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추픽추엔 돌밖에 없더라. 유럽은 다 비슷비슷해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말이죠. 이 책은 오랜 역사동안 각 나라와 대륙간에 서로 영향주고 받은 문화의 흐름을 재밌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간단한 지도도 중간중간 들어있어, 어떤 배경으로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이해가 쉽습니다. 읽을수록 스스로의 무식에 가슴을 치며 재밌게 책을 마쳤습니다. 아... 난 무식해! 아... 정말 신기하다... 아 맞다!! 역사의 흐름, 문화의 흐름도 수학의 공식이나 철학의 논리처럼 분명하고 명백한 것이라서 그 틀만 알면 여행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내내 흥미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유럽열강들과 그 식민지간의 문화교류, 그래서 생겨나는 기이한 절충문화, 종교로는 부두교나 남미의 독특한 천주교, 피지배국민의 애환에서 꽃이 핀 남미음악들과 역으로 현대 대중문화와 지배국에서의 그 독특한 위치. 이러한 식민, 피식민의 문화관련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저는 제가 방문할 동남아, 중남미 국가들이 어느 나라 식민지였는지를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문화를 깊숙히 흡수했던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것들도 눈여겨 보고 있구요. 흔히 알고 있는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의 예 뿐만 아니라, 에게해 섬들의 집이 하얀 회벽인 것은 그 원류가 이슬람 문화의 영향이기도 하고, 이탈리아 아이스크림도 시작은 이슬람에서고, 뭐 그런 것들이 참 흥미롭더라구요. 또한 현대문화에 관한 것은 더욱 재밌답니다. 자, 영국 귀족에게서 시작된 축구가 어떻게 전세계 남자들이 열광하는 스포츠가 되었을까요? 마르크스 사상에서부터 헐리우드 영화와 tv 이야기까지, 애간장 달달 녹게 재밌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는 가이드 책의 정보들이 남다르게 눈에 쏙쏙 들어오네요. 예정에서 뺐던 포루투갈과 마카오를 일정에 추가했고, 출발일이 2주정도 남았지만 급한것은 숙소나 교통정보 보다 문화에 대한 이해란 생각에 책 실컷 읽고 가려고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여행준비기간 동안 간과했던 또하나의 사실을 깨닫고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팝송이나 영화라도, 세계문화의 영향 속에서 정체성을 형성한 저 자신을 먼저 돌아본 후, 가이드 책을 펼쳐드는 것이 훨씬 풍부한 감동, 특별한 여행을 만드는 지름길이란 것입니다. 한달간 가이드 책에 의존해 여행계획을 짜다보니, 실상 내가 좋아했던 것들이 빠진 가이드 책이 좋아하는 여행을 만들어가고 있더란 말이죠. 잠깐이라도 내게 의미있는 장소와 시간을 돌아볼수 있게, 오늘 밤에는 일기장과 책장에 꽂힌 책들, 학교때 전공서적들을 훍어볼 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