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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것 저것 머리 아푼일이 많아 머리도 식힐겸 편하게 읽을 책을 찾다 4권인지 한권인지 헷갈리는 장장 800쪽이나 되는 이야기책을 샀다. 사실 300자 정도의 보통도서도 만원이 넘는데 이책은 네권정도 산 기분이다.ㅎㅎ 그런데 집에와선 오른쪽 손목 깁스 때문에 책장넘기기 힘들어 두주를 덮어 뒀다가는 이번 한주 내 이책 하카와티에 빠져 지냈다. ’하카와티(hakawati)’란 옛날이야기나 신화, 우화 등을 들려주는 사람을 뜻한다. 즉 이야기꾼이자 여흥거리를 제공하는 예능인이다. 일종의 음유시인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허풍섞인 이야기로 청중을 즐겁게 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말’, 또는 ’대화’를 의미하는 레바논어 ’하키(haki)’에서 유래했다고 책 시작에 자세한 소개가 되어있다. 이 책에선 또,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이야기 꾼이다.라고 하고 있다. 우리도 얘전엔 늘 할머니들께 옛날 이야기를 듣곤 했었다. 누구나 할머니가 되면 이야기 주머니가 생기나 보다. 라고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이 책속의 이야기는 오사마의 가족 이야기, 오사마 자신의 이야기, 파티마의 모험, 바이바르스가 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이야기가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공주만 열두명인 왕궁에서 대릴사위로 노비를 선택하면서 그 노비가 모험을하는 아리바바 이야기의 느낌을 약간 보이며, 레바논 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가족, 명절, 풍습등 다양한모습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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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 대한 그리움에 맥을 못 추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오랜만에 채팅을 하게된 폴란드 친구(나는 그녀를 모로코에서 만났다)가 다짜고짜 이 책을 추천했다. 읽어보라고. 좋아할 거라고.
처음 이 책을 눈앞에 맞이한 순간 나는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아니, 이렇게 두꺼운 책이었어? 책 4권을 1권으로 제본한 것 같은 두께는 정말 사람을 질리게 했다. 예전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양장본을 봤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두려운 마음에 며칠은 접근도 못했다. 그저 거리를 두고 흘끔흘끔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참 웃기는 짓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려고 샀으니 아무리 두꺼워도 읽어보지도 않은 채 주변을 서성인다는 것은 정말 웃기는 짓거리 맞았다.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재미 없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없지 않다. 이렇게 두꺼운 책이 재미없고 졸린 이야기로만 채워져 있다면 그보다 더한 재난은 분명 없을 테니까.
책을 붙잡는다. 묵직하다.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읽기 시작한다.
그 결과 이 책이 전혀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히려 내 친구의 말이 맞았다. 이 책은 진짜 재미있는 책이었다. 아랍학을 전공한 그녀의 책 보는 안목이 나쁘지 않음을 증명한 셈.
나는 처음 책을 펼친 날부터 매일 아주 야금야금 조금씩 책을 읽어갔다.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 이 책이 끝났을 땐 정말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뭔가 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정말 괜찮은데 왜 책이 끝나버린 것일까.
<하카와티>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정말 방대하다. '아라비안 나이트' 시대부터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과 오늘날을 살아가는 많은 아랍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레바논 가족의 이야기들이 그 속에 다 담겨 있다. 하지만 그게 복잡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모든 이야기들은 관계가 없는 듯 있는 듯 우수수 펼쳐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어 읽는 사람으로부터 그렇게도 동시다발적인 이야기들이 진행이 되어도 혼선을 주지 않는다. 물론 헷갈리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은 이야기들 앞에 놓인 기호에 따라서 그것들만 골라서 읽으면 될 일이다.
아랍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의 정서가 우리의 그것과 참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족들 사이에 흐르는 그런 이야기들은 이름만 바꾸면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육이오를 겪었듯 그들도 전쟁을 겪었다. 마캄을 연주하고 비둘기를 훈련시키고 기르다가 국제적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격변의 시기도 있다. 아무래도 우리랑 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이슬람이라는 고유의 종교가 존재한다. 문화적 차이들.....또 그런 것들이 새로운 것에서 호기심을 느끼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와 닮았지만 또 다른 그들의 삶이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아쉬웠지만 덕분에 난 내게 또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줄 다른 하카와티를 찾을 것이다. 이 책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가장 좋은 건 이것이 책이기 때문에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 그때도 지금처럼 야금야금 천천히 읽어가겠지.
친구, 이 책 소개시켜줘서 고마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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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3번 놀랐다. 1. 그동안 보던 250페이지에서 300페이지 내외의 소설과 차원이 다른 두툼한 두께에 깜놀하고, 2. 셀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함에 놀라고, 3. 그 이야기들이 가느다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있음에 또 놀란다.
<하카와티>는 레바논어로 이야기꾼이라는 뜻이다. 처음엔 낯설기만한 이 단어가, 긴 독서 끝에 책을 닫을 적에는 일상용어처럼 느껴진다. 정신없이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책 속 하카와티들을 만나다 보면 나 자신 또한 하카와티가 된 것처럼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수십개의 이야기가 담겼다곤 하지만, 사실 크게 4가지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있는 이 소설은 하나하나를 따로 읽어도 될만큼 각각이 독립적이다. 개별이야기의 시작마다 다른 모양의 표시를 해둬서 만약 읽다가 너무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먼저 따로따로 읽어도 무관하다. 하지만 그런 경우 반드시 다시 한번 더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작가가 숨겨놓은 응큼하고 긴밀한 연결고리들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말이다.
사실 이 책은 리뷰를 쓰기 그리 좋은 책은 아니다. 내용을 요약하고 간추리기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감상만쓰라고 해도 한페이지는 충분히 채울 수 있을 만큼 마음이 풍성해지는 책이며,작가에 대한 찬사로 두페이지를 채우라고 하여도 기꺼이 할만큼 작가의 매력에 반할 만한 소설이다.
아!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입이 간질거린다. "그거 알아요? 앞에 나오는 꼬마랑 뒤에 이야기에 나오는 라일이랑 동일 인물이예요" "그거 알아요? 지하드 삼촌은 사실 남자를 좋아한데요" 간질간질..
말하고싶다. 하카와티가 되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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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와티! 12월 17일부터 읽기 시작하여 장장 한달 동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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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오사마의 가족 이야기, 오사마 자신의 이야기, 파티마의 모험, 바이바르스가 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출발이 복고풍이다. 아랍 한나라에 풍족한 왕과 아름다운 왕비! 문제는 공주는 12명인데 왕자가 없다는 이야기. 당연히 스토리는 대을 이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고 노비 파티마가 선택된다. 이렇게 책을 열어간다. 파티마는 지니(아프리트 제하남 : 지옥의 악마)를 만나면서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를 전해준다.
오사마. 어린 나이에 내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고향 레바논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던 오사마가 명절(이드 알아드하 : 이슬람 초대의 명절, 그냥 우리 설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자)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고향을 찾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이 모든 이야기의 주축이 된다. 고향에서 오사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버지의 병환과, 중동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아 어지러운 고향, 그리고 떠들썩하고 별난 가족과 친척들. 그들의 결혼과 별리, 오사마 자신의 가족사에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임을 이 책의 후반에 가서야 깨달았다.
이브라힘의 탄생, 이브라힘과 그의 아내 사라, 그리고 모든이의 어머니가 되는 노비 하갈의 이야기는 조금알고 있어도 재미있다. 사막에 버려진 하갈과 그의 아들 이스마일이 목마름과 알라의 은총으로 파낸 오아시스가 신성한 도시 메카의 시작이란 이야기도 흥미롭고, 기독교에서는 카인과 아벨이라하는 이스마일과 이삭이 등장하고, 이스마일 모자는 결국 사라 모자에 의해 쫒겨나게 된다. 하지만 175세의 이브라힘이 임종을 즈음하여 이삭과 이스마일이 화해를 하는 모드다.
후에 술탄이 되는 마흐무드는 노예생활을 하다가 알라에게 기원하여 '활 만드는 여인 라피타'의 양자가 되고, 바이바스르라는 이름으로 왕이 되기까지의 굴곡진 과정이 풀어진다. 오스만과 감미로운 비둘기, 마루프의 이야기로 커피가 식는 줄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한다.
이들 이야기 사이사이에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의 연속으로 도무지 재미없을 틈을 주지 않는다. 때때로 마이너리티의 사랑이야기 등 19세 관람불가의 이야기가 재미와 함께 당황스럽게 하지만 지루하지않게 이야기들이 섞혀져 나온다.
중간까지 읽으면서 파티마의 모험이 주된 이야기 인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전반 내내 잔잔하게 흘려내리듯이 펼쳐지는 하카와티였던 오사마의 할아버지에 대한 출생비화부터 시작하는 가족사와 오사마 자신의 일상사가 어느새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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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미에 레바논 사람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한참을 보고 미소를 띄울 수 밖에 없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모험과 종교와 설화가 함께하는 엄청난 이야기의 연속으로 이어진 하카와리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책 하나에 한달이 걸리기는 처음이다.
사족. 800쪽. 4권을 하나로 묶어 가격은 18,000원이다. 요즘 왠만한 작은 책들도 만원이 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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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와티(hakawati)'란 옛날이야기나 신화, 우화 등을 들려주는 사람을 뜻한다. 즉 이야기꾼이자 여흥거리를 제공하는 예능인이다. 일종의 음유시인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허풍 섞인 이야기로 청중을 즐겁게 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말', 또는 '대화'를 의미하는 레바논어 '하키(haki)'에서 유래했다. (책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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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아버지가 살았다. 옛날 옛적에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어머니가 살았다. 백사장 수많은 모래알에도 사연은 있는 법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버지의 아버지도, 어머니의 어머니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영웅이나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삶은 모두 특별하고 아름답다. [하카와티]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니 794쪽이다. 책의 포장을 뜯으며 두께에 놀랐다. 도대체 이 안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 제목이기도 한 ‘하카와티’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는 사람을 말한다. [하카와티]엔 많은 직업인 하카와티를 비롯 많은 이야기꾼이 등장한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양하고 방대하다. 가족과 이웃, 사랑과 죽음, 전쟁과 모험, 신화와 전설, 성경을 넘나든다. 그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원래 이야기는 약간의 허구와 과장이 들어가야 재미있는 법이다. [하카와티]는 크게 네 가지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미국에서 살다 명절 이드 알아드하를 맞아 레바논 베이루트로 온 오사마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 이웃이야기, 현실세계와 지하세계를 오가며 펼쳐지는 파티마의 사랑과 모험이야기, 노예출신으로 왕이 된 바이바르스와 그의 추종자 오스만의 전쟁이야기, 오사마의 어린 시절 하카와티였던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 이웃이야기가 그것이다.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는 죽지 않기 위해 1001밤 동안 유쾌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왕에게 들려줬다. [하카와티]에도 많은 유쾌하고 매혹적인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야기가 끝나면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있다. 신화와 성경, 레바논 혹은 아랍권의 역사와 전설 등을 제대로 알았다면 더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린 시절 하카와티나 전기수(傳奇叟) 혹은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듣고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만났고 만나고 있다. 그 이야기가 꼭 사실일 필요는 없다. 그 이야기가 모두 해피엔딩일 필요는 없다. 어린 시절 많은 이야기들을 만나며 꿈을 키웠다. 어른이 된 지금 꿈이 현실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 이야기 덕에 행복한 유년을 보냈다. 지금 또한 이야기들 덕에 나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전해져야 한다. 그래야 상상하고 생각하며 꿈을 키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