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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 : (전략) 저는 한국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전래동화에서 얻을 수 있는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세계화된 세상일수록 우리만의 독특함이 있어야 경쟁력도 있는데. 우리의 정체성을 살려주는 담론들은 되레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후략)
김열규 : 저는 '글로컬리즘glocalism'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글로벌리즘globalism과 로컬리즘localism을 합친 말로, 글로벌리즘이 강할수록 로컬리즘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미국도 언뜻 보기에는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으로 하나인 듯싶지만, 미국만큼 지방색이 철저하게 살아 있는 곳도 드뭅니다. 영어만 해도, 뉴욕 영어 다르고 보스턴 영어 다르고, 샌프란시스코 영어 다르니까요. 글로벌 시대일수록 로컬리즘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세계에서 세계시민이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우리의 로컬리즘으로 받아들일 게 무엇이 있을까요? (후략) -격주간 <기획회의> 277호(2010.8.5자) 중 <기획회의>가 만난 사람 중에서
한국 민속학의 대가,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가 격주간 <기회회의>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우리가 우리의 로컬리즘으로 받아들일 게 무엇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전통을 잃어버린 요즘의 혼례와 장례에 일침을 놓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것을 많이 잊어버리고 또 잃어버렸다는 말이다. 김열규 교수의 반문에 현명하게 답하는 책이 있다. 바로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유승훈 박사의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부제가 '우리 놀이의 문화사'다.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놀이를 꼬투리 삼아 잃어버린 우리의 로컬리즘을 재발견 해낸다. 그리고 한 단계 도약하여 저자는 놀이를 국가적 장벽에 가두지 않는다. 놀이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 속에서 생성, 발전, 소멸하는 변증법적 구조 속에서 파악함으로써 김열규 교수가 말하는 글로컬리즘에 이른다.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는 삼성문화재단의 문화 교양지 <문화와 나>에 2006년부터 4년간 연재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총 4장 15꼭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장을 겨울, 봄, 여름, 가을로 구분한 것이 흥미롭다. 목차에서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일반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자연스럽지만 저자는 "농한기인 겨울는 놀이가 집중적으로 발전하는 토대였으므로 놀이 문화의 출발을 겨울에 두어 본 것"이라고 밝힌다. 잡지에 연재한 것을 묶은 것이니 만큼 처음부터 읽을 필요가 없다. 사냥에 관심이 있다면 겨울 장(章)의 '날카로움에 현혹되다'를 먼저 읽고,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면 맨 뒤쪽을 펼쳐 가을 장(章)의 '그때는 격구 회동이 있었소'를 읽으면 된다. 15꼭지 모두 흥미로운 주제들이다.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를 읽어가다 보면 민속학자들은 이야기꾼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간다. 봄 장(章)의 '명산을 편답함이 일생의 소계로다'는 여행과 놀이에 관한 글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선시대의 삼짇날 꽃놀이. 가까운 산천으로 다녀오는 하룻길 여행이다. 동국세시기, 세시기, 세조실록이 인용하며 현장감을 되살린다. 그러고 나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먼 길로 떠나는 여행으로 이어진다. 빈프리트 뢰쉬부르크가 쓴 <여행의 역사>의 한 도막- "사람들은 먼 곳에 대한 동경과 미지의 것을 알고자 하는 욕구로 점점 더 멀리 여행을 떠났다"- 과 공자의 요산요수(樂山樂水)를 언급하며. 그러면서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가장 가고 싶어했던 여행지 금강산 이야기로 넘어간다. 사대부의 금강산 유람이 많아지니 금강산에 관한 여행기와 그림이 쏟아지듯 많이 양산되었다는 이야기도 하고, 양대박과 김창협이 100년의 시차를 두고 한 금강산 기행을 비교하기도 한다. 또 자신이 왔다갔음을 바위에 이름을 새겨 남기는 제명(題名) 풍속도 꼬집는다. 근대로 넘어와서는 1900년대 초, 철도가 가설되고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금강산 여행이 대중화된 이야기와 1930년대 즈음 금강산이 소비적이고 향락적인 근대적 관광지로 바뀐 이야기까지 풀어내고 있다. 지면상 책에 다 쓰진 못했겠지만 저자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있을지 짐작이 간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 평상시에 우리가 잘 쓰지만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르는 말들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길들인 매의 꽁지에는 소리를 나게 하는 방울과 주인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시치미'를 달아 둔다. '시치미를 떼다'라는 관용어는 바로 자기 집에 날아온 매의 시치미를 떼고 자기 매인 척하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 민속 스포츠 '씨름'은 영남 지방에서 서로 버티고 힘을 견주는 '씨룬다'라는 말이 '씨룸'으로, 다시 '씨름'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배우고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르치려하지 않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주니 그냥 머리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오가며 독자의 우리 놀이에 관한 기억과 경험을 흔들어 깨운다.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역사문헌들을 알기 쉽게 인용하고, 과거의 놀이와 풍속을 현재 우리들의 이야기와 이어주는 저자의 능력은 탁월하다. 독자는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를 재미로 읽었는데 우리의 로컬리즘을 머릿 속에 복원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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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아이 방학숙제도 있고해서 민속놀이 체험이라도? 하며 선택한
책인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처음엔 전통 놀이를 간단히 소개한 개설서인줄 알았다.
휘휘 책장을 넘기면서 15개의 놀이마다 전개되는 역사적 이야기와 우리의 삶과 놀이가 얽히면서 만들어내는 문화사적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달력에 조그만 글씨로 적혀있는 음력 날짜와 절기 등이 왜 조상들에겐
의미가 있는지 계절별로 절기별로 맞물린 놀이의 문화로 조금은 알수 있었다.
이게 세시풍속이구나!
가끔씩 짧은 집중력탓에 행과 행 사이로 눈길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날카로운 매의 눈빛이나 장례식의 굿판, 김홍도의 화폭이 눈을 확 사로잡았다.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글의 흐름과 도판이 잘 어우러져
흥미를 돋았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어우러진 도판으로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고
함께 살 부비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느낄 수 있게한 수준높은 책임에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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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놀지는 못하리라'라고 나에게 청을 하니 '올커니 한번 제대로 놀아보세'라며 책을 들었다. 책을 쭉쭉 읽어 내려가면서 실제로 '놀아보지는 못하고' 민속놀이와 새로운 조우를 가졌다. 민속놀이라 하여 아이들 중심의 놀이문화가 아니라 노동, 죽음까지 와도 깊이 관여된 삶의 행위이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이었다. 근대화가 100년도 채 안되었지만 얼마나 위 세대와 단절되어 있는지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민속놀이를 하나씩 소개받으면서 마치 우리 조부모님의 남모르는 이면을 만나는 듯하였다. 예전에 남태평양 섬주민들이 마을 대항으로 서로 돌을 던져 중상이 이를 때까지 싸운다는 글을 읽고 '특이한 민족일세…'라고 했거늘 그것이 우리 풍습에도 있었을 줄이야. 맨날 책만 파고 있었을 것 같은 세종대왕이 격구를 즐기심도 색다른 발견이다. 책은 절기따라 놀이문화를 풀어가고 있는데, 짬짬이 보이는 지역별 놀이문화의 차이도 관심이 갔다. 단조로운 민속놀이 열거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을 관가의 문헌뿐만 아니라 구전되는 이야기, 풍속도, 시 등을 다양하게 얽어서 설명해주시기에 입체적인 민속놀이에 대한 그림이 머리에 떠오를 수 있었다. 사라진 민속놀이들이 아쉽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외래 놀이문화를 그때그때 체질화화해 온 조상들의 발자취가 있어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막연히 자위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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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우리놀이의 문화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들이 펼쳐진다.
저자 유승훈 의 서문에서 죽음이 삶으로, 노동이 여가로, 고통이 희망이 되는 놀이
우리민족의 놀이문화를 겨울, 봄, 여름, 가을로 나누어 펼쳐진다.
겨울, 날카로움에 현혹되는 매사냥
죽음의 바닥에서 한바탕 왁자하게 펼쳐지는 죽음과 놀이
천지를 횡행하는 밤 하늘의 불꽃이 펼쳐지는 불놀이
온마을이 신명나게 평안을 점치는 대동놀이
봄, 굴려라, 던져라, 운명의 한판을 펼치는 주사위와 판놀이
해학이 살아있는 진짜 서커스 이야기 기예와 서커스
우직한 생명이 태동하는 희망의 시간 입춘놀이
명산을 편답함이 일생의 소계, 여행과 놀이
여름, 무예에서 민속 스포츠로 자리잡은 씨름
창랑의 물에 발을 담그는 물놀이
일과 놀이가 하나된 마을 공동체의 기억 백중놀이
가을, 격렬한 힘의 향연이 펼쳐지는 동물싸움
덩실덩실 돌아가는 생명의 고리 대동춤
끗수가 높아야 장땡인 놀이 투전과 골패
지금 골프가 있다면 그시절에는 격구
삶과 죽음, 일과 노동, 기쁨과 슬픔의 인생을
노래와 춤, 소리와 악기, 신명나는 한판의 놀이 로 풀어낸
우리민족의 놀이를 보면서 도시인들의 폐쇄적인 놀이문화를 다시한번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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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요즘, 한국적인 것에 대한 가치와 의미에 더욱 절실함을 느낀다. 사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아주 표피적인 것들 뿐 일지도 모른다. 나는 요근래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진정성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다. 우연히 접한 이 책은 한국의 전통놀이를 통해 우리 문화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박물관에서나 접하는 고서화 속에 들어있는 재미있는 놀이 그림들과 사진들을 보는 재미 또한 솔솔했다. 예전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놀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면 좋을 듯 싶다. 옛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놀이 속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