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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라는 게 으레 초월적 '경험'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그러한 경험을 강조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것보다 카발라의 실천적인 차원을 강조한 카발라 실천 지침서 같은 것이었다. 즉 신비적 경험의 일상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위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의 역할이란 말이다. 그것이 결국 이 책이 내세우는 13가지 법칙과 관련된다. 그런데 그 첫 번째 원칙이라는 게 바로 "당신이 읽은 것을 한 마디도 믿지 말라!"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책을 산 사람에게 왠 싸가지 없는 소리......
하지만 이런 불쾌함은 책을 조금만 읽으면 해소된다. 이 책을 다 읽고 기억에 남는 한 가지 말은 '반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응하지 말라는 것과 이 책을 읽은 것을 믿지 말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책의 내용에 감동을 받아 이 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반응이 최종적으로 이 책의 내용을 믿는 것이라면, 결국 이 책은 자신의 내면의 빛(초월적인 것)을 밝힐 수 있는 소위 '수행'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결국 이러한 내면의 빛을 밝히기 위해 가장 큰 두 가지 법칙을 이렇게 조화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반되는 두 원리의 조화는 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내면의 빛을 밝힐 수 있는 행위 지침을 내리는 것이며, 자신만의 빛을 밝힐 수 있도록 첫 걸음을 떼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 카발라의 지식을 전달하고, 그 빛이 어떤 것었고, 그 빛을 어떻게 밝히는 것인지를 전달해주는 카발라 전문서적과는 달리 이 책은 카발라의 정신을 실천하는 방도를 알려주고 있다.
반응하지 않고 내면의 빛을 밝힌다는 것은 카발라를 실천하는 사람들 모두 각기 차이나는 다른, 그러나 아름다움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각기 자신의 내면을 통찰하고 우주와 하나가 됨으로써 내는 아름다운 빛의 조화는 결국 인류와 자연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이 En-sof(무한자)로 상승(anabasis)함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따라서 이 책을 단순히 읽고 그 행동요령을 따라 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 속 어둠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며, 카발라의 실천적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해우이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을 믿지말라. 반응하지도 말라. 이 글도 믿지말라. 반응하지도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