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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복잡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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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살아오면서 사회에 대해 참여의식도 적었고 거의 제3자 입장에서만 노동운동을 바라본게 솔직한 제 자신의 모습이었는데 이 도서를 읽어가면서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입장과 한국사회의 노동자(주로 비정규직)의 문제와 사용자측에 문제점을 제의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난하면서도 ’연대하고 단결하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지은이 이갑용씨는 제대로 된 대학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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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살아오면서 사회에 대해 참여의식도 적었고 거의 제3자 입장에서만 노동운동을 바라본게 솔직한 제 자신의 모습이었는데 이 도서를 읽어가면서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입장과 한국사회의 노동자(주로 비정규직)의 문제와 사용자측에 문제점을 제의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난하면서도 ’연대하고 단결하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지은이 이갑용씨는 제대로 된 대학도 나오지 않았지만 아버님의 꼿꼿한 정신을 이어받았는지 불의에는 못참는 대쪽같은 성격을 지닌 소유자인거 같다.직업도 다양했다.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위원장,울산광역시 동구구청장등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대의를 위해 불의에 협력하지 않고 자존심 하나만으로 가시밭길을 걸어 온 길을 읽으며 아직도 우리사회가 사용자이하 갖은 자 위주로 노동구조가 엮어 있는게 과연 수치로 선진국인지 진정한 선진국인지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저자는 또한 노동운동의 선봉에  서면서부터 온갖 사주측의 일명 프락치들에 의한 회유와 감언이설등에도 굽히지 않고 동가숙서가식하면서도 그의 뜻(해고자복직,비정규직처우 개선등)을 관철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 다니면서 외롭고 힘든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사용자측은 언제든지 인력이나 물력으로 노조측을 위압하고 각본에 의해 협상을 하려들지만 저자의 얘기처럼 그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선 노조측에서 사측과 협상할 때 협상대표단이 역할분담을 하면서 대처해야 한다는등 세밀한 경험담도 눈여겨 읽었던 거 같다.

 또한 노조위원장으로서 최초로 2002년 7월 구청장으로 당선,파격적인 공무원으로 변신한다.복장도 작업복에 구청장로고만 붙은 편한 케쥬얼 복장,구청장도 직원과 같이 청소하기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외부에서는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나 역시 다르구나라는 느낌이 먼저 와 닿았다.나아가 구청공무원들이 노조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이갑용구청장은 공무원도 노조를 설립할 수 있고 불편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그들을 해고하지 않은 것으로 결국 구청장 임기를 못마치고 중도하차하는 불행한 사태에 이르게 된다.

한국은 이미 OECD국가로 GDP기준 10위권안에 들었다지만 체감지수는 한참 아래에 머무르고 있는듯 노사관계지수의 제고는 요원의 불길처럼 보이고 노동자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기본권리를 찾기 위한 운동이므로 뭔가 힘을 보태주고 싶은 생각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실례로 노조선진국인 프랑스에서는 경찰공무원들도 노조가 형성되어 이슈가 있다든지 정례적으로 국가에 처우개선을 요구한다치면 많은 시민들이 지원군이 되어 사이드에서 많이 도와 준다고 한다.결국 노동조건이 바로 서면 그  믿음으로 인해 서민들도 동반행복할 거라는 기대상승 때문이라 하는데,우리는 노동자들이 피켓들고 거리에서 외치고 행진하면 무슨 폭도니 빨갱이의 사주니 하면서 아직도 고리타분한 이념의 하수인으로 취급하는 작태가 특히,언론에서 앞을 다투어 보도하는데 그건 정관언이 유착되어 하나의 컨넥션을 이룬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만 하다.

지금은 해고자의 신분으로 편안하게 그간의 노동운동의 내력을 담담하게 써 내려가면서 이 글은 작가 부인의 내조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두 분 모두 내내 건강하시고 한국사회의 환부나 약자의 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된 동시에 저 개인적으로도 노동운동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j******6 2010.07.1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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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복잡해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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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말에 나온 책인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격동의 시기를 거친 한 노동자의 솔직,담백하고도 처절한 실제 경험담이기에 아주 빨리, 쉽고 재밌게, 그러나 역시 많은 문제의식을 지닌 채로 읽을 수 있었다. 당시 책이 출간되었을 때 책 속에 언급된 민주노총 내부의 비리, 갈등구조를 2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저자 스스로 실명 거론한 것이기에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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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말에 나온 책인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격동의 시기를 거친 한 노동자의 솔직,담백하고도 처절한 실제 경험담이기에 아주 빨리, 쉽고 재밌게, 그러나 역시 많은 문제의식을 지닌 채로 읽을 수 있었다. 당시 책이 출간되었을 때 책 속에 언급된 민주노총 내부의 비리, 갈등구조를 2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저자 스스로 실명 거론한 것이기에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서 한창 신나서 떠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을 읽는 동안에 여기 저기서 4.27 재보선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다. 정말 며칠 남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하다. 전직 당대표와 현직 당대표가 겨루는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 전직 MBC 사장 출신의 고등학교 선후배 간 겨루는 강원도지사 선거 보다 나는 이 책의 저자인 이갑용 전 민노총 위원장이 출마하는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혹자는 한나라당 출신 전 구청장의 선거법 위반으로 치뤄지는 선거에 야권연합 후보로 민주노동당이 출마하는데, 이갑용 전 위원장이 무소속으로 나오면 한나라당만 반사이익을 얻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타도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차선과 차악, 비판적 지지에 대한 담론을 굳이 이 시점에서 논하고 싶지는 않으며, 결론적으로 이갑용 전 위원장의 깔끔한 승리를 기원한다.

사람을 대하거나, 어떤 이의 글을 읽거나, 혹은 잘 다듬어진 책 한 권을 읽을 때에도 작자의 진정성 유무에 따라 대하는 사람, 읽는이의 마음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책 속의 내용들은 그 어떤 글보다 저자의 따뜻한 마음과 우직한 심성이 여과없이 그대로 묻어나 있기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었으며, 때로는 다소 내 생각과 다른 부분들(노조활동 지침서(?)와 같은 내용 중...)도 있었지만 오로지 현장에서 스스로 겪은 체험으로 부터 자연스레 학습된 그의 철학은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 유명한 '골리앗의 외로운 늑대'라는 별명을 지닌 저자 이갑용은 현대중공업 노조 대의원, 교섭위원, 운영위원, 사무국장, 비대위장, 노조위원장에 이어 1998년 제2대 민주노총 위원장과 2002년 노동자 출신 최초 구청장(울산동구)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역시 그의 경력이 말해 주듯이 수차례의 감옥생활과 그 속에서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는 등 갖은 고초를 겪은 삶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작 그의 삶속에 들어가 보면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그의 고통보다 강직하고도 우직한 성격의 그가 노동운동의 중앙 무대에서 느끼는 내부적 갈등과 더없이 순수하고 도덕적이어야 할 그곳이 기성 정치판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에 더더욱 커다란 가슴앓이를 느꼈던 것 같다. 자본의 악랄함과 끈질긴 노조 파괴 공작, 같은 노동운동가의 변절, 배신 보다 더....

책 속의 그의 삶의 궤적을 함께 들여다 보면 정말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우리 노동자들의 투쟁의 현장을 간접 체험할 수 있으며, 기술한 자본의 악랄함과 지긋지긋한 정파적 이기주의, (인간이기에 행할 수 있을 것 같은-그냥 차분히 맘 가라앉히고 생각하자면) 오직 자신의 안위를 위한 인간들의 배신까지...지나간 시간들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분을 삭이며 읽어나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동안 우리가 정치권 등에서 수없이 경험한 많은 변절자 개인들에 대해 쌍욕을 해가며 비난할 마음은 별로 없다. 정치권 뿐 아니라, 각계 각층에서 꽤 유명하다는 인간들의 이러한 모습을 볼 수도 있을 텐데 그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한 비난보다는 꿋꿋하게 일관된 자신의 '옳음'을 지켜 나가는 이에 대한 칭송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한 분들을 쉬이 찾기 어려워 답답할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갑용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동일한 평점을 매겨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입사한 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에서의 첫 발로 부터 시작하여 치열한 투쟁을 통해 스스로 계급의식을 견고히 쌓았으며, 지금도 진흙탕 같은 진보진영과 노동계의 정파적 이이기주의로 부터 벗어나 꿋꿋하게 노동자 운동을 진행한 인물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자꾸만 재작년에 읽었던 박준성 선생님의 <노동자역사이야기: 나는 누구인가)>가 머리 속에 맴돌았다. 거시적 관점의 우리 노동자들의 역사를 감동적 서사로, 그리고 실질적, 논리적 사료로 정리된 것이 <노동자 역사 이야기>라고 한다면, 한 투철한 활동가의 미시적 관점의 짧은 노동자 역사를 기술한 것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저자의 의식화 과정은 그야말로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실질적 열매 그 자체이기에 그 어떤 학습으로도 이겨낼 수 없는 현실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저자가 아쉬워하는 지난 10년의 소위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기간 동안 더더욱 어용화 되어간 현장의 노조세력은 지금도 우리 노동자의 발목을 스스로 잡고 있는, 연대하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날 수 없는 우리 노동자들의 처지를 스스로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바로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차별적 행태 묵인, 노조의 계급화(부정적 의미의) 등이야 말로 진정 저 세련되고 강력한 자본이 원하는 바임을, 내부적 분열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임을, 그래서 결국은 자멸로 이끄는 것임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정권이 민주적이냐 아니냐를 가늠할 때 그 정권이 과거 어떤 일을 했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그 정권이 어느 계급의 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느냐를 봐야 한다. 국민회의 또는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당임을 자처했지만, 그들의 정책이란 것은 아무리 급진적으로 해석해도 중도우파,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넘어서지 못한다. 때론 시장경제조차 억압하는 독재 정권과 만났을 때 이들이 일시적으로 민주의 모습을 띠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한 이들은 노동자의 편일 수 없다. 지금처럼 경찰력을 동원한 아류 독재 정권이 집권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이들과 연대할 수 있는 지점들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용산의 재개발이 시작된 건 현 정권 때가 아니었고, 기륭이나 이랜드 투쟁은 지난 10년 동안에 일어난 투쟁이란 것을. 개발 자본, 건설 자본, 재벌 자본들은 자유당, 고오하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국민회의, 민주당, 한나라당 역대 어느 정권과도 변함없이 동거를 했다. 다만, 편안한 동거였느냐, 조금 불편한 동거였느냐 하는 작은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 p.209

역사에서 길은 단 한번도 복잡한 적이 없었으며, 길이 복잡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복잡했을 뿐이라고 한 한홍구 교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 복잡한 마음 때문에 어쩌면 더더욱 복잡해진 '지금'이 나와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길은 복잡하다. 우리의 마음이 복잡하기에 길이 복잡한 것이라면 결국 길이 복잡한 것이다.
그러나,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어떠한 탄압에도 결국 꿈틀거림이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인간적인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주장은 그 어떤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정당한 명제이기에, 그러한 정의는 언젠가는 실현될 것임을 믿기에...절망과 실망이 아닌 희망으로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d*****3 2011.04.2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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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 세상 모든 노동자들이 가슴 속에 담아두어야 할 이야기
"[14/50] 세상 모든 노동자들이 가슴 속에 담아두어야 할 이야기" 내용보기
작년 7월에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고부터 올 6월에 현업으로 복귀할 때까지, 근 10개월 가량을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싸웠습니다. 명퇴를 거부하고 남은 35명! 결국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현업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그 길은 결코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가 흔들리지 않고 옆에 있는 동지들 손을 잡아주고 적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그 단순함만이 필요했을
"[14/50] 세상 모든 노동자들이 가슴 속에 담아두어야 할 이야기" 내용보기

작년 7월에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고부터 올 6월에 현업으로 복귀할 때까지, 근 10개월 가량을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싸웠습니다. 명퇴를 거부하고 남은 35명! 결국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현업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그 길은 결코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가 흔들리지 않고 옆에 있는 동지들 손을 잡아주고 적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그 단순함만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 와중에 노동조합은 우리에게 힘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미 사측에 약점을 단단히 잡힌 듯 무력하기만 했고, 싸움의 책임을 조합원에게 전가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처음엔 명퇴를 거부하고 남은 우리가 자랑스럽다던 그들이 어느 순간, 회사와 같은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보면서 멀리할 때 느꼈습니다. 조합원과 같이 하지 못하는 조합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조합은 회사와 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나섰습니다. 이미 회사에 약점이 잡혀 유명무실한 조합을 대신하고 싸움의 방식을 좀 바꿔보자고 외쳤습니다. 파업으로 회사에 타격을 줄 수 없는 사업장의 특성상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투쟁하는 방식이 아닌, 회사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도 나오듯이 회사의 간섭은 옹졸하지만 치밀했고, 조합원들은 강한 듯 보였으나 나약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결국, 조합을 바꿔보자 했던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집행부는 여전히 회사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조합원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을 우리 노동조합 집행부에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맨 먼저 들었습니다. 원칙을 세우고 지키지 않는다면 결국 무너지고 만다는 걸 깨달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강하게 마음을 먹어도 한 순간 유혹에 무너질 수 있는 노동자라는 걸 가슴 깊이 새깁니다.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마저 권력을 위해 기존 정치세력들이 보이고 있는 구습을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갑갑함이 밀려옵니다. 민주노총이 새롭게 환골탈태하기를 간절히 염원해 봅니다. 민주노총이 없는 노동자의 현실은 상상하기 힘든 까닭입니다.

 

책의 저자인 이갑용 전민주노총 위원장께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쉽지 않은 길을 어렵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신 그 용기와 열정이 부럽습니다.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 없지만, 내가 걸어야 할 길도 단순하게.. 마음도 단순하게 하는 용기는 늘 주머니 속에 넣어야 하겠습니다.

s*****2 2011.11.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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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의식을 잃지 않는다면 두려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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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한국전력 직원이 되었다. 일찌감치 노동자 길로 들어선 것인데 현장으로 가지 않았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처음 학생들을 뽑을 때부터 졸업을 하면 모두 한국전력 직원이 되어 일정 기간 일을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전액 무료 교육을 했고 졸업생 일부는 현장이 아닌 상급학교로 보냈다. 바로 그 상급학교로 보내는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니 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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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한국전력 직원이 되었다. 일찌감치 노동자 길로 들어선 것인데 현장으로 가지 않았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처음 학생들을 뽑을 때부터 졸업을 하면 모두 한국전력 직원이 되어 일정 기간 일을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전액 무료 교육을 했고 졸업생 일부는 현장이 아닌 상급학교로 보냈다. 바로 그 상급학교로 보내는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니 나는 한국전력 직원 신분으로 월급을 받으며 대학을 다녔다. 대학 등록금도 회사에서 내주었고 책값도 나왔으니 월급이 거의 용돈이었다. 노동자이자 월급을 받는 대학생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한국전력 직원이라고 하지만 혜택만 있었지 의무는 거의 없었다. 낙제만 하지 않으면 어떤 간섭도 없었으니 참 호화로운 대학 생활을 한 셈이다. 그렇다 보니 사회과학 공부를 하며 나름 현실 참여도 했지만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내 정체성은 노동자로 시작할 때부터 학생에 가까웠다.

 

정체성 혼란은 그때부터 시작되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력 직원이었다가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 공부를 조금 더 하고는 진로 결정을 해야 했는데 책이 밥이 되면 외려 책과 멀어질 것 같아 책과 좀 거리를 두고 일했다. 일을 하면서 점점 드는 생각은 정말 책을 좋아한다면 처음부터 책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책과 관련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책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두고 있던 곳이 지금 일터다. 지금 일터로 옮기리라 마음먹고 삼 년을 기다리다 일하게 된 곳. 이곳 노동자로 살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일하는 동안 행복했다. 노동자로만 계속 살면 얼마나 좋으랴. 열심히 일하는 동안 어느덧 경영진에 합류하게 되었다. 노동자이면서 경영자의 관점도 함께 가져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 편에 적극 서는 일터이지만 가끔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의 골리앗 전사 이갑용은 한결같다.

 

어떤 사람들은 싸움은 연맹이 하고 민주노총은 중앙 조직으로서 타협과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그 임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투쟁하고자 만들어졌다. 그 투쟁성이 바탕이 되어야만 타협과 정치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아무런 힘도 없는 상대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투쟁과 협상은 종이의 앞뒷면 같은 것인데, 요즘은 투쟁과 협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라는 논리가 어느덧 우리에게도 내면화된 것이다. 강경한 것이든 온건한 것이든,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든 내가 가진 것이 있어야 타협과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아무것도 내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하는 타협이란 결국 백기 투항이나 굴복의 다른 표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쟁을 해야 타협도 가능하다. 투쟁력이 있을 대 정치력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164쪽)

 

이갑용은 노동자 의식이 투철하고 한결같다. 투쟁을 통해 간부도 길러지고 지도자를 보는 대중의 눈도 단련된다고 믿는다. 투쟁 없이 말만 하는 지도부는 임원들끼리 자리다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다. 나는 현장의 조합원들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현장의 노동자는 정직하고 강하다. 그리고 정확하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투철한 노동자 의식은 1990년 골리앗 투쟁을 할 때도, 1998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할 때도, 2002년 울산 동구 구청장에 당선되었을 때도, 해고자로 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구청장이 되어 노동자다운 행정을 세운 몇 가지 사례는 무척 흥미롭다. 구청장의 무기처럼 여겨지는 예산과 인사를 주민과 직원들에게 돌려준 일, 비리 청탁의 한가운데 있는 비정규직 인사에 공정한 원칙을 세운 일, 주민참여 예산제를 실시한 일, 해고자 생활을 할 때를 기준으로 남는 월급을 기부한 일 등 노동자가 얼마나 훌륭한 행정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철저한 노동자 의식은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과 사무총장이었던 권영길, 권용목은 뚜렷한 정파가 아니었단다. 조직을 세우면서 두루두루 추대 형식으로 세운 지도부였고, 정파들도 그렇게 색깔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2001년 4대 위원장 선거부터 정파 선거가 본격 시작되었다. 그 뒤로 노동운동 정파는 이념보다 권력으로 이합집산하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가 생겨도 책임은 공조직인 민주노총이 지고 정파는 다시 권력을 잡는다. 진보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썩은 조직. 그리하여 실명 비판을 하며 민주노총을 직선제로 바꾸자고 한다. 아울러 계급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자고 한다. 계급 자각과 연대를 통해 계급의식을 방해하는 그릇된 정파 활동을 몰아내고, 진짜 노동자 조직으로 민주노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철저한 노동자 의식을 갖고 있는 이갑용도, 당연히, 정 많고 따뜻한 사람이니 그것을 확인하는 한 대목.

 

그때 여의도에는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부모님들이 군사 독재 정권에 희생당한 자식들의 진상 규명과 보상을 위해 1년 넘게 천막 농성 중이셨다. 내 농성 차 바로 곁에 있어 유가협 부모님들이 찾아와 얘기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시곤 했다. 전태일 열사의 엄마인 이소선 어머니는 지금도 그대 얘기를 하신다. 죽는 순간에 “배가 고프다”는 말을 남기고 간 아들 태일이 때문인지, 유난히 밥 굶는 노동자들을 못 보셨다. 잠이 살풋 들어 있으면 조용히 와서 내 발을 쓰다듬어보다 가시곤 했는데, 왜 그랬냐고 하니까 위원장이 숨을 쉬는지, 안 쉬는지 체온이 정상으로 있는지 걱정이 되어 살피고 간 것이라고 한다. 단식만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굶고 싶어 굶는 노동자들이 어디 있으랴. 이웃에 계신 유가협 부모님들 덕에 그나마 빌딩 숲과 대로만 휑했던 여의도의 단식 농성장이 외롭지 않았다. (216-217쪽)


YES마니아 : 골드 g*******g 2010.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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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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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라기보다는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야기. 2010년을 이 책으로 열어서 참 다행이다. 자극이 많지 않은,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로 내 삶이 조금씩 전환되면서 나의 의식이 자꾸 무뎌지는 중이었기 때문에. 누구든 노동에 대한 참된 감수성이나 노동자 의식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이 책을 읽을 것이다. 그만큼 노동자 입장에서 사실적으로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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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라기보다는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야기.


2010년을 이 책으로 열어서 참 다행이다. 자극이 많지 않은,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로 내 삶이 조금씩 전환되면서 나의 의식이 자꾸 무뎌지는 중이었기 때문에.

누구든 노동에 대한 참된 감수성이나 노동자 의식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이 책을 읽을 것이다. 그만큼 노동자 입장에서 사실적으로 쓰였다. 그리고 누군가가 열망하는 것처럼, 민주노총(또는 진보진영) 까발리기에 독자를 꽂히게 만드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자본이 노동조합을 어떻게 분쇄하고 노동자들을 개별화/파편화시키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노사가 해결해야 할 것을 노-노의 문제로 돌리는, 자본의 작업이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내 이야기인 것처럼 읽었다. 이갑용님처럼 절박하게 치열하게 노동운동을 하며 산 적은 없다. 그러나 책을 펼치기만 하면 가슴 졸이고 흥분하고 열 받고 통분했던 까닭은, 나의 어떤 경험 때문이었다.


여느 직장인처럼 나도 몇 번 이직을 했다(2010년에 발표한 한국고용정보원의 통계에 따르면 전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의 이직횟수는 평균 4회라고 한다). 내가 일했던 곳 중 최악인 곳이 있었다.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을 꺼리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대다수가 자본(가)의 개였다고 서슴지 않고 말할 정도로 치가 떨렸다. 대부분 친절했으나, 비인간적인 노동을 기꺼이 감수하며 기계처럼 일하던 직원들. 그 노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몸소 자신을 대체할 신입을 뽑느라 여념이 없고, 이직을 위한 경력 쌓기에 아주 충실했던 이들. 아니다.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 대다수가 자본에 너무나 쉽게 농락당한 노동자였을 뿐이다. 동료들 중에는 ‘노동’이라는 낱말을 입에 올리는 것을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았고, ‘노동자’라는 낱말에는 더더욱 그랬다. 자신을 규정하는 말을 스스로 거부하는데, 노동자로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곳에서는 독특한 정신교육을 시켰다. 처음에는 그 집단의 문화로 생각했다.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을 조직에 동화시키기 위한 기제가 있으니까. 그냥 참고 넘어갔는데, 어느 날 문득 그런 과정은 사람을 정신적으로 예속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무슨 과정인지 구구절절 적는 것은, 타자치는 손가락에 대한 모독이다).

빡센 노동은 그럭저럭 견딜 수 있었다. 장시간 노동에는 이골이 났고, 직장생활은 거기에서 거기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상식에 벗어나는 일들을 조금씩 하게 했다. 아무리 윤문이 편집자의 능력이라 강조하더라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남의 책을 그대로 베낀 부분이 50%나 되는 원고를 ‘잘’ 다듬어서 책을 내라는 것은 심했다. 권력자였던 저자에게는 찍 소리도 못하면서, 표절을 문제 삼거나 저자와 계약이 파기되면 저자에게 계약금을 내가 물어야 한다고 은근히 위협까지 했다.

이런 이야기는 사장이 하지 않았다. 자본가의 입에서 나올 법한 더러운 소리를, 기꺼이, 자발적으로, 눈물까지 흘리며 대신 해주는 관리자. 팀장. 동지의식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이. 왜 그이는 자본가도 아니면서 자본가처럼 굴었던가.

출판계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함량 미달의 원고를 세탁하는 일을 일반화거나 합리화하는 것을 견디기 싫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있었다. 3년 동안 열심히 일하겠다는, 이상한 노예계약서를 쓰라고 강요한 것이다. 첫 번째 문서의 내용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내 입장에서는 노예계약서이지만, 사측에서는 그냥 서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서류는 법적 효력도 없는 것이라고 말하니, 법적 효력이 없으니까 안심하고 쓰라고 한다. 조금만 생각하면 사장님의 깊은 뜻을 다 이해할 수 있는데 그걸 왜 모르냐며 내게 애써 설명하던 팀장. 팀장은 요즘처럼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에 고용을 3년씩이나 보장해주는 사장님의 깊은 뜻이라고 아주 친절하게 설명했다.

쓰지 않고 버티니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사퇴를 강요하고는, 개인적 사유로 사퇴한다고 사퇴서를 쓰도록 압박했다. (내가 조금만 더 강단 있었다면 팀장이고 사장이고 다 싸잡아서 욕을 하고 어떻게 해서든 깽판치고 나오는 건데, 난 그 회사가 한 개인을 상대로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몰라서 먼저 치고 나올 수 없었다.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악질적인 곳이었기 때문에. 이후 소송을 걸려고 준비했다가, 노동부에서 들은 답변이 영 시원찮아서 그냥 관뒀다. 다른 곳에 곧바로 취업을 하기도 했고.)


새삼 이 일을 언급하는 까닭은, 누군가를 붙들고 나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무 어이없는 일이라서 남에게 별로 이야기한 적도 없고, 이렇게 글로 꺼내어 적어본 적은 더더욱 없다. 당시 내 이야기를 들은 나의 정다운 친구들은, 저질의 직장에서 맞닥뜨린, 지독하게 운 나빴던 시기의, 재수 없는 일쯤으로 여기라고 했다. 특히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말하기를, 출판계에서는 그보다 더한 일도 있는데 다들 참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동시에 어떤 업종에서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경험. 그걸로 내버려두기에 다 풀리지 않는 뭔가가 계속 내 발목을 잡았다. 내 안에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분명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더 이야기해봤자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 인간의 한탄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인간적인 면이 있었던 이들을 함부로 욕하고 싶지 않았다(이 부분이 아주 컸다). 하지만『길은 복잡하지 않다』를 읽으며 머릿속이 맑아졌다. 그리고 감을 잡았다. 나의 그때 경험은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더구나 특종 업종에서 관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니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고, 결코 내버려둘 수도 없고 내버려두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나의 의식이, 기존의 가치관을 충분히 학습한 나와 내 친구들의 의식이, 내 경험을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자본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주의의 구조 속에서 조직적으로 또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개인적인 것으로 머물게 하는 의식이 우리들 안에 아주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세상이 다 그렇지 뭐. 어느 조직이든 그렇지 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야. 이렇게 체념하게 만들면서. 그리고 계급적 자각이 없으면 인간적이지 않은 것도 인간적으로 보게 만든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다(이에 대한 분명한 깨달음은 내게 참 소중하다).

나는 나의 경험을 다시-정치적으로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길은 복잡하지 않다』를 읽고 달라진 점이 또 있다. 나름 신문 열심히 보고 시사지도 꼼꼼하게 읽고 사회과학서적을 시시때때로 살피면서도, 투쟁이니 파업이니 하는 것에 두려움과 혐오증 같은 게 있었다. 무섭다고 느끼기도 했고, 그러한 것은 극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때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도. 그리고 다른 운동은 다 해도 노동운동은 할 자신이 없었다. 나약하고 흔들리기 쉬운 내가 버티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은 나의 순진무구함이 너무 부끄럽다. 나는 왜 투쟁이나 파업을 두려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을까. 왜 노동자(노조)의 정당한 권리를 극단적인 것으로 보고 기피하게 되었을까. 무슨 까닭으로 노동운동은 나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을 했을까.

일단 내가 너무 게을렀다. 학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몇 권의 책만 내 입맛대로 골라 읽으며 나의 편견을 강화시켰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흔들리기 쉬운 세상인데, 공부를 게을리 하다니. 그리고 용기가 없었다. 경계를 넘지 않은 자는 경계 너머를 두려워한다. 내 삶에서 감히 경계를 넘어본 경험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내 용기가 힘을 발휘하는 만큼만 겨우겨우 발 내딛으며 살지 않았나. 아휴.


오래 붙잡고 있던 책을 연휴 내내 틈틈이 읽었다. 무릎을 치고 깨닫게 되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지, 내가 이렇게 무지몽매한 인간이었구나 싶을 정도였다.

설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다함께 둘러앉은 나와 남들 속에서, 계급적 자각과 신분 상승의 욕망이 충돌하는 것을 번번이 목격하는 자리. 덕담과 다짐이 오가는 와중에 가족들에게 말했다.

“난 지금처럼 평생을 노동자로 살 거야. 억만금이 있어도 자본가는 안해.”

진실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 쓴 책을 읽고 감응하여 한 내 말에 우리 가족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냥 웃었다. (부모님이 속상할까봐 평소에는 이런 종류의 말을 무척 아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식을 둔 모든 부모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서 말이다.)

진정을 잃지 않고, 당당한 노동자로 살기. 지금 내가 속한 현장에서.

그리고 노동자의식을 또렷하게 하기. 늘.

o********s 2010.0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