 옆집에 들어가 자신의 집으로 오인을 한 것이다. 그처럼 지난 일들에 대해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삶의 아픔이 절절하게 독자의 마음을 후벼 판다.


<달빛이 그녀의 오른 손목을 비췄다. 약 5센티미터 너비의 납작한 스테인리스 팔찌 앞면에 ‘안전 귀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 뒷면에는 1-800으로 시작되는 무료 전화번호와 그녀의 등록 번호, ‘기억 장애’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원치 않는 팔찌에 대한 생각이 어머니의 나비 목걸이로 이어졌고 거기서 자살 계획으로 넘어갔다가 앞으로 읽을 책들로, 그 다음엔 마침내 버지니아 울프와 에드나 폰텔리어의 운명으로 귀착되었다. 너무도 쉬우리라. 지쳐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낸터켓 해협을 향해 계속 헤엄쳐 가면 되니까.> 주인공이 해변의 별장에 기거하면서 기억력이 많이 상실됨을 느끼고 서러워하는 장면이다. 주인공의 심리가 너무나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가슴 시린 내용인데 읽으면서 애틋한 심리와 함께 처절한 마음이 전해져 온다. 그것을 작가는 격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너무도 잔잔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그녀는 닥터 데이비스와 신경심리학자가 했던 질문들을 생각했다. 지난 12월부터 이미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들은 지적인 탁월함을 필요로 하진 않았다. 그녀는 단기 기억력에 심각한 결함을 안고도 기꺼이 삶을 이어가고 싶었다.> 그의 상황과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는 아픔을 누려가면서도 일상의 일들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지녀갔다. 그리고 최선의 삶을 살기를 원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고독과 두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한 노력을 했고 아직 정신이 남아있을 때,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강연도 했다. 그렇게 하면서 삶의 보람을 찾고자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지켜보고 있는 독자는 이런 대목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그는 알츠하이머 협회의 안전귀가 프로그램에 등록, 40달러 개인 코드 팔찌를 하기도 했고, 집에서 길을 잃는 상황(화장실을 찾지 못함) 연출하기도 했다. 집의 양탄자가 구멍 난 공간으로 보이기도 했으며, 옷을 잘못 입기도 했다. 그의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져 갔다. 하여 본인 스스로에게도 짜증을 내는 시간들이 늘어 갔다. <화려한 분홍색 손톱과 입술의 늙은 여자가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를 안고 간질이고 있다. 할머니와 손녀 사이인 듯했고 매우 행복해 보였다. 그 광고에는 이런 글귀가 있었다. ‘최고의 할머니는 최고의 알츠하이머 약을 복용합니다.’ 앨리스는 보스턴 잡지를 훌훌 넘기고 있었으나 이 페이지는 넘길 수가 없었다. 늙은 여자와 광고를 향한 증오가 뜨거운 액체처럼 그녀의 가슴을 채웠다.>광고를 보고 분노를 느끼는 내용이다. 그의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무너져간 것이다.

 

하여 자살도 계획하고 실천으로 옮기려는 마음도 내보인다. 허나 주변에서 그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가족들이 그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다. 남편 존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식인 에나, 톰, 리디아까지 그녀를 위해 마음을 다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앨리스의 마지막 소원이 남편과 안식년제를 같이 가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 가는 길목에 위로를 받고자 한다. 허나 그것이 남편의 업무 때문에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마지막은 연기를 하는 작은 딸 리디아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것하며 큰 딸하며 손자들과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 알츠하이머 환자의 고뇌가 잘 그려진 대목이 나온다. 정도가 심해졌을 때 문제인데,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생활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까지 가는 듯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이 되어 식물 인간화 되어 가는 모양이다. 그것이 아래의 내용을 통해 잘 알 수가 있다.

<“내가 뭘 찾고 있는지는 아는데 뇌가 그걸 못 찾는 거지. 물을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손이 말을 안 듣는 것과도 같아 좋은 말로 달래도 보고 협박도 해보지만 손은 꿈쩍도 않는 거야. 그러다 마침내 손을 움직일 수 있더라도 물 잔 대신 소금통을 잡거나 물 잔을 쳐서 쓰러뜨리게 되지. 그러다 물 잔을 입에 가져갔을 때쯤엔 목안이 가닐거리던 게 없어져 물을 마실 필요가 없게 돼. 물이 필요했던 시간이 지나가버린 거지.”>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를 만나며


난 이 글을 읽는 내내 가슴 떨리는 아픔을 느꼈다. 그리고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없는가를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눈물겨운 투병 월기와 가족들의 사랑, 그것이 환자가 살아갈 수 있게 만들고 있음을 보면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느꼈다. 남편 존의 마지막까지 알츠하이머 시약(아밀릭스 임상 실험)에 대한 관심도 그 사랑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되어 졌다.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주변을 밝게 만든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많은 아픔을 지닌 사람이 같이 살아가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사회라는 인식을 하고 알츠하이머란 병이 얼마나 치명적으로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 것인가를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이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다. ‘피아니시모’란 말은 음악에서 ‘천천히 느리게’란 뜻으로 사용된다. 내 기억이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을 형상화하기에 좋은 말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남이 아닌 나의 이야기로 따라가면서 읽는 시간 내내 감동의 연속이었다. 그 감동이 다른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이웃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아래, 감동의 내용 중에 알츠하이머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한 구절이라 생각 되어 옮겨 본다.

요즘엔 대화를 나눌 때 대부분 하고 싶은 말이 아밀로이드 덩어리에 갇혀 존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과 딸이 힘들이지 않고 술술 꺼내놓는 말에 귀 기울이며 마치 그들은 무대 위의 배우고 자신은 객석의 관객인 것처럼 그들을 바라보았다.

앨리스에게 가장 끔직한 건 ‘의사소통’ 항목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읽지 못한다. 글을 쓰지 못한다. 언어 사용이 중단된다. 오진이 아닌 이상 그녀는 이 항목에서는 제외될 수 있는 가설을 세울 수가 없었다. 이 항목은 그녀가 알츠하이머 환자인 이상 그녀에게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j****3 2010.02.10. 신고 공감 4 댓글 9
리뷰 총점 종이책
치매진단을 일찍 받으셔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치매진단을 일찍 받으셔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내용보기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 빠르게 나빠지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는 사람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이 평소와 달라진 점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 치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1990년 즈음에만 해도 국내에서 참고할만한 책도 별로 없었지만 이제는 치매에 관한 전문서적 뿐 아니라 일반대중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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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 빠르게 나빠지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는 사람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이 평소와 달라진 점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 치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1990년 즈음에만 해도 국내에서 참고할만한 책도 별로 없었지만 이제는 치매에 관한 전문서적 뿐 아니라 일반대중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책도 많이 나와 있고 치매환자를 돌본 분들이 환자를 지켜보면 쓴 책들도 적지 않게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하버드대학에서 신경학을 전공한 리사 제노바박사의 소설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지금까지 나온 치매관련 서적과는 전혀 다른 치매환자의 시각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시작해서 진행되는 과정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한 2003년 9월부터 2005년 6월까지 매월 한달 동안 진행된 치매증상을 정리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는 2005년 여름 다음에는 2005년 9월까지 건너 뛰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화자는 하버드대학에서 인지심리학교수으로 재직하는 언어학의 권위자 엘리스박사입니다. 그녀의 남편 존은 역시 하버드대학에 근무하는 생물학교수로 왕성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앨리스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방향감각 상실, 정신 혼란, 기억력 쇠퇴 등입니다. 쉰살에 불과한 주인공은 자신의 문제가 갱년기증상일 것으로 짐작하지만 막상 정밀검사에서는 초기단계의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받게 됩니다. 최근에 나온 연구결과에서는 앨리스처럼 60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 기억력이 멀쩡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http://blog.joinsmsn.com/yang412/12213825).

이 책의 독자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심리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치매는 초기부터 모든 증상이 나타나서 꾸준하게 나빠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파도를 타는 식으로 나빠졌다가 좋아지는 식으로 조금씩 나빠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초기 치매환자가 자신의 치명적인 병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뉴스에 소개되기도 합니다. 또한 치매 환자는 초기에 자신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감추고 진단을 위하여 병원에 가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선친께서도 돌아가실 무렵에 초기 단계의 치매증상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은 2~3년 전에 산책가셨다가 길을 잃은 사고가 있으셨다는데 부모님 모두 이를 감추셨다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적극적으로 치료약을 드셨더라면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었을 것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책에서 잘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로는 사망 전에 알츠하이머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은 개발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만 MRI 등과 같은 영상검사를 비롯하여 혈액검사, 심리검사 등을 증상과 같이 종합판단하여 진단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앨리스박사의 진단이 결정되는 과정에 잘 언급되어 있습니다.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지만 젊은 나이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생존하는 기간은 길다고 합니다.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은 약 10% 정도 차지하고 65세 이전에 발병하는데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앨리스박사 역시 큰 딸이 유전적 성향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져 가족들의 걱정거리가 됩니다.

앨리스박사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연극을 공부하는 작은 딸과 갈등을 빚어왔지만 투병과정에서 작은 딸의 연극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고 작은 딸과의 만남을 통해서 투병에 도움을 받게 됩니다. 치매환자는 아무래도 간병하는 사람이 거의 24시간 지켜봐야 안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부담이 매우 큰 병입니다. 따라서 간병의 부담을 나누고 배회증상이나 변실금과 같이 가정에서 간호하는데 한계가 있는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에는 요양전문기관에 맡기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는 것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제가 맡고 있는 요양기관의 평가사업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구절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조기진단을 권장합니다. 의사들이 40대와 50대 환자들의 기억력 및 인지장애를 단순히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폐경기 증세로 진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확한 진단을 빨리 받을수록 빨리 약물치료를 시작하여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병이 진행되지 않는 정체기를 길게 유지시켜 더 나은 치료법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완치가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325쪽)”

두 가지 안타까웠던 부분은 자신의 병을 알고나서 자신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순간에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려던 앨리스박사의 결정(349쪽)은 잘못된 것이었다는 점과 앨리스가 주도하여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들만의 모임을 만드는 부분입니다. 통상은 알츠하이머병은 간병하는 분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여 도움을 받기 위하여 결성하는 자조모임입니다만, 환자들이 만나 서로의 어려움을 나눈다는 발상은 상황에 따라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의 저자인 리사 제노바 박사의 경우 할머니가 치매를 앓았고, 번역을 맡은 민승남님 역시 어머니가 치매를 앓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 역시 선친께서 치매증상이 있으셨고, 치매의 진단영역을 공부한 바가 있으니 공감이 많이 가는 책입니다.

뇌신경분야이기 때문에 전문용어가 많아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번역이 깔끔하게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목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Still Alice>라는 원제는 치매증상으로 무너지고 있지만 그래도 앨리스박사는 여전히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라고 정한 번역서의 제목은 치매환자의 주된 증상인 기억력이 서서히 사라진다는 점을 잘 반영한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블랙베리>라는 이름의 스마트폰을 전자사전으로 소개하고 있는 점이 거슬렸습니다.



y*****2 2011.06.09.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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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꼭 붙잡아야 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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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인생이라는 성대한 연주곡이 클라이막스를 지나고 잔잔한 감동을 여운으로 남기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제목이었습니다. 사람일은 장담 못하는 거잖아요. 혹시라도 저는 곧장 가정에 입각하여 사랑하는 가족들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몇 해 전 치매로 고생하시다 소천하신 외조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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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인생이라는 성대한 연주곡이 클라이막스를 지나고 잔잔한 감동을 여운으로 남기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제목이었습니다. 사람일은 장담 못하는 거잖아요. 혹시라도 저는 곧장 가정에 입각하여 사랑하는 가족들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몇 해 전 치매로 고생하시다 소천하신 외조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심한 증상을 보이진 않았고 경미한 증세가 있었지만 가족들은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 아파했던 기억입니다. 무엇이 그 얌전하시던 할머니의 기억을 다 지워버렸는지 세월을 탓해야 하는지 아니라면 그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할지 막막했었습니다.

 

미국에서 알아주는 하버드 대학의 인지심리학 교수이자 언어학의 권위자인 앨리스, 이제 막 50세에 가까운 그녀가 환갑도 되기 전에 알츠하이머일줄 어찌 알았겠어요. 빡빡한 하루의 일과를 적어놓은 스케줄 목록에서 그녀가 기록하고도 알 수 없는 일정이 보입니다. 무심코 운동을 나섰다가 20년 이상 익숙하게 다니던 길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아연실색할 뿐만 아니라 아주 중요한 강의 일정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만 비행기 시간을 놓치게 되는 등 그녀 사전에는 있을 수 없었던 일들이 발생하여 그녀도 가족도 당황합니다.

 

사람에 뇌에 어떤 장치가 있어서 기억에 관계된 뉴런들이 이상 신호를 보일 때 경보를 울려준다면 얼마나 좋을 까하는 생각을 문득 해봤습니다. 어느 날 불시에 찾아온 이상한 증상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증상이라도 거북하고 피하고 싶은 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앨리스는 자신에게 닥친 일들이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폐경기 증상이려니 생각했지만 몸은 더 심각한 이상을 호소합니다. 자신이 속했던 분야 그 방면에서는 원고가 없어도 토씨하나 실수하지 않고 달변으로 강의를 진행하던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엄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머리가 좋은 막내딸 리디아
, 그녀가 생각하는 장래와 앨리스가 생각하는 장래가 엇갈리는 바람에 심한 갈등 구조를 그립니다. 대학에서 공부를 더 하고 안정된 직장에서 일자리를 얻어 안정된 집, 직장, 연금 등 생활에 관련된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엄마 앨리스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우선이라며 엄마와 반대 입장을 고집하는 딸의 모습을 보며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한국이나 서구사회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녀를 기르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 또한 언제까지나 남의일 일수만 없습니다.

 

팽팽하던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던 앨리스는 남편이 리디아의 학비를 도와준 것을 알고 무척 화를 내게 되지요. 그러나 온 가족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휴가에 늘 만들어 왔던 푸딩을 만드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심기가 매우 언짢습니다. 자신이 알츠하이머를 앓는 다는 사실을 차마 가족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은 앨리스, 과연 앨리스의 바람처럼 가족들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을까요?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고 약을 처방 받아 집으로 향하는 앨리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고 앨리스가 약속을 이행할 기억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현실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게 됩니다.

 

오늘 밤, 사라 부부와 저녁 먹기로 했잖소. 그들에게 전화해서 약속을 취소했소. 잊고 있었소?”

밥 사라 부부와의 저녁약속. 앨리스의 달력에 표시되어 있었다.

깜빡 잊었어요. 난 알츠하이머 환자잖아요.”

 

당신이 길을 잃었다고 해도 난 당신이 어디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소. 당신 이제 항상 휴대전화를 갖고 다녀야겠소.”

달릴 때는 못 갖고 가요. 주머니가 없어서.”

[중략]

이런 병에 걸려서 미안해요. 상태가 더 얼마나 악화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언젠가는 당신을 보면서도, 사랑하는 이 얼굴을 보면서도 누군지 모를 거란 사실도 견딜 수가 없어요.”

p.134

 

자신의 기억의 세계가 좁혀져서 사랑하는 이들을 알아보지 못한다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앨리스가 약을 먹는 장면을 애써 피하던 존, 기억이 꺼져가는 아내의 불치병으로 앨리스 못지않게 충격과 가슴앓이를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앨리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책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인생살이에 관련한 수많은 물음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앨리스와 존은 자신들이 종사하는 일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한 집에 살아도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드문 부부였지요. 서로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아마 오랫동안 살아갈 것이라 생각하고 부부사이에 가장 중요한 대화라는 요소를 일상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정작 함께 하고 싶었던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시간의 제약을 받게 되어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살아가면서 극심한 상처를 남기지 않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상호간에 좋은 뉘앙스의 말을 주고받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말할 수 없는 슬픔을 가직한 책이지만 살아가면서 희미해지는 기억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를 하나씩 꺼내어 알게 하는 책입니다.

 

l*****1 2011.08.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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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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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는 생전에 참 많은 병으로 고생하셨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을 오가며 일년 가까이 입퇴원을 반복하셨어야 했고 저혈당까지 자주 와서 응급실도 제 집 드나들 듯 하셔야만 했다. 곁에서 엄마가 고통스러워하시는 이 모든 과정들을 지켜봐야했고 직장 다니는 언니와 아빠 대신 엄마의 병수발을 거의 혼자 해야만 했기에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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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는 생전에 참 많은 병으로 고생하셨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을 오가며 일년 가까이 입퇴원을 반복하셨어야 했고 저혈당까지 자주 와서 응급실도 제 집 드나들 듯 하셔야만 했다. 곁에서 엄마가 고통스러워하시는 이 모든 과정들을 지켜봐야했고 직장 다니는 언니와 아빠 대신 엄마의 병수발을 거의 혼자 해야만 했기에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못견디게 힘들었던건 바로 엄마의 3주간에 걸친 아주 잠깐동안의 치매증세였다. 패혈증으로 정신이 잠깐 혼미해지신 탓에 치매증세가 잠시잠깐 나타났다 거짓말처럼 사라진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였지만 엄마의 오랜 투병생활동안 그 3주간이 내게는 가장 힘겨웠던 시간이었다. 식사를 제때 챙겨드리지 않거나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해도 저혈당이 바로 왔기 때문에 엄마 곁을 잠시도 떠날 수가 없는데도 엄마는 (언니랑 아빠한테는 안그러시면서) 나만 보면 역정을 내셨고 가끔은 생전 안하시던 험한 말까지 하셔서 어찌나 당황스럽고 힘겹던지... 정신이 돌아오시면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미안하다고 목놓아 우시고 조금 있다가는 다시 화를 내시고... 극심한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물처럼 드시는걸 지켜봐야했던 시기보다 오히려 엄마의 낯선 모습을 봐야 했던 그 잠깐동안의 시간이 내게는 더 힘겨웠었다. 얼마전 종영된 주말연속극에도 치매환자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최소한 내가 겪어본 바로는 치매환자는 극중의 치매환자처럼 아이 마냥 온순하지 않았고 화를 너무나 자주 내서 내 엄마인데도 곁에 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는 이토록 잠시나마  나와 엄마를 힘겹게 했었던 치매에 관한 이야기다. 즉, 조발성 알츠하이머(치매)로 인해 모든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하버드 종신교수, 앨리스와 그녀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에는 그저 폐경기에 따른 가벼운 건망증인줄만 알았지만 늘 달리던 산책 코스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등 건망증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자 앨리스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게 되고 ’조발성 알츠하이머’ 란 진단을 받게 된다. 남편 존도 하버드 교수, 첫째 딸 애나와 첫째 사위 찰리는 변호사, 둘째 아들 톰은 의사, 그녀 자신도 하버드의 종신교수. 단지 셋째 딸 리디아가 대학도 안가고 연기를 하겠다고 해서 앨리스의 애를 태우긴 하지만 이토록 부족할 것 하나 없는 가정에도 앨리스의 치매는 참 많은 아픔을 가져다준다.  치매는 자녀에게 돌연변이가 유전될 확률이 50% 나 되는 병인데다  혹 유전됐다면 발병확률이 100% 인  무서운 병인데 불행히도 큰딸 애나는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인공수정도 조심스레 해야했고 남편 존은 그의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좋은 제안, 즉 뉴욕의 암센터 책임자 자리를 제안받고도 뉴욕으로 이사가는건 엄마는 생각지 않는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비난까지 받아야했다. 또  앨리스의 가장 가까이에서 아내가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걸 가슴 아프게 지켜봐야했다. 

유수한 강연회에 초빙되고 책을 낼 정도의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그녀가  짧은 문장 하나 이해하는데도 점점 힘들어하고 가족들의 이름조차 점점 잊어가는 걸 지켜보면서 지독한 병에 치가 떨렸다. 한때는 사회가 가장 필요로 했던 그녀를 이제는 그 어떤 곳에서도 불러주지 않는 것도 모자라 혹여 그녀랑 같이 있다가는 곤란한 일이라도 당할까 사람들까지 그녀를 외면하는 걸 보면서 앨리스는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세 아이 키우느라 발을 동동 굴러가며 힘들여 이룬 결과물들이 예기치않은 병으로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걸 그저 넋놓고 바라만봐야했다면 그 애타는 심정이 오죽했을까? 앨리스의 마음을 감히 짐작하기도 어렵다. 

자기의 병 때문에 힘겨워할 가족에게 피해주고 싶어하지 않는 앨리스의 간절한 몸부림, 그녀의 병이 진행되는데도 곁에서 지켜봐주는 것 외에는 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어 힘들어하는 가족의 애달픈 심정, 하지만 그 힘겨움 속에서도 피어나는 가족애가 아주 감동적으로 그려져있다. 점점 기억력을 잃어가는 앨리스의 심정이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담담하게 그려져있어 애써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아 좋았고,  엄마(아내)의 병 때문에 희생을 강요 당하고 있다고 비관적으로 생각지 않고 사랑하는 엄마와 아내 곁에서 묵묵히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 좋았다. 

치매란 병은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병이기에 책을 읽는 내내 두려웠지만 '앨리스처럼 자신의 병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앨리스의 가족처럼 환자를 귀찮은 존재로만 생각지 않고 그저 일상생활이 불편한 엄마(아내)를 조금 도와주는 정도로 좋게 생각할 수 있다면 그  힘든 일련의 과정들이 조금은 덜  힘겹지 않을까?', '내가 앨리스라면?', '내가 앨리스의 가족이라면?' 참 많은 생각과 물음표를 던져준  책이었다.



p****c 2010.03.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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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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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다리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는 딱 하나, '보석비빔밥'이다. 예전부터 이 작가의 드라마를 재밌게 봤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재미를 유발해 별생각없이 보고있다가 낄낄 웃기도 하고 나름 잘 보고 있다. 그런데 작가가 엉뚱한 면이 있는건지, 전개를 위해 필요했던건지 예전 '하늘이시여'에서는 개그프로그램 보다가 돌연사하는 등장인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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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다리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는 딱 하나, '보석비빔밥'이다.
예전부터 이 작가의 드라마를 재밌게 봤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재미를 유발해 별생각없이 보고있다가 낄낄 웃기도 하고 나름 잘 보고 있다.
그런데 작가가 엉뚱한 면이 있는건지, 전개를 위해 필요했던건지 예전 '하늘이시여'에서는 개그프로그램 보다가 돌연사하는 등장인물이 있었다. 오, 아무 개연성 없이 등장인물이 없어지기도 할 수 있구나를 생각했던 나름 충격적인 사건이었는데, '보석비빔밥'에도 왠지 그런 불길한 징조가 드리우고 있다. 이번엔 비중도 꽤 큰 남자 주인공 어머니.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보이는 애교많고 교양많은 사모님이었는데 건망증, 의심 등으로 시작되던 증상들이 진단을 통해 알츠하이머라는 병으로 판명된다. 그이후 조금씩 증상을 보일때마다 큰 충격과 상실감 등을 느끼며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부담 주기보다 스스로 곡기를 끊어볼까 생각도 한다.
참 마음이 아팠다. 그 시기즈음이 내가 '내기억의 피아니시모'인 앨리스 하우랜드라는 인물에게 연민과 감동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글로만 읽던 것에서 직접 영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보게 되서 더 슬픈마음이 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버드 교수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앨리스는 일상생활에서 건망증으로 불편을 겪지만 폐경기로 인한 증상들이겠거니 생각한다. 그러다 잠시지만 조깅을 나갔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경험을 하고 정밀한 검사를 통해 유전으로 인한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는다.
현재의 약으로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나아지는 것을 바랄 수 없는 상황.
그녀뿐 아니라 더 큰 충격을 받은 남편, 유전이라는 말에 아이를 가지기 위해 애쓰던 큰딸이 가지게 된 두려움, 그녀를 존경하던 동료들과 제자들의 당황스러움 등 등장인물들의 반응과 앨리스의 심리 등이 앨리스가 병을 알게되는 시점부터 이년여의 기간을 담아낸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앨리스가 알츠하이머 학회에서 연설을 하는 부분에서는 눈물이 났다.
'저는 알츠하이머 환자입니다'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앨리스. 그녀가 그렇게 말할 수 있기까지 겪었던 많은 고통과 시간들, 기억을 잃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음에 가지는 두려움과 상실감, 그보다 더 슬픈것은 그런 감정조차 계속해서 가질 수 없다는 것들. 사랑하는 감정과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이 주는 힘을 느끼지 못하는 것들.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이들에게는 다음이라는 시간보다는
사랑한다고 말하려면 지금이어야 하고,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지금 이순간보다 더 나은 순간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내가 만약 앨리스와 같은 상황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에 대해 두렵기도 하다. 가족들을 위해, 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지...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였다.

a****l 2009.12.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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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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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아왔던 추억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에 대한 공포   바쁜 일상 속에 정신없이 지내오다 보면, 꼭 한 번씩 중요한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꼭 가져가겠노라 다짐했던 핸드폰이 어느새 주머니를 빠져나가 침대 맡에 고이 잠자고 있을 때도 있고, 무심결에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나온 것인지 잠시 머리가 멍해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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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아왔던 추억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에 대한 공포

 

바쁜 일상 속에 정신없이 지내오다 보면, 꼭 한 번씩 중요한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꼭 가져가겠노라 다짐했던 핸드폰이 어느새 주머니를 빠져나가 침대 맡에 고이 잠자고 있을 때도 있고, 무심결에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나온 것인지 잠시 머리가 멍해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건망증이 늘었다며 머리를 긁적이며 돌아섰던 그 사소한 순간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며 점차 커져만 가는 건 ‘잊는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였다. 한 가지를 잊어버린 오늘, 하지만 내일은 두 가지가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모든 기억들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겠구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잊는다는 두려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어야만 하는 괴로움.

 

더욱더 무서운 것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순간에 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다. 추억을 잊어 괴로운 ‘나’로 인해 내 가족, 그리고 내 친구가 고통 받는다는 그 사실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저릿한 통증이 느껴질 정도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는 존재. 나약하기만 한 나에겐 상상조차 아픈데, 앨리스...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쳤던 그녀에겐 ‘알츠하이머’란 이름의 송곳이 날카로운 현실이 되어 온 몸을 찔러댔다. 그 누구보다 지혜롭고 완벽하던 그녀에게 추억이 잊혀지고, 친구가 잊혀지고,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잊히는 고통...그리고 그들에게 언젠가는 나를, 앨리스라는 ‘몸뚱이’를 온전히 맡겨야만 하는 죄책감.

 

한 줄의 글로도, 한 마디의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아픔일 것이다. 직접 그 수렁에 빠져보지 못하면 그 막막함을, 그 좌절감과 분노, 그리고 슬픔을 절대 다 알지 못할 것이다.

그저 나는 그렇게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기억을 잃은 나는 과연 '나'인가?

 

페이지를 넘겨갈수록, 700일의 시간이 자꾸만 재촉하며 흘러갈수록 앨리스는 점차 ‘앨리스’로서의 일-대학 강의, 세미나, 학회발표, 그리고 어머니로서, 아내로서의-에서 낯선 사람이 되어만 간다. 살아오며 무관심하게 스쳐지나갔던 일상이 하루가 다르게 생경해지는 순간순간들.. 나는 혼란스러웠다. 과연 나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내가 걸어온 길을 한순간에 잃어버려도 나는 여전히 ‘나’인 것인지...하얀 백지와도 같은 기억을 안고 그저 과거와 같은 몸뚱이를 지녔기 때문에 나는 ‘나’라는 존재의 이름표를 달고 있을 수 있는 것인지...

 

그러나 그녀는 Still Alice

 

서서히 무너져가는 앨리스를 보며 문득 같은 병을 앓는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유명한 영화가 떠올랐다. 누구나 기억하는 아름답고 멋진 장면들이 참 많았던 영화.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울컥하게 만든 장면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주인공이 잠시 기억이 돌아온 짧은 순간, 사랑하는 남편에게 정신없이 편지를 써내려가던 부분이었다.

언제 다시 기억이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다급함이 가득 묻어났던 그 흩날리던 글씨들... 모든 것이 잊혀져간다 생각하면서도 끝내 놓을 수 없었던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마음...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그 짧은 시간을 모두 쏟아내어 외치던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문득 깨달았다. 기억이 사라지던 그 순간에도 영화 속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빛나고 소중했던 순간의 자신의 모습으로.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생을 바쳐 헌신해온 대학교수로서의,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완벽했던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기억은 사라져가고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앨리스였고, 또 그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이었다.

 

하나씩 사그라져가는 기억의 촛불을 힘껏 그러모아, 그녀는 자신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그녀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앞에 선다.

행여 잊을까 원고에서 눈 한번 떼지 못한 채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앨리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마음의 응원을 보내는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

 

“저의 지난날들은 사라지고 있고 다가올 날들도 불확실합니다.

그럼 저는 무엇을 위해 살까요?

오늘을 위해 삽니다. 저는 현재를 살아갑니다.”

 

그 순간, 앨리스는 더 이상 ‘솜사탕으로 만든 분홍 코끼리’같은 존재도, ‘닥터 수스의 책에 나오는 이상한 나라의 미친 인물’도 아니었다.

 

그녀는 과거를 추억하는 대신, 앞에 주어진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이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지금’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행복한 존재.

 

Still Alice, 그녀는 여전히 앨리스, 언제까지나 소중한 나의 친구, 소중한 나의 가족 앨리스.

 

k*******n 2010.03.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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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내 기억이 점점 흐릿해진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몇년전 노인요양센터를 일주일 동안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잠깐이었지만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형용할수 없는 느낌들이 오고갔다. 기억의 병! 나는 제일 무서운 병이 알츠하이머이다. 이 책은 어디에서도 쉽게 볼수 없었던 치매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주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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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내 기억이 점점 흐릿해진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몇년전 노인요양센터를 일주일 동안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잠깐이었지만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형용할수 없는 느낌들이 오고갔다. 기억의 병! 나는 제일 무서운 병이 알츠하이머이다. 이 책은 어디에서도 쉽게 볼수 없었던 치매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주제자체만으로도 읽고 넘어가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호자관점이 아닌 환자의 입장이 초점이 되기 때문에 더욱 더 깊게 빠져들수 있었다.

 

지금 아무거도 부족할 것이 없는데, 갑자기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렸다면 어떨까? 치매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이 노화에 의해서 기억력이 감퇴 되는 것인지 정말 문제가 생긴 건지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누구도 아는 병이고, 나이가 들면 치매가 생길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쉽게 알지만, 나조차 치매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이다. 기억을 잃는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앨리스는 자신의 치매인 것을 알았을때의 자세, 가족에게 사실을 알렸을 때의 가족의 반응, 그리고 혼자 꿋꿋하게 인생을 사는 모습들로 감동을 전해준다. 그녀의 이야기를 느끼면서 요양센터의 할머님들이 생각났다. 정신이 온전하실 때는 증상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기억이 사라지셨을때는 과거의 아픈 추억들을 꺼내어 과거 속에 살고 계신 느낌도 들었다.

 

앨리스는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기억이 희미해지는 순간에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아나갔다. 그녀의 기록들은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들에게, 그리고 당사자에게, 앞으로 치매라는 병에 대처하고 받아들일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2003년 9월~ 2005년 9월까지의 기록들! 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밀어내는 것 보다 포용하는 것이 덜 아프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자신의 포용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알츠하이머, 이 무서운 병은 서서히 뇌를 지배해버릴 것이다. 만약, 앨리스처럼 치매에 걸리게 된다면 그녀처럼 꿋꿋하게 살고 싶다.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q*******n 2009.12.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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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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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대한 두려움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억을 망각하게 되어버리는 삶이라니, 나를 잃어버리고 잊게 되는 삶이라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버드 심리학과 교수라는 전문직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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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내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대한 두려움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억을 망각하게 되어버리는 삶이라니, 나를 잃어버리고 잊게 되는 삶이라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버드 심리학과 교수라는 전문직 여성이다.   25년간을 교수로 있었던 하버드를 이젠 떠나야 하는 시간이 그녀에게 발생하고 말았다.   앨리스 그녀의 머릿속 뉴런들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매번 다니던 길, 그것도 바로 집을 코 앞에 두고 길을 잃어버린 그날에조차도 혹은 강의 주제를 잊어먹게된 그날에도 그녀는 단순히 폐경기 증상으로 인한 기억력 감퇴, 방향감각 상실이라고만 생각했다.   조발성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기까지는....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더욱이 유전까지 된다고 하지 않는가.   앨리스는 똑똑한 여성이었는데, 그런 그녀 자신이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가족도 기억 못하고, 글도 읽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 그렇게 자신조차 잊어먹게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인가.   가족들에게 자신의 병명을 말하는 일조차 힘겨웠다.   그리고 앨리스의 병을 알게 된 가족들 역시 그 충격은 시간을 멈추게 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앨리스의 큰 딸인 애나는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병명을 듣게 되었고, 그 일이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아이에게도 유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애나, 그녀는 50%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진단받게 된다.    작은 딸 리디아, 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가 못마땅하고 안타깝기만 한 앨리스는 리디아와 잦은 의견충돌을 가지게 되지만 이번의 일을 겪으며 서로의 손을 붙잡게 되는 모녀이다.   그리고 남편 존은 점점 심해지는 아내의 모습을 받아들이기가 힘이 든다.   그렇지만 아내의 곁에서 그녀를 지켜가고 있는 존이다.   이것저것 자료조사도 열심으로 하는 존, 앨리스는 아밀릭스 임상실험에 참여하고자 한다.

 

  앨리스가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으면서 충격과 두려움 속에 내몰리게 되는 가족과 그녀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점점 깊어가는 그녀의 병은 결국 가족조차 기억 속에서 지워내게 되었음을 보게 되지만, 나는 그녀가 치매 조호 학회 개회 연설에서 했던 내용을 기억하게 된다.   지난 날들도 사라지고 다가올 날들도 불확실하지만 그녀는 오늘 바로 현재를 위해 살아간다고, 결국 그 오늘도 잊게 될지라도 오늘을 살아가는 일은 중요하다고 말하던 그 연설을....

 

  앨리스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라는 무서운 병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살아온 삶을 깡그리 부정당하는 듯한 병, 자신이 살아온 삶을 잊고, 살았던 순간에 만났던 사랑하던 사람들도 잊게 된다는 것, 참으로 무서운 병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일은 중요하다고 말하는 앨리스가 인상적이었고, 그 충격적인 병명 앞에서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 가족들이지만 그 사랑으로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 역시 뇌리에 남겨지는 책이다. 

m******i 2011.08.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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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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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노인 인구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것도 맘적으로 힘겨운 일인데,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들을 지우개로 하나씩 지워간다는건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소리없는 죽음이란 생각이 든다.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이러한 아픈, 가슴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아니시모란 음악의 셈여림표로 매우 여리게란 뜻을 지니고 있다.  책을 다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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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은 노인 인구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것도 맘적으로 힘겨운 일인데,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들을 지우개로 하나씩 지워간다는건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소리없는 죽음이란 생각이 든다.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이러한 아픈, 가슴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아니시모란 음악의 셈여림표로 매우 여리게란 뜻을 지니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덮고 난후의 책 제목을 난 나 나름대로 내기억이 매우 여리게 사라져간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 책의 작가 리사 제노바는 자신의 할머니가 80대에 알츠하이머를 앓으셨던 게 가장 큰 계기 였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작가의 질문들에 답을 못할 것 같아 보였지만,
조발성 알츠하이머 환자라면 대답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앨리스는 하버드 대학의 신경학 박사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 기억나는 부분은 앨리스의 3자녀가 엄마가 기억하는 연습을 해야 하느나 마느냐라는 주제를 가지고 입씨름을 벌이는 장면이다. 앨리스가 막내딸 리디아의 공연이 몇시냐고 묻자 아들이 가족이 함께 갈테니 걱정 말라고 하자 애나는 머리를 쓰지 않으면 녹슨다며 무엇이든 기억하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리디아는 엄마의 뜻에 따르기로 한다. 가족간의 의견이 어긋나고 서로의 주장을 고집하는 광경은 흔히 알츠하이머 환자의 집안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책은 알츠하이머에 대해 설교를 하거나 병의 증상만을 담고 있지 않고, 정체성의 문제, 의미있는 인생을 사는 것에 대한 문제, 위기가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어떤 병이든 앓고 있는 환자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환자 주변에 있는 가족들의 고통이 더 크리라 생각한다.  병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옳은일인지 우리는 확답을 할 순 없지만, 가족간의 끈끈한 사랑만으로도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함께하는 삶의; 현실에 대한 ㅅ
j****3 2011.07.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