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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면 콘라트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애써 왜면하려 합니다. 나는 콘라트가 아닐꺼야 절대로 콘라트가 될 수는 없다고 하면서...
항상 배고픔에 먹잇감을 찾기 위해 안달복달이 난 여우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한 창작동화입니다. 하늘파란 상상의 첫 그림책 이라는 소개 문구를 접하곤 그럭저럭 다른 출판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겠군 하는 선입견을 갖고 동화를 접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짐을 느낄 수 있었던 몇 되지 않는 책들 중의 한 권 이지 않았나 하고 생각 해 봅니다.
주인공인 콘라트와 아기 오리인 로렌츠의 이야기에 푹 빠져 한장 한장 읽으면서 지루함이나 따분한 감정을 채 느끼기도 전에 자연스레 사건을 만들어 가며 전개되는 내용을 통해 아이들은 행복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어렴풋 알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콘라트의 행동들을 바라보게 되면 행복이 전부가 될 수 없음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두다의 《배고픈 여우 콘라트》에서 간과하지 못할 두 가지 가 있다면 바로 '기회'와 '인내'는 아닐까 생각 합니다. 배고픔을 멋드러지게 날려 버릴 수 있는 기회가 수 차례 찾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잡지 못한 콘라트를 보며 인생을 생각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 온다는 기회가 바로 콘라트가 간과해버린 그 순간들 이었음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 해 주어야 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어떠한 유혹이 오더라도 참고 견디어 내야 한다는 '인내'에 대한 내용도 함께 숙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으신 분들 이라면 공감이 가시겠지만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충동을 극복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내용입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려 하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자료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시간 내어 아이들과 함께 읽고 느낀 내용에 대한 토론을 하며 자연스레 아이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부모들께서 이끌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해 봅니다. 좋은 책 출판해주신 [하늘파란상상]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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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건가. 표지의 약간 무서운 여우를 보았을때는 그저 그런 그림책 중 하나일것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을 위한 교훈적 내용을 닮고 있는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성인들에게는 별 감흥없는 그런 그림책 일것이라 상상했다. 그런데 웬걸, 이 책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진정 대박이였다.
유머와 감동의 도가니탕. 이렇게 판에 짜여진 듯한 어디서나 들어본 듯한 식상한 어휘를 내가 선택하다니. 하지만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말이 지금 떠오르지 않는다. 아기 오리 로렌츠의 아빠가 된 여우 콘라트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깔깔대며 웃다가, 어느새 또 감동이 밀려온다. 콘라트의 모습에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리를 잡아먹고 사는 여우가 어떻게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정말 기발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우와 아기오리가 만들어낸 가족을 보면서 웃고, 울고, 가족이라는 두글자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행복하다면 가족의 형태가 모두 같을 필요는 없겠지.
삽화 때문에 아이들에게 읽히기 염려스럽다면 한마디 해두겠다. 그림은 반전이다. 이렇게 반전을 묘미를 제대로 살린 그림책이 있다니. 별다섯개가 아깝지 않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3박자를 고루 갖춘 최고의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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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나고도 슬픈.. 그렇지만 웃음이 입가에 잔잔하게 퍼지는.. 미소짓는 책입니다. 오자 말자 울 아들이랑 함께 읽었죠. 울 아들도 당연히 키워야 한답니다. 아직은 어리디 어린 오리 아기이기에~~
숲에 여우인 콘라트가 살았어요. 여우는 배가 무지 고파 사냥을 해야 했지요. 그래서 오리사냥을 나갔답니다. 오리엄마는 알을 품고 있었는데 무서운 여우가 오는 것을 보고 그만 도망가 버렸지요. 도망가면서 아마 알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오리는 손도 없고 게다가 알엔 손잡이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남은 것은 배고픈 여우랑 오리알이었지요. 여우는 배가 고프기에 오리알을 가지고 가서 오리알을 어떻게 해서 먹을까란 기쁜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갔답니다. 그런데 집으로 가니까 오리알은 간데없고 오리아기가 알에서 나온거지요. 그래서 오리알 요리는 아주 멀리 날라갔지요. 아기오리는 나오자 말자 여우를 보고 "엄마"라고 외쳤지요. 아기오리를 보고 저걸 어찌할까란 고민에 빠졌던 여우 콘라트는 반사작용으로 "아냐~~ 아빠야.." 라고 대답을 해버렸지요. 그러니 아기오리는 콘라트를 보고 "아빠~~ 아빠~~~"라고 외칩니다. 콘라트는 아빠라고 외치는 아기오리를 차마 잡아먹을수가 없어서 배고픔을 참고 좀더 기다리기로 했답니다. 조금만 더 키워서 잡아먹기로. 그렇게 오리 아들과 아빠 여우의 생활은 시작되었지요.
콘라트는 아기오리에게 이름이 없음을 알고 "로렌츠"란 이름을 지어주었답니다. 그리곤 로렌츠를 본인의 아이처럼 키웠지요. 어느덧 로렌츠는 자라나서 엠마란 여자친구 오리를 데려왔고 콘라트랑 또 그렇게 사이좋게 시간은 흘러갑니다. 두 젊은 오리는 어른이 되어감에 조금씩 혼란이 왔지만 콘라트의 오래된 지식으로 헤쳐나가게 되고 그렇게 해서 오리가족은 숲에서 넘쳐납니다. 콘라트의 배속은 항상 꼬르륵 소리가 나지만 배를 채우진 않았죠..
이렇게 어여쁜 이야기지만 배고픈 여우는 오리를 잡아먹어야 하기에 머리속엔 항상 오리요리방법이 둥둥 떠 다닌다. 어떤 요리를 해야 맛있을 지. 급기야는 야생오리 구이를 잘 할 수 있는 요리법도 알려준다. 여우는 배가 무지 고팠다. 하지만 어린 아기오리를 잡아먹을 수 없었기에 키워냈고 키우다 보니 가족이라는 사랑이 싹트게 되었다. 가족이 되어버린 이상 잡아먹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로렌츠와 엠마와 만났을 때도 둘의 사랑이 식으면 엠마를 잡아먹을려고 했다. 그렇지만 둘이 싸울때도 오래된 지혜로 둘이 화해를 하게 해준다. 그리고 둘이 알을 낳아 당황했을때도 알을 품는법을 가르쳐준다. 엄마와 아빠가 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가끔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원수의 아들을 키워내는 부모님이 있다. 늑대가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도 있고 말이다. 이럴때 간혹 낳은 정보다는 기른정이 우선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릴때부터 어른 되기까지 보살핌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일 것이다. 함께 생활하다보면 많은 어려움이 동반하지만 그 모든것을 함께 겪어내고 이겨내고 나면 사랑만 남는 것일 것이다. 비록 동화로 동물들간의 이야기지만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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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화책에 비해 그림이 참 특이하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되었다. 마치 낙서한 듯한 그림. 스케치하고 다시 스케치하고 붉은 색은 여우 살구색은 오리, 움직이는 모습은 겹쳐 그려 표현했다. 동물들은 그림으로 그리고, 나무와 배경은 종이 붙이기로 표현했다. 동화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그들의 정성이다. 글로 훌륭하지만 그림도 참 좋다. '구름빵'의 저자 백희나님의 작품이 생각났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엄마오리와 친구가 되고 싶은 콘라트는 오리에게 접근하지만 오리는 놀라서 도망을 친다. 알 한개만을 남겨놓고. 오리 알에 손잡이가 없어서. ㅎㅎ 집으로 온 여우는 오리 알 볶음을 먹으려 하지만 알에서 아기오리가 나왔다. '엄마, 엄마!' '아니야! 아빠야'
그런데 아기오리가 아주 큰 목소리로 콘라트의 말을 따라하지 뭐에요! 숨도 쉬지 않고 '아빠, 아빠!', 행복한 목소리로 '아빠, 아빠!', 멈추지 않고 '아빠, 아빠!'콘라트는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습니다. (희한하게도 이 책엔 페이지가 없다.)
그때부터 여우와 오리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텅 비어 있는 위에서 나는 '꾸르륵' 소리는 오리에겐 두려움의 소리였다가 이젠 여우의 소리로 적응된다. 아기 오리를 로렌츠라 이름 지어주고 살이 찌면 잡아먹으려고 생각하고, 둘 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로렌츠는 늠름한 수컷 오리가 된다. 근데 그게 몇 주라고 표현을 한다. 로렌츠가 여자친구 엠마를 데려오고, '아빠는 우리들과는 좀 다르셔' 라고 소개한다. 혹여 둘이 싸울 때 엠마를 잡아먹으려고 생각한 여우.
그러던 어느날 엠마가 알을 낳는다. 5개나. 아기오리가 알이라는 사실에 놀란 로렌츠와 엠마에게 알을 어떻게 보호하는지설 명하는 자상한 여우. 이제 여덟식구가 되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오리들 속에서 오븐 앞에 앉아있는 행복한 여우를 꿈꾼다.
시간이 지나고 오리들은 점점 많아지고 여우는 점점 늙어간다. 오리들로 가득 찬 숲속에서 오리들을 지켜보기만 하다 결국 눈을 감는다. 콘라트는 행복해 보였어요. 콘라트가 행복해 보여서 오리들은 기뻤습니다. 오리 알 볶음과 오리찜 요리가 내내 여우의 머릿 속에 떠오르지만 결국 실행을 하지 못하고 오리들 속에서 눈을 감는다.
너무 불쌍한 마음에 아이에게 '여우가 행복해? 하고 물어보았다. 두 아이 모두 여우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여우는 오리를 잡아먹는 동물이지만 그럼에도 여우가 오리를 돌봐줄 수 있다고 여긴다.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깊이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다. 아이들은 아이들 눈높이와 생각이 있다는걸 잊어버리고 간혹 내 생각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 살짝 반성도 했다.
내용자체로만 보면 오리를 먹으려던 여우가 오리와의 우정과 사랑이 생겨서 결국 잡아먹지 못하고 그들과 살다 죽는다는 이야기인데, '꾸르륵'소리를 영원히 간직하고 결국 배고파 죽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옮긴이는 슬퍼하지 말고 행복했던 여우로 기억하길 바란다.
옮긴이의 말 여우 콘라트는 다만 그런 자신의 참모습을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꾸르륵 거리는소리를 해결하기 바빠, 진정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인색한 우리들처럼 말이에요.
이 엉뚱한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긴장을 풀고 그림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읽다 보면 웃고 놀라는 사이, 날카롭지만 따스한 눈빛을 가진 오리아빠 콘라트에게 빠져들게 될 테니까요. 좀 아쉬운 결말이어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오리들과 함께 여우 콘라트의 삶은 배고팠지만 행복했으니까요.
올 초에 읽은 '크리스마스 파티 칠면조를 부탁해'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칠면조를 훔친 여우는 친구 늑대, 족제비와 까다로운 칠면조의 요구에 응하게 되고, 칠면조는 요리를 담당하고 나머지 동물들은 청소와 음식 재료 준비를 하며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살찐 칠면조를 먹으리라 생각하며 행복하게 산다.
우리가 알던 동화는 보통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고, 아주 간혹 친구로 지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젠 조금씩 바뀌는 듯 싶다. 칠면조만 읽을 때는 몰랐던 사실을 콘라트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따스한 생각을 주기 위해서일까? (삼순이딸님 땡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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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파란상상/배고픈 여우 콘라트/ 크리스티안 두다 글/율리아 프리제 그림
연못가에 오리와 친구가 되고 싶었던 여우는 알을 품고 있는 오리옆으로 다가갑니다. 하지만 너무 놀란 엄마오리는 그만 알을 두고 허둥지둥 도망을 가지요. 알에는 손잡이도 없기때문에 들고 갈 수가 없다는 표현이 넘 재밌더라구요. 거친듯하고 언뜻보면 낙서같은 투박한 그림들이 오히려 친근감이 갑니다.
엄마오리가 떠나고 남아있는 알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여우 콘라트!
그런데 알에서 아기오리가 태어났지뭐예요. 아기오리는 여우를 보자마자 '엄마'라고 부릅니다. 놀란 여우는 자기는 수컷이기에 '아빠'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졸지에 오리의 아빠가 된 여우 아기오리에게 '로렌츠'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여우 콘라트와 오리 로렌츠의 이름은 오리의 각인이론을 발견한 콘라트 로렌츠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번번이 잡아먹을 기회를 놓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나름 오리와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조금씩 가족의 의미를 깨우치면서 시도때도없이 뱃속에선 꼬르륵 소리를 멈추지 않았어요. 이 소리에 적응하며 로렌츠는 멋진 수컷으로 자랍니다.
엠마라는 예쁜 오리와 사랑에 빠진 로렌츠! 결국 아빠 여우 콘트라에게 소개시켜주고 함께 살게 됩니다.
엠마라도 잡아먹을까 생각하지만 엠마가 낳은 다섯개의 알을 보며 그런 마음을 접지요. 점점 가족이 불어나 숲속이 오리들로 북적북적해지고 콘라트는 점점 쇠약해집니다. 콘라트는 조용히 눈을 감고 오리들은 땅에 묻어줍니다. 콘라트가 눈을 감았지만 여전히 그의 가족들은 숲에 존재하고 있지요.
마지막까지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기는 이야기였습니다. 콘라트가 죽었지만 결코 슬프지만은 않았어요. 배고프지만 행복한 삶을 선택한 여우 콘라트의 모습에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고 참된 삶의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아이들도 여우가 바보같다고하면서도 내심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지요. 육식공룡인 티라노가 초식공룡을 잡아먹지않고 돌본 미야니시 타츠야의 '고녀석 맛있겠다'라는 책이 떠올랐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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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서 하루를 굶고 견뎌본 적이 있는가. 건강 검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검진을 받으러 가던날, 머릿 속에서는 끝나고 무얼 먹을까 무수히 고민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심지어 평소엔 잘 먹지도 않았던 음식들까지도 주면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왕성한 식욕은 배가 고플때, 먹을 수 없을때 더 떠오르는 것 같다. 우리 아이도 얼마전 장염으로 고생했는데, 죽 밖에는 먹일수가 없었는데 다른것 못 먹게 한다고 투정도 부리고, 다 나으면 먹고싶은 리스트를 주욱 읊기도 해서 마음이 짠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고픈 배를 움켜쥐고 오리 사냥에 나서는가 했더니, 오리랑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리들은 여우 콘라트를 보고 품고 있던 알을 남겨두고는 도망쳐버린다. 배고픈 가운데 오리 알을 들고 온 콘라트는 볶음이라도 해먹을까 했지만, 그만 알에서 아기 오리가 태어난다. 콘라트를 보고 "엄마,엄마"하고 부르는 그 순간, 콘라트는 "널 잡아먹겠어"대신 "난 엄마가 아니야"를 외치는 장면에서는 풋!하고 웃음이 터졌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가 놓여진 그 가련한 아기오리에 대한 애정이, 책장을 넘길때마다 새록새록 진하게 전해져 왔다. 보통 여우는 닭이나 오리는 먹이로 삼아서 금방 잡아먹고야 말테다 라고 쫓아가는 그런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여우 콘라트는 아기 오리가 자랄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한다. 고픈 배로 꼬르륵거리며 맛있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아기 오리에게 로렌츠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함께 생활하는 동안에도 콘라트는 배가 고팠지만 아기 오리에게 점점 애정을 가지게 된다. 한편 아기오리는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아빠의 소리라고만 생각한다는 점이 참 독특하면서도 작가의 상상력과 재치가 느껴졌다.
그림책 치고는 꽤 페이지 수가 많고 내용도 좀 많은 편이지만, 이야기 구성이 무척 흥미진진해서 아이에게 읽어주는 내내 재미있게 듣고 또 즐거워한 그림책이다. 특히, 아기오리에게 엄마가 아니라 아빠라고 가르치는 부분에서는 우리 아이가 참 즐거워했다. 그림도 하나하나 종이를 잘라서 만들어 붙인 듯한 정성이 깃든 그림책 구성이었고, 글씨체가 예쁜 글이 참 재미있게 전개되는 그런 그림책이다. 초반부에서는 재미와 위트를 느낄 수 있었고,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가면서 점점 감동을 더해오는 참으로 가슴뭉클한 이야기였다. 아기 오리가 자라서 많은 오리가 될때까지 아빠 콘라트가 남긴 꼬르륵 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드는, 아이와 신나게 몰입해서 본 그림책이다. 지금까지의 여우와 오리 이야기는 모두 잊을만큼, 즐겁고 또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멋진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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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여우 콘라트
가끔 신문에서 놀라운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돈 때문에 아버지를 청부살인을 공모하고, 조카를 납치하기도 하는... 믿을 수 없는 어두운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고 절로 한숨이 새어나온다.
또 한편으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촉촉한 감동으로 아, 하는 탄성이 나오는 기사들도 본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온 몸으로 자신을 희생한 어머니, 장애인을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 철로에 뛰어든 젊은이...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아갈만한 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며칠을 굶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눌러도 튀어나오는 공처럼 나오는 배고픈 여우 콘라트. 호숫가에 알 하나를 품고 있는 오리를 보고 살금살금 다가가 위험한 친구되기를 청하는데 여우를 보고는 알을 그대로 두고 줄행랑을 쳐버려 그만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다.
두고 간 알 하나를 들고 집으로 가져가며 어떻게 요리해먹을까 궁리를 하는 즐거운 여우 콘라트.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자 알이 그만 오리가 되어 깨어났다. 아기 오리의 첫 말 " 엄마! ", 배고픈 여우 콘라트의 첫 말 " 아니, 아빠야!"
그렇게 그들의 만남은 시작되었고, 아기오리를 키워 살이 찌면 요리할 생각으로 다시 즐거운 여우 콘라트. 계속 꼬르륵거리는 소리는 이어졌지만 이제 아기오리에게 꼬르륵 소리는 익숙한 노래가 되고 발에 쥐가 나도 아기오리 로렌츠가 깰까 움직이지 않는 콘라트의 행복한 기다림은 이어졌다.
숲 속에서 야생 오리 엠마를 만나 데리고 오자 콘라트는 둘이 싸워 사이가 안 좋아지면 엠마를 잡아먹으려고 또 기다리는데 드디어 둘이 토닥거리며 싸운 날... 평생을 오리 요리를 할 생각을 할 즐거운 상상으로 이어갔지만 정작 콘라트는 아빠여서 더 행복했던 게 아닐까.
야생의 동물들도 이렇게 부모이기에 본능을 이기며(?) 사랑으로 키운다는 이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는 갖가지 기사가 날마다 새롭게 보도되는 우리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의 꼬로록 소리가 천국에서도 들려올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