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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백년의 고독]과 이스탄불이 만나다.
"[백년의 고독]과 이스탄불이 만나다." 내용보기
이스탄불은 천만 명이 한데 엉겨 사는 곳이다. 천만 개의 이야기가 뒤섞인 채 열려 잇는 책이다. 이스탄불은 러시아워의 혼란을 준비하며 그 혼란스러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이제부터는 전부 대답하지 못할 정도로 기도가 많아지고, 전부 주목하지 못할 정도로 신성모독이 많아진다. 또한 전부 경계하지 못할 정도로 죄짓는 사람들도, 순결한 자도 많아진다. –p387   <백년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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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은 천만 명이 한데 엉겨 사는 곳이다. 천만 개의 이야기가 뒤섞인 채 열려 잇는 책이다. 이스탄불은 러시아워의 혼란을 준비하며 그 혼란스러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이제부터는 전부 대답하지 못할 정도로 기도가 많아지고, 전부 주목하지 못할 정도로 신성모독이 많아진다. 또한 전부 경계하지 못할 정도로 죄짓는 사람들도, 순결한 자도 많아진다. –p387

 

<백년의 고독>과 이스탄불이 만나다.

 

추석 연휴 지방을 오가며 읽는다. 570페이지 분량에, 0.6kg… 두께 면에서 조금 갈등이 되었으나, 무게 면에서 괜찮다 싶어 과감하게 챙겨 넣었다. 18편의 에피소드들이 연결된 책이라, 끊어서 읽기에 좋았다.

 

<이스탄불의 사생아>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 엘리프 샤팍의 소설로,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나 터키에서 성장한 저자의 경험이 담긴 소설이다. 저자는 이 책 때문에 터키 정부로부터 ‘국가 모독죄’로 기소되기도 했다고 한다. 터키에서 금기시해왔던 소재, ‘아르메니아 학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

'아르메니아 학살' 이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오스만 제국의 영토에 거주했던 소수 민족이자 변두리 지역에 거주하던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을 다수파인 무슬림이 학살한 사건이다.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일어난 터키 정부의 아르메니아인 강제 이주가 시행되면서 수많은 아르메니아인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사건은 현대 시대의 첫 조직적 학살사건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터키 정부에서는 이를 강제이주에 따른 희생이라고 주장하면서 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 이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터키 측 집계 20만명, 아르메니아 측 집계 200만명, 미국/유럽 연구자들 추측 60만~80만명)   – 출처 : 위키백과

 

***

 

이 책의 주인공은 이제 막 성인의 문턱에 들어선 19세의 소녀, 아시야와 야마누쉬,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3대에 걸친 가족들이다. 아시야는 이스탄불의 한 가정에서, 미혼모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를 이모라고 부르며 성장한다. 그녀의 집안은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남자들은 모두 단명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시야는 개성 강한 여인네들, 할머니와 이모들 틈에서 과잉 보호를 받으며 성장한다.

 

허무주의자, 염세주의자, 무정부주의자는 멸종한 종족인데도 소수민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우리의 수가 매일 줄어들고 있어. 우리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p133

 

야마누쉬는 아르마니아계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지만, 부모는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갈등으로 이혼을 한다. 어머니는 터키 출신의 남자(=아시야의 외삼촌)와 재혼하여 아리조나에 정착한다. 야마누쉬는 어머니가 있는 아리조나와 생부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왔다 갔다하며 성장한다. 전통을 중시하는 할머니 덕에 야마누쉬는 어려서부터 아르마니아와 터키의 전통 음식, 문화를 익힌다. 그러던 어느 날, 야마누쉬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친할머니의 고향이 있는 이스탄불로 날아가고, 그 곳에서 아시야의 가족들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어떤 민족인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야마누쉬, 생부의 얼굴은커녕 이름조차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 하는 아시야는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우정을 나눈다. 그리고, 이 둘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은 역사의 비극과 운명, 우연이 빚어낸 연결 고리로 이어져 있음이 밝혀진다.  

 

 

이 책의 에피소드들 제목은 계피, 병아리 콩, 설탕, 구운 헤이즐넛, 비날라, 피스타치오, 밀, 잣, 아몬드 등 음식 재료 이름을 따서 지어졌고, 이 재료들이 섞여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아슈레(Asure)’라는 터키 전통 디저트이다.

 

아슈레는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추억이 실린 요리이자, 운명을 결정하는 요리이기도 하다. 섞이고 뒤엉킨 두 가족들의 삶을 상징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재료들이 섞여서 요리가 되듯, 단편의 에피소드들이 모여서 삶을 구성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아슈레 사진, 터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먹어보길 권한다.

   맛은? 안먹어봐서 모르겠지만, 달콤 고소하지 않을까? )

 

그래, 여기부터 달라지지. 억압하는 자는 과거가 필요 없어. 하지만 억압받는 자는 과거밖에 없어. –p421

 

저자가 터키 정부로부터 기소를 당했다고 해서, 엄청난 폭로나, 디테일한 묘사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저자는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결국은 연결되어 만난다는 정도의 톤으로만 스토리를 끌어간다. 그리고 스토리의 상당 부분은 몽환적이다. 근친상간, 3대에 걸친 운명, 영웅, 예지안, 음식에 관한 이야기 등은 저자 스스로 이 책에서 인용했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연상시킨다.

 

***

 

<이스탄불의 사생아>는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두께에 비해 제법 빨리 읽힌다. 뒤죽박죽인듯한 스토리를 관통하는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오래 생각이 머문다. 무엇보다 새로운(and 괜찮은)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리고 이런 문장들도 반갑다.

 

영화와 달리 책의 끝에는 ‘끝’이라는 표시가 반짝거리지 않아요. 책을 다 읽고 나도 어떤 것도 끝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요. 그러니 다른 책을 또 읽는 거죠. –p155

 

작가의 다음 작품들도 기대해 본다.



c*******e 2010.09.2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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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매력과 혼란 속에서 헤매다, 이스탄불의 사생아
"이스탄불의 매력과 혼란 속에서 헤매다, 이스탄불의 사생아" 내용보기
제 1조항, 당신의 삶을 사랑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당신의 삶을 사랑하는 척 하지 말라.   제 2조항, 압도적인 다수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압도적인 다수가 되지 않는다. 어느 편인지 선택하라.   - 아시야의 허무주의 개인선언서 에서    * 사생아로 태어난 아시야, 그녀는 엄마와 이모 셋 그리고 할머니와 증조할머니
"이스탄불의 매력과 혼란 속에서 헤매다, 이스탄불의 사생아" 내용보기

 

제 1조항, 당신의 삶을 사랑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당신의 삶을 사랑하는 척 하지 말라.

 

제 2조항, 압도적인 다수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압도적인 다수가 되지 않는다.

어느 편인지 선택하라.

 

- 아시야의 허무주의 개인선언서 에서 

 

*

사생아로 태어난 아시야, 그녀는 엄마와 이모 셋 그리고 할머니와 증조할머니와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엄마를 이모라고 부르니 엄마 넷 혹은 이모 넷과 함께 살아가는 것과 같다. 하나뿐인 외삼촌은 미국에 간 뒤 한번도 터키로 되돌아오지 않으니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곱의 여자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집과 그 문화는 어느 이스탄불의 가정과도 다르지만 또한 어느 이스탄불의 집만큼이나 이스탄불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네 이모들은 제각기 뒤엉킨 인생의 길을 살아간다. 그 속에서 아시야 역시 제 인생의 답을 찾지 못해 이러저리 방황하기는 마찬가지다. 여자들이 대거로 등장해서 산만하게 수다를 떠는, 그 한데 묶인듯 자유로운 듯한 그런 분위기가 한가득인 것이 좋다. 그 산만함과 자유로움이란~ ^^

 

네 이모와 할머니들까지 여자들로 가득한 이 이야기는 낯선 발음의 이름들과 요리들 터키의 전통 요리와 관습들 때문에 무척이나 어수선하고 산만하게 시작된다. 프티트마,젤리하, 페리데, 바누, 아시야, 괼쇰, 무스타파, 아마누쉬.... 아, 낯선 발음의 이름들. 게다가 등자인물들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런 초반의 낯선 이름들 속으로 찬찬히 들어가기만 한다면 550페이지의 두께가 무색하게 이야기가 술술 잘도 넘어간다. 낯선 이스탄불의 문화도 듣도 보도 못했던 음식 이야기들도 게다가 산만하고 공격적으로 등장하는 역사 이야기도 잘 넘어간다. 그러면 어느새 전통과 개혁, 농담과 진실, 지성과 본능, 기억과 망각,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멋대로 뒤얽힌 이스탄불을 헤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터키와 이스탄불. 이름만 알고 있고 제대로 아는 것은 없는 낯선 나라, 낯선 음식과 문화들, 낯선 발음의 이름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나 둘 해체된다. 서양과 동양 사이, 고수와 개방 사이, 보수와 개혁 사이, 과거와 미래 사이 그 모든 것들 사이에 끼어 있는 터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혼잡스러운 이스탄불.

 

이 책이 이 이야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터키의 문화와 전통, 검열과 통제, 기억될 과거와 지어진 과거들, 역사 속에 뒤엉킨 운명과 가족사들, 끈끈하고 끈질긴 가족 관계의 애정과 문제, 지켜야 할 전통과 사라져야 할 전통들, 용서할 수 없는 문제들과 용서해야 할 문제들, 혼란과 방황 속에서도 찾아내야 하는 정체성의 문제들.... 그 모든 것들은 씨실과 날씰처럼 뒤엉켜 하나의 그림을 이룬다. 이야기를 따라갈 때는 그 문제들이 그 이야기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끝났을 때, 우리는 아주 복잡하고 정교하며 아름다운 그림 한 장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다.

 

근래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흥미롭고 눈에 띄는 책이다. 엘리프 샤팍의 <이스탄불의 사생아> 그녀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 책 말고는 아직 번역된 책이 없다. 쩝! 580페이지를 넘는 두께와 아름다운 책 디자인에 대번에 눈이 간다. 정교한 무늬의 타일들이 모여 이루는 그림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그리고 이야기도 딱 그만큼 혹은 더 정교하고 복잡하며 아름답다. 낯선 도시 낯선 이름들 낯선 문화 그리고 놀랍고 매력적인 이야기 엘리프 샤팍의 <이스탄불의 사생아> 꼭 한번 만나보기를~ ㅎㅎㅎ 

- 다락방서 허뭄

 

 

g*****6 2010.01.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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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사생아] 눈과 귀로 즐기는 달콤한 '아슈레' 한 그릇
"[이스탄불의 사생아] 눈과 귀로 즐기는 달콤한 '아슈레' 한 그릇" 내용보기
이스탄불의 사생아눈과 귀로 즐기는 달콤한 '아슈레' 한 그릇   지인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다.내년 터키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권유받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역사를 망각하고 살아가는 무신론자에 탈이념적인 터키 소녀 '아시야'와미국 애리조나에서 아픈 역사를 지닌 민족의 딸로 그 뿌리를 찾아 터키로 온 아르메니아 소녀 '아마누쉬'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1장
"[이스탄불의 사생아] 눈과 귀로 즐기는 달콤한 '아슈레' 한 그릇" 내용보기

이스탄불의 사생아

눈과 귀로 즐기는 달콤한 '아슈레' 한 그릇

 

 

 

지인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다.

내년 터키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서 권유받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역사를 망각하고 살아가는 무신론자에 탈이념적인 터키 소녀 '아시야'

미국 애리조나에서 아픈 역사를 지닌 민족의 딸로 그 뿌리를 찾아 터키로 온 

아르메니아 소녀 '아마누쉬'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1장 계피로 시작되어 18장 청산가리로 끝나는 소설은 -

끊임없이 터키 음식과 하나같이 독특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마치 풀코스 식사를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무려 573P의 장편소설이다.

 







억압받는 이스탄불 여성과

유쾌한 이스타불 여성 사이



 

이야기는 시작부터 충격적인 이스탄불의 문화적 차이를 느끼게 하는데 -

'젤리하'라는 여인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길거리에 욕을 할 수 없는 

이스탄불 여인에 대한 강한 반발감을 표현하면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스탄불의 정숙한 여성의 황금 법칙 :


길거리에서 누가 괴롭히더라도 절대로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 

괴롭히는 자에게 반응을 보이거나 심지어 욕하는 여성은 상대의 감정을 더욱 북돋을 따름이다!


- 1장 계피 中 , 15-  

 

하지만 이런 보수적인 나라에 온갖 짜증섞인 비아냥을  지껄이는 19살 소녀가

한국 사회에서도 쉬쉬하는 낙태를 혼자서 하러 가는 것, 역시 또 한번의 충격이었다.

 

이렇게 저자인 엘리프 샤팍은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젤리하를 포함한 수 많은 캐릭터들을 창조해내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터키와 아르메니아인 사이

한국과 일본을 보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아르메니아 대학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오스만 제국이 잘나가던 그 시대에도 일본을 포함한 제국주의 국가들이 그랬던 것 처럼 -

대량학살을 자행했고, 아르메니아 민족 학살이라는 참극을 낳았다.


민족의 지울수 없는 아픔이 살아남은 자들의 후예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러한 아르메니아의 후손으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아마누쉬의 갈등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아마누쉬는 바세닉 고모가 자신이 책 읽는 것을 언제나 반대하는 이면에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깃들여있다고 느꼈다.

원시적인 두려움이 아니라 구조적인 근거가 있는 두려움이었다.

즉 지나치게 환하게 빛을 발하면서 무리에서 두드러지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과거 오스만 정부 시절에 아르메니아인 중에서 작가와 시인, 예술가, 지식인들이 가장 먼저 제거되었다.

그들은 우선 '두뇌'를 제거한 후에 보통사람들을 제거하려고 했다.


...(중략)....


모든 책에는 잠재적으로 해로운 요인이 있으며 그중에서 소설이 특히 위험하다고 여겨졌다.

허구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것이 유동적이며 변덕스럽고 달도 뜨지 않은 사막의 밤처럼 놀라움이 있는 이야기의 우주로 잘못 들어갈 수도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넋을 잃는다. 바람이 바뀌고 나쁜 시간이 닥칠 때 무방비 상태로 있지 않으려면 

절대로 지나치게 멀리 떠나 있어서는 안되는 쓰리고 둔감한 진실을 망각하게 된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으리라고 순진하게 믿어봤자 소용이 없다.

상황은 늘 악화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살아야만 사람들에게 상상력은 치명적인 매혹이며,

언제나 침묵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언어는 독이 될 수 있다.


간신히 살아남은 자의 후예로서 여전히 책을 읽고 생각하기를 원한다면, 조용히, 조심해서 내성적으로 해야한다.

인생에서 높은 열망을 품어야만 한다면, 힘을 뺴앗기고 보통 사람 정도의 힘만 남은 것처럼 열정과 야망을 줄이고

단순한 욕망을 품어야 한다. 


   - 제 6장 피스타치오 中 , 157P -


 

아르메니아 보단 우리가 상황이 좀 나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국토가 있고, 그들보다는 훨씬 큰 국가니깐.

하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서 늘 가슴을 치는 아픔을 겪어온 민족의 자손으로서 -

그녀가 갖는 피해의식과 지나치게 역사와 기억에 집착하는 모습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리고 아직도 이 땅에서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도 '예니체리'라고 칭하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오스만 제국의 통치가 정당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예니체리의 역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예니체리군은 오스만 국가에게 생포되어 개종한 기독교세대의 자손이었으며, 

자신의 민족을 무시하고 자신의 과거를 망각하는 대가를 치러야지만 사회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예니체리의 역설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모든 소수민족과도 연관이 있다.

추방된 자들의 자손이여! 다음의 오래된 질문은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 역설과 관련해서 당신의 위치는 무엇이 될 것인가? 예니체리군의 역할을 받아들이 겠는가?

당신이 속한 공동체를 버리고 터키인들의 말대로 우리 모두 전진할 수 있도록 그들이 과거를 교묘히 피하게끔 놔두고 그들과 평화로이 지내겠는가?



예니처리군의 역설은 서로 충돌하는 두 존재 사이에서 갈라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과거의 잔여물(부드러움과 슬픔의 자궁, 부정과 차별의 의미)이 쌓여간다.

또 한 편으로는 약속된 미래(성공으로 장식된 피난처, 과거 가져보지 못했던 안정감, 

대다수에 합류하고 드디어 정상적으로 여겨지는 편안함)가 반짝인다.



- 제 6장 피스타치오 中 - 



같은 민족임에도 과거를 끊임없이 기억해내려는 자들과 - 

망각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는 자들에 대한 내부적인 갈등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혼한 아르메니아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미니 사이에서

자라며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미국계 아르메니아인의 이중성과는 또 다른 

이질적인 불안감과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오던 아마누쉬라는 인물이 바로 -

오늘날의 뒤섞임 문화를 극명히 보여줬다.








기억과 망각


그리고 뒤섞임




어떤 사과의 목적을 안고 떠나온 여행은 아니었지만 -

진실에 직면했을 때 , 가해자의 진심어린 미안함 같은 것을 기대했을 텐데..

현실은 역시 달랐다.



“아마누쉬의 가족이 이스탄불에 살았던 거 모르지? 그들은 1915년에 온갖 고통을 겪어야만 했어

추방당하는 중에 많은 사람이 죽었어배고픔에 피로에잔혹함에…”순전한 침묵아무 논평도 없었다

아시야는 알코올중독 만화가의 걱정 어린 시선을 느끼며 더욱 밀어붙였다.


“아마누쉬의 증조할아버지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처형당했어. 왜냐하면,”
아시야가 고개를 돌려 아마누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다음 말은 아마누쉬보다는 무리에게 향한 것이었다.
“지식인이었기 때문이지!”
아시야가 천천히 와인을 마시며 말을 이었다.


“다시 말해서 아르메니아 공동체에 아무 지도자가 없도록 지식인들이 가장 먼저 처형되었던 거야.”
곧 침묵을 깨고 누군가가 말했다.

“그런 일은 없었어.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걸.”
초민족주의 영화의 비민족주의 시나리오작가가 고개를 마구 저었다. 

그는 파이프를 한 모금 피우고 소용돌이치는 연기 중에서 아마누쉬의 눈을 바라보며 동정어린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네 가족에게는 유감이야. 조의를 표해. 그래도 그때가 전쟁 중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 

양쪽 사람들이 다 죽었어. 아르메니아 반군의 손에 죽은 터키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지? 

상대편 이야기는 생각해봤어? 생각해본 적이 없을걸! 터키 가족의 고통은 어땠는데? 

전부 비극적이지만, 1915년이 2005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 

그때는 시대가 달랐어. 당시는 터키국가도 아니고 오스만 제국이었다고. 근대 이전의 시대에 벌어진 근대 이전의 비극이었던 거지.”
(…)


“아르메니아인들의 주장은 과장과 왜곡에 기초한 거야. 

우리가 아르메니아인을 이백만 명이나 죽였다는 주장까지 하더라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역사학자라면 절대로 그런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한 명만 되도 많은 거지.”
아시야가 되받아쳤다.

초민족주의 영화의 비민족주의 시나리오작가가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아시야, 해줄 말이 있어. 악명 높은 세일럼의 마녀사냥에 대해 들어봤지? 

마녀라고 비난된 거의 모든 여자들이 비슷한 고백을 하고 동일한 시간에 기절하는 것을 포함해서 

공동의 징후를 보였다는 점이 흥미롭지… 그들이 거짓말했을까? 아니지! 그들이 그런 척했을까? 아니야! 그들은 집단히스테리였던 거야.”

“그게 무슨 뜻이죠?”
아마누쉬가 화를 거의 억누르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 젠장할 무슨 소리야?”
아시야가 화를 참지 않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가의 우울한 얼굴에 피곤한 미소가 떠올랐다.


“집단히스테리라는 게 있어. 아르메니아인들이 히스테리라거나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그건 과학적으로 알려진 사실이야. 집단이 개개인의 믿음과 생각, 심지어 신체반응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거지.


어떤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면 그 이야기를 내면화하게 되지그때부터 그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거야

더 이상 이야기도 아니고 현실이 되는 거야바로 당신의 현실이! 


- 10장 '아몬드' 중에서 

 




 

위에 대화는 처음엔 담담하게 - 중립적인 감정으로 다가왔지만,

이야기의 화자가 나와 일본인으로 바뀐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자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하지만역사적 팩트나 사과와 화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아마누쉬와 아시야가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은 .. 좋았다. 

그리고 아마누쉬와 아시야가 한 조상의 자손이기도 했으니깐.


근데 이야기 끝에 아시야의 아버지가 바로 자신의 삼촌이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뜨악.....

먼가 14장 쯤 부터.. 설마..설마 했다;; 작가님이 드라마 좋아한다더니거기도 막장인거유? ;; 하하 ) 




노아의 푸딩 '아슈레' 한 그릇 뚝딱! 

 

 





책을 읽는 내내 터키 음식이 먹고 싶었다.

그리고 궁금했던 챕터의 제목이 야슈레라는 디저트의 재료라는 걸 알고는 소름이 끼쳤다;;

작가님 천재...;; 하하..



21C 다문화가 화두로 던져진 오늘날, 

'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보여주고 또 많은 질문을 던졌던 소설이였다.


맛나게 잘 비빈 비빔밥을 좋아하는 우리나라도 - 

달콤한 아슈레를 즐기는 터키인들도 - 

모두 잘 해낼 수 있겠지....???


같은 여자로서 그리고 같은 시대를 살아온 또래 여자아이로서 공감하게 하는 

사랑스러운 글이 너무 많았는데, 

맛있는 음식도 따스하고 사랑스럽고 격하게 공감가는 캐릭터들도, 순간도 너무 많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절감하며

다시 역사 공부를 시작하려는 요즘 - 서구가 아니라 우리나라 외 동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터키로 가서 그 맛난 음식들을 다 먹고 오고 싶어 졌다ㅎㅎ



그리고 기억 속에서는 잊혀져도 삶과 문화에 스며 들어가는

역사와 과거가 어떻게 오늘과 미래를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상적이었던 서평의 구절과 함께 글을 마친다.




 시간이라는 지우개가 기억과 생존자를 지워나갈 때 

과거의 역사가 살아남은 자들의 삶에서 

어떻게 체화되어 드러나는지를 담담히 보여주는 소설  "




m*******1 2014.12.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스탄불의 사생아] 엘리프 샤팍 : 역사분쟁이란 벌집을 건드리다
"[이스탄불의 사생아] 엘리프 샤팍 : 역사분쟁이란 벌집을 건드리다" 내용보기
일단 책이 두껍다는 점~ 이번 감상은 <이스탄불의 사생아> 입니다. 제목이   묘해서 내용이 꽤 궁금했어요. 책도 570 페이지에 달해 은근 두꺼워서 잘 읽어낼수나 있을라나 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꽤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는 읽기 재미있어서 책읽는 진도가 쭉쭉 나간다는거죠.         이스탄불의 사생아   책의 이야기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돌
"[이스탄불의 사생아] 엘리프 샤팍 : 역사분쟁이란 벌집을 건드리다" 내용보기

일단 책이 두껍다는 점~

이번 감상은 <이스탄불의 사생아> 입니다. 제목이  

묘해서 내용이 꽤 궁금했어요. 책도 570 페이지에

달해 은근 두꺼워서 잘 읽어낼수나 있을라나 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꽤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토리는 읽기 재미있어서 책읽는 진도가 쭉쭉

나간다는거죠. 

  

 

 

이스탄불의 사생아

 

책의 이야기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하나는 터키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이예요. 대대로  

남자가 귀한 집안인데 남자 아이가 잘 태어나지  

않거나 집안의 남자 어른이 어이없을만큼 이상한  

사고로 거의 다 죽어버린 그런 집이예요. 그 집  

딸 중 하나가 아빠를 알 수 없는 여자 아이를  

낳아요 이름은 아시야구요. 

그리고 두번째 가족은 이 집의 유일한 남자인  

- 어릴적 이 집안의 남자들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늘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어릴 때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버린 - 아들이 미국에서 이룬 가족입니다.  

이 아들은 한번 이혼한 경험이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살고 있는데요, 부인과 그 전남편  

사이에  딸이 하나 있습니다. 딸의 이름이

아마누쉬예요. 전남편은 아르메니아계 사람이구요. 

 

그리고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역사가  

있습니다. '아르메니아 대학살' 이라고  

불리는 터키와 아르메니아 간 분쟁이

바로 그것입니다.  

 

분쟁에 관한 참고자료 :  

 http://terms.naver.com/entry.nhn?cid=502&docId=1637299&mobile&categoryId=502 


 

이 소설의 이야기는 아르메니아계 아빠를  

둔 아마누쉬가, 자신의 정체성과 역사의  

상황을 직접 두눈으로 확인해 보겠다며  

터키에 있는 새아빠의 고향집으로 찾아가서  

그 집의 비슷한 또래인 아시야를 만나고  

함께 지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큰 줄거리  

입니다. 이 터키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갈등, 미국의 아들-부인-전남편네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갈등, 이 두 집안 

사이에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족사, 그리고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에  

있었던 역사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꼬이고

꼬인 채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정리하자면,  

터키와 아르메니아 사이의 역사적 분쟁,  

그리고 터키 가족의 이야기와 아르메니아

가족 이야기가 얽히고 섥혀 있다고 생각 

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쯤되면 아, 이 소설의  

내용이 대충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겠구나  

짐작이 되실거라 생각이 드네요. ㅋ

 

 

우선 이 어렵고도 힘든 역사적 분쟁을  

소재로 글을 쓴 엘리프 샤팍이라는 작가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이것은  

대단히 어럽고도 위험하고 무서운 글쓰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런 한편의 글을 완성해  

냈다는 것은 진심으로 대단하고도 엄청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마치 독일과 폴란드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쓰는 것, 혹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쓰는  

것과도 비견될만한 그런 작업인거죠.  

 

일단 이런 소설을 잘 쓰신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거나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한번 얘기를  

해 보죠. 일본인 새아빠를 둔 딸이 새아빠의  

일본 고향집에 찾아와서 그집에 있는 같은

또래인 일본 여자아이와 같이 지내는데,  

그러면서 그곳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

우리들의 조상들이 한 일이라 잘 모르겠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거기까지  

미처 알거나 생각하지 못했다 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런 이야기를  보고

들을 한국인들은 뭐라고 할까요? 이런 뭐  

병X같은 상황이 있나라고 할 사람이 적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근데 사실 알고보니 이 두 집안의 증조,  

고조대에서 함께 생사를 넘나들며 도움을  

주고받았고 알고보니 모두가 한뿌리의 집안 

이며 사람들었으니 서로에게 반목과 역사적  

문제로 인한 앙금을 떨쳐내고 서로 화해하고  

모두 같이 행복하게 살자꾸나 라고 누군가  

얘기해 줬다면 상황은 어떨까요? 아, 그렇구나.. 

우린 알고보면 모두 같은 한집안 한가족일  

수도 있겠구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저 오래된  

옛날에 그러한 인연이 있었으니 서로  

적대시하지말고 대화합의 미래를 펼쳐야  

겠구나.. 라고 생각할까요? 아마 한국에서는  

이건 또 뭔 X소리인가 라고 얘기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겟으나 피해자의 입장은  

그리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그것이 민족이나 국가간의 분쟁 

수준이 되면 대단히 어려운 문제가 되겠지요.

 

조금은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가 나왔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한번은 읽어볼만한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아시죠? 

비평과 감상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라는 점~

 

 

c******t 2013.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번역과 교정에 문제가 많아요
"번역과 교정에 문제가 많아요" 내용보기
58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책!재생용지로 만들다 보니 왠만한 대학교재 두께를 자랑한다.근데, 이책이 은근히 재미가 없다.거기다가 번역의 잘못인지 교정이 엉망인지도대체 문장의 주어와 목적어를 구분할 수가 없다그래서 무슨말인지 이해가 않되는 문장도 많다.오자와 탈자, 중복어순 등등 오류가 너무도 많다그래서 이 책이 초판이 나오자 마자 중고도서가 되버렸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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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책!
재생용지로 만들다 보니 왠만한 대학교재 두께를 자랑한다.
근데, 이책이 은근히 재미가 없다.
거기다가 번역의 잘못인지 교정이 엉망인지
도대체 문장의 주어와 목적어를 구분할 수가 없다
그래서 무슨말인지 이해가 않되는 문장도 많다.
오자와 탈자, 중복어순 등등 오류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이 책이 초판이 나오자 마자 중고도서가 되버렸는지도 모르겠다

y******i 2011.07.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