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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된 독서광 쥐 퍼민을 향한 감정이입에는 결국 실패했지만... 소설 쓰는 쥐 퍼민
"의인화된 독서광 쥐 퍼민을 향한 감정이입에는 결국 실패했지만... 소설 쓰는 쥐 퍼민" 내용보기
“어느 날 장자는 자기가 나비로 바뀌어 행복하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이 나비는 제가 꿈을 꾸고 있는 장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다음에 그는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온전히 바뀌어 잠에서 깼다. 하지만 이제 그는 자기가 나비로 바뀐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인지, 사람으로 바뀐 꿈을 꾸고 있는 나비인지를 알지 못했다.” - 장자 <제물론>   역시 책날개에 실려 있는 극
"의인화된 독서광 쥐 퍼민을 향한 감정이입에는 결국 실패했지만... 소설 쓰는 쥐 퍼민" 내용보기

  “어느 날 장자는 자기가 나비로 바뀌어 행복하게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이 나비는 제가 꿈을 꾸고 있는 장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다음에 그는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온전히 바뀌어 잠에서 깼다. 하지만 이제 그는 자기가 나비로 바뀐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인지, 사람으로 바뀐 꿈을 꾸고 있는 나비인지를 알지 못했다.” - 장자 <제물론>


  역시 책날개에 실려 있는 극찬의 말들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은 생각에 덥썩 붙들었으나 입맛만 다시게 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있자면 내가 지금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반쯤 수면 상태에서 글자만을 읽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여기기 일쑤이다. 그런 면에서는 소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작가가 가져다 붙여 놓은 장자 제물론에 나오는 호접몽 이야기가 마치 내 독서의 예고편 같았다고 해야겠다.
  “이것은 내가 이제껏 들어본 가장 슬픈 이야기다. 이 소설은 모든 진정한 이야기처럼 그렇게 뜬금없이 시작된다. 시작점을 찾는 것은 강의 수원을 찾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 델 듯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물에 잠긴 탓으로 집어 들면 해어지는 지도를 들고, 늘어진 가지들이 물가로 떨어져 내린 높이 솟은 정글의 초록색 장벽들 사이를 헤치며 몇 달씩 상류로 노를 저어가야 한다...”


  뭔가 거창하게 시작되는 (그러니까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거창하게 시작되기를 원한다고 솔직하게 말하는데 그러한 솔직함은 맘에 들지만) 소설이지만 그 관념의 장벽은 높기만 하고, 그 장벽을 넘어서 날아가는 나비의 비행은 생각처럼 유연하지 못하니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풀럭풀럭 추락하려는 것을 추스르느라 바쁘다. 그렇게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겨우 보스톤의 스콜리 스퀘어라는 도시의 한 서점 지하실에서 태어난 쥐 퍼민과 마주치게 된다. 


  “내 가족은 대가족이었고 얼마 안 가서 곧 우리 열셋은 그 나름의 가락 속에서 한데 엉겨 붙어 있었다... 우리 모두는 곧 열두 개의 젖꼭지를 놓고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어딘가 쇠락의 기운이 가득한 도시의 뒷골목을 돌아다니는 엄마 쥐로부터 태어난 열 세 마리 중 막내인 퍼민은 그러나 젖꼭지 싸움에서도 비열한 형과 누나들에게 밀린다. 그렇게 근근히 생명을 연장시키는 퍼민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찢겨진 소설 속 페이지 내부의 글들이다. 이제 퍼민은 먹을 것을 놓고 벌이는 사투로부터 멀어지는 대신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들의 책을 읽는 일에 푹 빠지게 된다.


  “은밀함 Confidential 을 뜻하는 C자 모양의 그 천장 틈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것은 인간 세상을 내다보는 일종의 창문, 나의 첫 번째 창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책과 같았다. 우리는 책을 통해 우리가 소해 있지 않은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나는 그 자리를 벌룬 ballon 이라고 불렀다. 내가 거기에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볼 때의 느낌이 꼭 기구를 타고 그 방 위로 떠다니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 같아서였다.”


  그러니까 퍼민이 태어난 곳이 서점의 지하실은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는 이제 하나둘 자신의 형과 누나가 그곳을 떠난 뒤에도 서점에 남고, 천정에 올라가 ‘지식의 열쇠 소지자’라고 생각하는 서점 주인 노먼 샤인을 바라보며, 혹은 그에 대해 상상하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상념 속에서 믿고 따르던 노먼 샤인과 눈을 마주친 이후 퍼먼은 그에 의해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게 되고 그 건물에 살고 있던 또다른 인물인 비범하고 외계인적인 예술가라고 스스로 칭하는 제리 머군의 집으로 옮겨지게 된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없어지게 되는 스콜리 스퀘어에서 이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오래 버티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노먼은 자신의 서점에 있는 책들을 주민들에게 거저 넘기고 난 이후 서점을 떠나고, 퍼먼을 돌보던 제리는 어느 날 귀가길에 머리를 다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퍼민은 이제 자신이 즐겨 찾던 리알토 극장, 그곳에서 심야 시간에 틀어주던 포르노의 여주인공인 진저 로저스의 환상 속 방문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향하여, 혹은 독자들을 향하여 안녕을 고한다.


  말은 할 수 없지만 글 읽기를 좋아하고, 포르노 속 여인들을 향하여 환상하며, 장난감 피아노로 연주를 하는 쥐 퍼민은 꽤 구미가 당기는 설정이다. 그러나 이 유머러스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전혀 유머러스하지 않다. 난해하고 관념적이며 추상적이고 들떠 있다고나 할까. 그러니까 결국 의인화된 쥐를 향한 감정이입에 (사실 나도 퍼민만큼이나 책 읽기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1.04.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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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쥐 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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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는게 꿈이었던 적이 있다. 어릴때부터 일기를 적어오고 가끔씩 시나 글짓기가 상을 받기도 해서 소설을 쓴다는 것, 아니 문장을 쓴다는 것에 딱히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국문학과를 다니지도, 글을 쓰는 방법론에 대해서 배운적도 없으면서 그저 어린시절의 몇번의 칭찬이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간이 (아니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내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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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는게 꿈이었던 적이 있다.

어릴때부터 일기를 적어오고 가끔씩 시나 글짓기가 상을 받기도 해서 소설을 쓴다는 것, 아니 문장을 쓴다는 것에

딱히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국문학과를 다니지도, 글을 쓰는 방법론에 대해서 배운적도 없으면서

그저 어린시절의 몇번의 칭찬이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간이 (아니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재미없고 짜증날 때

소설을 한번 써볼까 궁리했던 적이 있다.

머릿속에서 가득한 대사와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캐릭터가 키보드에 손만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써질거라 쉽게 단정했었다.

그런데 정말 딱 몇줄(몇장도, 몇문단도 아닌 정말 딱 몇줄이었다)을 쓴 후

그 유치함에 부끄러웠고 글쓰기란, 창작이란 힘든것이란 생각에

그동안 너무나 쉽게 쓴 것만 같은 책을 욕했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게 소설쓰기라는 꿈이 멀어지고 있었는데 여기 나를 부끄럽게 하는 제목의 책이 나온 것을 봤다.

몇년전 요리하는 쥐에 대한 영화, 라따뚜이가 나왔는데 이제는 소설까지 쓰는 쥐도 나왔다.

퍼민은 과연 자신의 소설을 어떤식으로 시작하게 될까 궁금한 마음

정말 쥐가 소설을 쓴다는 건가 의심하는 마음이 반반 섞인 채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점지하에서 태어나 생활하면서 문자라는 것에 대해, 책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된 쥐 퍼민은

어려운 책도 금새 읽어내는 중증 활자중독증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자신이 쥐라는 사실도 잊고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품게 되는데

이런 모습이 어처구니 없다기 보다는 슬프면서 웃음이 난다.

꼭 지붕뚫고 하이킥의 웃을 수 만은 없는 현실을 대변하는 에피소드들을 보는 기분이랄까.

뭐 똑같은 감정이라는 건 아니고 비슷했다.

 

쥐라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한 생명체를 통해

내가 읽어낼 생각도 하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는 쥐 퍼민.

 

샘 새비지가 혹시 자신이 퍼민이 환생한 것이라 생각하고 쓴 글은 아닐지 의심되는

재밌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쓰는 쥐 퍼민이었다.

 

 

a****l 2010.02.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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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쥐' 퍼민 (아름다운 것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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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퍼민’의 이야기는 슬프고 우습고, 우스워서 더 슬프다.수준 있는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라면, 그 지적 허영심을 제대로 자극하는 ’소설’이 나왔다. 일단, 수많은 문학작품과 고전들이 마치 어떤 ’암호’처럼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데, 유명한 작품들도 많지만 장서가 상당한 도서관이나 고서점의 한 켠에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있을 것만 같은 ’잘 읽히지 않는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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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퍼민’의 이야기는 슬프고 우습고, 우스워서 더 슬프다.


수준 있는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라면, 그 지적 허영심을 제대로 자극하는 ’소설’이 나왔다. 일단, 수많은 문학작품과 고전들이 마치 어떤 ’암호’처럼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데, 유명한 작품들도 많지만 장서가 상당한 도서관이나 고서점의 한 켠에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있을 것만 같은 ’잘 읽히지 않는 작품’들도 상당하다. 그것만으로도 내공이 상당한 작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내공만큼이나 깊이가 있는 철학적인 통찰이 돋보이지만, 나의 독서 수준이 작가의 실력에 미치지 못하여 책의 분위기나 느낌을 서평에 담을 수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소설 쓰는 쥐 퍼민>의 주인공은 진짜 ’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서처럼 마치 인간으로 착각하게 되는 ’쥐’이다. 그러나 <개미>처럼 개미의 세계를 탐구한 것은 아니고, 인간 같은 쥐가 인간의 세계를 탐구하며 인간을 풍자하고 은유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인간의 정신을 가졌지만, 쥐의 육체를 가졌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대로 ’쥐’로 분류되는 그런 존재이다(솔직히 나는 ’퍼민’을 쥐의 육체를 가진 인간으로 보고 싶었다).

’퍼민’은 보스턴의 한 서점 지하실에서, 엄마 쥐가 <피네간의 경야>(제임스 조이스의 소설)라는 걸작(작가가 결작이라고 말해줘서 이 책이 걸작인줄 알았지만)을 갈가리 찢어 만든 임시 처소에서, 태생부터 불길한 열세 번째로 ’쥐’로 태어나, 열두 개의 젖꼭지를 놓고서 싸움을 벌였다.  불행히 발육이 나쁜 ’퍼민’은 더 힘쎈 배내새끼들 중 하나에 의해 우격다짐으로 밀려나 순전히 남은 찌꺼기에 의존해 살아남았다. 고독하고 배고픈 퍼민은 ’병적인 서적 탐식증’(38)을 보일 만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책을 뜯어먹기 시작하면서 책의 ’맛’을 알게 되었고, 책을 읽는 방법까지 터특하게 되었다. "어떤 책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알기 위해서는 인쇄된 부분의 일부를 조금 갉아보기만 하면 되었다"(64).

그러니까 ’퍼민’이 병적인 서적 탐식증을 갖게 된 것은, 엄마의 젖꼭지가 열두 개뿐이라는 ’결핍’과 ’부조리’ 때문이다. 열두 개의 젖꼭지를 가진 열세 마리의 쥐가 ’나눠먹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고, 그 경쟁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존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살아남으려면’ 저마다의 ’생존 양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존재 사이의 ’단절’이 보인다(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결핍’과 ’부조리’에서 존재의 ’단절’이 시작된다고 하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

책의 맛을 알게 된 ’퍼민’은 동족을 버리고, 온갖 종류의 책을 탐닉하며 역사와 시대, 공간을 뛰어넘고 국가와 언어를 넘나들며 ’세상’을 탐험한다. 특별히 ’소설’을 사랑하는 퍼민은 작품 속 주인공과 일체가 되어 사랑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 모험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배웠다. "나는 책들이 나의 꿈속으로 들어오도록 했고 때로는 나 자신이 책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68).

그러나 ’퍼민’은 "지성과 기지와 우아하고 세련된 감정과 증대하는 박학다식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무능한 피조물로 남아 있는"(70) 자신을 깨닫는다. ’퍼민’에게는 목소리가 없다. 셰익스피어의 구절들을 낭송하며 몇 시간이고 시간을 보내지만, 그가 낼 수 있는 소리는 이것이 다였다. "찍찍 찍찍 찍찍"(71). 이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나는 정말 슬펐다. 

’퍼민’은 거울에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볼 줄 아는 영민한 쥐이지만, 거울을 통해 자신의 실체를 보고 더 고통스러웠다. ’퍼민’의 자아성찰은 참으로 비참하고 끔찍한 것이었다. "션트나 피위(형제 쥐)의 유쾌하지 못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지만 그들과 흡사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물론 나는 그 고통의 강도가 나의 엄청난 허영심과 정비례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 생각 때문에 속만 더 상할 뿐이었다. 그저 추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허영심까지 강하다는 것, 그것은 웃음거리를 더해주는 것밖에 되지 못했다"(74).  

’퍼민’은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들과 온갖 미인들을 알게 되자 그 현저한 차이를 깨닫고, 무언가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 무진 애를 썼다. 그러나 무엇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얼핏 보게 될 때마다 ’괴물’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겁에 질렸기 때문에, 하찮은 정신적 속임수 하나를 개발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저건 나야"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대신 "저건 그야" 하고 달아나는 식으로"(75-76).

그러나 스스로를 받아들이지 못한 ’퍼민’은 결국 책 ’속’ 세상이 아닌, 진짜 세상 ’밖’, 어떤 존재와도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한 채 고독하게 살아간다. 서점 주인 ’노먼’을 향한 그의 사랑은 배신 당했다. ’노먼’에게 ’퍼민’은 쥐약을 놓아 잡아야 할 한마리의 끔찍한 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통’한다고 생각했던 자신과 닮은 고독한 ’제리’에게서조차 그는 지독한 외로움과 단절을 경험할 뿐이었다. "나는 제리를 사랑했지만 제리가 사랑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이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언제나 알고 있었다. 비록 내가 아닌 척하고 싶어 하더라도 우리가 함께하는 저녁 시간에 그가 술을 마시며 이야기할 때 그는 사실상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205).

’퍼민’의 삶의 터전이었던 ’서점’과 ’극장’이 재개발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며, ’퍼민’이 탐닉했던 예술과 고전과 환상의 세계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서점’과 ’극장’이 퍼민에게 보여주었던 세상은 ’허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적이고 철학적이고 실존적인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소설 쓰는 쥐 퍼민>,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문학작품이 ’암호’로 읽혔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 분명 웃어야 할 곳에서 웃지 못하고, 슬퍼해야 할 곳에서 슬퍼하지 못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독한 사춘기를 다시 경험하게 한다. 존재를 슬퍼하고, 생의 허무함에 절망하고, 열에 들뜬 사랑이 배신을 당하고,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가지고도 누구와도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해 외롭고 고독했던 그 시절. 그런데 중년의 나이에 경험하는 사춘기의 감정이 훨씬 더 끔찍했다! 책의 표지에 실린 작가의 사진을 보고 마치 속세를 떠난 ’도인’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노년기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되면 ’눈물’ 없이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쥐 ’퍼민’에 이 도인 같은 작가를 대입하며 읽었다. 작가의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며 말이다). 쥐 ’퍼민’처럼 나도 눈물 없이 모든 것에 고별과 작별을 고하고 싶다.

"메마르고 차가운 것이 세상이었고 아름다운 것이 글이었다"(257). 이 한마디가 이 책의 전부를 말해준다.



 

c***1 2010.02.10.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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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쥐 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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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꼭지를 열 두개밖에 가지지 않은 엄마쥐에게서 태어난 13번째 쥐 퍼민. 그는 이렇게 잉여적인 부분을 태초부터 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삶도 잉여적이다. 쥐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소비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생산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삶. 그런데 묘하게도 이러한 삶은 그가 사랑한 인간 노먼과, 제리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쓸쓸한 그들의 뒷모습과, 퍼민의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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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꼭지를 열 두개밖에 가지지 않은 엄마쥐에게서 태어난 13번째 쥐 퍼민. 그는 이렇게 잉여적인 부분을 태초부터 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삶도 잉여적이다. 쥐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소비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생산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삶. 그런데 묘하게도 이러한 삶은 그가 사랑한 인간 노먼과, 제리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쓸쓸한 그들의 뒷모습과, 퍼민의 마지막 모습은 서로 닮아있었다. 

제목에 집착하는 나의 특성상 읽으면서 내내 퍼민이 언제쯤 소설을 쓰게 될까를 생각했다. - 퍼민이 미리 경고했듯이 라따뚜이의 주방장쥐와 혼동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 책을 마치고 난 지금은 퍼민이 머릿속으로 소설을 썼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수많은 책들을 먹고, 그것을 머릿속에 자신의 이야기로 배설했다. 

인간보다 인간적인데도 불구하고 쥐로 살아가야 했던 퍼민의 삶이 비극이라고는 하지만, 꼭 그렇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쥐가 쥐답게 살아가는 것도 꽤나 비극적이니까. 퍼민의 형제중 하나가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자동차 바퀴에 깔려 의미없이 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마도 형제들 중 일부는 그렇게 죽었을 것이다. 아마도 쥐약을 먹었을 수도, 사람들의 눈에 띄어 빗자루에 맞았을 수도 있다. 퍼민이 처할 뻔 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 그들도 처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퍼민의 비극은 그가 쥐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의 허영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 사실을 알아차릴만큼 자의식도 강했다. 그것이 더 비극이었다.

물론 나는 그 고통의 강도가 나의 엄청난 허영심과 정비례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그 생각 때문에 속만 더 상할 뿐이었다. 그저 추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허영심까지 강하다는 것, 그것은 웃음거리를 더해주는 것밖에 되지 못했다.
 
페이지 : 74쪽  

쥐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소설은 그 소재가 쥐이든 개이든 뱀이든 소이든간에 결국은 모두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던가. 책을 씹어 먹으면서 성장한 퍼민의 자의식. 그리고 그의 내면을 차지하고 있었던 그의 허영심. 고독함 속에서 버틸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랑할 대상을 끊임없이 찾았던 - 그는 이것까지 인식하고 있지는 못했을지라도 - 퍼민의 사회적 욕구. 그것이 우리를 늘 삶에서 비참하게 스러지도록 만드는 것들이 아니었던가. 

퍼민의 책목록을 들여다 보면서 읽었던 책의 제목을 만나는 일. 그 주인공을 상상해보는 일. 그리고 읽어 볼 책 목록에 그것들을 추가해 보는 일.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해 볼 수 있는 일들이다.
YES마니아 : 로얄 c******e 2010.0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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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넘기며 웬 도인같은 할아버지 한 분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잉~! 이 분이 샘 새비지씬가... 그리고 독특한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강의를 하시던 분이 출세지향적인 측면이 싫어 자건거 수리공에서 어부까지 온갖 경험을 다 해보고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소설 쓰는 쥐 퍼민>은 얼마전 TV에서 소설의 시대를 알리며 소개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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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넘기며 웬 도인같은 할아버지 한 분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잉~! 이 분이 샘 새비지씬가...

그리고 독특한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강의를 하시던 분이 출세지향적인 측면이 싫어 자건거 수리공에서 어부까지 온갖 경험을 다 해보고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소설 쓰는 쥐 퍼민>은 얼마전 TV에서 소설의 시대를 알리며 소개한 작품으로 잠깐 보고 지나쳤는데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 때 그 토론을 볼 껄, 하고 후회가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뛰어난 지능을 가진 책 읽는 쥐다.

보스턴의 한 서점 지하에서 숨어 살며 배가 고파 책을 뜯어먹던 쥐 퍼민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고 독서의 희열과 기쁨 속에서 인간들을 관찰하고, 인간 게계를 알아가며 책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책을, 인간을, 문학을 사랑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절망과 희망과 다양한 감정들을 그려내며 심오한 경지를 넘나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없이 유쾌해지기도 하고, 가족에게, 형제들에게 밀린 못난 쥐 퍼민이 자신의 서글프고 비참한 외모를 거울에 비춰보는 모습을 보면서는 이상하게 짠해지기도 하고..다양한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이 책보다 더 많은 책의 이름이 거론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책이 스쳐 지나갔다. 끊임없는 지적인 탐구와 열정으로 환희를 느끼는 쥐 퍼민, 그러면서도 짝사랑하는 인간대상과 소통되지 않아 몸부림치고 외로움에, 그리움에 서글퍼하던 쥐 퍼민의 모습이 인간과 무엇이 다른가, 싶어 먹먹해졌다.

사랑스럽고, 애처로운 쥐 퍼민의 시각을 통해 현대인들의  숨겨진 이면과 모순된 모습을 그려내고, 그러면서도 인간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가치들을 동물의 시각으로 느껴볼 수 있어서 색다른 시간이었다.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되는 또 한 명의 작가를 만났다

t*****8 2010.0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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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소통하려 하려는  책 읽는 쥐 퍼민의 이야기...<소설쓰는 쥐 퍼민>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쥐라고 하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궁창쥐를 생각을 할것이고 그나마 요즘은 도시화되면서 시궁창쥐를 본적이 없다. 쥐가 어떻게 소설을 쓴다는 말인가?? 너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을 했는데 생각보다 이 책은 상당히 심오한 책이였다.이 책은 쥐가 일인칭 화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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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소통하려 하려는  책 읽는 쥐 퍼민의 이야기...
<소설쓰는 쥐 퍼민>
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쥐라고 하면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궁창쥐를 생각을 할것이고 그나마 요즘은 도시화되면서 시궁창쥐를 본적이 없다. 쥐가 어떻게 소설을 쓴다는 말인가?? 너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을 했는데 생각보다 이 책은 상당히 심오한 책이였다.
이 책은 쥐가 일인칭 화자로 등장하여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더 많은 고전을 비롯한 온갖 책을  다 읽고 문학과 사람과 사랑에 대해서 쥐 퍼민의 눈을 통해서 본 세상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다.

자..그럼 소설쓰는 쥐 퍼민의 출생부터 살펴보자. 퍼민은 펨브로크 서점 지하실에서 13번째의 작고 외소한 막내로 태어난다, 엄마의 젖을 먹기 위해서는 힘센 형제자매들의 완력에 늘 한옆으로 밀려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공복감을 채우려고 주변의 종이 쪼가리를 씹기 시작을 한다.
몇시간이고 껌처럼 종이를 씹기도 하고 , 어떤 경우엔 맛도 상당히 괜찮다는것을 알게 되면서 이것은 습관적인 중독으로까지 이르고 배속에서 소화를 못시키는 종이때문에 배가 뒤틀리고 아프고 하지만은 종이 먹는것을 막지는 못한다,
어휘의 과잉발달이라는 파멸적인 재능을 갖게 된 퍼민..

퍼민의 그런 종이먹고 씹는 습관때문인지 갈수록 감각은 예민해져서 각각의 책들마다 냄새가 다 다르고 급기야
각각의 페이지,각각의 문장, 각각의 단어마다 냄새와 맛이 틀린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글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먹는것보다는 책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사는 곳이 서점이라는 장점때문에 온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책을 읽고 400페이지짜리 소설은 한시간에 다 읽어내고 스피노자를 하루에 다 읽어 치울수가 있게 되었다.
몽상가이자 가망 없는 낭만주의자인 쥐 퍼민

낮에는 서점천장위에서 일하는 노먼(서점주인)과 손님들을 몰래 홈쳐보고 밤에는 서점에서 몰래 책을 읽거나 리알리토 극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보냈다.

너무나 앙증맞고 귀엽게도 밤 12시가 넘으면은 영화는 포르노 영화로 바뀌었는데 프레드 에스테어라는 여배우에게 반해서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 퍼민을 보면은 정말 너무나 인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인간적이다,,

책읽다가 웃고 말았다 ㅎㅎ.그리고 거울을 통해서 본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인간과 너무 다른 모습에 실망하고 괴로워 하는 모습에서도 나를 미소짓게 했다,

쥐약, 또는 배신당한 사랑

세상에 어느누가 쥐가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인간과 소통을 할려고 한다고 생각을 할까? 퍼민이 처음으로 좋아했던 서점주인 노먼은 퍼민과 눈을 맞추지자 당장 쥐약을 준비를 해서 퍼민을 죽이려 하고 그 다음 그나마 가장 퍼민을 이해를 해 준 제리 역시 퍼민이 책을 읽는다고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그냥 재롱정도로만 생각을 했지,,

이 책속에는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나오고 영화도 많이 나온다,,퍼민을 통해서 그런 문학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도 볼수가 있고 그리고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익을 위해서 재계발이 퍼민이 사는 동네에 불어 들어오면서 퍼민의 영원한 안식처인 서점과 영화관도 허물어 지게 되는데 그런 세상을 쥐 퍼민의 눈을 통해서 보고 듣고 .....인간성에 대한 통찰도 있고 .....  나는 이 책을 아주 잼나게 읽었다.

책제목은 가벼웠지만은 책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을 한권 재미있게 읽었다,

s*******7 2010.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퍼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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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지향적인 측면이 싫다는 이유로 강의를 그만두고 다양한 길을 걸어온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보스턴의 팸브로크 서점 지하에서 태어난 퍼민은 젖꼭지수에 밀려나고 많은 형제들에 밀린 힘없고 나약한 쥐였다. 겉모습은 평범했지만 퍼민의 내면은 남달랐던, 그래서 무리중에서 왕따가 되어버린 존재였다. 다른 형제들처럼 쥐의 일생이란 평생 먹거나 교미를 하면서 살아간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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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지향적인 측면이 싫다는 이유로 강의를 그만두고 다양한 길을 걸어온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보스턴의 팸브로크 서점 지하에서 태어난 퍼민은 젖꼭지수에 밀려나고 많은 형제들에 밀린 힘없고 나약한 쥐였다. 겉모습은 평범했지만 퍼민의 내면은 남달랐던, 그래서 무리중에서 왕따가 되어버린 존재였다. 다른 형제들처럼 쥐의 일생이란 평생 먹거나 교미를 하면서 살아간다지만, 퍼민은 책을 씹어 먹다가 읽게 되어버린 아주 특별한 경우였다. 퍼민을 책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속에서 인간이 되어 책속의 주인공들과 춤을 추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했다. 퍼민이 좋아하는 일은 책뿐만 아니라 리알토극장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는것이였다. 때론 비아냥 거리기도 하고 존경에 마지 않는 퍼민의 특유의 매력적인 말투가 인상적이다.

 

세상밖으로 처음 나오게 된 퍼민은 스콜리 스퀘어 주변을 엄마를 따라서 생계를 찾아 나서게된다. 서점밖으로 보아온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책방 천장에서 퍼민은 책방 주인 노먼과 많은 책을 접하게 된다. 처음엔 책을 씹었고 그 다음엔 책의 내용에 푹 빠져서 글씨를 씹는일은 하지 않았다. 가끔 공란을 씹어먹긴 했지만 말이다. 퍼민의 엄마는 술주정뱅이였고 술에 절어 있을때가 많았다. 인간세상은 만만하지 않아서 자칫 잘못하다간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어느날은 자신의 형제중 한명이 도로에 눌러있는 끔찍한 경우를 보기도했다. 특별히 우애있게 지내온 형제는 아니였지만 이라고 말하는 퍼민의 의외의 덤덤함이 놀라웠다. 퍼민은 책방 주인 노먼을 사랑하게 된다. 그의 영리함에 반하게 되어 그와의 재회를 회상하면서 다양한 상상을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퍼민은 자신의 망상에 빠져서 노먼과 눈이 마주쳤을때 그 역시 자신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망상이 얼마나 큰 착각이였는지, 사랑의 배신감이 얼마나 큰것인지 깨달을수 있었다. 퍼민의 망상이 딱히 퍼민에게만 한정된것이 아니였다. 사람들도 자신만의 망상에 빠져서 심한경우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헛된꿈을 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퍼민역시 혼자놀기에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는데 누구나 혼자 세상을 살아갈순 없다.

 

퍼민은 자신의 지저분한 모습을 부정하고 인간과 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아무리 말을 해보려고 시도를 하지만 "찍찍찍" 소리만 날뿐이다. 그래서 수화를 시도해본다. 손가락이 없어서 아무리 해보아도 잘되진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도 나왔지만 퍼민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다. 나 역시 쥐와 눈이 마주쳤다면 노먼과 똑같은 행동을 했을것이다. 쥐덫이나 쥐약을 놓았을 것이다. <방가방가 햄토리>에서 나오는 녀석들같이 생겼다면 모르겠지만, 그럴경우는 없기에 말이다. 우연히 쥐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녀석의 눈빛에서 공포 혹은 두려움을 읽었다. 아무래도 덩치가 내가 몇배나 더큰데 그녀석이 더 쫄았겠지. 퍼민은 아마도 자신을 알아주는 인간을 만나지 못할꺼라는 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도 친구나 가족을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한다. 구지 모든것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대적 배경은 2차세계전쟁이 일어날때고 스콜리 스퀘어가 허물어지고 옛것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암울한 시대에 퍼민 역시 자신이 좋아하던 서점도 극장도 가족이 되어준 제리도 잃어 버린다. 퍼민을 좋아해줬던 인간 제리. 제리란 이름이 흔하긴 하지만 여기에선 쥐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왠지 제리란 이름이 그냥 만들어진 인물은 아닌것같다.

 

제리와 퍼민은 꽤 마음이 잘맞던 친구였다. 퍼민은 제리의 소설을 좋아했고 마음속으로 지지해주었다. 퍼민에게 진정한 가족이 생겼다. 지독한 외로움이 느껴졌던 제리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던 퍼민이였다. 그와 재즈를 연주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한 나날들이였다. 제리가 사라지기전까지 말이다. 퍼민은 자신의 끝을 알고 있었다. 배고픔, 고독함, 죽음 그런것들이 이젠 아무렇지가 않아졌다. 왠지 재미있다가 한구석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왠지 퍼민이 지저분한 잿빛 털복숭이 쥐로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웃기게도 이 책의 제목처럼 퍼민이 언제쯤 소설을 쓸지가 궁금했다. 퍼민이 소설을 쓰진 않지만, 자신의 앞발을 잉크에 묻혀서 글을 써서 대화를 시도해보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 퍼민이 실험실로 끌려가서 평생을 거기에 갇혀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될것 같았다.어쨋든 그런것이 중요한것이 아닌데 이상한데 끌려서 거기에 집착하는 나 역시 퍼민과 많이 닮아있었다.

y******0 2010.01.17.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