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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자와 과학자가 만났다. 작금의 문화현상에 대한 미학자와 과학자의 수다라고 한다. 21세기를 관통하는 문화 키워드 21개를 놓고, 동일한 사안에 대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시각을 교차시켜 사물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이 책의 의도가 있다고 두 사람은 말하고 있다. 정재승과 진중권, 두 사람 다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아니 만난적도 없는 그 사람들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쓴 글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헌데 21세기의 키워드 라는 게 조금은 그렇다. 왜 나에게는 와 닿지 않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 역시 예술분야는 나하고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란 영화는 본적이 없고, [앤절리나 졸리]는 얼굴만 알지 그녀가 어느 영화에 출연했는지도 모르겠다. [파울 쿨레]와 [제프리 쇼] 역시 그렇고, SF만화라는 [20세기 소년], 그리고 [헬로키티]도 마찬가지다. 역시 인문학자와 과학자는 세상을 보는 눈에 차이가 있다. 그들이 뽑은 키워드에 대해 똑 같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서도, 그들이 보는 시각은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스타벅스]에 대해서 진중권은 그들은 커피가 아니라 커피의 취향, 나아가서 문화적 취향을 팔고 있기에, 취미를 선사하고, 전달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매체로써 거듭날수 있다고 한다. 반면에 정재승은 상품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점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이지만, 가장 작은것, 가장 싼 것을 시키면서도 톨tall이라고 주문해야 하는데서 사람들의 자존감을 읽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마시는 물을 가지고도 상류사회에 대한 대리체험을 느끼고, 명품을 소수의 유한계급이 아닌 다수의 노동계급으로까지 소비를 확장시키는, 사용가치 보다는 거기에 결부된 브랜드나 디자인 가치로 평가하는 [생수]나 명품 [프라다]에서 이들은 탈산업화 경향을 읽기도 한다. 그들은 또 20세기의 사고방식으로 21세기를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정보홍수 시대에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정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하는 것 이라고 진중권은 말한다. 이에 대해 정재승은 [구글]은 세상의 모든 것을 디지털화 하려고 한다면서,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인류에게 유용할지에 대한 걱정과 근심은 많지만,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이루어낼 것 인가에 대해서는 의심과 회의가 적다고 응수한다. 또한 스스로 가르치고 스스로 배우는 사이버 민주주의의 실천이자 집단지성의 가장 강력한 발현형태인 [위키피디아]는 공유할수록 서로 부유해진다는 인생의 놀라운 사실들을 다음세대에 가르쳐 준다고 말한다. 자아도취와 외로움 속에서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자본주의 시대에 자신을 연출하는 방법을알려준 [셀카]는 나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가장 왜곡된 모습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삶의 기록이 아니라 욕망의 기록이라고 정재승은 이야기 한다. 또 진중권은 [세컨드 라이프]속에서 우리 모두는 성인이 될수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또 우리 사회의 각종 현상에 대해서도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사회의 온전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눈위의 작은선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하지만 정재승은 [쌍커플] 수술후 자신의 눈에 만족하지 못하는 35%의 슬픔을 느끼고 있다. 공적인 차원에서는 시선의 권력이지만 사적인 차원에서는 관음증의 도구인 [몰래 카메라]는 노출증을 가진 미디어와 관음증을 가진 대중의 결합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지만, 그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은 인간의 나르시시즘적 욕망이 그 발달을 불러왔다고 한다. 또한 열등한 이들의 또 다른 존재 증명이라는 [개그 콘서트]에 대해서도 정재승은 그들이 뛰어난 것은 반전의 핵심인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에서 찾고 있으며, 진중권은 신세대에게 있어 개그란 서사의 끝에 찾아오는 급반전이 아니라,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이미지의 전복, 뉘앙스의 일탈이라면서, 개그는 개그일뿐 다른 해석은 하지 말라고 한다. 이밖에도 [강호동+유재석]을 통해서는 이제는 MC의 끼와 재능도 경영해야 한다는 것과, 집단 최면의 시간이라는 [9시 뉴스]에서는 새로운 문화적 아이콘으로 떠오른 클로징 멘트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지금은 21세기이다. 또한 모든 것이 빠르게 디지털화 되어가는 말 그대로 디지털 세상이다. 디지털세상에서는 과학적 사고, 창조적 사고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단다. 진중권은 [스티브 잡스]를 컴퓨터 기기의 디자이너이자 기술과 예술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지휘자라 이야기 한다. 정재승은 또 21세기에는 다르게 생각하려고 최선을 다한 사람이 세상을 요동치게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본 사회는 그들만의 시각으로 본 사회일수도 있다. 또한 세상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현상을 두고 공감이 많아질수록, 통합이 이루어 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비록 여러 사회현상들에 대해 어찌보면 겉으로 들어난 면만을 다룬 것 같기도 하지만, 그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생각하면서 그들의 생각이 합체하는 날, 우리의 상상력은 무한히 커질거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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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사물이나 사건을 두고서, 그 원인이나 평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들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가 있다. 과거 자연과학의 특징으로 문제에 대한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하지만 현재의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하나의 정답’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고, 그에 따라 기존의 가설들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다만 현재의 수준에서 찾을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라고 말할 뿐이다. 그동안 과학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이뤄졌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놓인 문제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학창시절에는 과학 과목에 대해 큰 흥미를 가지지 않았다. 대체로 주어진 공식을 암기하여 문제를 풀고, 특정 지식에 대해 암기한 것을 확인하는 식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하긴 시험을 봐야 한다면 아무리 재미있는 과목이라 할지라도 지겹게 여겨지며, 시험에서 해방되는 순간 그 과목과는 멀어지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시험이라는 부담이 없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자연과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책들이 점점 흥미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문학을 전공하면서 그동안 자연과학과는 오랜 시간 동안 멀어져 있었지만, 우주와 지구의 생성 과정으로부터 생명의 비밀을 논하는 자연과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그 내용들이 생각보다 쉽게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요인으로는 최근 자연과학에 대한 주제들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루는 글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로 인해서 나 역시 자연과학에 관한 주제들에 대해 호기심이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도 자연과학자와 인문학자가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물이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 각자의 논지에 따라 설명하고 있는 방식이나, 논의의 대상이 상식적인 차원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모두 21개의 항목이 다뤄지고 있는데, 예컨대 커피숍의 대명사인 ‘스타벅스’나 애플사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 등 시사적인 문제에서부터 ‘몰래카메라’나 ‘유재석’과 같은 예능에 관한 관심에 이르기까지, 다루는 내용이나 주제들이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두 사람의 글이 인문학과 자연과학적 특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으나. 오히려 개인적인 특성이 더 짙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더 적실한 표현일 것이다. 또한 어떤 주제들에 관해서는 접근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어느 정도 일치한다고 읽혀지기도 했다. 예컨대 이른바 명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브랜드 ‘프라다’에 관해서 진중권은 CEO의 좌파적 성향을 통해서 접근하였지만, 정재승은 명품에 관한 사람들의 기호와 뇌과학적인 지식을 접목시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평범한 소재들을 브랜드 전략으로 명품으로 탈바꿈시킨 그들의 브랜드 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 밖의 다른 주제들에 대한 접근도 두 사람의 개성적인 측면이 도드라지게 나타나지만, 결국 논의의 결말에서는 상당 부분 그 의미가 상통한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나서 접하다 보니,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주제들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최근 방송국마다 메인 뉴스를 차별화하면서 더 이상 ‘9시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개그콘서트’ 항목의 설명에서는 타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조리 사라져 버린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이 그 예라 하겠다. 이밖에도 가상공간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꾸미는 ‘세컨드 라이프’ 역시 철지난 주제들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일본 공상만화인 ‘20세기 소년’에 관한 내용은 저자들의 개인적인 관심사가 짙게 반영된 주제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주제어에 관해 서로 다른 시각으로 서술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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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의 특징을 C자로 시작하는 21개의 키워드로 정리한 분의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문화적 특성들을 어떤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까? 여기에 또 하나의 시도가 있다. 인문학자 진중권과 과학자 정재승이 만나 21개의 키워드를 찾고 그 키워드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에서 나름대로의 의미와 경험을 정리해 나간 것이 이 책 <크로스>이다.
그들이 찾은 21개의 키워드에는 우리사회의 문화적 특성들이 담겨 있다. 스타벅스, 스티브 잡스, 구글과 같은 세상을 바꾼 기업의 이야기에서부터 셀카, 쌍거풀 수술, 생수, 몰래카메라와 같은 우리의 삶의 새로운 단면들을 보여주는 키워드들이 망라되어 있다. '스타벅스'라는 키워드는 커피가 아니라 브랜드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취향의 차이가 너와 나를 나누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셀카가 현대인의 외로움을 감춰주는 문명의 기기라면, 사이버 세상은 현실세계가 가져다 주지 못한 판타지 세상에 대한 동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된다.
책의 제목을 <크로스>라고 명명한 것은 같은 사회현상, 문화현상을 미학(인문)과 과학(기술)이라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 조명해 보자는데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같은 주제에 대해 문과대표 선수인 진중권과 이과대표 선수인 정재승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느낌을 좀 느껴보자는 의도가 있었으리라. 여기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또 다른 사람들의 이견과 느낌을 더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지식과 사고의 융합과 통섭이까지 이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동일주제에 대한 두 학자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적 시각이 두드러진다. 아직 우리사회는 가치관이나 사고의 분화가 그렇게 다양하게 분화되지 못한 사실을 반증하고 있지는 않을까? 유일한 차이라고 한다면 마지막 주제인 '박사'학위에 대해 두 사람의 견해차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진중권은 박사학위를 학벌사회와 연결시켜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킨 반면, 정재승은 과학자의 애환이 녹아있는 긍정적 경험의 투영으로 보고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1세기를 꼭 21가지 키워드에 한정해 정리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21가지라는 제약하에 풀어내려다 보니 아직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래서 2편을 준비했던 것 같다. 대체로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현상, 문화현상을 쉽게 풀어쓰고 있어 부담없이 따라가고 길 수 있는 책이다. 내가 보지 못한 나의 모습의 일면들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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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중들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21개의 키워드를 통해 오늘의 한국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읽어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특히, 진중권은 오늘의 이 사회에‘디지털 생활 세계’라는 특징적 표현을 하고 있는데, 아마도 ‘니콜라스 네그로폰테’(Being Digital의 著者)가 정의하는 디지털사회의 특성인 탈정보화, 개인화, 다양한 감각 충족의 환경을 부여하는 호환성과 유연성의 증대, 문화변형의 극심화, 혼성문화의 발달과 같은 크로스오버 형태 등에 기인한 듯하다.
그래서 표제조차 뇌 공학자 정재승과 미학자 진중권이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크로스(Cross)이기까지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인식이 실질적 혼합을 이루어내는 것은 아니고, 다만 각자의 시선에서 동일한 제재를 성찰하여 독자에게 그 믹스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이 될 것이다. 우리의 생활환경을 에워싸고 있는 현상들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선정된 것들의 일면을 보면 머리가 끄덕여 질 만 한 것들이다. 소비사회의 대표적 심볼(Symbol)이 되다시피 한 스타벅스, 프라다, 생수에서부터 점점 개인화되고 나르시시즘의 다른 표현인 성형(쌍꺼풀)수술, 몰래카메라, 셀카, 그리고 디지털 문화의 구루(Guru) 스티브잡스와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프리 쇼, 나아가 복합형 가상현실의 세계인 세컨드 라이프 등등 디지털사회의 속성들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들 어휘들은 우리들의 사회문화적 습속의 층위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오늘을 상징하는 이들 21개의 핵심단어들 모두에 두 편의 단상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과학자의 시선에서, 미학자의 시선에서 읽힌 사회 현상들 모두에 공감하기에는 미흡한 요소들이 분명 존재한다. 때론 진중권의 읽기에 더욱 동의하기도 하고, 정재승의 생각과 지식에서 새로운 발상을 엿보기도 하지만 공히 다양한 장르의 문화들이 서로 복합하고 능동적으로 변형되어가는 정보와 대중취향의 흐름, 창의적 사고가 기초가 되는 오늘의 현실을 높은 수준의 통찰력으로 해독하고 비평한 글들이라는 점에 공감케 된다. 내게 있어서 이러한 단상들 중에 특히 재미있는 시선으로 다가온 부분은‘욕망을 찍은 사진관’으로서의‘셀카’에 대한 부분과, ‘남성 옆의 여성’이기를 거부한 ‘안젤리나 졸리’편과, ‘개그 콘서트’, 사이버 민주주의 실현장(場)인‘위키피디아’, “예술에는 근원적 시작이 있다”고 하는 ‘파울 클레’편이라 할 수 있다. 언제부턴가 방문이 닫힌 딸아이의 방에서 찰칵 찰칵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 아이가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찍어대는 모습이 기이하게만 여겨졌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찍어댄 모습이 모두 저장되는 것이 아니고 이내 지워져 버린다. 정확하게 자신의 모습을 찍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자신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사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임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바로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정확한 삶의 기록이 아니라 가장 예쁘게 변형되고 조작된 ‘셀카만의 이미지’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고, 극단적으로 개인화된 현대인의 ‘나르시시즘적 욕망의 구현’의 한 부분이라는 것은 진중권의 독법에서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또한 선함과 악함이라는 양극단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내재하고 있는 듯한 최고의 여배우‘안젤리나’로부터‘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 善美)’, 즉 윤리와 미학의 통일, 즉 아름다운 외모와 유덕한 행위의 통합이란 이해를 갖게 되면서 새로운 경지를 이해케되기도 한다. 남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표현, “도덕을 우습게 보는 개별자의 절대적 자유를 가지고 더 높은 사회적 윤리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데 그 요체가 있다.”는 설명은 그대로 탁월한 미학강의가 된다. 한편, 사회 비평적 측면에서 다루어지는‘9시 뉴스’와 ‘개그 콘서트’에서는 웃음에 대한 과학적 신호, 새로이 도래한 구술문화의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한 스탠딩코미디의 특성으로서 ‘이미지의 전복’, ‘뉘앙스의 일탈’‘의미의 전환’과 같은 특성을 해독해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쏟아내는 말장난에는 “사회적 편견을 그대로 드러내”사회적 소수에 대한 무차별적 상해에 대한 고려도 없는 무지함이나, “교양과 반성이 없는 쓸데없이 비열해진”개그에 예리한 비평의 독설도 주저하지 않는 자신감이 있다. 특히 천편일률적으로 9시 땡 하면 시작되는 뉴스의 집단최면을 거는 정보왜곡의 장으로 변질된 현실은 MBC뉴스의 ‘클로징 멘트’를 주시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시적인 것은 우주전체에 그저 고립된 예에 불과하다.”는 공감각적 현대미술의 거장,‘파울클레’의 말처럼 삶의 내재적 충일(充溢)성 보다는 항상 허기질 수밖에 없는 외재적이고 성공 지향적이라는 불만의 생태계를 마냥 쫓는 현대인들의 어리석음과 이를 부와 권력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계층들이 무한히 창출해내는 과대소비사회의 왜곡된 삶의 진정성을 파노라마처럼 보게 된다. 모 광고회사의 선전처럼 따뜻한 디지털세상은 가능한 것일까? 진중권이 우스개로 흘리는 “공동체에 원만히 입성하려면 칼의 세리머니가 필요하다.”는 성형사회, “한국의 여성은 눈두덩에 할레를 받는다.”는 표현은 정신의 주체성을 상실하고 어딘지도 모르고 떠도는 우리사회의 일면이기에 가뜩이나 움츠려든 가슴이 더욱 시리게 느껴진다. 리이프로그시스템(Life-log system),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를 즐기는 시대에 성큼 들어선 21세기 디지털 사회, 우리들, 우리사회에 대한 안목을 보다 넓고 깊이 있게 성찰 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인들로 거듭 나야 하지 않을까. 저자들의 말처럼 이 저술은 디지털 생활세계의 현상학을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 그래서 진정한 크로스가 되지는 못하였지만, 중심을 잃고 절룩거리는 우리 사회에 이 저술을 초석으로 하여 더욱 심화되고 진전된 사회통합, 학문적 통섭, 지성이 협력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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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크로스란 제목이 필요할까? 인문학자와 과학자의 다른시각을 다룬 이야기라는 소개글이 많았다. 읽어본 느낌으로는 학자의 서로 다른 시각이라기 보다는 그냥 다른시선과 같은시선의 교차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책 말미에 이러한 지적이 있을수도 있다고 하면서 디지털시대에 예술과 과학의 경계가 흐려져 하나로 융합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려운말의 인문학자와 과학자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세상의 모든 사물, 단어 ,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예술과 과학의 진화와 융합, 경계의 만남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옛날 우리는 이처럼 과학과 예술에 대한 시선을 중요히 여긴적이 없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그때는 예술, 과학보다 경제발전에 온나라가 집중했던 때이다. 제조에서 서비스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예술과 과학이 중요함을 느끼면서 그때부터 우리는 인문학과 과학의 중요도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검은 폴라티의 스티브 잡스로 인한 세계의 변화 ,생활의 변화를 맞이하면서 부터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일상이 어디까지 변화 할것인가? 새로움에 대한 기대저변에 인간성의 파괴,낭만의 시대가 가버릴까에 대한 두려움의 대안으로 앞은 과학으로 뒷배경은 예술을 두고 있다. 그래서 진중권과 정재승이라는 다른 분야의 두학자를 통해 우리의 두려움을 없애려고 하, 는 시도이다.
구글의 검색엔진,애플의 아이폰, 스타벅스의 커피와 프라다 스토어, 20세기 라는 일본만화 , 안젤리나 졸리를 통한 미의 기준의 재해석 등등이 그들의 글로 인해 우리들의 일상속에서 우리자신들이 인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준다.
예를 들어 이쁜몸매와 섹시한 매력을 가진 안젤리나 졸리가 예전 여배우들처럼 이쁜 역할이나 섹시스타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여전사의 이미지, 남성도 하기 힘든 액션 배우로서의 걸어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세계의 기아, 전쟁,어린이 대해 눈을 돌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럼 여기서 정재승이 말하는 과학자의 시선이란 - 앤젤리나 졸리는 고딕시대에서 튀어나온 여신이다라고 (다크컬처)의 캐서린 스프너가 이야기 했다. 여배우는 그림같은 존재,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로 있는 자리에 있다고 여길때 안젤리나 졸리는 붙임머리에 베르사체 고딕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시상식장의 그모습대로 본인의 이미지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테크놀로지의 시대의 여배우 그녀를 보여준다고 한다. 안젤리나 졸리의 아름다움에 대한 극찬과 대중들의 반응은 현대 진화 심리학으로 볼수 없는 현상이라고 하면서 과학의 진화는 우리의 의식속에서 벌써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개란 걸 알게 될것이다. 한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나머지 한손은 다른 이를 돕는 손이란 것을" 오드리 헵번이 성탄전야 자녀들에게 남긴 샘 레빈슨의 마지막 시구절이다. 오드리 헵번을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아름다움의 어미는 윤리와 미학의 통일 , 즉아름다운 외모와 유덕한 행위의 통합이라고 한다. 젊은날 안젤리나 졸리에게 이아룸다움이라는 가당키나 할까 ? 동성연애자, 마약복용 ,두명의 섹스파트너 ,피를 담은 목걸이를 달고 다니는 그녀에게 헵번과 같은 아름다움이란 단어를 붙일수 있을까? 라고
진중권은 안젤리나 졸리를 " 악마같은 천사"라고 이야기한다. 신체를 파괴하는 하는 악마의 충동을 자신의 긍정에 이르는 치유로 자신을 승화시켰다고 한다. 이처럼 인문학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의 경계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음을 그녀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두학자 진중권, 정재승은 안젤리나 졸리를 바라보는 인문학자와 과학자의 시선이 아닌 일상에서 우리가 만나는 도덕과 과학의 진보를 " 미" 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딱히 두학자의 다른 시선이 아닌 미의 접점을 통하여 서로다른 의식이 아닌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 크로스를 이야기 한 책이다.
어려운 책이 아닌 쉬운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 이다. 안제리나 졸리처럼 제니퍼 애스톤에게는 악녀이지만 다른 남자들에게는 섹시심벌인 그녀가 부러워지는 것은 나도 벌써 크로스의 경지로 빠져든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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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콘서트'라는 책을 읽고 정재승의 팬이 되어 정재승이 쓴 책은 모두 보았다. 대학시절 일반물리 수업을 들으면서, 자연 현상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던 물리학과 교수의 멋진 모습을 보고 물리학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던 나는 동년배의 정재승이라는 작가가 지적호기심을 자극하며 풀어 놓는 이야기에 흠뻑 빨려 들 수 밖에 없었다. 진중권이라는 작가에게는 '폭력과 상스러움'이라는 책을 호기심에 읽어 본 후, 반골기질의, 기존과 다른 터프한 문체에 관심이 갔었고, '네 무덤에 침을...' 등의 책을 추가로 보기도 했다. 가끔씩 티비에서 나오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의 크로스라! 제목만 보고 책을 주문했다. '명불허전이겠지!' 그렇기는 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진중권이 글을 쓸 때 구글을 이용한다는 내용을 보고,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용에 의한 내용은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었다. 미학적인 많은 한자어와 추상적인 단어는 직독직해가 쉽지 않다. .......aura인지 아우라인지 오라인지 오러인지....그 나름대로 생각하는, 마음속에서 정리된 글을 읽고 싶었는데, 사실을 전달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재승은 물리학도에서 세부전공으로 neuroscience를 택했나보다. 전반적인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 놓을 줄 알았는데, 어떠 어떠한 조건에서 functional MRI를 찍어 봤더니, prefrontal lobe에, temporal lobe의 lateral cortex에 활성이 나타났다는 일반인이 들어서는 뭔소린지 하는 인용을 자주한다. 최재천의 통섭이 아닌 정재승의 통섭을 원했던 나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령이나 최재천 나이 정도는 되어야 포괄적인 내용의 책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정재승도 11시부터 하는 예능프로그램때문에 7시간 수면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니.....동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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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초이가 과외를 하러 가는 학원의 길목에 서점이 하나 있다.
과외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가끔씩 그 곳에 들러 책구경을 한단다. 그리곤 괜찮다 싶은 책은 점찍어 두었다가 예스24의 내 아이디로 들어와 카트에 넣어두고는 주문을 요구한다.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양면적인 모습이다. 리틀초이의 그런 모습속에서 그 동안의 내 모습들이 내재화되어 거의 합체된 상태임을 엿보게 된다. 미안하다. 오프라인 서점 관계자에게는 솔직히 많이 미안하다. 책속 구석구석까지의 내용은 그 곳에서 즐기고 막상 손잡는 이는 온라인상이니. 작년에 우리 동네에 있던 오래된 서점(규모도 컸던 서점) 하나가 사라졌을 때 아쉬움과 함께 죄책감마저 들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집 리틀초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손잡고 드나들던 추억이 깃든 서점이었는데. 그래서 요즘에는 리틀초이와 함께 서점에 가게 되면 실컷 책구경을 하고는 서로 한권씩만, 선택한 책을 사들고 나온다. 말하자면 이 책 저 책 떠들어보는 관람료를 지불하는 셈으로. 그래야 오래도록 그 서점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각설하고. 이책도 리틀 초이가 내 카트에 넣어둔 책이다. 리틀 초이가 학교에서 이틀 동안 자습시간에 읽었다는 책을, 사무실에 두고 점심식사후 남은 자투리 일이십분을 이용해 한두 단락씩 읽었고 오늘 당직을 하며 마저 읽기를 마치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책은, 인문학을 연구하는 이(진중권)의 관점과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이(정재승)의 관점으로 글의 얼개를 짜 나간다. 마치 씨실과 날실을 무수히 교차하여 옷을 만들어가듯.
하나의 사회현상을 각자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맘껏 이야기하게 하고는 풀어낸 이야기들이 크로스되는 부분에서 사회현상이 안고 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공통점으로 찾아내기도 한다.
한 가지 사물, 한 가지 현상을 두고 두 사람이 써내는 글의 양상이 달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해서 너무 밋밋하게 여겨진 단락도 있었지만.
스타벅스, 구글, 헬로키티, 셀카, 생수등을 하나의 문화적 키워드로까지 분석해내고 하다못해 몰카나 개콘등을 사회현상으로 풀어낸 발상들이 엉뚱하다 여겨지면서도 흥미롭고 독특한 구성이나 박학한 상식들이 신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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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또는 정재승'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혹은 '진중권과 정재승' 모두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출판사의 희망대로) 이 책을 꽤나 집어들 법하다. 그들 중 또 꽤 많은 수는 책을 끝까지 읽어보기도 할 듯하다, 나처럼. 뭐랄까, '설마 이렇게 대학생 날적이에나 끄적일 만한 객적은 소리만 늘어놓다가 끝나지는 않겠지'라고 방심하다가 말이다. 흠. 이른바 "출판기획"의 폐단이라고 생각한다. 인기작가+트렌드+읽기편한짧은글, 이 세가지를 모아놓으면 뭔가 '팡'하고 터질 것이라고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뭐, 피상적으로는 그럴 듯한 '기획'으로 보였을 것이고, 출판사는 떡하니 예산/인력 배정해줬겠지. 그러나, 정재승 교수께서 이 책에 쓴 바 그대로 "부분의 합이 곧 총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환원주의에 대한 비판 부분)
1. 인기작가 인기작가의 책이라고 함부로 사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굳히게 해준 셈이다. 인기작가가 바로 그의 '인기'를 얻게 된 계기가 되는 '그 책'이나 읽고볼 일이지, 인기를 얻어 이책저책 신나게 원고 팔아제낄 시절의 책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2. 트렌드 이 책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트렌드는 두 개다. 하나는 '통섭'이다. 최재천의 <통섭>이 그런 것처럼 과도하게 심각하여 거의 강요하는 수준의 '통섭'은 아니다. 인문과학/자연과학의 '만남'을 주선하는 정도의 소박한 '통섭'일 뿐이다. 그런데 이 통섭은 아쉽게도 너무 안이한 '통섭'이다. 스타벅스건 구글이건 프라다건, 각 소재들에 대하여 두 저자의 '감상'만 있을 뿐, 불꽃 튀는 갈등 따윈 없다. 굳이 뭐하러 두 사람을 묶어놓았는지 도통 알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또 하나의 트렌드는 각 꼭지의 소재들 그 자체다. 강호동유재석, 파울 클레, 위키피디아... 말그대로 '요즘 유행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두 저자 모두 "TV를 잘 보지 않지만..."이라는 엉뚱한 소리로 시작하여 강호동과 유재석에 대해 말하고, 개그콘서트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니, 한편으론 독자에 대한 '예의 실종'으로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역시 인기작가가 되고 볼 일이다'라는 부러움도 든다. -.- 그런데 사실 두 저자가 TV에만 '무지'해보이지도 않는다. 대개의 소재들에 대해서 사실 두 저자는 일반인보다 그닥 깊이 있는 지식/혜안이 없다. 글쎄 그들은 그래도 요즘 청소년들이 꼭 알아두면 좋을 세상사를 '리스트업'해주는 것에 큰 의의를 둔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TV 안 보고 사는 사람은 '나'다. 집에 TV가 없다. 지난해까지 54평 아파트 살다가 졸지에 20평대 살림으로 졸아들고보니 TV 놓을 자리조차 없어졌다. 글쎄 그렇게 살다보니 결국 이런 책까지 읽게 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지만, 아무려나 개인적으로는.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문학' 얘기하는 척하다가 '영화' 얘기로 넘어가고 그러다가 은근슬쩍 '영화배우', 그러다가 결국 '연예인 뒷담화'로 흘러가는 사람을 제일 경계한다. 공연히 나까지 한가한 사람 취급 당하는 게 싫다.ㅋ)
3. 읽기편한짧은글 <말랑말랑한 힘>이라는 함민복의 시집(이라기보다는 그 제목)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건 말하자면, '말랑말랑해보이지만 실은 단단한 것'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말랑말랑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말랑말랑하다면 흠 그냥 그런가 보다 할 일이고. 그런데 만약 겉은로는 단단해보이면서 정작 말랑말랑한 것이라면 그게 바로 최악일 것이다, 이 책 <크로스>처럼. 그럴 듯한 기획에, 존경받는 저자들을 모셔놓고 꽤나 단단한 무언가 내놓을 것처럼 해놓고 정작 '말랑말랑할 뿐인 메모'들을 한없이 늘어놓은 이 책은, 글쎄, 심한 욕을 동원해야 그 실망감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후지다. (모르긴 몰라도, 출판사나 저자들은 어쩌면 오히려, 읽기 편한 짧은 글을 지나치게 선호하는 요즘 젊은 독자들 핑계를 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흠, 생각해보니, 진짜로 그러고 있을 것만 같다 ㅋ)
아무려나, 참 희한한 안도감을 주는 책이다. 그토록 훌륭한 저자들도 이런 정도의 책을 낼 생각을 하고, 심지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구나! 웅진이 비록 책으로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지만 글쎄 이런 식의 기획을 일삼는다면, 지금은 뒤처져있는 소장 출판사들에게도 기회가 아주 없는 건 아니겠구나! 그런 따위의 안도감이다. 흠.
== 책 중에서, 그냥 옮겨 적어둔다 ==
문자문화의 합리성을 강화해야 할 시기에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구술매체가 등장함으로써, 감성과 정서가 과잉한 상태가 그대로 지속되는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진중권)
나 같은 복잡계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보기에 위키피디아는 '복잡계 네트워크complex network의 승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위키피디아의 성장은 전형적인 자기조직화 시스템self-organized system의 발로다. (정재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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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와 과학자의 교류, 도정일, 최재천의 <대담>과 거의 비슷한 문제의식 아래의 기획이다. (2010년 3월 읽고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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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미학자인 진중권이 21세기를 대표하는 문화 키워드 21개를 놓고 각자의 견해를 밝히면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교차[크로스]시키고 있다
하지만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을 지향한다는 크로스라는 책 제목과는 달리 서로의 견해를 밝힐 뿐 상대방과의 논쟁도 없고 서로의 견해에 대한 피드백도 전혀 없다는 점에서 박진감은 떨어진다
두 사람의 인식이 혼합을 이루는 것은 아니고 각자의 시각에서 동일한 주제를 논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크로스의 기반을 제공한다고 봐야 한다
정재승과 진중권, 모두 알만한 학자들인지라 처음 책 제목을 접하면서부터 흥미를 느끼고 곧바로 구입하게 되었다
21세기를 아우르는 21개의 키워드라고 하는데 내가 뒤떨어진 것인지 생소한 것들도 적지 않았다 헬로키티, 파울쿨레, 제프리 쇼, 20세기 소년 등은 내게는 생소하여 책을 읽으면서 새로이 접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소비사회의 일면이라고 볼수 있는 스타벅스, 프라다, 생수에서부터 나르시시즘의 다른 표현인 성형수술(쌍꺼풀수술), 몰래카메라, 셀카, 그리고 IT와 예술적 감각을 모두 지닌 이 시대의 디지털 문화의 구루 스티브잡스, 복합형 가상현실의 세계인 세컨드 라이프 등... 디지털 사회의 면면을 보여줄 수 있는 이 어휘들은 우리에게 충분한 공감을 주고도 남는다
이 책에서 오늘을 상징하는 21개의 키워드에는 미학자의 시각과 과학자의 시각이 존재하는데 진중권이라는 미학자의 시각에 동의하다가도 정재승이라는 과학자의 생각과 지식에서 답을 얻기도 한다
두 학자의 시각과 견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변화해가는 21세기의 정보와 생활패턴, 대중문화의흐름, 창의력이 기본이 되는 오늘날의 현상들을 높은 수준의 통찰력으로 해독하고 비평한 글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인류 역사의 커다란 한 획을 그었던 산업혁명이 지금의 정보혁명으로 바뀐 시대에서 앞으로 창의적이지 못한 기술은 기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란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깊게 다가왔다
자본주의와 디지털 시대에 현실도피적인 나머지 이상에 매달리게 되는 사회적 현상이 그저 한 순간의 문화적 반응이 아니었음을 실감할 수도 있었고 실제 이름이 아닌 닉네임과 아이디만으로도 가능한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음을 직시할 수도 있었다.
정재승, 진중권의 시각으로 본 사회의 현상들을 기술하였지만, 세상에는 무수한 시각들이 존재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간에.. 사회구성원간에 동일한 현상에 대한 공감이 많아질수록 그래서 통합이 이루어질수록 우리 사회는 바람직한 변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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