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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하)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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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다시 영원한 의문이 남는다. 나의 겸손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인가? 내가 잡어먹히게 되었으니 고맙게 됐다는 인사말을 요구하지 않고 나를 그냥 잡아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 내가 두 주를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해서 누군가가 정말로 자존심이 상한 것일까? 나는 그런 것을 믿지 않는다. 이렇게 상상하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할 것이다. 즉, 어떤 우주적인 조화를 위해 매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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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다시 영원한 의문이 남는다. 나의 겸손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인가? 내가 잡어먹히게 되었으니 고맙게 됐다는 인사말을 요구하지 않고 나를 그냥 잡아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 내가 두 주를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해서 누군가가 정말로 자존심이 상한 것일까? 나는 그런 것을 믿지 않는다. 이렇게 상상하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할 것이다. 즉, 어떤 우주적인 조화를 위해 매일같이 어떤 생물이 희생되지 않으면 나머지 다른 생명체들이 살아 남을 수 없듯이, 삶의 가감의 법칙을 위해, 아니면 그 어떤 대조나 그 밖의 것들을 위해 나의 하찮은 삶, 즉 인류를 구성하는 한 원자의 삶이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그다지 위대한 것이 아니란 점을 지적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자! 다른 식으로, 즉 끊임없이 서로서로를 잡아먹지 않고 이 세계를 형성해 간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나는 이것에 동의한다. 내가 그러한 세계의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가정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내가 알 수 있을 만한 것도 있다. 만약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나로 하여금 인식하게 했다면, 이 세상의 구조가 오류투성이인 데다가 그러한 오류가 없다면 버텨 나갈 수 없다는 것에 내가 왜 신경 써야 되겠는가? 그렇다고 누가 나를 비난할 수 있겠는가? 어쨌든 이 모든 것은 불가능하고 공정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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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쳤다 라는 말을 이렇게 어렵게 빙빙 돌려 말하는 매력

도선생의 미친사람들 너무 좋아..

YES마니아 : 플래티넘 c*******l 2018.07.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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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도스또예프스끼 : 백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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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고 이걸 어떻게 읽나 싶으신 분들은 그냥 줄거리만 보셔도 됩니다.이야기가 전개되는 양상은 즐겁지만 사족이 많아 중간중간 좀 지치기도 합니다.*공작은 다시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로고진이 잠잠해졌을 때(그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공작은 조용히 상체를 수그리고 그와 나란히 앉았다. 그의 가슴은 몹시 심하게 두근거려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공작은 그를 훑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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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고 이걸 어떻게 읽나 싶으신 분들은 그냥 줄거리만 보셔도 됩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양상은 즐겁지만 사족이 많아 중간중간 좀 지치기도 합니다.


*

공작은 다시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로고진이 잠잠해졌을 때(그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공작은 조용히 상체를 수그리고 그와 나란히 앉았다. 그의 가슴은 몹시 심하게 두근거려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공작은 그를 훑어보았다. 로고진은 마치 공작의 존재를 잊어버린 듯 그를 향해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공작은 그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시간은 흘러 날이 새기 시작했다. 로고진은 간간이 그러다가는 돌연히 두서 없는 내용의 말을 날카롭게 소리 내어 중얼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함을 치다가는 갑자기 웃어 버리기도 했다. 공작은 떨리는 손을 내밀어 로고진의 머리를 만져 주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가 뺨도 쓰다듬어 주었다.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공작 자신은 다시 몸을 떨기 시작했다. 마치 다리가 떨어져 나간 느낌이었다. 무언가 완전히 새로운 감정이 끝없는 우수를 동반하며 그의 마음을 짓눌러 왔다. 그러는 가운데 날이 밝았다. 마침내 공작은 무기력과 절망의 나락에 빠져 버린 듯 쿠션 위에 누워, 자기의 얼굴을 창백하게 굳어 버린 로고진의 얼굴에 갖다 대었다. 공작의 눈에서 흘러나온 눈물이 로고진의 두 뺨 위로 흘러내렸다. 그러나, 공작은 자신의 눈물을 의식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이상 눈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적어도 여러 시간이 더 경과한 후에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왔다. 이때 살인자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열병을 앓고 있었다. 공작은 꼼짝 않고 조용히 옆에 앉아서, 환자의 비명소리와 헛소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떨리는 손을 황급히 뻗어 그의 머리와 뺨을 어루만져 달래 주듯이 쓰다듬었다. 하지만 공작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방으로 들어와 그를 에워싼 사람들도 알아보지 못했다. 만약 슈나이더 교수가 스위스로부터 나타나 예전의 제자이자 환자인 공작을 지금 본다면, 치료차 스위스에 처음 도착했던 공작의 상태를 기억해 내곤, 손을 내저으면서 마치 그 당시처럼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백치!



YES마니아 : 로얄 t****j 2018.01.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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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하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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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유한 가문 출신에 수려한 용모를 갖추고 교육도 충분히 받았으며 머리가 영리하고 성품까지 착한 편인데도, 이렇다 할 재능이나 특징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어떠한 괴벽이나 자기 사상마저도 없는, 철저하게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안타까울 때가 없다. 말하자면 이러한 경우들이다. 재산은 있되 로스차일드와 같은 부호는 못 된다. 뼈대 있는 가문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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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유한 가문 출신에 수려한 용모를 갖추고 교육도 충분히 받았으며 머리가 영리하고 성품까지 착한 편인데도, 이렇다 할 재능이나 특징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어떠한 괴벽이나 자기 사상마저도 없는, 철저하게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안타까울 때가 없다. 말하자면 이러한 경우들이다. 재산은 있되 로스차일드와 같은 부호는 못 된다. 뼈대 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되 가문의 명예를 세워 볼 만한 업적이 전혀 없다. 용모는 뛰어나되 표정이 풍부하지는 못하다. 그럴듯한 교육을 받았는데도 그것을 써먹을 줄 모른다. 지성은 있되 본인의 사상이 없다. 가슴은 있되 관용이 없다. 만사가 다 이런 식이다. p.709-710

b******s 2018.09.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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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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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상)에 이어 하권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단역?인줄 알았던 이뽈긴의 장황하면서도 어지러운 연설은 흡사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대심문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더욱 더 늘어난 대화는 탁구에서 랠리를 하듯이 이어진다. 고민하고, 갈팡질팡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미쉬낀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의도대로 인간으로의 그리스도가 과연 그렇게 행동했을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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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상)에 이어 하권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단역?인줄 알았던 이뽈긴의 장황하면서도 어지러운 연설은 흡사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대심문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더욱 더 늘어난 대화는 탁구에서 랠리를 하듯이 이어진다. 고민하고, 갈팡질팡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미쉬낀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의도대로 인간으로의 그리스도가 과연 그렇게 행동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권 시작부분에 실무자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용어를 공무원으로 바꾼다면 딱 현대에 들어맞을 수 있지 않을까...

YES마니아 : 로얄 n****e 2022.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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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를 구매해서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젬파하 전투와 그래 너는 내거야가 제일 좋았고, 백치를 읽고는 그 짧은 글이 과연 도선생의 작품에 더해주는 것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추후에 확인을 해보니 그 단편에는 호감이 들지 않았다.  하권에서는 이뽈리뜨가 쓴 글. 레베제프의 종횡무진. 제발 우리의 것을 갖자고 책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작가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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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를 구매해서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젬파하 전투와 그래 너는 내거야가 제일 좋았고, 백치를 읽고는 그 짧은 글이 과연 도선생의 작품에 더해주는 것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추후에 확인을 해보니 그 단편에는 호감이 들지 않았다.

 

 하권에서는 이뽈리뜨가 쓴 글. 레베제프의 종횡무진. 제발 우리의 것을 갖자고 책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작가의 호소, 엉망진창으로 꼬여 있는 심리를 끝내주는 관찰력으로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 나타샤 집에서의 드라마, 마지막의 위로와 유지되는 일상 등..... 정리하려면 논문을 써야할 것 같다.

 한마디로 끝내준다. 빈정거리는 대사들을 웃겨 죽겠다.

YES마니아 : 로얄 d********e 2020.06.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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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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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문장63p-- 미쉬낀 공작은 강한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답했다."내가 말하고 싶었던것은 (예브게니가 이야기했듯이) 사상과 개념의 왜곡이 매우 자주 일어나고 있어서, 그러한 경우가 사적인 경우보다 불행하게도 더 보편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그러한 왜곡이 보편적 경우가 아니라면 아마도 그와같이 상상도 못할 범죄는 없었을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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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문장

63p-- 미쉬낀 공작은 강한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답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것은 (예브게니가 이야기했듯이) 사상과 개념의 왜곡이 매우 자주 일어나고 있어서, 그러한 경우가 사적인 경우보다 불행하게도 더 보편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그러한 왜곡이 보편적 경우가 아니라면 아마도 그와같이 상상도 못할 범죄는 없었을것입니다..... "

h****5 2018.11.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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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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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은 읽어보았고 아직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사놓고 읽어보지 못했지만 먼저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읽게 되었다. 제목과 비교적 짧은? 양에 이끌려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재밌었던 것 같다. 백치들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의 모습 속에서 웃기면서도 씁쓸한.. 특히 결말에서 가장 씁쓸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쉽지만은 않지만 그러면서도 재미는 잃지 않는 이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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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은 읽어보았고 아직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사놓고 읽어보지 못했지만 먼저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읽게 되었다. 제목과 비교적 짧은? 양에 이끌려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재밌었던 것 같다. 백치들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의 모습 속에서 웃기면서도 씁쓸한.. 특히 결말에서 가장 씁쓸한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쉽지만은 않지만 그러면서도 재미는 잃지 않는 이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하지 않나 싶다.

g***h 2017.10.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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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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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도스토예프스키는 비극의 대가인가?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아무래도 저의 우매한 눈 때문에 그 가치를 모르는 것이겠지요.읽는 동안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은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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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도스토예프스키는 비극의 대가인가?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우매한 눈 때문에 그 가치를 모르는 것이겠지요.
읽는 동안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은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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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j****5 2024.05.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