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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교육탐방을 다녀오고 나서, Q채널에서 만들고 EBS에서도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이것이 미래교육이다"를 보게 되었다. 1편에서 만난 슈타이너의 교육관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책과 논문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더불어 송순재교수님께서 소개하신 개혁교육학에도 관심이 생겼다. 좀 더 건강하고 알찬 혁신학교 운동을 위해 구미의 교육 개혁 운동에서 배울점이 많을 것 같아보인다.
슈타이너 자신도 전인교육을 이야기했지만, 건축, 인식론과 인지학, 철학(괴테연구가), 교육학, 사회개혁실천 등 한 사람이 그렇게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실천할 수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인간과 사회에 대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설명은 인지학과 정신과학을 표방한 그의 학문에 논리적 무게를 더해준다.
이 책은 슈타이너의 교육학과 발도르프 학교를 일본에 많이 소개했고 슈타이너의 교육학을 계속 공부하고 있는 두 일본인의 대담을 편집, 정리한 책이다. 슈타이너의 생애와 사상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그의 저서와 논문들도 소개받을 수 있다. 대화체여서 쉽게 읽힌다.
슈타이너는 '삼지적 구조'를 통해 유기체인 인간과 유기체인 사회를 설명한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몸, 영혼(마음), 정신(자아)이 순서대로 발달한다. 0-7세 정도까지는 광물과 같은 상태, 이갈이를 시작하면서 7-14세 정도까지는 식물처럼 에테르체 상태로서 기억력이 발달하는 시기, 사춘기에 접어드는 때부터 14-21세까지는 아스트랄체(감정체) 상태로 영혼이 발달하고 추상적인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이다. 21세 이후 정도가 되면 정신(자아)이 발달할 수 있다. 그의 교육학에 의하면 지금 횡행하고 있는 유아 조기교육은 아이의 발달에 치명적이다. 지금의 조기교육 내용은 인간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교육이다. 유아기에 기억만을 너무 일찍부터 훈련시킨다면 어른이 되어서 의지력, 행동력, 결단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역시 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이 학생의 발달단계와 맞는지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같은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이 10년, 20년 후의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만들지 궁금하고, 의지력, 행동력, 결단력 없는 무기력한 인간들이 가득한 사회로 만들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그의 '삼지적 구조'는 유기체로서의 사회도 설명한다. 사회는 문화 정신적 영역, 법 정치적 영역, 경제적 영역으로 구성된다. 문화 정신적인 영역은 자유를, 법 정치적인 영역은 평등을, 경제적인 영역은 박애를 표방하고 보장받아야 그 사회는 건강할 수 있다. 또한 각 영역은 침범하지 않고 독립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교육을 예로 들면 국가나 경제가 교육을 침범하지 않고 교육의 독립성과 자유를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괴테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슈타이너의 교육학이, 괴테에게서 더 거슬러 올라가 전인교육과 교육예술 측면에서 칸트, 쉴러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지 더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슈타이너 이름 앞에 '신비주의자'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곤하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간혹 보이는 범신론적, 뉴에이지적 색채 때문에 그의 생각 전체를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 자신은 '신지학' 그룹에서 나왔고, 신비주의자로서 분류되는 것을 싫어했다고 이 책에 써 있다. 그가 표방했던 기독교적 세계관이 어떤 색깔인지 좀 더 공부해보아야 슈타이너의 생각을 더 공부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