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이용주 출연 - 남상미, 류승룡, 김보연, 심은경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사라졌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은 희진. 경찰은 사춘기 소녀의 단순 가출이라며 시큰둥하고, 엄마는 응답을 받을 것이라 말하며 기도만 한다. 혼자 서울에서 공부하던 그녀는 자기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아파트에 사는 한 여자가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녀의 죽음에 동생이 관련되어있다는 게 밝혀지면서, 희진과 형사는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소진에게는 기이한 능력이 있었고, 그런 그녀를 중심으로 하는 광신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모임에 아파트 주민과 경비가 얽혀있었고, 그들은 차례차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희진에게는 이상한 환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불신지옥이라는 단어는 시내를 걷다보면 종종 볼 수 있다. 확성기로 뭐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들고 있거나 메고 있는 커다란 피켓에 적혀있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 그런 분들의 지나친 포교 활동은 남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한다. 시끄럽기도 하고, 남에게서 이유 없이 악담을 듣는 것 같아서 기분도 나쁘고. 뭐, 이 글이 어느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니까 대충 넘어간다.
몇몇 장면들은 오싹했다. 희진이 거실에 서서 섬뜩한 얼굴로 형사를 돌아보는 장면, 희진이 형사의 아픈 딸 목소리로 말하는 부분 그리고 소진이 나오는 모든 장면이 그러했다.
신들린 소진을 연기한 심은경 양의 연기는 짱이었다. 어제 감상문을 올린 영화 '헨젤과 그레텔'에서도 맑은 눈동자로 섬뜩한 연기를 보이더니, 여기서는 무표정한 얼굴과 무심한 눈빛으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다. 아, 진짜 무서웠다. 특별한 CG를 안 썼는데도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쟤, 정상이 아니다’라고. 특히 눈 돌아가는 장면은 하아…….
그러고 보니 여기에도 장영남 씨가 나온다. 영화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퀭한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높은 톤의 가냘픈 목소리로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 분 진짜 사람을 오싹하게 만든다.
거기에 엄마로 나오는 김보연 씨의 연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차분한 어조로 말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광기가 느껴졌다. 너무도 지나치게 종교를 믿었기에, 모든 것을 그 기준으로 생각하는 엄마. 자신이 믿는 것 이외의 일들은 사탄의 짓이라 생각하며,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방에 들어올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할 때는 진짜 종교와 믿음이란 뭔지 생각하게 했다.
후반부에 희진을 몰아붙일 때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광신도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 종교에 미친 사람 그 자체였다. 보면서 ‘우와’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진짜 미쳤잖아, 저 사람’이라는 말이 그냥 튀어나왔다.
주연을 맡은 남상미 씨와 류승룡 씨도 괜찮았다.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미쳐 돌아가는 상황에서 제정신을 붙잡으려고 발버둥치는 큰 딸의 연기를 하는 남상미 씨도 적절했고, 아픈 딸을 고치기 위해 소진이 썼다는 부적을 태워 먹이고 싶어 하는 형사 역할을 하는 류승룡 씨의 눈빛이 참으로 절절했다.
종교란 마음의 안정을 주기도 하지만, 잘못 믿거나 악용하면 엄청난 불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영화였다.
|
|
우리나라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숫자에 비해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대표적인 장르가 바로 공포물이 아닐까 한다. TV 드라마의 경우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가끔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꽤 성공적인 작품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공포 영화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설픈 영화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도 공포 영화는 꽤 자주 만들어진다. 그것은 여름 시즌이면 공포 영화를 찾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신인 감독들이 조금 더 빠른 데뷔를 위해서 공포 영하에 대한 이해가 없이 공포 영화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대로 만들어진 공포 영화를 만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우리의 현실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이 불신지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심은경과 류승룡이 지금과 같은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했다. 아니 조금씩 확실히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연기력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수준의 배우들이라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연기력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주인공인 남상미다. 그 외에 다른 배우들은 지나칠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더구나 심은경이 보여주는 연기는 심은경이 연기로 스타가 된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소재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광신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엄마와 딸의 갈등 그리고 사라진 동생의 이야기, 거기에 동생은 신기를 보여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 내용에 들어가면 이 흥미로운 소재는 사라진다. 그리고 어느새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보통 불신지옥이라는 말에 사람들이 떠올릴 이야기는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없다. 차라리 불신지옥이라는 말에서 떠올리게 될 광적인 엄마의 종교와 신기를 갖고 있는 딸의 갈등을 조금 더 강하게 다루었다면, 이 영화는 조금 더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거기에 굳이 공포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조금 다른 방향에서 그 사람들의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영화가 되었다면 그 쪽이 더 흥미로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공포물의 공식에 갇혀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것도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은 거의 보여주지 못하면서 말이다. 덕분에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이 우리를 괴롭혔던 '사다코'가 등장하지 않는 정도에 그치게 된다. 그 정도도 발전이라면 발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
|
나의 믿음이 나를 구원하리라. 믿음은 모든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통속적인 말이 아니어도 믿음이 나를 강하게 하고 나를 고통으로부터 끌어내어 세상을 견디게 한다는 것에 대해 조금씩은 경험한바 있을줄로 믿는다.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영화? 붉은 십자가와 어둠의 기운으로 포장한 껍질은 모던한 느낌, 작품전체의 흐름과 주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결론을 말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결국 모두 죽는다는 점에서 공포영화가 가지는 코드에 맏닿아 있다고 하면, 그 과정의 참신함이야 말로 이 영화를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주인공은 낮에는 강의와 과외 저녁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미래를 기획하는 억척녀이다. 달동네 단칸방에서 거주하는 그녀는 상습적인 기침과 함께 약을 달고 산다. 밤에 괴기스러운 꿈에 놀라 깨는 것도 다반사다. 저녁에 동생에게 걸려온 전화. 비몽사몽간 받아서 정신이 없고, 아침에 엄마로부터 받은 전화는 당황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무조건 빨리 집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불안한 분위기다.
동생이 사라졌다. 엄마는 기도와 믿음으로 동생을 찾아야 한다고 하고 경찰에 연락을 거부했다. 주인공은( 아, 왜 난 극중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죄다 잊어버리지) 당장 경찰에 연락해 형사를 찾는다.
형사의 탐문과 주인공이 겪는 공포의 경험. 그것이 영화의 진행과 함께 아드레날린을 증폭시킨다. 물론 공포영화의 공식이라할만한 죽음도 이어진다. 처음에 경비원, 그리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젊은 처자와 집에서 목매달아 죽은 옆집여자. 마지막으로 경찰서에서 목을 맨(누가 끌어당기지 않았다면 결코 죽지 않을 높이에 앉아서 목이 줄에 매어서 죽음) 무당. 그리고 엔딩엔 주인공과 엄마.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지는 힘은 어둡지만 차분한 구성의 화면과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수려한 촬영과 미술의 힘이다. 결코 쉽게 끌리지 않는 내용과 등장인물들로 구성된 영화는 공포영화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일반관객들에게 설명하는 '공포영화 개론'의 교재로 쓰여도 무방한 차분하고 단단한 구성과 연기자들의 연기(물론 상황에 따라 다소 감정이입이 안되는 부분도 간혹 있다)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고 싶다. |
|
'불신지옥' 말 그대로 안 믿으면 지옥간다는 제목은 우리네가 살아오면서 말이 들어봤을 종교적 색채의 어투다. 영화는 이런 종교적 색채 소재로 공포와 미스테리를 그렸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불신지옥'같은 공포 미스테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토리도 충분히 이해가고 전개가 우선 좋다. 대신 피빛으로 색칠하고 영화 '링'에서 시작된 관절꺽기로 일관하는 이젠 그런 공포영화들은 식상하다. 하지만 영화 '불신지옥'은 이런것을 단박에 불식시켰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신들린 소녀를 향한 잔혹한 믿음 (불신지옥) | 동생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기도에 빠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던 동생 ‘소진’. 어느 날 동생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언니 희진은 급히 집으로 내려오지만, 엄마는 기도하면 소진이 돌아올 거라며 교회에만 들락거리고 담당 형사 태환은 단순 가출로 여기고 형식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