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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란 면에서 시오노 나나미를 잠깐 언급하자. 그러니까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 서브 로사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를 비교하자면 이렇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전체를 그려내는 굵은 풍경화같은 느낌이라면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 서브 로사는 세밀화같은 느낌이다.
장르가 다르니 비교를 한다는 것이 무리일수도 있겠으나 로마역사, 로마 이야기를 너무나 즐겁게 보게 만든다는 점에 있어서는 살짝 비교를 해도 될성싶다.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 서브 로사는 단순히 넓은 지역, 구, 동으로 나뉘던 지도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움직임까지 하나하나 들여다뵈는 위성사진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 비교는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로마 서브 로사만의 이야기를 하자. 로마 공화정 말기(BC 1세기)인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살인사건을 키케로와 고르디아누스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작품속에서 월등한 것은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실존인물들의 등장, 그리고 그들이 사는 로마시내의 골목골목의 풍경과 시대적 사회풍경등을 묘사해내는 작가의 글에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추리소설을 그닥 즐기지않는다. 과거 홈즈시리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작품들을 꽤나 좋아하고 이후로도 현대의 꽤 많은 추리소설들을 섭렵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추리소설이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의 일본식 추리소설을 즐기진 않는다. 사회적인 일면을 파헤치는 것까지야 좋다지만 냉혹하고 잔인한 것을 떠나서 끝에 이르러 이것은 이런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이다 라는 식의 만화 명탐정코난식의 전개결론이 싫은 탓이었다.
일본소설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추리소설들도 언젠가부터 즐기지 않게 되었는데 로마 서브 로사는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었다. 내가 보기엔 '단순한' 추리물이 아니라 스릴러물이다. 거기에 추리가 추가되어 추리스릴러물이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내 구미를 더욱 자극하는 것은 이 역사시대적의 훌륭한 묘사때문이다. 로마역사는 세계의 역사로 통하며 이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역사도 역사지만 로마의 풍속이 그대로 생생히 전해지니 읽는 내내 재미가 떨어지질 않는다. 추리소설로도 로마역사에 관한 책으로도 손색없는 책이다.
로마 서브 로사 1권을 읽고 갈등에 빠졌다. 로마이야기때처럼 기나긴 기다림을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완간을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사 볼 것인가... 로마이야기는 권수가 늘어가면서 9권쯤부터는 맨 앞부분이 가물가물 해져서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곤했는데 쭉 이어지는 이야기다 보니 궁금하다고 중간것을 읽다보면 급기야 나중에는 조금씩 헷갈리기도 하는 단점이 있었다. 다음편을 제발 어서, 하는 간절함으로 기다리는 마음도 고통이려니와 새 책이 나올때마다 앞 내용중의 떠오르는 대목을 찾아보기도 고통이었다. 이런 고통을 다시 감내해야할까?
1권을 다 읽고나니 결론은 쉽게 지어졌다. 기다림이 고통스러울지언정 그것은 진정 달콤한 독일지니 그 독에 서서히 중독되어 쓰러진다해도 고통을 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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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 rosa' 장미 밑에 있다라는 의미로 비밀회의 장소에 장미를 꽂아 두었던 로마시대 관습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따라서 '로마 서브 로사'는 역사에 잘 드러나 있지 않은 그 이면을 들추는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책에서 소개한다. 그래서 인지 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때 추리소설이라는 느낌보다 한 시대의 치부를 읽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소개글이나 기사들을 보면 모두 훌륭한 추리소설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나 역시 별점 5개가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인정하는 점이다.
로마인의 피....그리고 희생양
피는 희생이다. 고로 댓가를 얻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으로 볼 수 있다. 단정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으나,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로마인의 피는 무엇을 위한 희생이였는가? 이에 대한 질문에 나는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고 싶다. '정치'라는 댓가를 위한 희생이였다고.... 그러나 희생은 자발적인 의미가 있기에 이 소설에 그려지는 로마인의 피는 희생이라 표현 할 수 없다. 아마도 '희생양'이라는 표현이 좀더 적절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희생양...죽음은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이였을 뿐....마치 미군의 전차에 안타까운 죽음을 당한 효순이 미순이의 죽음을 죽음 그 자체로 애도하지 않고, 이를 빌미로 정치적인 입지를 굳히거나 따른 목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처럼...노인의 죽음과 사건은 사건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을 당한 것에 불과하다..
이야기의 중심은 노인(섹스투스 로스키우스)의 죽음과 존속살인의 변론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sub rosa의 의미를 고려한 다면, 이야기는 사건을 사건으로 바라보는 로르디아누스와 '정의'라는 것을 믿고 있는 에코라는 어린 소년의 시각 그리고 '정의'를 내세운 키케로의 시각이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두번 밖에 등장하지 않는 어린 소년 에코가 왜 중심적인 시각인가? 라고 의구심을 제시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 어린 벙어리 소년이야 말로 다들 두려움에 침묵을 할때, 정의를 위해 자신의 어머니가 눈 앞에서 강간당하고 한 노인이 죽음에 이르는 사실을 이야기 한다. 정의를 위해...그 아이가 생각하는 정의는 무엇인가? 정확하게 표현 할 수 는 없지만, 옳고 그름의 구별... 선이 악을 벌한다...가 정의라는 것이다(물론, 개인적 추측이지만) . 그러나 정의라는 것을 내세우며 섹스투스 로스키우스(장자)를 변론하는 키케로의 정의는 아이가 알고있는 순수한 정의가 아닌것은 틀림없다. 그의 정의는 다수를 위해서라면 소수를 죽일 수 있는 정의. 다수를 위해서라면 치부도 덮어버릴 수 있는 정의였다.
로마인의 피는 아이의 순수한 정의를 위한 댓가가 아니라 키케로의 정의를 위한 댓가였다. 술라는 변론이 끝난 키케로를 찾아가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당신들 변호사들이란 참!늘 한손에는 증언과 증거를 들고, 다른 한 손엔 진실을 들고 있지요."
양손을 다 내민다면 증언과 증거를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증언과 증거를 든 손만 내민다면 진실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로마시대만의 치부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치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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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때 세계사는 왜 그렇게 어렵고 재미없는 과목이었는지. 늦었지만 세계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싶어서 1년동안 유럽의 역사소설만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던 때가 있었다.그래도 유럽사는 워낙 방대해서 읽어도 읽어도 끝이없다.로마시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외운게 다였기때문에 다시 소설을 집어들었다.작가는 지난 역사의 수레바퀴를 다시 굴리고 있다.
로마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율리우스 시저,안토니우스,옥타비아누스,폭군 네로황제 정도다.로마시대의 잔인했던 콜로세움 경기장,목욕문화의 발달로 거대했던 공중 목욕탕,그리스 신화의 흡수로 생긴 로마신화등.화려했던 로마문명.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역사 중에서 로마시대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현인류의 약2천년 전의 조상인 강인했던 로마인들.세계를 쥐락펴락 했던 강한제국의 시민인 로마인들.그들이 살아 움직인다.그들이 나의 뇌리에서 걸어나와 나의 현실밖으로 다가온다.독재관 술라,웅변가 키케로,크라수스,크리소고누스.유명한 역사인물들이 작가의 손에서 부활한다.로마시대의 생활상을 너무도 잘 표현해 내고 있어서 경이롭다.저자는 역사속 실재사건을 재구성해서 미스터리 역사추리소설로 완성시켰다.
무더운 어느날 더듬이라고 불리는 고르디아누스에게 여느 노예와는 확연히 다른 예의바른 노예 티로가 찾아온다.그 시대 노예의 행동거지는 주인의 모습을 반영한다.고르디아누스는 티로의 모습만 보고도 그가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 단번에 알아 맞춘다. 별명에서 알려 주듯 그는 수탐꾼이다.티로의 주인 키케로는 신출내기 변호사로 웅변가이기도 하다.키케로는 고르디우스에게 섹스투스 로스키우스라는 사람의 존속살인 사건을 부탁한다.
키케로는 고르디아누스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사건을 대하는 모습이 범상치 않다.로마제국에 정의의 실현을 꿈꾸는 키케로.그들은 명탐정 홈즈와 왓슨박사처럼 서로 보완관계를 이룬다.거기에 노예티로와 술라의 처남루프스가 함께 한다.고르디아누스는 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몇 번의 협박과 목숨을 잃을뻔한 고비를 넘긴다.그들이 사건을 추적해 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탐욕은 그칠 줄 모르나보다.알고 보면 이 사건은 빼앗고자 하는 쪽과 빼앗기지 않으려는 쪽의 고도의 두뇌싸움이다.
사건의 배후를 캐냈다 싶으면 또 다른 의혹이 도사리고,사건을 마감했다 싶더니 또 다른 퍼즐이 등장한다.복잡한 가족간의 불화가 만들어 내는 얽히고 설킨 그물망처럼 꼬이고 뒤틀리고 경악스러운 사건이다.키케로와 고르디아누스는 전체그림을 알지 못한채 퍼즐의 부분들의 조합만으로 사건을 해결해 간다.하지만 그들은 전체 그림을 완성했다고 느낀 순간마저도 그림위에 검은 크레파스로 덫칠한 후 다시 긁어서 그린 스크래치화가 되어버린다.
575쪽 분량이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빠르게 읽힌다.역사를 전공한 저자의 이력탓인지 쉽고 재미있게 쓰인 글이다.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문장 표현력에 압도하고 말았다.로마서브로사는 추리소설과 역사소설의 절정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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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십 년에 걸쳐 시오노 나나미 작가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다. <로마인 이야기>로 시작된 나의 로마사에 대한 관심은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로마사를 전공한 로널드 사임의 역작 <로마혁명사>에도 도전하게 해주었다. 공화정 로마에서 제정으로의 역사적 이행기는 카이사르를 필두로 해서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토 그리고 키케로에 이르기까지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인물들을 그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스티븐 세일러의 작가가 1991년부터 내놓고 있는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는 바로 이 시기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야기인 <로마인의 피>는 기원전 80년, 평민파 마리우스와의 치열한 내전 끝에 독재관의 자리에 올라 로마의 명실상부한 일인자가 된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치세에 일어난 존속살해 사건으로 시작한다. 아메리아 출신의 농부 섹스투스 로스키우스가 동명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게 된다. 고대 시대에 살부죄는 극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제 막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시대의 변론가 키케로가 이 사건의 변호를 맡는다. 로스키우스 집안의 파트로누스(후원자)를 맡은 메텔루스 집안의 카이킬리아의 의뢰로 사건을 맡은 키케로는, ‘더듬이’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사설탐정 고르디아누스에게 협력을 구한다. 이미 기성의 유명 변호사인 호르텐시우스도 거절한 사건을 덥석 문 키케로와 고르디아누스는 억울하게 아버지 살해의 누명을 쓰게 된 로스키우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전력을 질주한다. 물론, 앞으로 그들의 앞에 닥쳐올 위험은 전혀 모른 채 말이다. 사실 500쪽이 훨씬 넘는 분량이 조금은 위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대 로마 시내에 대한 오랜 연구 덕분에 소설의 배경이 되는 천년도시 로마의 수부라, 에스퀼리노 언덕 그리고 포룸 같은 장소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일품이었다. 아울러 키케로나 술라 같은 실재 인물은 물론이고 고르디아누스라는 사건 해결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독자들에게 친절한 설명을 건네주는 작가의 페르소나 같은 멋진 캐릭터의 창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평민과 귀족의 대결이라는 로마 건국 이래, 갈등의 원인이었던 문제는 물론이고 고대 도시국가 로마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던 노예제도에 대한 현대적 접근 역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된 <로마 서브 로사 1:로마인의 피>에서 가장 독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지적 역사추리소설이라는 말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치밀한 구성과 사건 전개에 있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스티븐 세일러의 탁월한 집필 능력이었다. 더 놀라운 건, 계속되는 시리즈를 위해 후속편에 주인공으로 나서게 될 크라수스를 등장시킨 방법이었다. 술라가 반대파를 숙청하면서 국가의 적으로 몰려 재산몰수를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그 재산을 헐값에 사들여 부를 축적하면서 중앙 정계의 총아로 떠오르게 된 훗날 카이사르, 폼페이우스와 더불어 삼두정치의 한 축을 맡았던 크라수스에 대한 소개는 정말 멋졌다. 아마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이보다 멋지게 소개하지는 못하지 않았을까? 역시 추리소설답게 의문의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사건의 배후를 쫓는 명탐정 고르디아누스의 활약에 더불어 그의 사이드킥으로 등장하는 베테스다, 티로, 루푸스 그리고 그에게 복수의 칼을 쥐여준 소년 에코에 이르기까지 쉴새 없이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향연은 즐겁다. 물론, 주인공의 목숨을 위협하는 악당들 역시 이야기의 극적 요소들을 한껏 고무해준다. 아무 문제 없이 사건을 해결한다면 그것도 심심하지 않을까. 로스키우스의 무죄 판결을 위한 고르디아누스의 이전투구와 도대체 종잡을 수 없이 계속되는 음모와 반전은 정말 시대적 상황만 고대 로마일 뿐, 현대판 추리극에 전혀 뒤지지 않은 재미를 제공해 준다. 실제 역사상의 주인공들을 등장하는 팩션 장르가 가질 수 있는 리얼리티의 진수라고나 할까. 책을 읽으면서 옥의 티라고나 할까, 등장인물 이름에 대한 오기가 정말 눈에 거슬렸다. 처음에는 틀린 부분들을 체크해 가면서 읽다가 나중에 가서는 너무 많아서 포기해 버렸다. 다음 달에 후속편으로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다룬 <네메시스의 팔>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출판사 측에서 좀 더 신경을 써서 그런 오류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로마 공화정 말기를 관통하는 ‘더듬이’ 고르디아누스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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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나 줄 간격을 좀 느슨하게 해서 두 권으로 발간해도 될 책을 굳이 한 권으로 발간해 주신 출판사에 일단 감사를 표한다. 책 값도 다른 책 한 권 값과 차이가 없으니 책을 사서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가격을 조금 더 올려서라도 하드커버를 달고 나왔다면 조금 더 고마울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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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곁에 두고도 읽는데 소홀했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은 지명과 잘 구분되지 않는 이름, 로마의 월력을 그대로 표기 사용함에 따른 낯설음이 전개로의 몰입을 어렵게 하였기 때문이다. 마음을 잡고 읽어나간다. 어느 정도 등장인물의 이름에 익숙해지자 이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밤을 새면서 읽게된다. 복선, 암시가 적절하게 제시되면서 서스펜스가 책을 덮는 끝까지 유지되는 플롯이 매우 탄탄한 작가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로마 서브 로사' 1부 '로마인의 피'는 아마도 키케로가 스타로 등장하게되는 베레스의 재판과 의붓아버지 살인사건을 팩션화 한 듯한데, 주인공이 탐정 '더듬이' 고르디아누스 1인이라고 하기에는 개성적 캐릭터들의 유기적으로 매력을 뽑낸다. 고르디아누스가 겪는 장면마다의 스릴과 위기는 독자들의 몰입을 최대화 함으로써 매우 잘짜여진 스토리임을 느끼게 한다. 그의 추리력과 목숨을 건 격투도 대단한 흥미꺼리이지만 28장에서 키케로의 집에서 지붕을 타고 도주하여 도시를 배회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전개된 사건의 현장들을 자신도 모르게 다른 관점에서 되짚어가는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다. 사건을 정리하고 정의하며 또다른 감정과 방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 내공이 돋보인다. 모든 사건이 끝난 뒤 산책에서의 반전과 반전이 눈부신 대미를 장식한다. 벙어리 소년 에코의 만남이 주는 여운은 여느 추리탐정과는 다른 문학성이 내포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르디아누스에게 사건의 증거수집을 의뢰하는 변론가 키케로의 역할과 그의 변론은 왜 그가 역사에 이름을 날리게 되는지 짐작하게 한다. 위정자를 적절히 건드리면서 부패와 살인의 근원에 부딪히는 수준높은 변론 부분은 지적인 추론을 좋아하는 이를 즐겁게 한다. 에르키우스와의 변론 대결도 압권이지만 웅변과 고르디아누스의 위기가 한토막씩 연결되는 서스펜스는 작가의 필력을 가늠케 한다(513쪽~). 또한 변론을 승리로 장식한 뒤 그의 집을 찾아 온 술라와의 대화 또한 반전의 묘미와 긴장감이 주는 독서의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한걸음 물러나 생각을 해보면, 줄거리의 소재가 충격적이면서도 왠지 낯익은 내용이다. 존속 살인도 그러하거니와, 그 이면에 흐르는있는 '부'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정치적 권력의 부패도 낯설지 않은 테마이다. 또한 차마 입에 올리기 뭣한 섹스투스 로스키우스와 그의 큰 딸의 관계 역시 우리네 뉴스에서 오르내리는 막장 사건과 다름이 아니니... 그래서 제목이 '로마 서브 로사'일까? 서브로사는 "under the rose" 란 뜻으로, 로마 시대에 비밀회의를 할 때 문밖에 장미 한 송이를 꽂아 두었던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역사에 잘 드러나 있지 않은 로마의 이면을 들추는 이야기라서 그럴까?. 소설로서의 재미는 있으나 왠지 씁쓰레한 기분이 자리 잡는다.
번역의 내공도 상당하다. 하지만 조금 현대적 어휘와 거리가 먼 번역도 드러보인다. 몇가지만 들어보자. 정적이 그만큼 자심했던...(472쪽), 중정있는 사람같으면...(491), 입정이 사나워진...(496) 종작없이...(567) 당자 섹스투스...(567) 등등이 그러하다. 좀 더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으면 한다. 296쪽의 오타도 있다. 엘레나나 아기 ==> 엘레나와 아기... 이름 검색도 한번 해 보았으면 한다. 쪽을 알 수 없으나 오기가 눈에 보였었다.
이런저런 불평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읽을만 한 추리소설로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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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추리소설이라서 일단 읽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마역사이야기를 " 로마인이야기"로 읽었었는데, 사실 조금은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정리가 잘 되지 않는관계로 ^^;; 조금은 무미건조한 나열식으로 로마를 대하다가 추리소설로 로마역사를 읽어나가니 흥미롭더라구요.
술라재임기간중에 일어난 섹스투스 로스키우스 재판이야기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가상인물인 "고르디아누스"를 탐정으로 등장시켜 살인 사건을 하나하나 파헤쳐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네요. 이야기 중간중간에 시대의 상황을 자세히 서술해놓은 것이 로마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보신분이라면 더욱 그 그림이 자세히 그려지시겠지요 ^^ 8일정도 남은 재판의 변론을 앞두고 있는 변호사 키케로는 더듬이라 불리는 고르디아누스에게 사건조사를 의뢰합니다. 고르디아누스는 사건을 조사하면서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흥미로운 또다른 일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면서 사건의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나갑니다. 아버지를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섹스투스 로스키우스. 그는 살인사건이 난 직후 아메리아 본가에서 머물다가 자신의 집안을 돌봐주던 카이킬리아 집에 숨어든다. 사건을 조사하던 고르디아누스는 로스키우스에게 누구나 인정해주던 아름답던 청년인 배다른 동생이 있었는데 음식을 먹고 죽음을 맞이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죽은 로스키우스의 아버지에게 엘레나라는 유곽에서 일하는 여인이 임신을 한 채 사라진 것도 알아내고....
재판에 이기던 날 술라가 키케로를 찾아옴으로써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됩니다. 재산을 가로채기위해 사촌들과 결탁하여 배다른 동생과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사랑했던 여인 엘레나와 그녀의 아기 모두를 죽인 섹스투스 로스키우스는 사촌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혼자 재산을 모두 차지하려다가 쫒기는 몸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재산을 모두 몰수하는 과정에서 술라의 옛 노예에서 시민이 된 크리소고누스가 연관됨에 따라 술라가 사건을 조사하면서 모든 진실이 드러났던 것입니다. 아버지를 죽인 죄인임을 알고도 고르디아누스에게 숨기며 변호를 강행했던 키케로. 모든 범죄를 저질렀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로스키우스. 아버지의 폭력때문에 아버지의 유죄를 도우려했던 로스키우스의 딸. 죽은 아버지를 영원한 마음의 연인으로 간직한 카이킬리아...... 이 모든 사람들의 선과 악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가장 잔인했던 로스키우스가 죽음으로써 1권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한명의 인간이 어떻게 그리도 많은 죄를 지을 수 있는지...
로마의 생활상과 법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존속살인죄의 형벌이 너무도 잔인하여 읽는 동안 마치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리도 잔인한 형벌을 만들었을까요 -.-?
이 책을 펼치는 순간 600쪽에 달하는 이 책에 빨려들어 헤어나질 못했답니다. 얼른 2권을 읽어봐야할텐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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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서양 문화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 로마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로마 시대가 서양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한 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라는 말을 만들어 낼 만큼 제국의 영광은 화려하고도 찬란했던 것이다. 당시 로마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로마를 받쳐주던 힘은 무엇이고 로마를 이끌었던 이들은 누구일까? 어쩜 반짝이는 물건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단순함이라고 해도 좋다. 어쨌거나 로마는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반드시 인문학적인 지식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신화를 제대로 읽는 것도 그렇고 로마사를 알기 위해 <로마인 이야기> 같은 책을 읽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로마에 대해 가장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가르쳐 준 것은 바로 영화다. ^^; 로마인의 모습, 생각, 행동, 역사적 사건들... 언젠가는 제대로 배우는 날이 오기를 바라지만 당장은 다양한 관점의 역사 안내서와 영화, 팩션에 만족한다. 로마의 영광은 어떻게 표현되는가에 상관없이 본질은 그대로일테니 말이다.
<로마인의 피> 이 책은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팩션이자 추리소설이다. 당시 로마는 독재자 술라의 영향력 아래 있던 때였고, 정치가이자 문장가로 유명한 키케로가 무명이던 시절 그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리게 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키케로는 존속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변호하기위해 세부적인 증거자료가 필요했고 고르디아누스에게 그 임무를 부탁하게 된 것이다.
주인공이면서 화자인 고르디아누스는 평민으로 요즘으로 치면 사설탐정 쯤 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더듬이'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관찰력이 뛰어나고 사건의 개연성을 추리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직업의 특성상 합리적이면 냉철한 사고를 하지만 귀족들에게 굽신거려 돈과 명예를 탐하지도 않을 뿐더러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나 노예들에게는 따뜻함을 베푸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독자적인 조사를 벌이던 고르디아누스는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야만 했고, 자신이 수집한 증거들이 술라의 측근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 한다.
흔히 로마를 떠올리면 성스럽고도 화려한 문화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권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암투와 타락한 귀족들, 원로들까지 참으로 복잡하다. 아무도 선듯 나서지 못했던 사건에 뛰어든 키케로의 경우도 정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마음과 성공적인 정계 입문을 바라는 야심, 두 가지 생각이 공존했었음을 숨기지 않고 있어 씁쓸함과 현실성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후반부 재판이 벌어지는 장면에는 양측의 변론이 팽패하게 맞서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한편, 반전에 반전으로 결말을 마무리 함으로써 탄탄한 구성을 보여준다.
저자인 스티븐 세일러는 어려서 부터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고 자랐고 그리스, 로마 고전을 전공했을 뿐 아니라 평생 로마를 사랑하고 연구해 왔다고 한다. '로마 서브 로사'는 작가가 로마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장미 아래' 라는 뜻이 의마하는 것 처럼 로마의 이면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려는 노력에서 탄생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책을 펼칠때만 해도 이미 퍼지기 시작한 입소문과 시리즈의 대장정에 첫발을 내딛는다는 흥분으로 들떠있었는데 책을 내려놓고 나니 기분이 정말 상쾌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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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비잔티움 연대기를 읽고 허전한 맘 달래기엔 딱 좋은책... 추리소설로 재탄생한 책을 읽으면서 로마사를 복습하는 기분으로 실존인물들이 등장할땐 전율까지 느껴지는 짜임새있는 스토리 빠른 전개내용,반전,심리묘사,작가님에 박식함이 더할나위 없이 독자들을 이끄는 힘이될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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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듬이라 불리며 정보 수집이 필요한 사람의 치다거리를 하며 살아가는 고르디아누스에게 들어온 의뢰. 그것은 무명의 젊은 변호사인 키케로의 의뢰이다. 도입부부터 마치 셜록 홈즈가 그렇듯이 의뢰인의 외면 만으로 자신에게 닥쳐온 숙제의 정체를 간파한 고르디아누스는 존속 살해라는 끔찍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의 혐의에 대한 정보를 모른다. 그 과정에서는 마치 현대의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주인공처럼 이리 저리 몸으로 부닥치며 정보를 수집하며 키케로를 돕고, 그러한 소설에서 등장하는 몇몇의 여인도 등장한다.
몇줄의 표현만으로는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클리쉐를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책의 특징은 그러나 이런 면에 있지 않다. 책의 배경은 기원전 1세기의 로마. 해박한 역사적 지식으로 그 당시 로마의 생활상에 대한 미시적 묘사를 훌륭하게 하고, 당시 독재관이었던 술라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드러나는 로마의 시대상을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2천년 전 로마의 모습을 멋지게 재현한다.
사건의 외면적 전말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드러나지만 후반부의 반전은 이 책이 단순한 플롯이 아닌 치밀한 계산에 의해 잘 만들어진 책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이 모든 줄거리 구상의 시작이, 실제로 존재하는 키케로의 웅변 혹은 변호 원고에 따른 것이라는 건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구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책이 실로 놀라운 노력의 산물임을 증명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에드워드 기본의 <로마 제국 쇠망사> 등의 사적 접근을 통해서 로마의 거시사를 훑으며 공부했던 나로서는 편안하게 작가가 보여주는 추리 소설적 서사의 재미를 만끽하며 로마 미시사를 들여다 보는 이중의 효과를 즐길 수 있었으니 매우 만족한다. 로마사 공부에 대한 근거없는 동경을 갖고 있는 이에게는 매우 즐거운 경험이 될 책. 바로 2권인 <네메시스의 팔>을 읽을 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