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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다섯 번째 권. 이제 매 시리즈를 읽으면서 항상 4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각 권 마다 키워드를 한번씩 찾아보게 되었는데, 나름 이번 시리즈의 키워드는 '후련함'으로 정리하고 싶다.
이번 시리즈에 마코토가 만나는 세계의 사람들은, 성인 유흥 업소에 일할 여성들을 스카우트하는 스카우트맨, 한 곡의 빛나는 록 히트곡을 가진 록커, 빛나는 자본주의의 세계의 이면에 가려진 중국의 저임금 노동자, 그리고, 자살하려는 사람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사람들이다.
이 시리즈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이 모두 저마다의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번 편에서는 유난히 사회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것들을 건드린다. 거대 자본으로 전세계를 장악하는 초국적 기업의 성장에 가려진 저개발 국가의 착취되는 노동력이라든가, 자살 사이트를 통한 동반 자살로 급격히 상승하는 자살 문제 같은 것은 일본 뿐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이슈화되고 고민하고 있는 사회 문제들이다. 또한 록커 편에서 등장하는 버블 경제의 붕괴로 야기된 부동산 문제 같은 것 역시 최근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하여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세계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인 것.
그러한 사회적 문제를 도심 속 작은 과일 가게 점원인 마코토가 해결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가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에서는 잘 알려진 해결사라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의뢰자들과 함께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저항으로서 해결책을 찾는다. 거대한 사회적 흐름에서 묻혀질 수도 있는 작은 개인들의 '행동'으로 문제를 작게나마 해결해 감으로써 사회에 묻히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조그맣게라도 낼 수 있는 모습. 그 모습이 참으로 통쾌하고 후련했다.
최근의 사회 뉴스를 보면, 참으로 갑갑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소시민으로 살아가며 그런 문제들을 대면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기엔 자신이 참 작고 초라하다는 걸 느끼며 우울해질 때가 많았는데..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며 즐거워질 수 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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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눈이 많이 오는 날, 빙판에 넘어진 사람들은 짜증이 났겠지만 아이들은 눈밭을 좋아라 뒹굴렀을 것이다. 하나의 자연 현상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연과 사건이 넘쳐나겠는가. 뭐, 그 사연, 사건들을 살펴보면 비슷비슷해서 놀라게 될 때도 있지만 그게 사람이라는 동물이 사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마찬가지로 마코토가 사는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두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스카우트 맨 블루스>는 각종 윤락업소에 여자들을 스카우트해주는 스카우트의 달인을 만나 마코토가 한 수 배워볼까 하다가 사건에 끼어들게 되는 이야기다.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디디면 지뢰를 밟게 되는 것이 세상이다. 내가 지뢰를 밟았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수렁에 빠진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스카우트맨을 좋아한다고 그가 어떤 일을 하는 지 알면서 그런 일을 해야만 그를 만날 수 있기에 자처해서 윤락업소 스카우트맨을 찾아갔다가 곤경에 빠지게 된 순진한 웨이트레스의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여기에 이제는 한물 간 스타가 야쿠자에게 협박당하는 <전설 속의 별>의 내용 또한 본 듯한 이야기다. 소설속에서가 아닌 현실에서 말이다.
<죽음에 이르는 완구>는 중국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알리기 위해 일본 회사를 찾아 온 중국 여자를 도와주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월드컵의 해가 돌아왔다. 또 사람들은 축구공을 만드는 저임급과 아동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언니가 죽은 것이 살해됐다고 말하는 것이 마치 70년대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세상은 이렇게 돌고 돈다. 여기가 아니면 저기에서 누군가는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게 되고 누군가는 그런 돈을, 누군가의 피에 젖은 돈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코토의 기도처럼 내가 사는 물건에 누군가의 처절한 피가 아닌 공정한 댓가가 지불되었기를 바라지만 어쩌면 그건 그저 구매자, 소수의 소비자들이 마음 편하기 위한 수단은 아닌가 싶다. 눈가리고 아웅이거나 못 본체하는 거 아닐까.
<자살 반대 클럽>은 자살한 부모를 둔 아이들이 인터넷 자살사이트 운영자를 잡기위해 마코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야기다.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살면서 행복하기만 해서 사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행하지 않다 자위하거나 가끔 찾아오는 행복이라 생각되는 어떤 것을 맛보기 위해 끈질기게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살을 하는 건 자유다. 그걸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찰라의 순간에 자살을 막아 그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 아닐까?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내가 자살하지 않는 이유는 자살할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죽으면 슬퍼할 가족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뭐라고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할 수 있겠는가. 산다는 건 별거 아니다. 별게 아니라서 죽겠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별거 아닌 삶이 혹 아는가 끝까지 살아 나가는 동안 무언가 좋은 걸 발견하게 될지.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기에 사는 것이다. 궁금하지 않는가. 이 삶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말이다.
이시다 이라는 마코토를 통해 내 마음을 파고 든다. 단타를 치는데 장타만큼의 위력이 있다. 그게 이 이케부쿠로웨스트게이트파크 시리즈의 매력이다. 나는 오늘도 마코토처럼 하늘 한번 보지 못하고 저녁을 맞이했다. 쌓인 눈조차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어떠랴. 그런 것은 봤다 쳐도 좋은 것을. 마코토가 앉아서 보는 하늘이 보여 좋은 게 아니고 그가 걷는 거리가 보여서 좋은게 아니듯 현실과 픽션 모두 내 마음을 어루 만져주면 그만인 것을.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삶이 무료한 사람들에게 이케부쿠로웨스트게이트파크의 해결사, 과일가게 아들이자 칼럼도 쓰는 마코토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그가 아마도 당신의 문제도 해결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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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싫어도 변하지 않을 수 없고, 내일의 새벽은 오고야 마는 법이다. 하지만 어떤 힘든 상황보다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쪽이 항상 더 강한 법이다. - 102에서
* '이케부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라는 긴 제목의 시리즈 그 여섯번째 이야기 <자살 반대 클럽> 그러나 시리즈라는 걸 무시하고 나처럼 여섯번째 이야기만 읽어도 무관하다. 물론 앞의 시리즈도 다 읽었다면 좋겠지만 단편으로 읽어도 잘 읽히기만 한다.
도쿄의 번화가 이케부로 웨스트 게이트 옆 과일가게에서 엄마를 도와 일하는 마코토. 동시에 그저 그런 칼럼도 쓰는 그는 그 지역의 어둠와 밝음의 사이를 오가는 해결사?쯤 되는 사람이다. 번잡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를 안은 이들은 그를 찾아 온다. 스카우트맨 블루스, 전설 속의 별, 죽음에 이르는 완구, 자살반대클럽 네 편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가끔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할 때면,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된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이 모여 살고 있으니 오가는 그 사람들의 수 만큼의 다양한 삶이 있고 그 각기 저마다의 문제들을 끌어 안고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끌어안은 이들인 마코토를 찾아 온다.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마코토는 살아가는 일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길거리에서 여자를 꼬시는 법에서부터 소비와 그 책임에 대해서 그리고 생명을 내던지는 일들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도심 한 구석 '웨스트 게이트 파크'에서 바라보는 삶 그리고 사람들 이시다 이라 <자살반대 클럽>이다. - 다락방서 허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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