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8%
  • 리뷰 총점8 12%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어른들에겐 유년의 추억을, 아이들에겐 부모의 삶을
"어른들에겐 유년의 추억을, 아이들에겐 부모의 삶을" 내용보기
책과 함께 나의 이런 시절 기억이 아른거리며 다가온다. 잠자리를 잡기 위해 채를 들고 개울로 밭으로 뛰어다니던 모습, 꽃들과 어울리기 위해 흙길을 밟던 모습, 멱 감기 위해 옷을 예쁘게 개어 돌로 둘러두던 모습 아이들과 돌을 가지고 게임을 하던 모습 등 많은 기억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책의 언어 한 조각에 울고 웃던 기억들의 재생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책의 언어가 그
"어른들에겐 유년의 추억을, 아이들에겐 부모의 삶을" 내용보기

책과 함께 나의 이런 시절 기억이 아른거리며 다가온다. 잠자리를 잡기 위해 채를 들고 개울로 밭으로 뛰어다니던 모습, 꽃들과 어울리기 위해 흙길을 밟던 모습, 멱 감기 위해 옷을 예쁘게 개어 돌로 둘러두던 모습 아이들과 돌을 가지고 게임을 하던 모습 등 많은 기억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책의 언어 한 조각에 울고 웃던 기억들의 재생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책의 언어가 그렇게 기억들을 깊은 심연에서 끄집어내어 오늘의 나를 바라보게 한다.

 

내가 어린 시절 시골집들은 비교적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엔 땅이 그리 부족하지 않았기에 집들은 땅을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타인에게 보여서는 안 될 집의 소중한 것들을 비축해 두는 뒤란은 많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뒤란은 큰 채의 뒤쪽이다. 이 공간은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 많이 숨는 공간이기도 하고, 어른들이 은밀한 일들을 행할 때는 많이 사용되는 공간이기도 했다. 할머니들이 집안의 무사안녕을 빌 때 정화수를 떠놓는 곳도 이곳이고, 감자, 고구마, , 양파 등 먹을거리들을 저장해 두는 것도 이곳이다.

 

책 속의 화자는 이곳의 기억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 늘 신비롭고 많은 것들이 존재해 경이롭게 느껴졌던 공간, 화자의 뒤란이었다. 아마 시골에서 자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대한 각자의 기억들이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 보물 상자와 같은 공간, 장독대와 더불어 그곳은 아이들의 놀이터이면서도 먹을거리가 무한정 나오는 곳이 아니었나 하고 지금의 나에게 생각이 된다. 포근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인식이 된다. 화자도 그곳에서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음을 읽어볼 수 있다.

 

화자의 어머니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서울로 나온다. 그리고 아이를 서울에서 공부시키고자 시골에서 불러올린다. 당시의 여성들에 대한 관점에서 어머니의 이런 교육열은 대단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보통의 경우 여성들은 공부해서 무엇 하나 하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으니까. 집에서 곱게 성장하여 시집을 잘 가는 것을 가장 큰 덕목으로 생각했던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아이를 학습을 위해 서울로 불러올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소녀는 떨어져 나와 엄마와 가난하지만 서울 생활을 해나간다. 어머니는 억척같은 모습을 보이고, 성 밖에 살지만 늘 성안의 삶을 꿈 꾼다. 당시 성 안과 밖은 그 삶의 모습이 많이 차이가 났다. 어머니는 그 성 안의 삶을 동경하고 아이는 그런 삶을 살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되었을 때 어떻게든 성 안의 학교에 들여보내기 위해 애를 쓴다.

 

그것이 소녀에게 삶의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나의 어릴 적에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이 글도 서울에서의 소녀 때의 삶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의 삶이 바탕이 되었을, 자전적인 글로 볼 수 있는 이 책은 그 시절을 행복했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어려움이 왜 없었겠냐만 그 모든 것이 추억으로 아름답게 형상화 되어 저자에게 머물렀으리라. 우리는 애정이 가득 담긴 저자의 어린 시절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동화라는 이름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시절의 이야기가 자세히 표현되어 있는 저자의 소설 엄마의 말뚝은 독자들에게 많이 읽힌 내용이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으로도 되어 있다. 저자의 유년의 시절이 한국 현대를 여는 시기와 맞물려 시대의 성장기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미끄럼틀 놀이로 새로 구입한 내의를 다 떨어지게 만들어 어머니에게 경을 치게 만들었던 일, 남자 아이와 싸움을 해서 남자아이를 울게 만들었던 일, 집 가까이 있었던 감옥소의 죄인들을 보면서 선입관을 키우며 놀라움만 가득 안았던 일, 엄마의 교육열로 서울의 친척집으로 주소를 옮겨 학교에 응모한 일, 그리고 가정방문 시 엄마가 그 집을 빌려 주인 행세를 했던 일들이 모두 흥미로운 기억들로 점철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 여자라서라는 어른들의 생각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이 많았다고 한다. 오늘날 페미니즘의 시초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손 익지 않은 어머니가 거칠지만 손수 만들어준 옷을 입고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일, 방학 때 시골에 내려가 자랑스럽게 스케이트를 타다가 무당춤을 춘다고 할아버지에게 호통을 당한 일 등은 재미있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이런 저자의 이야기 자산이 된 일은 그래도 어머니와 단둘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한없이 들려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어머니는 딸에게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려줬고 소녀는 그 이야기에 매료가 되어 잠을 설치는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소녀의 이야기는 자라고, 그 이야기가 이렇게 책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은 또한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미지로 보충을 해주고 있다. 그러기에 아이들도 읽어나가면서 이해가 쉽다. 물론 20세기 중반의 한국 사회를 오늘의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글 속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그림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우리들의 현대사의 한 길목, 여성들의 성장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공감과 따뜻한 사람을 가지고 다가오는 글이다. 따뜻하고 행복한 읽기가 된 책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른들에겐 추억과 아이들에겐 부모들의 삶을 이해하는 도구로 읽기를 바라는 책이다.

j****3 2018.09.17. 신고 공감 9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