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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시인이 지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기 전, 생전에 마지막으로 출간한 시집이다. 유고시집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나온 시집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영유 시인이 사용하는 시어는 '검객의 칼끝'처럼 군더더기가 없고 시의적절하다. 그리고 내상을 입히듯 깊이 파고든다. 가령, 비교적 앞부분에 배치된 「장어」라는 시를 보자. 우리가 익히 아는 장어는 '긴 장'자를 쓰는 물고기이다. 그런데 시인은 이 생물을 보고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장어를 뒤집자 어둠이 온다 그걸, 마구 씹으며 까맣게 구우며 논길 들길 늪지를 건너 구름을 몰아온다 온 다음에는 또 간다 그러면 생긴 대로 깊고 기다란 밤길은 그냥 천하 長江이 된다 어리숙한 뱃노래에 실려가는 장어의 下流行 이와 같다. 시의 전문이다. 아주 짧은 시지만, 생과 사가 함축적으로 모두 담겨 있다. 장어의 구불거리는 형태가 장강과 유사한데, 그것은 캄캄한 밤길, 인생이다. 인생은 그 자체로 하류행, 장어와 같은 것이다. 이런 통찰과 깨달음을 장어구이를 먹으며 할 수 있는 시인, 그리고 그것을 경제적으로, 최대한 적은 단어들로 시로 만드는 시인의 펜끝이 검객의 칼끝만큼 탁월하다. 심지어 상형문자인 한자를 적절히 배치한 것마저 시의 일부분으로서, 시각적으로 시의 의미를 증폭시킨다. 이 시의 경우 장어와 장강의 '긴 장'(長)과 하류행의 '아래 하'(下)를 시의 처음과 중간, 마지막에 배치함으로써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좀더 잘 부각되고 있다. 단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이렇듯 시인의 기지와 통찰이 드러나는 시들이 시집 전체에 포진되어 있다. 이 시집을 다 읽고나니, 시인의 유고시집도 마저 읽고 싶어졌다. 시인이 떠난지 거의 20년이 되었지만, 그의 사유는 이렇게 여전히 살아서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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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선택하는 시어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달릴 할 수 있는 무척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의미의 단어일지라도 시인의 선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고 분위기마저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읽은 이영유 시인의 시집 검객의 칼끝은 시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시집이었습니다. 작가 특유의 시어들이 곳곳이 나타나 있어 시집 전체의 분위기가 생각하던 것과 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시어가 가지는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적절한 시어 하나로 주제 자체를 확연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어로서 시어는 단순한 대상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지만, 검객의 칼끝에 실린 시들의 시어를 통해 그 가치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독자의 입장에서는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점이었습니다. 시집 자체는 무척 무난한 시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시어들과 함께 주제도 선명하고 딱 맞아떨어지는 에피소드들도 무척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시를 읽는 데 있어 자극적인 느낌을 받았고 이런 시들을 읽어 나가는 것도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