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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으며 쓴 독서일기
"너를 읽으며 쓴 독서일기" 내용보기
2008년 11월 4일부터 즐거운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읽기 시작하여서 11월 29일까지 다음 열 편을 완독하였습니다.   01. 임철우 사평역 02. 손창섭 비 오는 날 03. 김승옥 무진기행 04. 이동하 파편 05. 강신재 젊은느티나무 06.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07. 이인직 혈의 누 08. 이범선 오발탄 09. 현진건 할머니의 죽음 10. 하근찬 수난이대
"너를 읽으며 쓴 독서일기" 내용보기
2008년 11월 4일부터 즐거운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읽기 시작하여서
11월 29일까지 다음 열 편을 완독하였습니다.
 
01. 임철우 사평역
02. 손창섭 비 오는 날
03. 김승옥 무진기행
04. 이동하 파편
05. 강신재 젊은느티나무
06.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07. 이인직 혈의 누
08. 이범선 오발탄
09. 현진건 할머니의 죽음
10. 하근찬 수난이대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는 모두 4권에 41편의 작품이 실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3권까지 31편을 읽었으니
이제 마지막 한 권 10편의 작품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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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04일의 독서 <사평역>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1~5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첫 번째 단편인 임철우의 <사평역>을 완독했다.

 

이 책을 두 권째 읽는 동안 하루 독서량으로는 가장 많은 분량을 읽었다.

지금까지는 매일 20쪽 내외였으니 두 배 이상 읽은 셈이다.

그렇다고 내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거나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내용이라서가 아니었다.

사실 지금은 공사간에 여러모로 쫓기고 있으므로

책을 편다는 자체가 사치에 가까운 상황이다.

또, 10여쪽을 읽을 때까지 줄거리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서

몇 번이나 앞의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작가 임철우가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를 읽은 감동을

소설로 표현한 이 소설은 평자들로부터

'시와 소설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경우'로 평가받을 만큼

절묘한 만남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로서는 시도 금새 와 닿지 않았고,

소설 역시 한동안 지루했었다.

 

그러나 현실이 분주할수록 나는 오기를 갖고 책에 매달렸고,

그렇게 읽는 동안 책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감동적이고 낭만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아왔던 시절 이웃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이다.

사평역 같은 간이역에서 열차를 타 본 적이 있고,

비록 기차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시골의 버스영업소였던 우리집의 분위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내가 살던 시골에서는 버스 영업소도 없었다.

폭설이나 폭우로 버스가 지체되면

작은 대합실에서 밤새워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승객들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전화도 신통치 않았으므로

출발지 영업소에서는 버스가 떠났다고 하고,

기사는 오는 도중 전화도 없는 어느 마을에선가 멈춰져 있고,

승객들은 밤이 새도록 무작정 기다리다가 새벽을 맞기도 했다.

 

중학교 때, 어느 겨울엔가 그렇게 버스가 안 온 적이 있었다.

막차로 창촌까지 가야 하는 승객들은 대합실을 겸하던 우리 가게에서

끝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이 이슥하도록 버스가 오지 않자

지친 승객들은 인근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밤 11시 정도 되었을 때,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쩌면 차가 못올지 모르겠네요.

온다고 해도 이 밤중에 갈 것같지는 않고요.

피곤하실 텐데 여관에라도 가서 주무시지요.

혹시 버스가 와서 가게 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 때 승객 중에 20대의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는 무료했던지 책방에 꽂혔던 책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시골의 터미널에서 매점을 겸했던 우리집은

간단한 서점도 겸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지금같이 주간지나 월간지가 많던 시대도 아니었다.

문학성과는 거리가 먼 삼류 소설과 만화책,

그리고 중학교 참고서 몇 권 있었을 뿐이다.

 

그녀는 삼촌이 보던 고등학교 국어자습서를 읽고 있었다.

그 책에는 <홍길동전>, <산정무한> 등의 본문과 해설이 있어서

나도 가끔 보던 책이었다.

 

그녀는 숙소로 가면서 그 책을 사겠다면서 가격을 물었다.

아버지는 그 책은 헌책이고 파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녀는 잠이 올 것 같지 않다면서 굳이 책값을 내고 책을 가져갔다.

 

<사평역>을 읽으면서 왜 그녀가 떠올랐을까? 

얼굴이 통통하면서 눈이 서글서글하고 하얀 피부를 지녔던 그녀는

어떤 사연이 있어서 그 시간에 그런 시골에서

두메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이 책의 승객들처럼

그녀도 어떤 번민을 품고 있고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때의 나는 삶의 그런 그늘은 느끼지 못했었다.

그저 가끔씩 즐겨보던 책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밤을 새워 국어참고서를 보겠다는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매력을 느꼈었다.

그렇도록 책을 좋아하는 여인에 대한 동경이라고 할까.

 

책을 다 읽은 뒤에

다시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 읽어 보니

무언가의 느낌이 와 닿는 듯도 했다.

어쩌면 시의 분위기를 그렇게 잘 풀어서 늘어 놓았을까?

마치 소설의 분위기를 압축하여 표현한 시를 읽는 듯했다.

 

<사평역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눈 내리는 겨울밤, 공간적-사평역 대합실

주제 : 20세기 한국 사회를 고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특징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를 읽은 작가가 그 시에서 받은 감동을 기초로

 하여 쓴 작품이므로 시와 함께 읽는 것이 좋음

-특별히 중심 인물을 설정하지 않고 아홉 사람의 인물을 통해

삶의 내면 풍경과 한국현대사의 상처를 제시하고 있음

 

 

081105일의 독서 <비오는 날>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58~8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두 번째 단편인 손창섭의 <비오는 날>을 완독했다.

 

사실 지금의 나는 책을 읽을 상황이 아니다.

공사간에 해야될 일은 밀려 있고,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도 책을 펼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30여분의 자율학습 감독을 할 때이다.

하지만, 이 때도 독서삼매경에 매진할 분위기는 아니다.

눈을 부라리고 질서를 잡아야 하니,

30분간 10쪽을 넘기기도 힘들다.

 

또한 손창섭의 이 소설은 읽기가 쉽지 않았다.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무거웠고,

단락의 바꿈이 거의 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문장도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을 펼치는 것은

나로서는 마치 절박한 전쟁을 치르듯 필사적으로 느끼는 투혼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이나마도 하지 않는다면

나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조바심이기도 하다.

 

오늘의 경우 억지로 짬을 내서 이렇게 30여쪽을 완독한 것은

작가 손창섭에 대한 애정도 작용했다.

학창 시절 그의 장편 <길>의 매력에 빠진 적이 있었다.

신문에 연재되던 <길>을 읽은 후 단행본까지 구입했는데,

그 시절의 나로서는 거금을 투자했던 많지 않은 경우였다.

 

이런 애정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고통을 격은 뒤,

끝내 절필과 일본으로의 망명을 선택해야 했던 그에 대한 연민이었을까?

 

이 글은 한국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한다.

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지만 가마니로 문을 대신한 판자집에서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동욱과 동옥 남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주인공 동옥의 딱한 처지와 자신에게 문을 여는 마음을 알면서도

무기력하게 동정의 눈길만 보내다가

끝내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녀의 결말을 보면서 느끼는

이 글의 화자인 원구가 느끼는 자책감!

그런 죄책감을 왜 나도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일까?

 

<비 오는 날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 - 한국전쟁 중 장마철, 공간적 - 피란지 부산의 변두리

주제 : 전쟁으로 인해 삶의 의지를 상실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인간성

특징

- 비오는 날의 음울한 배경이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결정

- 인물들은 불구이거나, 무기력하거나, 뒤틀린 성격을 지니고 있음

- '-것이다, -것이었다.'라는 문장 종결형태가 자주 사용됨.

 

 

 

081107일의 독서 <무진기행>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88~13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세 번째 단편인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완독했다.

 

김승옥의 소설은 학창 시절의 추억이 어린 작품들이다.

<서울, 1964년 겨울>이나 <무진기행>을 읽으면서

무언가 신선하면서도 세련된 듯한 그의문체에 얼마나 매료되었던가?

그러나 내가 읽은 그의 작품은 그 두 편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그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도 예전에 이 작품을 읽기는 했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긴 20년 가까이 살았고,

그 후로도 매년 한두 차례씩 갔었으며,

최근 7년간 매주 한 번씩 지나쳤던 고향땅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뒤 뒷동산에 오르니 어디가 어딘지 기억이 아물거렸다.

하물며 대학 시절에 잠시 몰입했던 것에 불과한 이 작품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어찌 떠올릴 수 있을 것인가?

 

책을 읽는 내내 처음 읽는 듯한 기분이고,

결말까지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자주 읽었던 김유정의 <동백꽃>이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지금도 만나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이라면,

이 책은 대학 때 친하게 지냈다가 수십 년 만에 만난

옛 친구와의 해우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작중 인물인 하인숙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그의 작품 속 인물은 

'반짝이는 빛의 내면과 동시에 속된 일상의 외관을 동시에 지닌

역설적인 인물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하인숙에게서 속물적인 기질을 지닌 유약함보다는

반짝이는 빛의 내면을 찾으려는 처절함만 기억하고 있으니

아직도 페미니스트적인 기질이 남아 있는 탓일까?

 

과거의 순수함에 향수를 느끼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는 나,

아직도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능력이 없는 후배 박.

변함없이 권력을 추구하며 지혜롭게 살고 있는 세무서장 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라고 현실에서 탈출하려는 하인숙.

 

모두에게서 나의 단면을 발견하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면서 아쉬운 것은 현실에서의 마지막 승자는

가장 정이 가지 않는 인물인 '조'일 것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나비부인'의 '어떤 갠 날'

나비부인이 남편을 기다리며 부르던 아리아를

다시 떠올리면서 생각하게 된 것은 망외의 소득이었다.

 

어느 화창한 날 바다 저 편에

연기 뿜으며 흰 기선이 나타나고,

늠름한 내 사랑이 돌아올 거예요.

하지만 마중은 안 나갈 거예요.

나 홀로 그이가 오기를 기다리렵니다.

그대는 부르겠지요. 버터 플라이!

그러나 나는 대답하지 않고 숨겠어요.

너무 기뻐서 죽을지도 몰라요.

내 사라이여, 내 임이여!

그대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

아….

 

그러나 나비 부인은 남편의 배신을 알고 자살을 한다.

하인숙이 졸업연주회 때 불렀다는 이 노래가

결국 그녀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하인숙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고,

핑카튼이 나비를 버렸듯이,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그녀가 조에게도 박에게도 가지 못한다면

갈 곳은 나비 부인이 걸었던 그 길일 것이다.

 

'나'가 밤새도록 썼을 편지를 결국 찢어버리면서 느꼈을 죄책감을

나는 왜 함께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게도 하인숙 같은 여성이 있었으며,

<무진기행>의 '나'가 그랬듯이

나도 그녀에게 그렇게 희망과 절망을 함께 준 과거가 있는 것일까?

 

<무진기행>은 이 풍진세상의 안갯속을 여행해야 할

인간의 운명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진기행 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시간적-1960년대, 공갅거-무진

주제 : 허무와 몽환의 세계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한 사내의 체험

특징

- 안개를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주인공의 몽환적 의식 세계로 그려내고 있음.

- 일상과 세속의 공간인 서울과 몽환적이고 탈속적인 공간인 무진이

  선명하게 구분되어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을 그려내고 있음

- 감각적이고 섬세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음.

 

 

081108일의 독서 <파편>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138~171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네 번째 단편인 이동하의 <파편>을 완독했다.

 

이 책에서 가장 힘겹게 읽은 글이다.

내용이 어렵다거나 길어서가 아니라

낭만적인 내용이 전혀 없이 전쟁의 상처를 무겁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사평역>, <비 오는 날>, <무진기행>이라고 해서 가벼운 내용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글 속에는 억지로라도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로맨스가 있는데,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유명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작품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내 생활이나 나라와 사회의 여건이 어려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짬을 내기도 힘겨울 만큼 빡빡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고,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그러하므로

동병상련의 심정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막막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나의 능력 부족이나 개인적인 문제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요즘의 정세가 어디 하나라도 시원한 것이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작가에게 이런 내용의 글을 쓰게 하고,

독자에게는 그에 공감하기를 강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슴에 파편을 안고 있으면서도

자신으로서도 어찌 할 수 없는 죄책감으로 인해

평생 품고 지내다가 삶을 마친 작중의 '숙부'처럼

우리 국민도 이런 상황이 출범하게 만든 공범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원죄로 인해

가슴에 파편을 안고 이 시대를 살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파편으로 인해 인생관이 달라지는 사람이

전쟁 후의 '숙부'뿐이겠는가?

모두가 크건 작건 간의 쇠붙이를

가슴이나 팔다리 어느 곳엔가 품고 견뎌야 하는 나라인 것을….

 

<파편 정리>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시간적-현대의 어느 날, 공간적 : K시 N읍

주제 :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의 황폐화 현상

특징

- 간간이 회상 부분이 삽입되어 전개됨

- 독자의 상상과 추리를 유도할 수 있는 암시가 짙음

- 상황적 반어의 기법으로 극적 성격을 더하고 있음

 

 

 

081110일의 독서 <젊은느티나무>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172~21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다섯 번째 단편인 강신재의 <젊은느티나무>을 완독했다.

 

이 글은 학창 시절에 만난 연인 같은 작품이다.

독서광이라고 할 만큼 책을 좋아했고,

명색이 국어과 출신이니 의식적으로 책을 펼치기도 했으나,

가슴에 울릴 만큼 여운을 준 책은 많지 않다

이 작품은 그 많지 않은 작품 중에 하나였다.

 

청순하고 총명하면서도 어딘가 빈틈이 있는 듯하고,

그러면서도 주어진 여건에서 사랑을 고민하며 불사르는

주인공 숙희는 학창 시절의 내게 이상형 중에 하나였다.

고교 시절에 읽은 책들은

작은 글씨에 세로쓰기로 한 불편한 판형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얼마나 심취했는지 모른다.

그로 인해 작가의 다른 작품까지 찾아 읽기도 했었다.

 

작가가 2001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벗이 떠난 듯 묘한 상념에 잠겼었다.

나보다 한 세대 가깝게 연배인 그녀가

왜 나와 동년배로 여겨졌을까?

아니 지금 읽어도 이 글은 어색하지 않다.

세대를 뛰어 넘어서 공감을 줄 만큼 이 글의 문체는 친화력이 있나 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던 것은 아니다.

작중 화자인 숙희의 독백,

"머리가 둔한 사람을 나는 도저히 좋아할 수 없지만,

또 운동을 전연 모른다는 사람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다시 떠올렸다.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결코 숙희같은 캐릭터의 눈에는 들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지금의 나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세월을 겪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랑을 쟁취하는 사람도 있고,

실연을 참지 못하고 좌절한 사람도 있다.

그들의 사랑을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도 있고,

반대로 그런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의 나는 그런 사랑을 주고 받는 사람도 아니고,

실연의 아픔을 참아야 하는 사람도 아니다.

사랑을 나누는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수양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복 오누이간에 힘겨운 사랑을 나누는 숙희와 현규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누이들을 생각해 보았다.

대가족 시대를 살았던 우리 세대에서

그와 비슷한 사연을 겪은 이들이 한둘이겠는가?

그저 옛 앨범을 넘기듯

책속에 나타난 여러 유형의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숙희보다 그녀의 어머니인 경애의 매력이 결코 뒤질 것이 없고,

명문대학에 다니는 수재에다 운동에 만능인 현규보다

그의 아버지인 무슈 리(숙희가 계부를 부르는 말)의 매력도 못할 것이 없다.

재혼한 그들의 사랑도 아름답지 않은가.

 

숙희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같은 사랑이라면 또 어떻겠는가?

평생을 해로하면서

딸의 불행을 가슴 아파하고,

그 딸이 새 사랑을 찾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외손녀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는 것도 의미 있는 모습이라고 보았다.

 

능력이 있으면 있는 대로 사랑을 불태우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사랑을 만드는 것이 세상사일 것이다.

 

<젊은 느티나무 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시간적-현대,

       공간적-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S촌과 느티나무가 있는 시골

주제 : 관습의 굴레와 사랑의 진실 사이에서의 갈등

특징

- 등장 인물의 내면 심리와 외부 사건을 적절히 조화시켜

  작품의 예술성을 살림

- 오빠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내적 독백 형식으로 서술

 

 

081117일의 독서 <병신과 머저리>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218~26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여섯 번째 단편인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를 완독했다.

 

한 일주일 만에 독서록을 쓴다.

그간 유달리 분주했다기보다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병신과 머저리>라는 제목은 눈에 익지만 작품은 처음 읽는다.

제목에서 무언가 거부감이 느껴졌고,

그리 흥미 있는 내용일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4·19세대인 동생이

6·25세대인 형의 심적 상처를 관찰하면서

자신의 상처도 내비치는 내용이었다.

책은 쉽게 읽었다.

내용이 어려울 것도 없고, 나름대로 흥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 읽은 뒤에도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었다.

 

전쟁 때 포악한 표독하고 폭력적인 중사 오관모에게

이유 없는 고통을 당하는 김일병,

그것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도움의 손길을 던지지 못하는

형의 양심적인 갈등….

이 부분은 이해가 갔다.

 

그러나 동생의 상처는 공감이 되지 않았다.

이유 없는 패배감에 빠져

형보다 더 무기력하게 살고 있는 동생의 아픔은 무엇인가?

권위주의 정권에서 저항하지 못한 나약함에 대한 갈등일까?

그렇다고 해서 동생이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강한 것도 아닌 듯하다.

특히 동생이 애인이었던 혜인과 헤어지는 과정은

더욱 감이 잡히지 않았다.

두 남녀의 마음이나 처신이 모두 공감이 가지 않았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작품에서 말하려는 주제인 형과 동생의 '아픔'이

그 윤곽이 찾기 힘들어서 답답했다.

작품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작품에 심취하기 힘들 만큼 여유가 없는 

지금의 내 상황에 더 큰 걸림돌인지도 모르겠다.

 

<병신과 머저리 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및 관찰자 시점

배경 : 외부 이야기-시간적 1980년대, 공간적 화실과 집

       내부 이야기-시간적 한국전애, 공간적 전쟁터와 동굴

주제 :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른 두 형제의 아픔과 그 극복 과정

특징

-한국전쟁의 상처를 체험한 형(6·25세대)과

 관념으로서의 아픔만을 지닌 나(4·19세대)를 통해

 양심적 지식인의 고뇌와 '경험-관념'의 관계를 형상화

-액자소설 양식을 통해 형과 동생의 의식을 이중적으로 보여 줌

-사건의 원인을 서서히 밝혀주는 추리 소설의 기법 사용 

 

 

 

081118일의 독서 <혈의 누>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268~297쪽까지 읽었고,

이 책의 일곱 번째 단편인 이인직의 <혈의 누>를 완독했다.

 

사실은 완독이라는 용어를 쓸 수는 없다.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의 편집자들이

장편 소설인 <혈의 누> 중에 일부분을 발췌한 것을 읽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러 모로 감회는 새롭다.

이인직의 <혈의 누>!

중학시절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이라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작품이 아닌가?

등장인물인 옥란이와 작품의 배경이 청일전쟁이란 것까지도 생생하다.

 

그러나 나의 기억은 거기서 멈추어 있다.

학창시절에는 입시를 위해서 그 정도만 암기했지,

이 작품을 실제로 읽어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는 책을 구하기가 힘들었고,

대학 시절에는 읽고 싶은 다른 책들이 많았으므로

이 책을 펼칠 이유가 없었다.

 

즉, 내게 있어서 <혈의 누>는 

어린 시절에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면서

그저 미인으로만 알고 있던 외국의 유명한 여우

에리자베스 테일러나 그레이스 케리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

이름은 자주 들었으나,

출연한 영화를 한 번도 보지 못했으므로

내게 있어서 특별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그녀들과

이 작품이  다른 점이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이 책을 펼치면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또한 책장을 넘길수록

아직도 고전소설의 문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긴 산문이 지루하기만 했다.

내용 역시 큰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긴 장편에서 일부만 발췌했으니

그것을 보고 무슨 흥미를 느낄 수 있겠는가.

내가 읽은 부분은 청일전쟁으로 피난을 갔던

옥란의 어머니가 피난길에 남편(김관일)과 딸 옥란을 잃고

곤경을 치르면서 허둥거리는 부분과

중간을 생략하고 한참을 건너 뛰어서 

옥란이 연인인 구완서를 만나는 장면 정도였다.

 

또한 작가인 이인직에 대해서도 나의 인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매국노 이완용의 비서 노릇을 했던 그의 전력으로 인해

인간적인 친밀감도 없는 터이니 책에 대해서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작품 자체는 괜찮은 면도 있는 소설가 이문X에 대해서도

그의 수구적인 태도로 인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나이다. 

그로 인해 한 때 탐독하기도 했던 그의 작품을

모두를 쓰레기 통에 버리기까지 했다.

그 사람보다 다를 것이 없는 이인직에 대해서

내가 긍정적인 접근을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나로서 다행스러운 것은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시리즈에

이문X의 작품이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그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다면

읽어야 할지 건너뛸지 갈등을 겪었을 듯하다.

그렇다고 내가 그의 작품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살아 있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에서 이완용이나 송병준의 행적을 살피듯이

그의 작품들을 다시 펼쳐볼 마음은 있다.

역적 이완용은 죽은 몸도 용서할 수 없어도

죽은 작가 정도는 용납할 수 있는 아량은 지니고 있다. 

 

내가 읽은 부분에서는

미인이고 총명한 캐릭터인 주인공 옥란에게서도

춘향이나 심청의 매력의 반절만큼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최초의 신소설이라는 이 작품을 일부분이나마 접하면서

신소설의 성향을 다시 생각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겠다.

 

<혈의 누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구한말, 공간적-평양, 서울, 일본, 미국

주제 : 신교육 사상과 개화 의식의 고취

특징

-신소설의 효시가 되는 작품

-고전소설에서 근대소설로 발전하는 과정의 교량 역할

-부일 역적행위자라는 부정적인 행적에도 불구하고,

 신소설 작가로서의 문학사적 공적은 인정받고 있음.

 

 

 

081120일의 독서 <오발탄>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298~349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여덟 번째 단편인 이범선의 <오발탄>을 완독했다.

 

작가인 이범선에 대하여 내게 떠오르는 기억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중학교 교과서에 오랜 동안 실렸던 <학마을 사람들>의 작가

2) 대학 때 보았던 한국작가앨범이란 사진첩에 실렸던

   검은 두루마기 한복 차림의 단아한 사진과 

   펜글씨 교본을 보는 듯한 원고지의 반듯한 필체

3) 소설과 영화로 보았던 <오발탄>의 작가

 

20여년 동안 교과서를 통해 <학마을 사람들>을 만났지만,

이 작품은 교과서에 실린 수십 편의 문학 작품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의 사진이나 필체에서 느낀 단정한 느낌 역시

그런 정도의 사소한 감정이었을 뿐

그리 강하게 뇌리에 남았던 것은 아니다.

 

내게 가장 강렬한 인상은 준 것은 <오발탄>이다.

이 작품을 애초부터 흥미 있게 읽은 것은 아니다.

내용이 무겁기는 하지만 그래도 낭만적인 서정이 담겨 있는

<학마을 사람들>에 비하여 <오발탄>은 그저 암울하기만 했다.

유현묵 감독의 흑백 영화 <오발탄> 역시 지루하기만 했다.

 

그런데도 이 소설은 열 번 가까이 읽었다.

그 이유는 소설과 영화 모두 문제작으로 꼽히고 있으니

국어교사로서의 의무감을 갖고 책을 펼친 것이다.

그렇게 읽은 사이에 어떤 매력이 느껴졌다.

 

<오발탄>은 내게 있어서

마릴린 먼로와 같은 존재였다.

나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단 한 편을 보았을 뿐이다.

고교 시절에 본 <돌아오지 않는강>이 그것이다.

그 때는 흥미있게 보면서 어느 정도 몰입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느낀 것은 아니며,

그녀의 매력도 실감이 나지 않았었다.

그 영화는 서부 영화 스타일인데,

나는 그보다 재미있는 서부 영화를 많이 보았었고,

그녀가 아름다운 금발과 독특한 성적 매력으로

세계적인 섹시 심벌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런 면에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는 학창 시절에 본 영화 중에

내 가슴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작품이 <돌아오지 않는 강>이다.

그 노래를 부를 때 먼로의 표정,

그 노랫 소리까지 느끼고 있다.

 

<오발탄>은 다른 의미로 <돌아오지 않는 강>에 버금가는 인상을

내게 심어준 것이다.

가난을 견디다 못해 양공주가 된 주인공의 여동생 명숙,

대학시절 성악을 전공했지만

전후의 가난 속에서 미인이었던 자신의 추억마저 잊고

끝내는 난산 끝에 죽어가는 주인공의 아내,

피난길에서 남편을 잃은 충격과

부유했던 고향 시절에 대한 그리움으로 정신 이상이 되고

습관적으로 "가자!"라고 외치는 주인공의 어머니….

 

그녀들은 황홀할 만큼 관능적인 마릴린 먼로 못지 않게

세월이 흐를수록 강한 잔영으로 내게 다가웠던 것이다.

 

그런 가난 속에서도 양심을 지키며 살려고 버둥거리는 주인공 철호와

타락한 현실에서는 양심이나 윤리나 법률 따위에서는 벗어나서

사는 것처럼 살아보자는 남동생 영호의 갈등이 있었다.

 

끝내는 은행강도에 실패하여 경찰에 수감된 영호나

기약없이 허공으로 날다가 사라질 운명의 오발탄처럼 

현실에서 좌절을 겪은 뒤 정처없는 택시에 실려가며

눈을 감게 될 철호의 모습은 책장을 펼칠 때마다

가슴을 짓누르며 답답하게 했다.

 

요즘 세상에서 "점심을 못 먹은 배는

오후 두 시에서 세 시 사이가 제일 견디기 힘들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금지옥엽으로 자란 명숙이

미군에게 몸을 팔고 파김치가 되어 밤늦게 돌아온 후

"가자!"라고 외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흐느끼는 마음을

헤아려 볼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마릴린 먼로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그리움의 손을 내밀듯이

불현듯 명숙 모녀에게 그런 손을 내밀고 싶은 마음을 느껴 보았다.

 

아, 그런데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에 실린 단편들은

왜 이렇게 무거운 것만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더구나 지금 서 있는 곳이 무너지는 교단의 현장이니

동병상련의 공감만 깊어진다.

 

<오발탄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한국전쟁 직후, 공간적-서울

주제 : 전쟁 직후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인간상

특징

-분단으로 생활기반을 잃은 월남 가족의 삶을 통해

 당대 사회의 암담한 삶을 그림

-정직하고 성실한 가장이 겪는 내면의 고뇌를 통해

 윤리적 허무주의를 나타내 보임

 

 

 

081128일의 독서 <할머니의 죽음>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350~375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아홉 번째 단편인 현진건의 <할머니의 죽음>을 완독했다.

 

<할머니의 죽음>은 이미 3~4일 전에 모두 읽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동안 이런저런 할 일이 밀려 있었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여건이 되지 않았으므로

독후감을 쓸 수 없었다.

 

또, 이 작품은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다.

최소한 서너 번은 읽었을 것이다.

그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지만,

모든 가족들이 할머니의 병세에 안심을 하고,

각자의 거주지로 돌아간 뒤 할머니의 죽음이 찾아왔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다.

내용도 그리 무거울 것도 없고

결말도 이미 알고 있으므로 그리 긴장될 것도 없었다.

 

즉, 책의 내용은 글을 쓰기에 거의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내 상황이 그것을 정리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명색이 국어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내게 주어진 환경은

20여쪽 내외의 책을 읽고 정리하기도 힘든 것이 현재의 삶이다.

이것이 어찌 나만의 문제일까?

동료들과 학생들,

아니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할머니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병자의 병세를 걱정하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바쁜 일상사만 걱정하며

어서 상황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자손들의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할머니 위독'이라는 전보를 받고 고향으로 내려간 작중 화자가

서울로 돌아와서 벚꽃놀이를 나가려는 순간

'할머니 별세' 전보를 받는 작품의 구성이 묘미가 있다고 느꼈다.

 

한편, 약간의 치매기는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자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는

작품 속의 할머니의 처지가 차라리 부럽기만 하다.

현대인 중에 그 정도의 관심이나마 받으면서

임종을 맞이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할머니의 죽음 정리>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시간적-1920년대, 공간적-'나'의 고향인 시골과, 거주지인 서울

주제 : 인간의 허위의식에 대한 풍자

특징

-문장의 호흡이 짧고 표현이 간결함.

-등장 인물의 심리를 직·간접적으로 세밀하게 묘사함.

-대화와 행동을 적절히 삽입하여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함.

 

 

081129일의 독서 <수난이대>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376~403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마지막 단편인 하근찬의 <수난이대>를 완독했다.

 

지금까지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에서 읽은 30여 편의 소설 중에서

가장 익히 알고 있는 작품일 지도 모르겠다.

하근찬의 다른 작품인 <흰 종이수염>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이 작품도 대강의 줄거리와 그 의미가 소개되었으므로,

수년간 거의 매년 수업 시간에 다루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년 전에는 교육청에서 실시한 독서토론대회의 주제가

<수난이대>였고,

나는 각 학교에서 8명의 학생이 참가한 그 대회에서

사회를 맡아서 진행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익숙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떠올렸다.

만도와 진수의 운명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진지한 마음으로 바라보았고,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의미에 대해서도 되새겨 보았다.

 

한국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진수처럼,

나의 선친도 역시 한국전쟁에서 두 다리를 잃었고,

그것이 40대의 젊은 나이에 병마에 쓰러져

세상을 떠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선친께서는 작고하기 직전에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발이 시려워, 발가락이 자꾸 근질거리고 떨려."

이미 20여년 전에 잘려 나가 있지도 않은 두 발이

어떻게 시리단 말인가?

 

그 때 이웃 어른들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마 육체적인 다리는 잘렸어도,

다리에 연결되었던 신경만은 남아 있어서 추위를 느끼시는가 보다."

비록 떨어져 나갔지만

수십 년이 지나도 추위를 느끼게 한다는 그 신경의 고통을

<수난이대>의 주인공인 만도와 진수 부자도

끊어진 팔과 다리에서 평생을 느끼며 살아갔을 것이다.

 

또한 하근찬의 다른 작품인 <여제자>는

내가 심취했던 소설 중에 하나이고, 

그것을 영화화한 <내 마음속의 풍금> 역시

감명 깊게 본 영화 목록에 포함된다.

 

이 소설이 교과서에 실려 있다는 작품성 외에

이와 같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이 작품에 애착을 느끼는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어쩌면 안이하게 넘어갈 수 있는 작품임에도

나름대로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에 실린 풍부한 해설과

살펴야 될 부분에 대한 요소요소의 방향 제시 때문이었다.

즉, 책의 편집 체제가 훌륭했기에 진지한 독서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3~4년 전이고,

전에는 지금처럼 완독을 하지는 못했지만,

군데군데 필요한 작품을 발췌하여 여러 번 읽었었다.

 

그런데 전에는 지금 느끼는 이런 마음을 왜 느끼지 못했을까?

그것은 나의 마음 자세에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시간이나 정신적으로 지금보다 더 여유가 있었지만,

독서를 할 때 몰입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상황은 그야말로 몸이 두 개 있어도 부족할 만큼

갖가지 일에 쫓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 나름대로는 힘겹게 시간을 쪼개어 책을 펼쳤다.

이 글도 마치 유서를 쓰듯 비장한 마음으로

이렇게 이어 가고 있다.

그런 마음 가짐이 새로운 감상을 체험하는 바탕이 된 듯하다.

 

내가 이런 독서와 독후감 쓰기를 언제까지 계속할지 모르지만

독서에도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독서 여정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전 4권에 41편의 작품이 실린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중에

3권 31편을 읽었으니 마지막 한 권도 계속할 수 있을 듯하다.

만약 4권까지 완독하고 이 글도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내게는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너무 늦지 않았을까?

"이 나이가 되어서야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이런 마음으로 자위를 하곤 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가장 빠른 순간이다.

남은 나날의 나의 독서 생활은 이전보다 훨씬 풍요로울 것이다."라고….

 

 

<수난이대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과 작가 관찰자 시점의 혼용

배경 : 시간적-일제말기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 직후

       공간적-남양군도의 징용 현장과 어느 작은 농촌

주제 : 수난을 극복하는 민중의 삶의 의지

특징

- 현실과 회상을 교차시키며 진행하는 액자 구성의 형식

- 비극적 상황을 해학적으로 표현하여 감동의 효과를 높이고 있음

- 상징적 소재를 통해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음

y******3 2008.12.0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현대소설이라니..
"현대소설이라니.." 내용보기
책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제가 !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책과 친해 지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대부분 ! 추천도서만을 이용하지만 다른 책도 읽어볼까 하는 맘에 둘러보던 중..발견한 책!! 처음엔 한권만 사볼까 하다가 이곳 yes24에서 강력추천이란 글귀를 믿고 전권(4권)을 구입하고 말았지요. 요즘은 수필,시집에 치여 어디 구석에 박혀 있을만한 현대소설집.. 요즘도 누가 저런걸 읽을까?
"현대소설이라니.." 내용보기
책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제가 !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책과 친해 지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대부분 ! 추천도서만을 이용하지만 다른 책도 읽어볼까 하는 맘에 둘러보던 중..발견한 책!! 처음엔 한권만 사볼까 하다가 이곳 yes24에서 강력추천이란 글귀를 믿고 전권(4권)을 구입하고 말았지요. 요즘은 수필,시집에 치여 어디 구석에 박혀 있을만한 현대소설집.. 요즘도 누가 저런걸 읽을까? 혹, 수험생만 보는 책이 아닌가 하구...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 고민은 모두 쓸데 없는 고민이더라구요. 꼭 수험생이 아니어도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책! 꼼꼼한 해설로 인해 이해하기 쉽고 멋진 그림으로 지루함을 덜 느끼게 하고.. 시험공부용이라 생각하고 읽는다면 지루하기 끝이 없겠지만 편한 맘으로 한 장씩 넘기다 보면 벌써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덮게 되더라구요. 전 그렇게 해서 벌써 3권을 읽었는데요. 대형 도서 쇼핑몰인 yes24에서 강력추천 할만한 책이란 걸 느꼈답니다. yes24뿐 아니라 저도 강력추천!하는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누구나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s 2003.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겁낼필요없는 이 책!
"겁낼필요없는 이 책!" 내용보기
책과 정말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정말 친숙하고 동갑내기과외하듯 읽혀지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맨 처음 사평역을 읽을때 시와 같이 견주어 나오는 그 부분이 아직도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내가 평생 살면서 알지도 못했을 이 내용을 정말 운좋게 집은 책 하나가 나의 생각과 마음과 앞으로의 삶의태도를 바꿀 줄은 정말 몰랐다. 책을 읽기엔 가끔씩 부족한 단어실력으로 읽
"겁낼필요없는 이 책!" 내용보기
책과 정말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정말 친숙하고 동갑내기과외하듯 읽혀지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맨 처음 사평역을 읽을때 시와 같이 견주어 나오는 그 부분이 아직도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내가 평생 살면서 알지도 못했을 이 내용을 정말 운좋게 집은 책 하나가 나의 생각과 마음과 앞으로의 삶의태도를 바꿀 줄은 정말 몰랐다. 책을 읽기엔 가끔씩 부족한 단어실력으로 읽으면서 많이 자존심 상해있기 마련인 이 현대소설에서 이 책은 제목과 같이 너를 읽어주겠다는 그 의지와 친절한 풀이로 매끄럽게 읽혀져 나간다. 읽고 또 읽고 한 7번정도는 읽을 생각인데, 이 자세한 풀이로 인해 하나하나 세밀히 읽으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해 안되는 부분이 없으므로 책 하나하나 내용이 너무 재미있다. 나의 집중력을 향상시켜주고, 나의 마음을 홀딱 뺏어가 이 책을 수험생과, 책 읽기에 겁내시는 분께 완벽추천하고 싶다.
l********g 2004.01.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