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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4일부터 즐거운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읽기 시작하여서
11월 29일까지 다음 열 편을 완독하였습니다.
01. 임철우 사평역
02. 손창섭 비 오는 날
03. 김승옥 무진기행
04. 이동하 파편
05. 강신재 젊은느티나무
06.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07. 이인직 혈의 누
08. 이범선 오발탄
09. 현진건 할머니의 죽음
10. 하근찬 수난이대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는 모두 4권에 41편의 작품이 실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3권까지 31편을 읽었으니
이제 마지막 한 권 10편의 작품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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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04일의 독서 <사평역>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1~5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첫 번째 단편인 임철우의 <사평역>을 완독했다.
이 책을 두 권째 읽는 동안 하루 독서량으로는 가장 많은 분량을 읽었다. 지금까지는 매일 20쪽 내외였으니 두 배 이상 읽은 셈이다. 그렇다고 내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거나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내용이라서가 아니었다. 사실 지금은 공사간에 여러모로 쫓기고 있으므로 책을 편다는 자체가 사치에 가까운 상황이다. 또, 10여쪽을 읽을 때까지 줄거리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서 몇 번이나 앞의 내용을 확인하기도 했다.
작가 임철우가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를 읽은 감동을 소설로 표현한 이 소설은 평자들로부터 '시와 소설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경우'로 평가받을 만큼 절묘한 만남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로서는 시도 금새 와 닿지 않았고, 소설 역시 한동안 지루했었다.
그러나 현실이 분주할수록 나는 오기를 갖고 책에 매달렸고, 그렇게 읽는 동안 책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감동적이고 낭만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아왔던 시절 이웃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이다. 사평역 같은 간이역에서 열차를 타 본 적이 있고, 비록 기차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시골의 버스영업소였던 우리집의 분위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내가 살던 시골에서는 버스 영업소도 없었다. 폭설이나 폭우로 버스가 지체되면 작은 대합실에서 밤새워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승객들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전화도 신통치 않았으므로 출발지 영업소에서는 버스가 떠났다고 하고, 기사는 오는 도중 전화도 없는 어느 마을에선가 멈춰져 있고, 승객들은 밤이 새도록 무작정 기다리다가 새벽을 맞기도 했다.
중학교 때, 어느 겨울엔가 그렇게 버스가 안 온 적이 있었다. 막차로 창촌까지 가야 하는 승객들은 대합실을 겸하던 우리 가게에서 끝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이 이슥하도록 버스가 오지 않자 지친 승객들은 인근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밤 11시 정도 되었을 때,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쩌면 차가 못올지 모르겠네요. 온다고 해도 이 밤중에 갈 것같지는 않고요. 피곤하실 텐데 여관에라도 가서 주무시지요. 혹시 버스가 와서 가게 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 때 승객 중에 20대의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는 무료했던지 책방에 꽂혔던 책들을 뒤적이고 있었다. 시골의 터미널에서 매점을 겸했던 우리집은 간단한 서점도 겸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지금같이 주간지나 월간지가 많던 시대도 아니었다. 문학성과는 거리가 먼 삼류 소설과 만화책, 그리고 중학교 참고서 몇 권 있었을 뿐이다.
그녀는 삼촌이 보던 고등학교 국어자습서를 읽고 있었다. 그 책에는 <홍길동전>, <산정무한> 등의 본문과 해설이 있어서 나도 가끔 보던 책이었다.
그녀는 숙소로 가면서 그 책을 사겠다면서 가격을 물었다. 아버지는 그 책은 헌책이고 파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녀는 잠이 올 것 같지 않다면서 굳이 책값을 내고 책을 가져갔다.
<사평역>을 읽으면서 왜 그녀가 떠올랐을까? 얼굴이 통통하면서 눈이 서글서글하고 하얀 피부를 지녔던 그녀는 어떤 사연이 있어서 그 시간에 그런 시골에서 두메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어쩌면 이 책의 승객들처럼 그녀도 어떤 번민을 품고 있고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때의 나는 삶의 그런 그늘은 느끼지 못했었다. 그저 가끔씩 즐겨보던 책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밤을 새워 국어참고서를 보겠다는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매력을 느꼈었다. 그렇도록 책을 좋아하는 여인에 대한 동경이라고 할까.
책을 다 읽은 뒤에 다시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 읽어 보니 무언가의 느낌이 와 닿는 듯도 했다. 어쩌면 시의 분위기를 그렇게 잘 풀어서 늘어 놓았을까? 마치 소설의 분위기를 압축하여 표현한 시를 읽는 듯했다.
<사평역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눈 내리는 겨울밤, 공간적-사평역 대합실 주제 : 20세기 한국 사회를 고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특징 -곽재구의 시 <사평역에서>를 읽은 작가가 그 시에서 받은 감동을 기초로 하여 쓴 작품이므로 시와 함께 읽는 것이 좋음 -특별히 중심 인물을 설정하지 않고 아홉 사람의 인물을 통해 삶의 내면 풍경과 한국현대사의 상처를 제시하고 있음
081105일의 독서 <비오는 날>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58~8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두 번째 단편인 손창섭의 <비오는 날>을 완독했다.
사실 지금의 나는 책을 읽을 상황이 아니다. 공사간에 해야될 일은 밀려 있고,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도 책을 펼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30여분의 자율학습 감독을 할 때이다. 하지만, 이 때도 독서삼매경에 매진할 분위기는 아니다. 눈을 부라리고 질서를 잡아야 하니, 30분간 10쪽을 넘기기도 힘들다. 또한 손창섭의 이 소설은 읽기가 쉽지 않았다.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무거웠고, 단락의 바꿈이 거의 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문장도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을 펼치는 것은 나로서는 마치 절박한 전쟁을 치르듯 필사적으로 느끼는 투혼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이나마도 하지 않는다면 나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조바심이기도 하다. 오늘의 경우 억지로 짬을 내서 이렇게 30여쪽을 완독한 것은 작가 손창섭에 대한 애정도 작용했다. 학창 시절 그의 장편 <길>의 매력에 빠진 적이 있었다. 신문에 연재되던 <길>을 읽은 후 단행본까지 구입했는데, 그 시절의 나로서는 거금을 투자했던 많지 않은 경우였다. 이런 애정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고통을 격은 뒤, 끝내 절필과 일본으로의 망명을 선택해야 했던 그에 대한 연민이었을까? 이 글은 한국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한다. 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지만 가마니로 문을 대신한 판자집에서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동욱과 동옥 남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주인공 동옥의 딱한 처지와 자신에게 문을 여는 마음을 알면서도 무기력하게 동정의 눈길만 보내다가 끝내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녀의 결말을 보면서 느끼는 이 글의 화자인 원구가 느끼는 자책감! 그런 죄책감을 왜 나도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일까? <비 오는 날 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시간적 - 한국전쟁 중 장마철, 공간적 - 피란지 부산의 변두리 주제 : 전쟁으로 인해 삶의 의지를 상실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인간성 특징 - 비오는 날의 음울한 배경이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결정 - 인물들은 불구이거나, 무기력하거나, 뒤틀린 성격을 지니고 있음 - '-것이다, -것이었다.'라는 문장 종결형태가 자주 사용됨. 081107일의 독서 <무진기행>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88~13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세 번째 단편인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완독했다. 김승옥의 소설은 학창 시절의 추억이 어린 작품들이다. <서울, 1964년 겨울>이나 <무진기행>을 읽으면서 무언가 신선하면서도 세련된 듯한 그의문체에 얼마나 매료되었던가? 그러나 내가 읽은 그의 작품은 그 두 편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그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도 예전에 이 작품을 읽기는 했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긴 20년 가까이 살았고, 그 후로도 매년 한두 차례씩 갔었으며, 최근 7년간 매주 한 번씩 지나쳤던 고향땅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뒤 뒷동산에 오르니 어디가 어딘지 기억이 아물거렸다. 하물며 대학 시절에 잠시 몰입했던 것에 불과한 이 작품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어찌 떠올릴 수 있을 것인가? 책을 읽는 내내 처음 읽는 듯한 기분이고, 결말까지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자주 읽었던 김유정의 <동백꽃>이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지금도 만나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이라면, 이 책은 대학 때 친하게 지냈다가 수십 년 만에 만난 옛 친구와의 해우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작중 인물인 하인숙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그의 작품 속 인물은 '반짝이는 빛의 내면과 동시에 속된 일상의 외관을 동시에 지닌 역설적인 인물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하인숙에게서 속물적인 기질을 지닌 유약함보다는 반짝이는 빛의 내면을 찾으려는 처절함만 기억하고 있으니 아직도 페미니스트적인 기질이 남아 있는 탓일까? 과거의 순수함에 향수를 느끼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는 나, 아직도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능력이 없는 후배 박. 변함없이 권력을 추구하며 지혜롭게 살고 있는 세무서장 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라고 현실에서 탈출하려는 하인숙. 모두에게서 나의 단면을 발견하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면서 아쉬운 것은 현실에서의 마지막 승자는 가장 정이 가지 않는 인물인 '조'일 것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나비부인'의 '어떤 갠 날' 나비부인이 남편을 기다리며 부르던 아리아를 다시 떠올리면서 생각하게 된 것은 망외의 소득이었다. 어느 화창한 날 바다 저 편에 연기 뿜으며 흰 기선이 나타나고, 늠름한 내 사랑이 돌아올 거예요. 하지만 마중은 안 나갈 거예요. 나 홀로 그이가 오기를 기다리렵니다. 그대는 부르겠지요. 버터 플라이! 그러나 나는 대답하지 않고 숨겠어요. 너무 기뻐서 죽을지도 몰라요. 내 사라이여, 내 임이여! 그대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 아…. 그러나 나비 부인은 남편의 배신을 알고 자살을 한다. 하인숙이 졸업연주회 때 불렀다는 이 노래가 결국 그녀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하인숙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고, 핑카튼이 나비를 버렸듯이,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그녀가 조에게도 박에게도 가지 못한다면 갈 곳은 나비 부인이 걸었던 그 길일 것이다. '나'가 밤새도록 썼을 편지를 결국 찢어버리면서 느꼈을 죄책감을 나는 왜 함께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게도 하인숙 같은 여성이 있었으며, <무진기행>의 '나'가 그랬듯이 나도 그녀에게 그렇게 희망과 절망을 함께 준 과거가 있는 것일까? <무진기행>은 이 풍진세상의 안갯속을 여행해야 할 인간의 운명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진기행 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시간적-1960년대, 공갅거-무진 주제 : 허무와 몽환의 세계에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한 사내의 체험 특징 - 안개를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주인공의 몽환적 의식 세계로 그려내고 있음. - 일상과 세속의 공간인 서울과 몽환적이고 탈속적인 공간인 무진이 선명하게 구분되어 주인공의 내면적 갈등을 그려내고 있음 - 감각적이고 섬세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음. 081108일의 독서 <파편>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138~171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네 번째 단편인 이동하의 <파편>을 완독했다. 이 책에서 가장 힘겹게 읽은 글이다. 내용이 어렵다거나 길어서가 아니라 낭만적인 내용이 전혀 없이 전쟁의 상처를 무겁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사평역>, <비 오는 날>, <무진기행>이라고 해서 가벼운 내용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글 속에는 억지로라도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로맨스가 있는데, 이 작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유명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작품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내 생활이나 나라와 사회의 여건이 어려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짬을 내기도 힘겨울 만큼 빡빡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고,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그러하므로 동병상련의 심정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막막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나의 능력 부족이나 개인적인 문제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요즘의 정세가 어디 하나라도 시원한 것이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작가에게 이런 내용의 글을 쓰게 하고, 독자에게는 그에 공감하기를 강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슴에 파편을 안고 있으면서도 자신으로서도 어찌 할 수 없는 죄책감으로 인해 평생 품고 지내다가 삶을 마친 작중의 '숙부'처럼 우리 국민도 이런 상황이 출범하게 만든 공범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원죄로 인해 가슴에 파편을 안고 이 시대를 살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파편으로 인해 인생관이 달라지는 사람이 전쟁 후의 '숙부'뿐이겠는가? 모두가 크건 작건 간의 쇠붙이를 가슴이나 팔다리 어느 곳엔가 품고 견뎌야 하는 나라인 것을…. <파편 정리>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시간적-현대의 어느 날, 공간적 : K시 N읍 주제 :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의 황폐화 현상 특징 - 간간이 회상 부분이 삽입되어 전개됨 - 독자의 상상과 추리를 유도할 수 있는 암시가 짙음 - 상황적 반어의 기법으로 극적 성격을 더하고 있음 081110일의 독서 <젊은느티나무> 즐거운 학교에서 펴낸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 3권>을 172~217쪽까지 읽으면서,
이 책의 다섯 번째 단편인 강신재의 <젊은느티나무>을 완독했다. 이 글은 학창 시절에 만난 연인 같은 작품이다. 독서광이라고 할 만큼 책을 좋아했고, 명색이 국어과 출신이니 의식적으로 책을 펼치기도 했으나, 가슴에 울릴 만큼 여운을 준 책은 많지 않다 이 작품은 그 많지 않은 작품 중에 하나였다. 청순하고 총명하면서도 어딘가 빈틈이 있는 듯하고, 그러면서도 주어진 여건에서 사랑을 고민하며 불사르는 주인공 숙희는 학창 시절의 내게 이상형 중에 하나였다. 고교 시절에 읽은 책들은 작은 글씨에 세로쓰기로 한 불편한 판형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얼마나 심취했는지 모른다. 그로 인해 작가의 다른 작품까지 찾아 읽기도 했었다. 작가가 2001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벗이 떠난 듯 묘한 상념에 잠겼었다. 나보다 한 세대 가깝게 연배인 그녀가 왜 나와 동년배로 여겨졌을까? 아니 지금 읽어도 이 글은 어색하지 않다. 세대를 뛰어 넘어서 공감을 줄 만큼 이 글의 문체는 친화력이 있나 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던 것은 아니다. 작중 화자인 숙희의 독백, "머리가 둔한 사람을 나는 도저히 좋아할 수 없지만, 또 운동을 전연 모른다는 사람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다시 떠올렸다.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결코 숙희같은 캐릭터의 눈에는 들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지금의 나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세월을 겪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랑을 쟁취하는 사람도 있고, 실연을 참지 못하고 좌절한 사람도 있다. 그들의 사랑을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도 있고, 반대로 그런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의 나는 그런 사랑을 주고 받는 사람도 아니고, 실연의 아픔을 참아야 하는 사람도 아니다. 사랑을 나누는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수양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복 오누이간에 힘겨운 사랑을 나누는 숙희와 현규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누이들을 생각해 보았다. 대가족 시대를 살았던 우리 세대에서 그와 비슷한 사연을 겪은 이들이 한둘이겠는가? 그저 옛 앨범을 넘기듯 책속에 나타난 여러 유형의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숙희보다 그녀의 어머니인 경애의 매력이 결코 뒤질 것이 없고, 명문대학에 다니는 수재에다 운동에 만능인 현규보다 그의 아버지인 무슈 리(숙희가 계부를 부르는 말)의 매력도 못할 것이 없다. 재혼한 그들의 사랑도 아름답지 않은가. 숙희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같은 사랑이라면 또 어떻겠는가? 평생을 해로하면서 딸의 불행을 가슴 아파하고, 그 딸이 새 사랑을 찾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외손녀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는 것도 의미 있는 모습이라고 보았다. 능력이 있으면 있는 대로 사랑을 불태우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사랑을 만드는 것이 세상사일 것이다. <젊은 느티나무 정리>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시간적-현대, 공간적-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S촌과 느티나무가 있는 시골 주제 : 관습의 굴레와 사랑의 진실 사이에서의 갈등 특징 - 등장 인물의 내면 심리와 외부 사건을 적절히 조화시켜 작품의 예술성을 살림 - 오빠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내적 독백 형식으로 서술 081117일의 독서 <병신과 머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