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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침묵 - 그 날, 침묵한 것은 바다뿐만이 아니었다.
"바다의 침묵 - 그 날, 침묵한 것은 바다뿐만이 아니었다." 내용보기
원제 - Le silence de la mer, 1942   작가 - 베르코르               저항 문학이라는 분류가 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의해 침략을 받아 지배를 받을 때, 그런 상황에 반발하여 자유와 해방을 염원하는 내용을 담은 문학 작품들을 말한다. 이 책은, 2차 대전 당시에 독일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프랑스의 작가가 쓴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다.     각각의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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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Le silence de la mer, 1942

  작가 - 베르코르

 

 

 

 

 

 

  저항 문학이라는 분류가 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의해 침략을 받아 지배를 받을 때, 그런 상황에 반발하여 자유와 해방을 염원하는 내용을 담은 문학 작품들을 말한다. 이 책은, 2차 대전 당시에 독일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프랑스의 작가가 쓴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다.

 

  각각의 단편들은 독일의 지배를 받는 것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의 정책에 순응하는 사람, 처음에는 순응하다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저항하려는 사람, 처음부터 독일의 지배를 반대하던 사람,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사람 그리고 소극적으로 반감을 표시하는 사람까지. 그 짧은 이야기들 속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루고 있었다.

 

  그것을 통해 작가는 2차 대전 때 있었던,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에 대해 다각도로 보여주었다. 분노하는 청년의 입을 통해서는 절망과 혼란 그리고 좌절을 드러냈고, 인쇄공의 행동을 통해서는 사람 사이의 관계와 신념에 대해 보여줬다. 그리고 아직 어린 소년의 시선으로는 그 사건이 가져다준 상실감의 크기를 알려줬다.

 

  특이하게도 작가는 프랑스를 지배한 독일의 무자비함과 잔인함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지 않았다. ‘이 나쁜 독일 XX’같은 표현은 가급적 자제하는 느낌이었다. 그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사람들이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배받는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은근히 말하고 있었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고 그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어떻게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지, 믿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가고 배신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그는 독일인 전체를 ‘살인마 전쟁광’으로 표현하지 않고, 그 중에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예술을 사랑했지만 전쟁 때문에 좌절하는 평범한 독일 장교도 등장시킨다. 그것을 통해 인간이 끝까지 지켜야할 것은 무엇인지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려고 했던 모양이다.

 

  작가를 충격과 절망에 빠트렸던 사건은 바로 1942년 7월에 일어난 프랑스 경찰이 프랑스 국적을 가진 유대인 13000명 이상을 체포 연행한 일이다. 그 중에 4000명은 어린아이들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에 살던 유대인을 축출하는데 앞장선 것이 독일이 아니라 프랑스인들이었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끌려간 유대인 대부분이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이 작가는 큰 충격을 받았나보다. 그 전까지는 다정하게 지내던 이웃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서로를 외면하고 밀고하는 현실에 절망을 느낀 것 같다.

 

  그런 그의 분노와 슬픔은 이야기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어디서는 너무도 무덤덤하게, 또 어떤 부분에서는 극렬한 분노와 상실감을 드러낸다.

 

  『무기력』에서 작가는 극중 인물인 르노의 입을 통해 분노를 드러낸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성에 좌절한 나머지, 르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보물과도 같은 책과 명화들을 불태운다. 그리고 절규한다. 이것들은 인간의 위선적인 짓거리가 만들어낸 잡동사니에 불과하다고. 다른 사람들 지옥으로 몰아넣고 자기들만 고고하게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베르됭 인쇄소』의 마지막 문단은 너무도 덤덤해서, 마지막 줄을 읽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파아르스는 해방 후 체포되어 사흘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하지만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보증인을 자처한 덕에 풀려났다. 1943년 말 이후로 그가 몇몇 조직에 막대한 자금을 댔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전기 분해 구리와 관련된 문제라면 뭐든지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없이는 곤란할 거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조달청을 쥐락펴락하는 거물이 되어 있었다.’ - p.173

 

  문득 우리의 근현대사가 떠오르면서, 과연 일본에 저항했던 조상들이 바라던 나라가 되었는지 생각하자 그냥 눈물이 났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적혀있었다고 한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겠다.

 

 

 

 

 

v********0 2015.02.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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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문학의 경험, 바다의 침묵 - 베르코르
"레지스탕스 문학의 경험, 바다의 침묵 - 베르코르" 내용보기
프랑스 출신 작가 베르코르는 레지스탕스 문학가이자 휴머니스트로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다. <바다의 침묵>은 바로 베르코르의 소설선집으로서 개인적으로 그의 레지스탕스 문학과 관련된 작품을 엮은 책이라 생각된다. 2차세계대전중 프랑스는 1940년에 독일에 의하여 점령당하고, 1945년에 해방이 되는 역사를 경험한다. 우리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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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출신 작가 베르코르는 레지스탕스 문학가이자 휴머니스트로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다. <바다의 침묵>은 바로 베르코르의 소설선집으로서 개인적으로 그의 레지스탕스 문학과 관련된 작품을 엮은 책이라 생각된다. 2차세계대전중 프랑스는 1940년에 독일에 의하여 점령당하고, 1945년에 해방이 되는 역사를 경험한다. 우리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우리보다 훨씬 짧은 5년 정도의 굴욕적인 정복의 역사를 경험하면서 레지스탕스에 의한 반독 투쟁을 벌였으며, 해방 이후에 대규모 숙청을 통하여 나치 협력자에 대한 처벌을 수행하였다. 그렇다면, 베르코르의 레지스탕스 문학은 어떠한 것일까? 우선 그의 생애를 되돌아보면 그의 작품은 독일의 점령 시기인 1940년~1945년 사이에 꽤 많은 작품이 발표가 되었다. 심지어 이 선집의 메인 타이틀이기도 한 <바다의 침묵>은 독일 3제국의 절정기인 1942년에 발표되기도 하였다. 즉, 그는 독일에 저항하는 방법으로써 레지스탕스의 무력 투쟁(작가는 1944년에 벌어진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인을 처벌한 대숙청에도 가담했다고 한다.)과 더불어 자신의 작품 활동을 통하여 독일에 저항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심지어 이 책에서 머리말을 대신한 <절망은 죽었다>라는 작품에서부터 독일에 의한 프랑스 점령을 눈앞에 두고 비통한 심정을 담아내고 있다. 전쟁 발발 전까지만 해도 오히려 독일보다 더 강대국이라 생각했던 프랑스로서는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그들의 상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저자 역시 이러한 비참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는 인물들의 사고를 통하여 머리말로 대신하고 있다. 총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 <바다의 침묵>은 전체적으로 2차 세계대전중 독일의 프랑스 점령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전쟁의 비극에 대한 반감과 함께 프랑스인이 느낀 치욕적인 감정이 다분하게 느껴진다. <꿈>이라는 작품에서는 추상적인 공간이기도 한 꿈을 소재로 하여 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모습을 비현실적인 표현으로 묘사를 하고 있으며, <그날>이라는 작품은 최대한 간결한 표현을 통하여 독일 치하의 프랑스인의 비극적인 고통을 함축적으로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나, 1942년에 발표된 <바다의 침묵>은 다소 의외의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레지스탕스 문학을 표방한 작가의 입장을 떠올린다면, 분명 독일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야 할 것인데, 이 작품은 새로운 시선으로 독일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프랑스의 한 농가에서 조카딸과 함께 살고 있던 농부의 집에 독일 장교인 에브레낙이 찾아오게 된다. 우선 에브레낙이 농부의 집을 숙소로 삼는다는 설정은 독일에 의한 프랑스의 점령을 뜻하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에브레낙을 통하여 저자는 독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독일군이지만, 전쟁 이전부터 프랑스를 숭배하고 있었고, 점령군이었지만, 정중한 태도로 농부와 조카딸을 대하는 에브레낙. 그의 행동은 농부와 조카딸을 당황하게 만든다. 무례하고, 강압적인 폭정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에브레낙이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일인이지만,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오히려 프랑스에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그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레지스탕스의 문학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 그에게 단 한마디도 해주지 않는 건 어쩌면 비인간적인 일인지도 몰라." (p.40)

 농부는 조카딸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에브레낙에 대하여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그들이 오히려 당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날마다 자신의 생각과 전쟁에 대한 긍정적인 결말을 예상하는 에브레낙의 독백은 자신이 직접 이야기하고 있는 <미녀와 야수>처럼 프랑스인에게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과 친근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때쯤이면 이제 독자는 과연 이것이 전쟁의 비참한 현실일까라는 의문이 들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파리를 방문하고 돌아온 에브레낙은 절망에 빠진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자신이 믿고 있던 긍정적인 신념이 자신의 동료들에게조차 짓밟히자, 결국 농부와 그 조카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전선으로 떠나는 에브레낙. 결국 이념이나 지도자에 의한 전쟁에 참여한 개인의 신념은 전쟁중에 간단하게 무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베르코르는 <바다의 침묵>에서 의외로 독일을 일방적인 악으로 내몰지는 않는다. 그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것과 별개로 그의 레지스탕스 문학은 독일을 일방적으로 악의 축으로 배격하기 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드러내면서 그들이 실제로 경멸하고 반성해야 하는 모습들을 그리는 느낌을 준다. <베르됭 인쇄소>와 <별을 향한 행진>이라는 작품이 그러한 모습을 신랄하게 표현을 하고 있다. 이 두 작품은 프랑스 내부 분열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독일의 압박에 의한 그들만의 갈등을 풀어간 작품인 것이다.

 <베르된 인쇄소>에서는 그 인쇄소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동족인 프랑스일들로부터 인쇄소 사장이 유대인이자 공산주의자인 직원을 도와주려고 하지만, 결국 그들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기고, 심지어 직원과 그 가족마저 죽음으로 내몰리는 비정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독일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동족인 프랑스인에 의하여 그러한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욱더 비참한 당시 프랑스의 상황을 설명하는 듯하다. 이는 결국 프랑스가 해방 후 대숙청을 감행한 배경을 은연중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별을 향한 행진>역시 프랑스의 무력함을 보여준다. 자신의 조상이 프랑스 출신이라는 사실과 함께 프랑스 문화에 깊이 매료된 체코 출신인 주인공이 프랑스인으로 귀화를 하면서 프랑스에 대한 애정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 의하여 프랑스가 점령당한 시기에 그의 어머니가 유태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갈 때에 그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베르코르 소설 전집인 <바다의 침묵>은 레지스탕스 문학이지만, 일방적으로 독일에 대한 적대적인 표현보다 전쟁이라는 상황에서의 비정한 모습과 인간성 상실의 모습을 소재로 다루면서 그들의 비극적인 치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접하면서 우리에게 항일 문학이라는 작품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았다.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가혹하고 철저하게 통제를 하였는지 몰라도 베르코르처럼 점령 시기에 그러한 저항 문학을 활발히 펼친 사람이 생각나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망언을 한 인사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후보로 올라온 상황을 떠올린다면 더욱 씁쓸하다. 친일 역사의 잔재의 청산이라는 말이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이러한 시점에서 베르코르의 레지스탕스 문학은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생각된다. 비슷한 시기에 점령이라는 같은 역사적인 경험을 하였음에도 우리와는 분명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프랑스의 상황을 이 책을 통하여 느껴보면서 우리의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g*******7 2014.06.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