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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살아오면서 사회에 대해 참여의식도 적었고 거의 제3자 입장에서만 노동운동을 바라본게 솔직한 제 자신의 모습이었는데 이 도서를 읽어가면서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입장과 한국사회의 노동자(주로 비정규직)의 문제와 사용자측에 문제점을 제의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난하면서도 ’연대하고 단결하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지은이 이갑용씨는 제대로 된 대학도 나오지 않았지만 아버님의 꼿꼿한 정신을 이어받았는지 불의에는 못참는 대쪽같은 성격을 지닌 소유자인거 같다.직업도 다양했다.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위원장,울산광역시 동구구청장등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대의를 위해 불의에 협력하지 않고 자존심 하나만으로 가시밭길을 걸어 온 길을 읽으며 아직도 우리사회가 사용자이하 갖은 자 위주로 노동구조가 엮어 있는게 과연 수치로 선진국인지 진정한 선진국인지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저자는 또한 노동운동의 선봉에 서면서부터 온갖 사주측의 일명 프락치들에 의한 회유와 감언이설등에도 굽히지 않고 동가숙서가식하면서도 그의 뜻(해고자복직,비정규직처우 개선등)을 관철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 다니면서 외롭고 힘든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사용자측은 언제든지 인력이나 물력으로 노조측을 위압하고 각본에 의해 협상을 하려들지만 저자의 얘기처럼 그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선 노조측에서 사측과 협상할 때 협상대표단이 역할분담을 하면서 대처해야 한다는등 세밀한 경험담도 눈여겨 읽었던 거 같다. 또한 노조위원장으로서 최초로 2002년 7월 구청장으로 당선,파격적인 공무원으로 변신한다.복장도 작업복에 구청장로고만 붙은 편한 케쥬얼 복장,구청장도 직원과 같이 청소하기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외부에서는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나 역시 다르구나라는 느낌이 먼저 와 닿았다.나아가 구청공무원들이 노조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이갑용구청장은 공무원도 노조를 설립할 수 있고 불편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그들을 해고하지 않은 것으로 결국 구청장 임기를 못마치고 중도하차하는 불행한 사태에 이르게 된다. 한국은 이미 OECD국가로 GDP기준 10위권안에 들었다지만 체감지수는 한참 아래에 머무르고 있는듯 노사관계지수의 제고는 요원의 불길처럼 보이고 노동자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기본권리를 찾기 위한 운동이므로 뭔가 힘을 보태주고 싶은 생각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실례로 노조선진국인 프랑스에서는 경찰공무원들도 노조가 형성되어 이슈가 있다든지 정례적으로 국가에 처우개선을 요구한다치면 많은 시민들이 지원군이 되어 사이드에서 많이 도와 준다고 한다.결국 노동조건이 바로 서면 그 믿음으로 인해 서민들도 동반행복할 거라는 기대상승 때문이라 하는데,우리는 노동자들이 피켓들고 거리에서 외치고 행진하면 무슨 폭도니 빨갱이의 사주니 하면서 아직도 고리타분한 이념의 하수인으로 취급하는 작태가 특히,언론에서 앞을 다투어 보도하는데 그건 정관언이 유착되어 하나의 컨넥션을 이룬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만 하다. 지금은 해고자의 신분으로 편안하게 그간의 노동운동의 내력을 담담하게 써 내려가면서 이 글은 작가 부인의 내조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두 분 모두 내내 건강하시고 한국사회의 환부나 약자의 설움을 알리는 계기가 된 동시에 저 개인적으로도 노동운동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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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말에 나온 책인데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격동의 시기를 거친 한 노동자의 솔직,담백하고도 처절한 실제 경험담이기에 아주 빨리, 쉽고 재밌게, 그러나 역시 많은 문제의식을 지닌 채로 읽을 수 있었다. 당시 책이 출간되었을 때 책 속에 언급된 민주노총 내부의 비리, 갈등구조를 2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저자 스스로 실명 거론한 것이기에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서 한창 신나서 떠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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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에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고부터 올 6월에 현업으로 복귀할 때까지, 근 10개월 가량을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싸웠습니다. 명퇴를 거부하고 남은 35명! 결국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현업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그 길은 결코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가 흔들리지 않고 옆에 있는 동지들 손을 잡아주고 적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그 단순함만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 와중에 노동조합은 우리에게 힘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미 사측에 약점을 단단히 잡힌 듯 무력하기만 했고, 싸움의 책임을 조합원에게 전가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처음엔 명퇴를 거부하고 남은 우리가 자랑스럽다던 그들이 어느 순간, 회사와 같은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보면서 멀리할 때 느꼈습니다. 조합원과 같이 하지 못하는 조합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조합은 회사와 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나섰습니다. 이미 회사에 약점이 잡혀 유명무실한 조합을 대신하고 싸움의 방식을 좀 바꿔보자고 외쳤습니다. 파업으로 회사에 타격을 줄 수 없는 사업장의 특성상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 투쟁하는 방식이 아닌, 회사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도 나오듯이 회사의 간섭은 옹졸하지만 치밀했고, 조합원들은 강한 듯 보였으나 나약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결국, 조합을 바꿔보자 했던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집행부는 여전히 회사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조합원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을 우리 노동조합 집행부에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맨 먼저 들었습니다. 원칙을 세우고 지키지 않는다면 결국 무너지고 만다는 걸 깨달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강하게 마음을 먹어도 한 순간 유혹에 무너질 수 있는 노동자라는 걸 가슴 깊이 새깁니다.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마저 권력을 위해 기존 정치세력들이 보이고 있는 구습을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갑갑함이 밀려옵니다. 민주노총이 새롭게 환골탈태하기를 간절히 염원해 봅니다. 민주노총이 없는 노동자의 현실은 상상하기 힘든 까닭입니다.
책의 저자인 이갑용 전민주노총 위원장께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쉽지 않은 길을 어렵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신 그 용기와 열정이 부럽습니다.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 없지만, 내가 걸어야 할 길도 단순하게.. 마음도 단순하게 하는 용기는 늘 주머니 속에 넣어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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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한국전력 직원이 되었다. 일찌감치 노동자 길로 들어선 것인데 현장으로 가지 않았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처음 학생들을 뽑을 때부터 졸업을 하면 모두 한국전력 직원이 되어 일정 기간 일을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전액 무료 교육을 했고 졸업생 일부는 현장이 아닌 상급학교로 보냈다. 바로 그 상급학교로 보내는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니 나는 한국전력 직원 신분으로 월급을 받으며 대학을 다녔다. 대학 등록금도 회사에서 내주었고 책값도 나왔으니 월급이 거의 용돈이었다. 노동자이자 월급을 받는 대학생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한국전력 직원이라고 하지만 혜택만 있었지 의무는 거의 없었다. 낙제만 하지 않으면 어떤 간섭도 없었으니 참 호화로운 대학 생활을 한 셈이다. 그렇다 보니 사회과학 공부를 하며 나름 현실 참여도 했지만 방탕한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내 정체성은 노동자로 시작할 때부터 학생에 가까웠다.
정체성 혼란은 그때부터 시작되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력 직원이었다가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 공부를 조금 더 하고는 진로 결정을 해야 했는데 책이 밥이 되면 외려 책과 멀어질 것 같아 책과 좀 거리를 두고 일했다. 일을 하면서 점점 드는 생각은 정말 책을 좋아한다면 처음부터 책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책과 관련한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책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두고 있던 곳이 지금 일터다. 지금 일터로 옮기리라 마음먹고 삼 년을 기다리다 일하게 된 곳. 이곳 노동자로 살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일하는 동안 행복했다. 노동자로만 계속 살면 얼마나 좋으랴. 열심히 일하는 동안 어느덧 경영진에 합류하게 되었다. 노동자이면서 경영자의 관점도 함께 가져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 편에 적극 서는 일터이지만 가끔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의 골리앗 전사 이갑용은 한결같다.
어떤 사람들은 싸움은 연맹이 하고 민주노총은 중앙 조직으로서 타협과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 그 임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투쟁하고자 만들어졌다. 그 투쟁성이 바탕이 되어야만 타협과 정치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아무런 힘도 없는 상대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 투쟁과 협상은 종이의 앞뒷면 같은 것인데, 요즘은 투쟁과 협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라는 논리가 어느덧 우리에게도 내면화된 것이다. 강경한 것이든 온건한 것이든,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든 내가 가진 것이 있어야 타협과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아무것도 내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하는 타협이란 결국 백기 투항이나 굴복의 다른 표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쟁을 해야 타협도 가능하다. 투쟁력이 있을 대 정치력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164쪽)
이갑용은 노동자 의식이 투철하고 한결같다. 투쟁을 통해 간부도 길러지고 지도자를 보는 대중의 눈도 단련된다고 믿는다. 투쟁 없이 말만 하는 지도부는 임원들끼리 자리다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다. 나는 현장의 조합원들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현장의 노동자는 정직하고 강하다. 그리고 정확하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투철한 노동자 의식은 1990년 골리앗 투쟁을 할 때도, 1998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할 때도, 2002년 울산 동구 구청장에 당선되었을 때도, 해고자로 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구청장이 되어 노동자다운 행정을 세운 몇 가지 사례는 무척 흥미롭다. 구청장의 무기처럼 여겨지는 예산과 인사를 주민과 직원들에게 돌려준 일, 비리 청탁의 한가운데 있는 비정규직 인사에 공정한 원칙을 세운 일, 주민참여 예산제를 실시한 일, 해고자 생활을 할 때를 기준으로 남는 월급을 기부한 일 등 노동자가 얼마나 훌륭한 행정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철저한 노동자 의식은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과 사무총장이었던 권영길, 권용목은 뚜렷한 정파가 아니었단다. 조직을 세우면서 두루두루 추대 형식으로 세운 지도부였고, 정파들도 그렇게 색깔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2001년 4대 위원장 선거부터 정파 선거가 본격 시작되었다. 그 뒤로 노동운동 정파는 이념보다 권력으로 이합집산하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가 생겨도 책임은 공조직인 민주노총이 지고 정파는 다시 권력을 잡는다. 진보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썩은 조직. 그리하여 실명 비판을 하며 민주노총을 직선제로 바꾸자고 한다. 아울러 계급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자고 한다. 계급 자각과 연대를 통해 계급의식을 방해하는 그릇된 정파 활동을 몰아내고, 진짜 노동자 조직으로 민주노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철저한 노동자 의식을 갖고 있는 이갑용도, 당연히, 정 많고 따뜻한 사람이니 그것을 확인하는 한 대목.
그때 여의도에는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부모님들이 군사 독재 정권에 희생당한 자식들의 진상 규명과 보상을 위해 1년 넘게 천막 농성 중이셨다. 내 농성 차 바로 곁에 있어 유가협 부모님들이 찾아와 얘기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시곤 했다. 전태일 열사의 엄마인 이소선 어머니는 지금도 그대 얘기를 하신다. 죽는 순간에 “배가 고프다”는 말을 남기고 간 아들 태일이 때문인지, 유난히 밥 굶는 노동자들을 못 보셨다. 잠이 살풋 들어 있으면 조용히 와서 내 발을 쓰다듬어보다 가시곤 했는데, 왜 그랬냐고 하니까 위원장이 숨을 쉬는지, 안 쉬는지 체온이 정상으로 있는지 걱정이 되어 살피고 간 것이라고 한다. 단식만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굶고 싶어 굶는 노동자들이 어디 있으랴. 이웃에 계신 유가협 부모님들 덕에 그나마 빌딩 숲과 대로만 휑했던 여의도의 단식 농성장이 외롭지 않았다. (216-21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