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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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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이름이 거창하지요. 배설의 하이테크라, 배설이라는 말은 싼다는 얘기인데 무엇을 싼다는 말인가. 여기에서의 싼다는 것은 가슴속에 응어리진 머리속에 맴도는 무언가 토해내고 싶은 것들을 상당히 정제된 언어로 배설해 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보리개떡은 왜 붙었냐고요. 이 시인이 올해 55세이걸랑요. 그러니까 6.25전쟁 바로 이전에 태어나서 어린시절이 매우 힘들었다고 봐야
"시를 쓰고 싶으세요" 내용보기
시집의 이름이 거창하지요. 배설의 하이테크라, 배설이라는 말은 싼다는 얘기인데 무엇을 싼다는 말인가. 여기에서의 싼다는 것은 가슴속에 응어리진 머리속에 맴도는 무언가 토해내고 싶은 것들을 상당히 정제된 언어로 배설해 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보리개떡은 왜 붙었냐고요. 이 시인이 올해 55세이걸랑요. 그러니까 6.25전쟁 바로 이전에 태어나서 어린시절이 매우 힘들었다고 봐야겠죠. 그만큼 유년시절이 힘들었겠고 힘듬만큼 그 시절에 대한 애잔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청소년들의 정서와는 조금은 덜 어울릴듯도 싶고 20대 후반 쯤은 되어야 시가 가슴에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시를 쓰고 싶고 시인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 시집을 권할 만 합니다. 그 안에 시인은 어떻게 시를 쓰고 있으며 어떤 고민을 해야 시가 나오는 지를 조금은 진지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산문으로 표현하지 않고 시 쓰기의 어려움 자체를 시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새벽에 깊은 밤중에 펜과 종이와 사전과 잡지 신문 등을 꺼내 놓고서 시를 쥐어 짜고자 노력하지만 그래서 어찌 시가 탄생합니까. 시는 가슴에서 나오는 것 자신이 뼈져리게 체험하고 그 사건에 대해 최소 10번 이상은 심사숙고해야 완성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인은 처음엔 무모하게 시를 쓰려고 하지만 결국은 가슴을 토해내는 경험의 시어들을 내뱉고야 맙니다. 머리로만 쓰는 시는 시가 아닙니다. 한 개의 단어를 붙잡고 돌리고 비틀고 쥐어짜면서 내 뱉은 시 그야말로 꼬장꼬장한 시를 써 대는 시인입니다. 옛날이 그립고, 시가 쓰고 싶고, 뭔가를 뱉어내고자 몸부림치는 이에게 이 시집을 권합니다.

[인상깊은구절]
시가 쓰여지는 날 3 내겐 괴로움이 있는 날이다 그날은 구겨버린 원고지를 뚫고 일어선 그리움 하나 빠알갛게 칠해두기 위하여 손목이 시리도록 붓을 쥐는 날 깊은 밤 어딘가에 끈끈한 기억의 비 내리듯 괴롭도록 차디찬 상징의 물줄기에 매를 맞고 서 있는 나의 새벽 그날은 죽음 속에 감춰진 내 유년과 고통처럼 짙은 아버지의 객혈을 한 점 고뇌의 칼끝으로 묻혀내며 시가 살아오는 날 그날은 부활의 그날은 지하의 눅눅한 관 속에서 튕기는 삶을 하나 줍는 날 아버지의 나긋나긋한 회초리질에 검붉은 피 막힘 없이 흘리며 오오래 울고 싶다. 괴로움이 있는 그날은 그래 살아서 비겁한 세상의 설욕 내 몸뚱이에 묻은 그 허무의 때를 씻어내고 고통에 찌든 혼돈을 마구 동이고 싶다 체형의 밧줄로 찬찬 동이고 싶다 그대의 시처럼 그렇게 촘촘히.
j*****u 2003.08.0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