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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 했다면 어땠을까?' 살면서 한 번쯤 꼭 떠올려 보는 질문이다. 알고 보면 인간의 삶이란 수많은 선택의 집적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아서 언제나 좋은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선택할 당시엔 좋은 선택 같아 보여서 했는데 막상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도 많다. 삶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으로 넘쳐 나고 그것을 모조리 다 파악해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재간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정확히 내다 본 것처럼 아직 사람에겐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그런 우리에게, 또 그런 우리를 잘 아니까 '가지 않은 길'은 늘 미련이 되어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 다닌다. 물론 과연 그 길을 걸었다면 정말 좋았을지 어땠을지는 알 수 없다. 사람 일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내가 걸어보지 못한 길이라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무작정 지금보다 더 좋게 생각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미국의 유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이란 시에서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이런 생각 혹은 미련에 한 번쯤 푹 잠겨 본 적이 있다면, '종이달'로 자신의 이름을 아주 인상 깊게 새긴 가쿠다 미쓰요의 '평범'에 실린 이야기들이 결코 남의 이야기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 같다. 분명 소설 속 누군가의 내면에서 자기와 아주 많이 닮아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그런 '평범'은 단편집이다. 표제작을 포함하여 모두 6편의 단편이 여기에 실려 있다. 단편마다 나오는 인물이 다르고 그리는 사건도 다르지만 그러나 일관되게 흐르는 테마가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만일'이다. '또 하나의 인생'에서 그리스로 남편과 함께 여행간 고즈에도, '달이 웃는다'에서 갑자기 이혼을 요구한 아내가 실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야스하루도, '오늘도 무사태평'에서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버림을 받은 후, 복수하려는 마음으로 별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한 주부 사토코도, '주방 도라'에서 은근히 프로포즈를 바라는 여자 친구에게 미적지근하게 굴었다가 이별 통보를 받고 훗날 그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게 되는 뎃페이도, '평범'에서 이제는 방송계의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고교 단짝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문득 너무나 평범하게 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기미코도 그리고 마지막 '어딘가에 있을 너에게'에서 이혼 한 날, 마치 자신의 독립에 대한 상징처럼 입양한 고양이 키치를 한 순간의 실수로 잃어버려 애타게 찾고 있는 니와코도 한 번은 떠올리는 것이다. '만약 그 때 내가 A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B를 선택했다면 지금보다 더 괜찮았을까?'하고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막연히 다른 선택한 삶을 꿈꾸거나 지나간 선택을 반추하게 되는 것은 현재의 삶이 그닥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때다. 뭔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만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들 때, 매장에서 내려 놓은 다른 옷이 자꾸만 생각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슬그머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선택은 미련의 군불로 피어 오른다. 소설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더러는 지금 삶에 까닭모를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또 더러는 평온한 일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살았는데 실은 그것이 정작 삶을 붕괴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과거의 상처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해 현재의 일상이 늘 부족과 공허로 가득차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어떤 존재나 상황을 계기로 문득 자신의 삶이 보잘 것 없는 것은 아닌가 회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순간 그들은 돌연 자신을 둘러싼 '평범'에 의혹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가쿠다 미쓰요가 '평범'에서 사람들을 내몰기 위해 이 단편들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 실은 그것을 통해 일상이 가진 새롭고 다양한 의미들을 다시금 깨닫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일상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마련한 단편들인 것이다. '만약'으로 헤어진 나.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나. 하지만 그곳에 있던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나와 똑같이 나이를 먹고, '만일'을 극복해 지금에 다다른, 이따금 과거를 추억하며 그 당시 헤어진 또 하나의 '나'를 그리워한 여자였다. ('오늘도 무사태평', p. 137) 평범한 것만큼 요즘 사람들이 기피하는 것도 또 없다. 누구나 평범하다는 말을 들으면 얼굴 아니면 마음 한 구석을 찡그린다. 삶이 평범하기에 권태롭고 우울에 빠지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가구타 미쓰요는 말한다. 평범한 삶이 그렇게 나쁜 것인가? 단편이 잘 보여주듯이 오늘의 평범은 과거의 수많은 선택들이 낳은 결과였다. 어느 게 정말 옳고 자신에게 좋은 지 모르면서도 했던 선택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한없이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대견해 보이기도 하는 그런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삶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또 하나의 인생'에서 고즈에는 이미 결혼한 몸이지만 그토록 사랑해서 불륜까지 감행했던 친구 연인들이 막상 그들이 소망했던 여행을 하자 별 것도 아닌 일로 자주 티격태격하는 것을 본다. '달이 웃는다'에서 야스히루는 아주 어릴 때 한 아주머니 택시 운전사가 운전하는 택시에 치인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용서한 것 때문에 한 사람의 일생이 바람직하게 변한 것을 목격한다. 우리의 삶이 이렇다. 과거의 선택이 정말 자신에게 좋았는지 당시에 알수 없었듯이, 오늘의 이 일상 속에서 수없이 내리는 선택도 어떤 의미가 될지 알 수 없다. 어쩌면 평범을 못 견뎌 하는 것은 내 삶에 대해 느끼는 부족함이 만들어낸 열등의 허상인지도 모른다. 결국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 할수록 평범하다든가 특별하다든가 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없게 될 것이다. 삶이란 의외로 많은 것이 바로 자신에게 달려 있는 법이다. '평범'은 그것을 은연 중에 깊이 깨닫게 하는 좋은 단편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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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특별한 삶을 원한다. 특별한 직업, 누군가의 특별한 사람, 그러나 나이가 들고 사회경험이 많아지면서 그 특별함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다. 진짜 특별한 것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평범. 어릴 적에는 선호하는 말은 아니었다. 그때는 평범이란 그저 그런 사람, 그저 그런 삶을 사는 약간은 한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그냥 평범라게 살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하고,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지금은 너무나 잘 알기에 그 평범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어릴 적 가졌던 그 특별함을 떠올려볼 때가 있다. 이런거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남녀관계를 바탕으로 현실의 자신을 돌아본다는 점이다. 모든 사랑이 해피엔딩이면 좋겠지만. 우리네 인생이란 만남과 헤헤어짐의 연속이기 마련이다. 그때는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히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문제는 그 기억에 사로잡혀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겨난다.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자신의 일상이 너무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 매일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거나.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해왔는데 갑자기 연인이나 배우자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을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며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과거로 숨어버리는 것이다. 그때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이렇게 위태위태해도 좋을까... 싶으면서도 묘한 공감이 간다. 물론 팔 년 전에 헤어진 연인에게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한다 싶지만~ 그럼에도 그렇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다. 지나간 과거는 과거로 남겨놓은 것이 가장 좋다. 그 선택 또한 마찬가지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이라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지금보다 더 행복할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소설을 그렇게 과거를 돌아보는 이들을 통해 지나간 것에 아쉬워하지 않고 지금의 그 평범함 속에 담신 비범함을 찾아낼 것을 이야기한다. 빛나는 인생이란~ 매일의 평범함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말, 정말 맞는 말이고 멋진 말이다. 그리고 꼭 기억하자. 인생에 만약은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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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이라는 제목 하나만으로 이끌려 책을 읽었다. 정작 책을 펼치자 예상치 못하게 6가지 각각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구조라니, 평범은 그 6가지 이야기 중 하나의 제목이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 일 뿐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내부를 차지하고 급기야는 큰 덩어리인 인생 전체의 큰 그림이 되어가는 과정 혹은, 그래야만 했었던 그 일들이 하나 씩 그려지고 있다. 1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하는 부부 사이에 함께 동행을 하는 또 다른 커플, 아무 일 없어 보이는 맞벌이 부부의 느닷없는 이혼 과정, 유명인이 된 어릴 적 친구의 고향 방문이 가져다 준 기대감 같은 그런 것들이 늘상 이어지던 일상 속에 살면서 단조로운듯 지루한 듯 이어왔던 생활을 더 이상 같은 내용이 아니게 만들어 버린다. 어느 새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의 분주함을 몰고 오게 되고 내게 조금은 다른 인생이 혹시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다는 것이 바로 단조로운 삶에서의 탈출 같은 것으로 보여지게 된다. 최소한 그 마음에서만은 이미 그 삶 쪽으로 달려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당해 내기에 벅찰만큼 그 부피가 커지고 급기야는 언쟁, 다툼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 복잡하고 힘들게 살고파 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 전개는 어찌되었든 해결하기 쉽지 않게 흘러가는 구조이다. 동행한 여행에서 조용히 관광을 즐기면 그 뿐이었던 것을 새로운 출발선에서 강력한 인상으로 기억에 남기고 싶어 여행지에서의 결혼식을 원하는 커플, 떼쓰듯 진행하는 이들을 따라 진땀 빼며 따라가는 부부 이야기, 겉보기에 아무 불만없었던 부부가 이혼하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남편 입장의 심리 상태가 조금은 싱겁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결심은 어렵지 않았다. 인생 자체를 대범하고 크게 바라보는 마음가짐과 시선이 하나의 역할로 작용했던 것일까? 누구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결정들이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음을 단편적으로 말하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6편의 이야기, 주제는 말 할 것도 없이 평범한 삶이지만 만약, 하지 않았더라면, 고양이를 잃어버리기 전에 창문을 오래 열어두지 않았더라면, 결혼 약속을 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그 상대여자에게 온갖 행패까지 부려 보았던 기억을 떠 올리며 그 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행복했을까, 하는 것이다. 선택하지 않았던 그 길을 돌아보며 그 길을 갔었더라면, 하고 되짚어 보는 생각은 이미, 행복하지 않은 현재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문득 떠오른 생각이기에 일과 중 바쁠 때에는 좀체로 떠오르지 않던 생각의 일부였을까, 하는. 여성이 주인공 일 때도 있고 남성의 시각에서 쓴 것도 있는데 끊이지 않는 생각의 집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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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만약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거나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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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평범한 오늘이 내 인생 가장 특별한 날!
≪8일째의 매미≫(중앙공론 문예상) 등 다수의 수상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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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된 가쿠다 미쓰요의 <평범>. 사실 첫 번째 작품을 읽고서는 '불륜'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불쾌해 읽다가 멈추고 며칠을 다시 펼쳐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배우자가 형편없더라도 폭력으로 이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결혼생활을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무능력해서, 남편도 바람을 피니까 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똑같이 행동하는 것에 대해 조금의 동정심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 작품은 친구의 불행한 결혼생활이 조금이라도 위로 받을 수 있다면 설사 그것이 불륜일지라도 어느정도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후미코가 제일 나쁜 사람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후미코의 남편 마사토시의 생각은 나와 유사했기 때문에 저자의 생각이 후미코와 반드시 같지는 않겠구나 싶었고 그런 생각으로 두 번째 작품을 다시 읽기 시작했을 때 마지막 작품까지 다 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흔히 이런 표현은 장르가 추리 혹은 스릴러일 때 해당되겠지만 사실이 그러했으니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만약 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때 차라리 이혼했더라면 하는 식의 가정이 기혼자들이 하는 생각이라면 반대로 마흔이 되도록 결혼하지 않은 나와 같은 사람들은 그들과는 조금 다르게 '그때 그냥 결혼했더라면'이라던가, '끝까지 매달렸더라면'식의 가정을 하게 된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비단 결혼과 관련된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아팠던 마지막 작품 <어딘가에 있을 너에게>처럼 소중한 친구나 가족을 잃었을 때 하게되는 '만약'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밥을 먹여보내기 위해 몇 분 늦게 출근한 아들이 사고로 죽었을 때 수천번 혹은 수만번 자신을 책망하고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야했던 '요다'의 사연은 앞서 등장했던 그 어떤 '만약'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마지막에 실려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당신이 그와의 헤어짐에 가슴아파도, 그때 이루지 못했던 꿈 때문에 절망스러워도 자식을 잃은 것 만큼은 아닐테니까 말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잘 보이기위해 행복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한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행복한 척하는 <오늘도 무사 태평>의 사토코의 모습은 SNS를 열성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했을 것이다.
SNS를 하는 이유가 순수하게 타인과 정보를 교류하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오늘 하루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았음을 자랑하기 위해서일까? 자랑한다면 사토코처럼 또다른 자신에게? 아니면 타인을 향한 허세일까? 작품의 순서가 절묘하게 배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작품에서 불륜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갖게 하고, 두번째 작품<달이 웃는다>에서는 어찌보면 제법 무거운 주제가 될 수도 있는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 세 번째와 네 번째 작품은 결혼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지다가 다섯 번째 작품이자 이 소설집의 표제작 <평범>에서는 과연 '평범'한 삶이 축복인지 저주인지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읽다보면 만약이라는 가정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던 '자신'을 한없이 위로해줄 뿐 아니라 설사 앞으로도 계속 지긋지긋한 '가정법'을 버릴 수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들을 잃은 요다가 그렇지 않은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친구처럼 떠올리듯 좀 유연하게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또한 평범한 삶의 일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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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다 미쓰요는 일본사람들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딱 떨어지는 문장을 사용한다. 문체가 특이하진 않지만 비유법을 자주 이용하였고 행동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자세히 묘사한다. 심리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말고 꼬아놓지 않고 알기 쉽게 하지만 자세히 서술해서 책을 읽다보면 일본 드라마보듯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우리네랑 다르지만 또 비슷한 일본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친근하다. 평범은 많은 단편적인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이 있다. 오늘을 힘겨워하고 과거의 자신의 선택에 회의를 품는다. 만약 이랬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며 과거의 망령에 한쪽 다리를 묶고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유쾌하거나 즐겁지 않아보인다. 읽으면서 계속 떠오르는 시가 있었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너무나 유명한 시라서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이 시를 동시에 떠올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확실한 메세지를 남기는 책이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에서 주인공은 단풍 고운 숲 길에서 양갈래의 길을 만나고 고민하다 결국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말한다. 그때의 그 선택 때문에 내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인간의 인생을 이렇게 잘 표현한 시가 어디있을까 싶어 처음 시를 읽고 머리가 띵 하고 울렸다. 인생이란 이런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평생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사소한 것부터 인생의 중요한 문제까지. 쉽게 결정내리는 것도 있고 힘들어서 따라 내리는 결종도 있다. 그 중 어떤 선택은 두고두고 생각나며 후회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 이후 모든 상황과 또다른 선택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 처럼 보이는 선택이 그렇다. 물론 이건 주관적이고 누군가는 후회라는 것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평범에 나오는 많은 주인공은 과거 어느 순간의 선택을 후회하고 가지 않은 길을 그리워 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런 생각을 할만큼의 여유가 있어보인다고 생각한다.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거의 나의 망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도있는데 ,, 그저 추억하며 한번쯤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거기에 매달리고 현재의 상황을 바꾸지 못하는 주인공들이 많다. 물론 어떤 편에서는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미적거리는 나를 구해주기도 한다.
책을 보면서 그런 상황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것 같다. 타개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들. 그런데 그건 우리 모두의 평범한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수많은 선택이 항상 최선은 아닐 것이고 어쩌면 최선이었다 하더라고 만족하리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결론은 결국 내가 어떻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느냐, 하는 것이지 않을까.
평범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음직한 조금은 길에서 벗어난 우리네 삶을 가볍게 다루면서 툭툭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정말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떘을까? 지금 너는 이 삶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행동하고 있나? 꽤 진지한 물음이지만 머리가 무겁지는 않다. 가벼운 문체이고 작가는 글에서 그 어떤 편을 선택해도 비난하거나 그에 자신의 옳고 그름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점이 참 좋다. 오랜만에 내게 생각거리를 던져준 평범. 평범하지 않은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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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가쿠다 미쓰요는 나오키상 수상작가 이다. 이 한가지면 검증된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읽은 작가의 소설인데, 잔잔한 일상에서 <만약><또 다른 선택>
이라는 생각을하는 여러 주인공들의 얘기가 술술 잘 읽혔다. 책에 나온 문장처럼,
<...인생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도 알지못하고, 또 알았다 해도 어떻게 되지 않는다.
본문 P 173>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주인공들이 또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도 월등히
행복한,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듯한 그런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그런 세계가 있는지
모르지만 있다손 쳐도 식사하고 잠자고 사랑하고 그러다 싫증도 날 것이다.
여러편의 얘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이를 낳지 않았더라면,
하는 식으로 <만약에..> 하는 상상을 하면서 평범한 나날을 살아가는 자신들을 위로한다.
나도 예전에 어렸을적엔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탁월한 재능을 타고
났더라면, 대단한 미모를 타고 났더라면,재산이 엄청 많았더라면...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재능에 만족하고,현재의 외모에 만족하려고 생각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뛰어난 외모나 탁월한 재능, 그리고 좋은 집안이 반드시 행복과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지금 사는 지역이 아니라
강원도 같은 곳으로 이사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책에 실린 여러편의 단편 중<오늘도 무사태평> 이라는 제목의 주인공 사토코 얘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토코가 요리를 먹기전에 우선 사진부터
찍는 것, 날마다 어떤 요리를 올릴지 신경 쓰는 것들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다.
요즘엔 거의 올리지 않지만 나도 한때는 독서외에 요리도 간간이 블로그에 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책을 읽어야 하고 요리도 해야하고 너무 벅차서 이젠 책 한가지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책 한가지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그리고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좀 더 다른 스타일의 글을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 블로그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지금껏 계속하고 있는 자신의 꾸준함을
칭찬해주고 싶다.평범한 일상에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시간이야 말로 내가 얼굴도
모르는 블로그 이웃들과 소통하는 시간이고,아직은 현재진행형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시간이다. 문득 나야말로 평범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부의 전형으로,소설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는 것 같아 혼자서 웃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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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헤어진 뒤 당신의 심정은? 상대방의 불행을 바랄까 아니면 축복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완전히 잊을까? <평범>은 가쿠다 미쓰요가 쓴 여섯 편의 단편소설집입니다. 어떤 작가인가를 살펴보다가, '아하~ 이 소설!'하며 기억이 났습니다. 가쿠다 미쓰요의 작품 세계가 어떠하다고 평가할 수준은 아니고, 그냥 어떤 느낌을 주는구나 아는 정도? 책 제목처럼 평범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랜만에 만난 누군가와 이런저런 소식을 듣는 느낌입니다. 여섯 편의 단편에서 공통된 내용은 여자와 남자의 관계입니다. 서로 사귀고 결혼하고 이혼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다시 옛연인을 찾아보는... 인생이란 늘 만남과 이별의 연속입니다. 언제든 겪을 수 있고 겪었던 일들이지만 그때마다 쉽지 않은 걸 보면, 남들 보기에 평범한 일상도 당사자에겐 평범하지 않은 건가 봅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만약에~'라고 가정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게 또 있을까요. 작품 속 남자들은 하나같이 여자를 모릅니다. 여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토록 서로를 모르면서 사랑하고, 결혼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겠죠. 돌이켜보면 그들은 정말 사랑했던 걸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서로를 몰랐던 것만큼 그들은 사랑이라는 착각에 빠졌던 건 아닐까라는... 아마도 우리는 착각일지도 모르는 사랑을 찾아 헤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자와 남자의 관계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같습니다. 사랑할 때는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대하지만 헤어질 때는 한없이 잔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헤어진 연인이 불행해지길 내심 바라는지도... 그건 상대방에 대한 저주라기보단 스스로 고통을 견뎌내는 하나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헤어진 연인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마음 속으로 화풀이 하는 거라고. 펑범한 게 뭘까요. <평범>이라는 이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그 마음과 생각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가 뭐라하든 자신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야말로 평범 그 자체가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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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피비린내의 향연 스릴러 물을 접한 후 정서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