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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교수의 <<한국현대사 산책>> 1980년대 편 4권을 읽은 독자이다. 대학 입학 초에 한국현대사 관련 서적을 읽었는데, 그 때는 300여페이지 정도되는 아주 얇은 책에 한국현대사 50 여년을 다루는 책이 많다 보니, 내용이 조금은 빈약하면서 수박 겉 핣기 식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강준만교수의 책은 아직까지 7권(70-80년대) 밖에 책이 안 나왔지만 모처럼 제대로 된 한국현대사 관련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한국현대사를 논할 때엔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라는 고유명사가 하나 새로 생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를 읽으면서 미국이 한국의 현대사에 있어 좋든, 싫든, 중요하면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나라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강준만교수가 최근 노무현 정권에게 미국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미국에 양심의 목소리를 내고, 미국의 보복이 있더라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며 정면대응하라는 식으로 말을 한 것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KBS 1TV 에서 방영한 <일요스페셜> 이라는 프로그램을 한 편 보았다. 김대중 대통령 퇴임 이후 가진 첫 인터뷰 방송이었는데, 방송 끝부분에서 김대중은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미국은 우리에게 있어 불가결한 우방국이라면서, 외교는 좋고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선택이 국익이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SOFA 개정 요구 목소리는 이해하지만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주장은 결코 국익이 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뷰 방송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일련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노무현이나 김대중도 분명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갈망할텐데, 자신의 속마음에 반해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문제를 좀 살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박정희나 전두환은 자신의 사적이익을 위해서 정책결정을 했다쳐도 노무현은 좀 상황이 다르지 않을까? 이 부분과 관련해 강준만교수가 노무현의 입장을 좀 고려해줘야 할 부분도 있지 않을까? 노무현도 아마 모르긴몰라도, 마음속으로는 전쟁을 반대하고, 미국에 대해서 웃음 짓고 그들에 동조하는 것이 역겹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자신의 개인 생각대로만 할 수 없는 자리인만큼 어쩔수 없이 미국의 전쟁을 지지해야만하는 이런 부분도 좀 고려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노무현이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떨어진 원외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이었다면 미국에 대해서 양심의 목소리를 분명 냈을 것 같기도한데, 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강준만교수는 더러워져야 성공한다는 세상사의 원리를 너무나 잘 아는데, 국제사회에서도 더러워져야 성공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강준만교수는 원칙과 당의만 이야기를 하니......
강준만교수가 제대로 된 글을 쓰려면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된 구조와 제도에 관한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이 미국에 양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우리모두가 어떻게하면 만들어 나갈 수 있을것인가하는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노무현이 똥씹은 듯한 얼굴 모습으로 미국의 전쟁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된 구조와 제도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강준만교수가 이야기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강준만교수는 서울대 비판을 하고 그리고 <<서울대의 나라>> 라는 책을 내면서도, 하지만 서울대와 관련된 기존의 구조와 체제가 계속 온존하는 이상 자신의 딸도 훗날 서울대에 보낼 생각이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는데, 이처럼 비판을 하면서도 아주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 강준만교수가 미국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신은 여론투쟁의 장에서 할 말을 했고, 자신의 주장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일이 잘못되어도 자신은 상관할 바 아니며, 노무현 정권의 입장을 자신이 고려해줘야 할 필요는 없다는 식으로 강준만교수가 말을 한 것은 이런 측면에서 너무나 안타깝다. 강준만교수의 글. 논리의 부족일까, 설명의 부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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