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세 살 겨울 졸업을 앞두고 친구 집에 몰려가서는 군고구마를 까먹으며 수다를 늘어놓고 오느라 어스름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이었다. 동네 어귀에 다다르니 동네 친구들이 몰려 와서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할머니는 3년 째 중풍으로 자리에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랫방에서만 지내야 했다. 방과 후면 시큰하고 쾌쾌한 냄새 가득한 할머니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히고 빠는 일은 도맡아 행해야 했다. 그 일이 길어질수록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이런 힘든 일도 안 하고 좋을 것이라는 일시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할머니가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고 생각하니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할머니 간 길을 따라 가서 마지막 작별 인사라도 전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구만 리 길을 걸어 저승길을 간 달이의 간절함이 어린 시절 가슴 아린 추억을 들추게 한다.
부부 중심으로 구성된 가정은 사랑의 공동체로 서로 화합하며 사는 가운데 부부의 사랑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자식들의 탄생으로 비로소 가정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띠고 제 모습을 발한다. 아빠가 보금자리를 떠나 버린 뒤 무기력함으로 매사에 심드렁하고 무심해져 버린 엄마의 모습, 잇따른 엄마의 자살로 달이네 가정은 그런 대로 지켜졌던 공동체의 평형이 깨져 버린다. 달이와 별이라는 예쁜 이름과는 달리 달이네 가정은 가족 붕괴, 가정 해체라는 결핍된 채로 힘든 생활을 예고하여 더더욱 안쓰럽기만 하다. 생활 의지를 잃어버린 달이 엄마가 자신의 판단대로 그만 강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어버리고 만다. 졸지에 부모를 잃어버린 달이는 슬픔에 젖을 새도 없이 엄마를 찾아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얽히고설킨 운명의 실타래를 풀려는 듯이 미로를 헤매는 듯 저승동굴을 찾아 길을 나섰다.
엄마가 마음에 빗장을 지른 채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지낼수록 달이의 외로움에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 엄마의 죽음을 둘러싸고 아이들은 달이와 별이를 엄마가 일부러 버린 것이라 소리칠 때마다 달이는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혼령을 달래주기 위해 저승에 다녀 온 바리공주 이야기를 믿으며 달이는 지금껏 지냈던 공간을 벗어나 저승동굴로 가려는 모험 속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길을 나섰다. 저승동굴로 가는 데 거치게 된 관문 중 마고할미와의 만남은 생명의 빛을 찾아야 하는 과제로 이어지면서 달이의 결심에 실천을 더하게 했다.
다섯 장의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생명의 불꽃을 찾아야 하는 절박함 속에 맞닥뜨리는 상황은 점점 달이를 미궁 속으로 몰아갔지만 마음 착한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종내는 저승 입구에 다다랐다. 엄마를 만나 오누이를 버린 게 맞느냐고 물어 보려 했던 달이에게 돌아온 대답은 불가하다는 말로 또 다른 절망을 안겨줬다. 달이가 찾으려던 생명의 빛은 다름 아닌 전생의 업 같은 것이었다. 선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채워야 할 빛이 별로 없지만 악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은 채워야 할 빛이 많다는 바리공주의 말에 달이 마음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목숨을 끊어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도 바다를 채우기 위해 던지는 돌멩이 속에 던져 버렸다.
탄생은 예정일이 있어 새 식구 맞을 준비를 하고 갖가지 축복의 말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처럼 아기가 귀한 세상은 더한 게 상례다. 하지만 이와 달리 돌연한 죽음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일이기에 살아남은 자들의 상심이 더욱 클 수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엄마를 떠나보내고 냉혹한 세상을 살아야 할 달이에게는 더없이 힘든 숙제를 남긴 셈이다. 엄마의 본심을 알고 싶어 떠난 저승길에서 달이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던 엄마의 죽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자생하려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그 과정이 미숙하고 순조롭지 않더라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
내 나이 마흔이 넘었지만 엄마라는 말 앞에서는 한없이 마음이 약해진다. 엄마 엄마 엄마 발음을 계속하면 울컥, 하고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무조건 나를 믿어주고 배경이 되어주는 여든여덟 살 내 엄마는 가리봉동에서 혼자 산다. 위층에 손자 부부가 살고 있고 아래층에 맏아들 내외가 살지만 혼자 밥을 직접 하고 혼자 밥을 먹는다. 맏아들이 날마다 문안인사를 하지만 밥을 같이 먹지는 않는다. 외려 다른 자식들이 밥을 먹으러 가끔 들를 뿐이다. 어쨌거나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는다 하더라도 엄마라는 존재는 평생 따라다니며 내 수호신 역할을 할 것이다. 가끔 엄마랑 헤어져 사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생이별도 그렇고 사별도 그렇다. 하물며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남겨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아이는 엄마를 잃고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었을 텐데 어떻게 마음을 치유하고 세상을 살아갈까. 열세 살 달이는 엄마를 잃었다. 아빠는 3년 전에 엄마를 버렸다. 엄마를 잃은 슬픔만으로도 견디기 어려운데 엄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리를 듣는다. 달이는 자신과 동생을 버리고 엄마가 자살했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엄마를 만나러 간다. 엄마가 정말 자기들을 버린 게 아니란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저승길은 옛날 바리공주가 그랬듯 간난신고를 겪는다. 마고할미가 준 꽃 한 송이의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저승에 닿아야 하고, 생명의 빛을 찾아야 한다. 옛이야기의 현대적 변용이라 할 만한 모험 이야기는 재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저승길 또한 이승과 마찬가지로 많이 망가져 있어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하늘의 해가 두 개가 돼 버렸어. 하늘의 해가 지면 또 다른 해가 떠오르는 거지. 밤은 오지 않고 두 개의 해가 모든 땅을 달구어 놓았어. 새로 나타난 작은 해는 정말 끔찍하게 뜨거워. 날씨는 덥고 모든 건 말라 버렸지. 맑은 물이 흐르던 강도 모래의 강으로 변하고 만 거야. 용들은 번개를 만들어 비를 내리는 일도 못하게 됐어.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거지. 그 때문에 나무와 풀, 작은 벌레와 동물까지 모두 말라 죽고 말았어.” (66 - 67쪽) 새족의 만만이가 달이에게 해가 두 개가 된 세상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 또한 해가 두 개만 아닐 뿐 현상은 인용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하늘의 벌을 끌어들인 형국이다. 어쨌거나 새족과 용족은 서로 전쟁을 벌이기까지 하는데 불가사리에 의해 두 종족 모두 철쇠성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달이는 가장 큰 시련이라 할 만한 불가사리를 잠재움으로써 새족과 용족을 구한다. 그리고 이야기꾼 아이의 도움으로 마침내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저승에 다다른다. 그렇지만 엄마를 만나지는 못한다. 바리의 도움으로 엄마의 마음을 만날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수확인가. 달이는, 영혼들이 바다에 돌을 던지듯,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엄마에 대한 감정들을 하나둘씩 던진다. 그리고 생명의 빛이 무엇인지도 알고 돌아온다. 불가시리를 잠재우고 철쇠성에 갇힌 생명들을 돌려보낸 마음 바로 그게 생명의 빛인 것이다. 그리하여 이승으로 돌아온 달이는 처음으로 엄마와 마주 선다. 비로소 “엄마……편히……쉬어.”라고 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생 별이한테 저승에 다녀온 이야기를 시작하니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
|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
환타지 소설이라는 말이 맞을거 같아요~ 읽는 내내 참으로 생생하면서 가슴 졸이게 하는 모험?이야기였어요. 헌데 달이가 가는 그 여행이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 없었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달이의 엄마를 향하는 마음이 참으로 절절햇어요. 물론 원망도 원망이었지만 그 원망의 바닥에는 깊은 사랑이 있으니... 더욱이 엄마를 잃고 말을 잃은 별이 역시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스토리라인이었어요. 닥치는 사건에 용감하게 맞서는 달이... 주저함이 없는 아이 달이.... 그 험난한 여행이 엄마를 만나러 가는 저승여행길.... 그리고 모든것은 하나의 사건 사고가 아니라 모든 연결성을 가지고 진행 되어감에 성장하는 달이 조금은 어둡고 너무 진지하지 않을까 했지만 아이들은 참으로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읽다보니 '달이'라는 이름도 '별'이라는 이름도 어둠과 함께하는 존재요. 어둠을 밝히는 존재! 그리하여 달이 라는 이름이 갖는 힘! 별이라는 이름이 갖는 힘!!!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세심함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 물론 아주 개인적인 사견이기는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의 진행이 흥미진진하고 전해주는 메세지가 강렬하여 참으로 푹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결말에서 정말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계속 가지고 가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찐한 감동이 함께 하는지라 아이와 같이 읽기를 참 잘 했다 싶었습니다. 물론 책을 다 덮고 아이는 질문을 하더라구요... "엄마, 마음에 병이 뭐에요? 정이 많아서 탈이라는 말이 무슨 말이야?" 라고 묻더라구요. 그 질문에 저도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음의 병... 내 아이에 대한 사랑... 그 방식에도 분명 바이러스가 생길 수도 있겠구나!! 올바른 사랑? 좀 이상하긴 하지만 사랑받는 아이, 그리하여 사랑할 줄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달이였구나!!' 읽으면서 재미있었고 많은 질문을 남긴 책이라 즐거웠답니다. |
|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를 처음 접하고는 달이가 부모나 형제자매를 위해 저승길로 걸어 들어간 줄 알았다. 그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이 책은 우울증으로 자살한 엄마에게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서 저승길을 걸어들어간다. 여러 난관을 극복한 달이는 엄마를 만나지 못한다. 엄마를 만나 확인받고 싶은말, 엄마가 정말 달이를 사랑했는지...허나 전생의 기억을 벗어던진 엄마는 전생에서 가졌던 이기심, 욕망, 미움의 조각들을 하나씩 던지고 생명의 빛을 조금씩 채워 나가고 있다. 달이는 엄마를 용서하고 싶었던 것인지, 용서받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둘 다였을지 모른채 엄마가 지고 날라야 하는 돌이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달이가 구만리 저승길로 들어가면서 겪는 모험은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 주었고, 나에게는 죽음뒤에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방학동안 아이들에게 ’빨리빨리’, ’공부해라’, ’만화책 그만 봐라’를 입에 달고 살았다. 사랑한다고 말해 준지도 오래되었고, 따뜻한 눈길을 보낸지도 까마득한 것 같다. 가끔은 죽으면 그만인데 아둥바둥 살지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하기도하고 죽음뒤에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뭐라도 해 놓고 죽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빠지기도 한다. 오늘의 할일 - 사랑한다고 말하고 안아주기 이것 부터 실천해야 겠다. 저승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믿니? "저승 동굴이 아무한테나 문을 열어 줄 것 같으냐? 어림도 없지. 동굴 끝에 저승이 있다고 믿는 사람한테만 그 문을 열어 주거든. 믿는다는 게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었으면 이 할아비도 벌써 갔다 왔을 게다. 그냥 머리로만 믿어선 어림도 없는 일이거든. 마음속 바람이 쌓이고 쌓여서 품게 된 믿음이어야 하지. 그런 믿음이라야 하늘도 움직일 수 있는 거거든...... 달이야, 넌 저승 동굴 끝에 저승으로 난 길이 있다고 믿느냐?" |
|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참 복잡 미묘한 이야기인것 같다. 정말 저승문이 저승과 이승을 이어주는 그런 공간이 있을까? 달이는 지금 동굴 앞에 서있다. 이 동굴끝에는 저승으로 가는 입구가 있다고 이 동네 어른들은 믿고 있다. 달이도 저승으로 가서 엄마에게 확인해야만 하는게 있다. 엄마가 달이를 버린게 아니란 걸 말이다. 달이는 심호흡을 하고 한발한발 동굴깊숙히 들어갔다. 달이은 동굴안에서 뜻하지 않는 손님을 만난다. 황구렁이를 따라 더 깊숙히 들어가자 거북이를 만나고 마고할미를 만나고... 달이의 확고한 신념에 마고할미도 어쩔수 없이 지고... 저승길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 즉, 탐욕스럽고, 사악한 기운들이 느껴지 가운데 생명의 빛을 찾아야만 달이도 구천을 떠돌지 않느다는 말을 듣고 달이의 모험은 시작된다. 달이도 불우한 가정속에서 성장해야 한다는사실이 마음이 저려온다. 보이지 않는곳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누가 보상해주며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느끼게 된다. 이 한권의 책에는 옛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한다. 마고할미, 거북이, 황구렁이, 바리, 생명의 꽃,투명구슬등... 판타지소설인데 우리 옛것이라는 냄새가 많이 묻어난다. 옛이야기 가 현대를 만나 좀더 화려해진 이야기의 전개라고나 할까? 달이를 통해서 우린 바리데기라는 책을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엇다. 바리데기도 저승에가기에 많은 모험을 하게된다. 다시한번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어서 이책에게 감사를 전한다. 판타지소설하면 화려하고 웅장한것만 좋아하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정서가 묻어나는 그런 판타지소설이어서 더욱 값진게 아닌가 생각된다 |
|
<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
바리공주 신화를 모티브로 만남과 이별에 대한 상처와 치유, 그리고 더 나아가 성장하는 모습을 이 책 "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를 통해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우리네 정서에 맞게 신화 속 인물들을 재설정하고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뒤로 한 채 더 성장해 가는 모습을 흑백톤의 그림을 가미하여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하게 구현해 낸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시작된 이 책을 읽으며 미움과 사랑, 외로움과 슬픔, 현실과 믿음 그리고 모험과 성장 등 점점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주인공을 통해 오히려 읽는 내자신이 위로를 받고 삶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과 배려까지도 담아내는 이 책은 생명 하나하나 까지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에 대한 자아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매우 환상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린 마음속에 깃든 아픔을 극복하는 감정의 변화 과정을 다양한 시각과 시선으로 상징적으로 담아내고 구체적으로 표현한 점 등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이라 생각하며 글을 맺어봅니다. |
|
우리 아들은 이 책을 받아들고 단숨에 읽어갔다.워낙 평소에 옛이야기 책을 좋아하던터라.... 책 제목만봐도 의미심장한 이야기...하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더 좋은 책이었다. 그저 저승에가는 옛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정면으로 맞서는 용감한 달이를 만날수 있었다.
저승이라는 곳이 이렇겠구나 하는 상상이 글 하나하나의 내용에 너무도 섬세하게 녹아있었고 그래서 제법 많은 이야기인데도 독자의 마음을 한번에 뺏을수 있었던 책이었는지 모른다.
자살하신 엄마를 찾아 달이가 진정으로 듣고 싶었던 말.(일부러 달이를 버린게 아니었고 엄마가 정말 달이를 사랑했는지 그 대답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를 정작 찾았는데 듣지못했다.저승에 가면 가장먼저 만나는 전생을 비추는 거울....그 거울앞에서면 자기가 지었던 죄와 덕,슬픔과 기쁨,전생의 모든 것들과 마주하게되고 그 거울을 지나면 전생의 기억도 모두 벗어버리게 된다는거다....
정작 힘들게 찾아간 저승에서 엄마를 만나 애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달이는 깨닫게 된다.그리고 엄마를 용서하게되고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던거 같다.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이겨나갔던 그런 달이를 통해 좀더 지헤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길 우리아이에게도 바래본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
이라는 노란 팻말이 동굴 앞에 붙어있다. 그리고 그 앞에 비를 맞으며 서 있는 한 소녀. 갑자기 쏟아진 여름비를 맞으며 검정생 상복을 입고 있는 아이는 시커멓게 입을 벌리고 있는 으시시한 바람이 훅 끼쳐 나오는 동굴을 고집스런 눈으로 노려보며 서 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산 아래를 내려다 보고는 뒷걸츰 치다가 다시 멈춰 선다. 거추장 스러운 치마 저고리를 벗어 팻말 위에 걸쳐 놓고는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그 동굴은 사람들이 저승동굴이라 불렀다. 나이 지극한 동네 어른들은 동굴 끝에 가면 저승으로 가는 입구가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아무도 끝이 어딘지를 모를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동굴의 끝을 찾겠다고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방송국에서도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동굴의 끝을 보았다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그 누군가는 꾀를 내어 허리에 줄을 매고 들어가기도 했지만 수십 킬로미터나 되는 줄이 바닥나도 동굴의 끝을 찾지 못했다. 동굴에서 겨우 빠져나온 사람들은 그 안으로 들어가면 무언가 홀린 것처럼 똑같은 자리를 맴돌게 된다고 말한다. 최근 한 방송국에서는 탐사원들이 들어갔지만 동굴 안을 헤매다가 초췌한 모습으로 나왔고 끝은 발견하지 못하고 나온 것만도 다행이라고 감격했다고 한다. 그저 닫힌 미로 동굴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동네 어른들은 그보다 더 오래전 옛날 병든 아버지를 낫게 할 약을 구하려고 저승 동굴로 들어간 바리라는 여자아이도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장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하는 이야기를 달이는 들은 적이 있다.
손전등을 든 달이는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떨치며 달이는 세상을 떠난 자신의 엄마를 찾아 한발 한발 들어간다. 엄마의 장례를 지켜보던 달이는 한 녀석이 달이의 엄마가 달이를 버리고 자살한거라고 하자 그 녀석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려 코피를 쏟아내고 그 녀석 엄마의 손등까지 물어 버린다. 그리고 달이는 엄마를 만나 정말 달이를 버린 게 아니란 걸 확인하기 위해 저승 동굴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걸 확인하지 않고는 자신이 너무 하찮게 여겨져 견딜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달이 앞에 저승 동굴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할아버지의 말대로 달이가 믿는다면 정말 저승 동굴이 문을 열어줄까? 작가는 달이가 엄마를 만나러 가는 과정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판타지의 세계 속에서 여러가지 상황들에 직면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의 싸움이기도 한다. 판타지의 세계에서 아이들을 이끄는 것은 새로운 상황들이고 모험이지만 그 속에는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기조들 속에는 인간의 수많은 감정들이 담겨있고 그 감정들을 주인공이 어떻게 이겨나가느냐를 보며 독자들에게도 내면의 성장을 이끌어 낸다. |
|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험한 저승길에 올랐던 바리데기를 통해 저승의 세계를 익히 알아서 일까 이글은 바리데기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갖고 있어서 그런지 낯설지 않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달이는 할머니와 어린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날 삶의 버거움을 못 이기고 흙탕물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엄마를 찾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저승과 연결된 동굴로 들어갔다. 저승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만 문이 열린다는 동굴인데....과연 달이는 저승 동굴에 무사히 가서 엄마를 찾을수 있을지......... 달이는 엄마가 자신들을 버리고 갔다고 생각하여 엄마의 마음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바리데기와 같이 저승에 가는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는데 달이는 힘겹게 마고할미의 마음을 움지이게 하여 삼베 주머니의 꽃잎 다섯장을 갖고 구만리 저승길에 오를수 있게 되었다. 달이는 꽃잎 다섯장이 다 시들기전에 생명의 빛을 찾아 저승길에 닿아야만 한다. 그렇지못하면 저승도 이승도 아닌 구천을 떠돌아 다녀야되기에 마음이 바빴다. 마음이 닿는다고 지체하면 안된다는 마고할미의 말이 있었지만 불가사리의를 잠재우고 철쇠성에 갇혀 있던 생명을 구해주고 용족과 새족, 그리고 도록이를 통해 사랑하는 마음을 알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명의 빛이 달이 마음에 들어가 있게 된것이다. 저승길 앞에 도착한 달이는 바리공주를 만나 누구의 잘못도 아님을 알게 되고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으며 비록 엄마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전생에 채우지 못했던 생명의 빛을 돌로 채우는 영혼들을 보면서 엄마가 지고 날라야 하는 돌이 많지 않기를 바랬다. 저승 동굴을 모험하며 달이는 상처와 아픈 마음을 치유했으리라 믿는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할머니와 별이와 함께 살아야되기에 더욱 강한 달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흑백의 그림에서 스산함이 내용과 참 잘 어우러져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