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처음 이 사람들의 노래를 들었을 때 확실히 감을 느꼈다. 이건 물건이다. 블랙 수트와 그저 고색창연한 심경에 빠지게 만드는 헤어스타일 등등, 뭐 이런 외향적인 면모들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이 뉴욕 출신의 인텔리들은 오직 그들이 만들어 내는 사운드만으로 모든 걸 이야기하려한다는 것이다. 의도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진심'이란 단어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우스움과 동반한 교훈은 얼마나 지독한가. 인터폴은 곧장 80년대 초중반 영국 맨체스터로 날아가 조이 디비전과 조우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거기다 이 친구들은 미국애들인데 그런 게 가능하냐고? 이런 당신의 의문에 이 레코드는 친절히 혹은 절절히 답해줄 것이다. 강박적으로 조여오는 리듬은 당신의 목을 조여오고 기타는 그저 웅얼거리거나 미친듯이 포효할 뿐이다. 그리고 보컬은 자꾸만 무덤가를 어슬렁거리며 가끔씩 신경질적으로 신음을 내뱉는다. 이렇게 말하는 본인도 믿을 수 없지만 뭐 그러고 싶지도 않지만 인터폴의 영혼을 조종하는 건 조이 디비전의 유령이며 무엇보다 이언 커티스에 관한 트리뷰트든 오마쥬든 아무튼 뭐 이런 게 씌어있다. 욕이 아니라.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내가 생각하기에 조이 디비전은 로큰롤 밴드가 나아갈 수 있는 극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였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움이 그저 과거에 머문 채 후대의 아이들이 갈고닦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우리는 과거의 유산을 유효적절히 인용하며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대중 음악을 발전시키는 유일한 방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폴은 약삭빠른 수박겉핥기식이 아니라 정면으로 곧장 뛰어들어간다. 나를 졸도케 만든다. 나는 스트록스를 정말 사랑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들은 로큰롤이 뭐가 뭔지도 모르는 철없는 아이들을 선동하여 중고 옷가게만을 즐겁게 해주었다. 하지만 인터폴은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오직 레코드와 라이브로 세상과 소통한다. 멋지지 않은가? 고전주의적 마인드에서 나오는 진심의 위력, 바로 이걸 당신이 이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