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산드르 세르게이비치 푸쉬킨(Aleksandr Sergeevich Pushkin)' 하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시작되는 시가 생각난다. '황금 물고기'는 37세로 요절한 러시아의 천재 시인이자 작가인 푸쉬킨의 운문 동화다. 세상에서 가장 푸른 바닷가 낡은 오두막에 사는 순박하고 착한 할아버지와 욕심쟁이 할머니, 그리고 왕관을 쓴 황금빛 물고기 이야기는 익히 아는 내용이다... 황금 물고기를 그냥 놓아준 할아버지에게 화내는 할머니의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문제는 할머니의 욕심이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다는 데 있다. 빨래통에서 통나무집, 귀족 마님, 여황제, 그리고 황금 물고기의 시중을 받는 용왕에 이르기까지... 욕심이 욕심을 낳는다는 말이 맞다. 할머니의 모습이 우리 인간들의 본모습이란 생각도 든다.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는 여러번 호통친다. "어서 물고기에게 가서 말해라" 물고기에게 찾아간 할아버지는 반복해서 말한다. "불쌍히 여겨다오, 황금 물고기야!" 물고기는 매번 똑같이 말한다. "무엇이 필요하세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소원을 들어드릴게요." 리듬감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용왕이 되고 싶다는 할머니 말에 물고기는 아무 말 없이 사라지고... 할아버지가 집에 돌아와보니 원래의 가난했던 모습 그대로다. 부서진 빨래통 앞에 넋을 잃고 앉아있는 할머니는 무슨 생각을 할까? 할아버지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큰 일이 벌어질 거야. 늙은 무식쟁이 할멈! 나중에야 깨닫겠지. 제 분수를 알아야지!" 분수를 안다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욕심을 절제한다는 것, 자신이 처한 상황에 감사하는 것, 이건 더 어렵다. 할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푸른 바닷가'에 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도 한번 감사의 조건들을 세어봐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