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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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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문고판 책 속에 있던 위인전은 위대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의 용기와 정의로움, 끈기, 노력 등의 의미와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내게 알려 주었다. 책 속의 위인들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할 인생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했다. 세종대왕, 이순신, 오성과 한음, 강감찬, 퀴리 부인, 나이팅게일...... 위대한 그들의 삶에 어린 시절에는 동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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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문고판 책 속에 있던 위인전은 위대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의 용기와 정의로움, 끈기, 노력 등의 의미와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내게 알려 주었다. 책 속의 위인들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할 인생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기도 했다. 세종대왕, 이순신, 오성과 한음, 강감찬, 퀴리 부인, 나이팅게일...... 위대한 그들의 삶에 어린 시절에는 동경으로, 존경의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을 하고 난 후 생각해 보면 위인들의 삶은 뭔가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그들은 먼 과거 속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은 과거형이었다. 그리고 왠지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다가설 수 없이 먼, 그런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랄까.

그런 때 책에서 지금 내 옆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고, 딱딱하게 굳어 박제가 된 과거의 사람이 아니라 현재, 지금 내 옆에 있는 듯한 사람. 그 중 한 분이 바로 타샤 튜더님이셨다. 타샤 할머니~ 하고 친숙하게 부를 수 있는 분이시다. 내게 무언가 배울 점을 찾아내도록 강요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분. 나는 그녀처럼 살고 싶었다. 처음으로 진지하게 ‘ ~처럼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재작년, 타샤 할머니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 솔직히 타샤 할머니를 알게 된지 1-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많이 애석하고, 슬프고,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 타샤 할머니가 우리 곁에 있는 것처럼 그분의 자리가 아직도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감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삶을 책을 통해, 영상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셨던 타샤 할머니의 정신이 우리 곁에 아직 살아 숨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타샤 할머니의 삶에 관해서는 그동안 출간된 에세이 <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나의 정원> <타샤의 그림 인생> <타샤의 크리스마스> <타샤의 식탁>를 통해 많이 접해 왔다. 그녀의 노력이, 그녀의 인생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타샤 튜더, 인형의 집> 책이 집에 도착했을 때, 그분의 숨결이, 그분의 자취가, 그분의 삶이 영화처럼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책에는 그동안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삶의 방향이 담겨 있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이 퍼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나에게 다시 처음 타샤 할머니를 만났을 때, 그 때의 생각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엠마의 양철 구이통은 타샤의 것과 똑같은 모양으로 실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p24)

타샤의 집 부엌에 있던 것을 본떠서 그대로 만든 미니어처 씽크대는 타샤의 시동생 로렌 맥크리디가 만들었다. 개수대 밑에 있는 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펌프질을 하면 실제로 물이 나온다. (p28)

타샤의 팬이기도 한 유리 공예 장인이 섬세한 크리스탈 샹들리에를 만들어주었다. (p62)

타샤의 며느리인 마저리 튜더가 공들여 만든 미니어처 의자는 타샤의 실제 의자만큼이나 편안해 보인다. (p78)

 

책에서 나는 타샤 할머니를 아끼는 많은 사람의 애정을 보았다. 타샤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음을 느꼈다. 모르던 사실은 아니었지만, <인형의 집>을 만들 때,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그랬다. 타샤 할머니를 쏙 빼닮은 엠마와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새디어스, 그들이 사는 인형의 집에는 타샤 할머니의 집의 축소판인양, 정성과 노력이 담긴 물품들이 가득했다.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타샤 할머니의 <인형의 집>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는데, 만일 나에게도 그런 제의가 들어왔다면 나역시 같은 마음으로 미니어처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에게나 이렇게 대가없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받았던 타샤 할머니의 삶이 내게 알려주는 건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싶다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베풀면서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정원의 꽃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동물들에게, 자신의 주변의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었기에, 진심어린 마음을 베풀었기에, 다시 돌아온 사랑을 누릴 자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인형의 집>에는 타샤 할머니의 지난 삶이 농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타샤 할머니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되어준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지금 나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한 고비를 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타샤 할머니의 책을 읽으며 먼 인생길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진지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 지금 내가 생각하는 인생, 앞으로 살아가고픈 인생, 그리고 타샤 할머니의 나이가 되었을 때 되돌아보게 될 인생까지. 머리 아프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타샤 할머니의 생 앞에서는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다.

그녀의 인생이 내게 절대로 인생에서 쉬운 것이란 없으며, 열심히 노력하고, 베푸는 태도만이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후회없는 인생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b****4 2010.06.07. 신고 공감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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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의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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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자마자 청소, 빨래,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등등 대대적인 집 청소를 했다. 몸이 휘청거릴 만큼 힘들었음에도 되돌아보니 깨끗해진 집 때문에 마음이 뿌듯해졌다(곧 조카 네 명이 집안을 휩쓸고 돌아다녔지만.). 내 방으로 돌아와 책 정리를 간단하게 한 후 노트북을 켰다. 인터넷을 켜봤자 블로그와 온라인 서점 밖에 둘러 볼 곳이 없기에 바로 컴퓨터를 끄려고 했는데, 오늘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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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오자마자 청소, 빨래,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등등 대대적인 집 청소를 했다. 몸이 휘청거릴 만큼 힘들었음에도 되돌아보니 깨끗해진 집 때문에 마음이 뿌듯해졌다(곧 조카 네 명이 집안을 휩쓸고 돌아다녔지만.). 내 방으로 돌아와 책 정리를 간단하게 한 후 노트북을 켰다. 인터넷을 켜봤자 블로그와 온라인 서점 밖에 둘러 볼 곳이 없기에 바로 컴퓨터를 끄려고 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내 블로그 음악이 나를 이끌었다. 잔잔한 피아노곡들로 이루어진 배경음악을 듣고 있자니 그제야 쌓였던 피로가 풀어진 듯 했다. 내친김에 이런 분위기에서 책이나 읽자 해서 꺼낸 책이 오늘 도착한 <타샤 튜더, 인형의 집>이었다. 출간 소식을 좀 늦게 알아 이제야 내 책장으로 들인 책인데, 지금 분위기에서 펼치면 제격일 것 같았다.

 

  나의 예감을 꿰뚫듯, 오랜만에 찾아온 타샤 할머니의 책은 고적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귀에 감기는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차분해지는 마음을 향해 타샤 할머니의 손길이 묻어 있는 인형들의 세상이 들어왔다. 타샤 할머니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조금만 관심 있는 독자라면, 타샤 할머니가 만든 인형의 세계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워낙 다방면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재주가 있는 타샤 할머니라서, 이렇게 분권으로 책이 나올 정도다. 타샤 할머니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거니와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상상하지 못한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에 놀랄 것이다.

 

  타샤 할머니는 어릴 때 엄마로부터 선물 받은 인형을 통해 작고 오밀조밀한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타샤 할머니가 직접 만든 인형을 통해 자녀들과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았음은 물론,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도 교감이 되었다. 타샤 할머니는 정교하기 짝이 없는 인형들의 세계를 즐겁기 때문에 만들어 갔다고 했는데,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예술적인 가치가 충분해 보였다. 남자 인형 새디어스를 만들고, 여자 인형 멜리사를 만든 후 결혼을 시키면서 또 다른 세계의 포문을 열었다. 인형들의 결혼식은 <라이프>지에 실릴 만큼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인형의 집 안주인은 엠마다. 엠마라는 인형을 만들고 나서 돌하우스의 안주인이 바뀐 것이다. 타샤 할머니의 분신이라고 해도 될 만큼 쏙 빼닮은 엠마는, 타샤 할머니의 결혼생활에 대한 안타까움과 소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잠시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다.

 

  타샤 할머니는 네 자녀를 두었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진 못했다. 사랑 없는 결혼을 했고, 이혼을 한 뒤 혼자서 네 자녀를 훌륭하게 길러냈다. 그래서인지 멜리사가 안주인에서 물러난 것도 타샤 할머니의 분신인 엠마가 새디어스와 행복하게 지내는 것에서 타샤 할머니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타샤 할머니에게 남편의 빈자리가 흠으로 보일 정도로 자신의 독특한 삶에 매료되어 살아왔다. 엠마와 새디어스를 통해서 결혼생활의 행복을 갈망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인형들의 세계임에도 타샤 할머니는 현실을 반영한 또 다른 세계의 이면을 보여준 셈이었다.

 

  인형들의 집을 보고 있노라면 저것이 실재인지, 미니어처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그만큼 타샤 할머니의 손길이 묻어난 작은 세계는 철저히 타샤 할머니의 집과 취향을 반영한 것이었고, 타샤 할머니의 손길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들어간 결과였다. 엠마와 새디어스가 생활하고 있는 집은 코기 코티지를 축소해 놓은 것이었다. 부엌, 침실, 서재, 염소 헛간 등 코기 코티지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형의 집은 타샤 할머니의 단순한 취미라고 단정 지을 수 없었다. 애정과 사랑이 아니었다면 결코 만들 수 없었을 것이고, 완벽한 인형의 집이 탄생하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인형의 집의 살림살이 하나하나를 꼼꼼히 둘러보면서 감탄밖에 터트릴 것이 없었다. 또 인형들의 세계지만 무척 행복하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에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엠마와 새디어스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 하면서도 장인들의 정성이 빚어낸 분위기는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타샤 할머니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인형의 집으로 새로 태어난 또 다른 세계는 그렇게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타샤 할머니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넘쳤기에 이런 세계를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타샤 튜더, 인형의 집>을 다 둘러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평소의 속도라면 더 빨리 읽어버릴 수 있었겠지만, 오랜만에 만난 타샤 할머니의 흔적을 대충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책을 읽어 나갔고, 인형의 집을 구경하면서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했다. 그 세계에서 엠마와 새디어스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길 진심으로 바랐다. 타샤 할머니는 더 이상 뵐 수 없지만, 할머니의 흔적이 배어있는 인형의 집은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세계를 열어주었으면 했다. 늘 그렇듯, 타샤 할머니의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그리움이 짙게 묻어난다. 그래도 타샤 할머니가 남겨준 흔적을 이렇게나마 조우할 수 있으니 그것에 감사하면서, 오늘 밤에는 인형의 세계의 행복감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심정이다.

s****m 2010.03.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